[칼럼] 리니지M 정식 출시 후 한 달, 필요한 것은 개선과 소통, 신뢰

게임뉴스 | 장요한 기자 | 댓글: 337개 |
늦은 밤, 택시를 잡기 위해 가산역으로 향했다. 목적지인 철산역까지 3km도 채 안 되는 거리지만, 대중교통이 끊긴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늦은 밤의 가산역은 택시를 잡기 위한 경쟁이 제법 치열하다. 주변에 회사가 많은 터라 회식을 마친 회사원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몰리기 때문이다.

먼저 택시를 기다리던 이들이 하나둘씩 떠날 무렵, 기자도 겨우 택시에 탑승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안전벨트를 매자마자 놀라우면서도 반가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핸들 우측에 거치되어 있던 핸드폰에 리니지M이 켜져 있었던 것이다. 화면 속 캐릭터는 54레벨 요정으로 죽음의 폐허에서 자동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을 붙였다.

"이 게임 재밌으신가요?"

약간 놀란 택시 기사는 기자의 눈치를 보며 대답을 머뭇거렸다. 이때 '아, 이렇게 물어보면 안 되는 거였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 때문에 눈치를 보는지 짐작됐다. 그래서 신호를 기다릴 때, 엠톡을 켜고 기자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저도 리니지M 하고 있거든요. 저는 기사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 63레벨이에요."

'아, 그래요?' 내지는 '요정 활이 뭐가 좋나?' 등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질 줄 알았는데, 이후 이어진 택시 기사의 말은 예상 밖이었다.

"거 젋은 총각이 돈 좀 꽤나 썼겠고만. 나는 옛날 생각나서 잠깐 하는 건데, 오늘이 마지막이야. 나뭇잎이 다 떨어졌거든. 인제 그만 둬야지."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출시 전부터 2000년도 초반의 느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휴머니즘 가득한 드라마 같은 광고를 선보였다. 명배우 2명을 캐스팅한 광고도 리니지의 특색을 잘 살렸다. 영화 광고만큼 멋있었고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과거 리니지1에 좋은 추억을 가진 올드 유저들의 환심을 사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리니지M을 보는 외부 시선은 냉랭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질 지경이고, 실제 이용자들은 분노를 넘어 해탈한 경지에 이르렀다. 대기열 때문에 2~3시간을 기다려야 접속이 가능했던 서버는 이제 대기열이 사라져 버렸다. 그만큼 이탈한 이용자들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무수히 많은 게이머들이 기다린 리니지M. 오늘(21일)은 정식 출시 후 한 달째 되는 날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현재 리니지M의 모습은 좋은 쪽으로 비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리니지1의 그림자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리니지M이 직면한 문제점과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 달간의 리니지M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리니지M이 어떤 방향으로 헤쳐나가야 할지 짚어봤다.



■ 일 매출 130억 원, 출시 전부터 이어진 리니지M에 대한 기대감

2015년 12월, 리니지 17주년 간담회 자리에서 '리니지 모바일 버전, 프로젝트 L'을 공개했다. 간담회에서는 "진화하는 플랫폼 상황에 맞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리니지를 즐길 수 있을 것", "세상 어느 카테고리 안에서도 리니지를 만나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산업 문화 전반에 걸쳐 리니지가 발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실제 리니지 이용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이왕이면 2000년도 초반의 클래식한 리니지였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과거 리니지를 했었던 올드 게이머들의 기대감도 상당했다.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리니지1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3,755억 원, 2015년에 3,129억 원, 2014년에 2,63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총매출액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또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리니지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증거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 사례(매출)를 통해 리니지M의 성공도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가운데 사전 캐릭터 생성이 진행된 첫날, 무수히 많은 이용자가 몰려 약 4시간가량 웹사이트가 마비됐다. 100개 서버가 약 8일 만에 사전 캐릭터 생성을 마감했다. 10일째 되는 날 20개 서버를 추가로 오픈하여 사전 캐릭터 생성을 추가로 진행했다. 결국, 누적 사전 예약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대망의 6월 21일. 리니지M이 정식 출시 됐다. 오픈 첫날 매출 107억 원, 출시 7시간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 출시 이틀 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 7월 1일에는 일 매출 130억 원을 달성하며 각종 기록을 싹 갈아치웠다. 각종 매출 기록을 경신하면서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자료에는 항상 '기록'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고, 7월 초까지 일 매출 약 90억 원을 기록했다.

일 매출 130억 원은 역대 모바일 게임 중 최고 수치며, 지금까지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리니지1에서 이어진 과금 모델, 이를 뛰어넘는 변신/마법인형 컬렉션

올해 5월 16일, 리니지M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답게 만들었고, 엔씨소프트답게 서비스할 것"이라 말했다. 누적 매출 3조 2천억 원을 강조하고 리니지 IP 19년의 성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정식 출시 후 판매되는 리니지M의 과금 모델은 7중 과금이라 불리는 리니지1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드래곤의 다이아몬드 상자와 룸티스의 귀걸이, 스냅퍼의 액세서리를 그대로 도입했고, 더 나아가 변신 뽑기와 마법인형 뽑기를 함께 선보였다. 일정 기간 동안만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는 33,000원의 켄라우헬의 무기 상자나 군터의 방어구 상자를 판매하기도 했다. 또 일부 스킬은 캐시 아이템을 사야만 충전되는 마일리지를 30만 모아야 획득할 기회를 1번 갖게 된다.





영웅 변신과 영웅 마법인형을 뽑으려면 0.0006%의 확률을 뚫어야 한다. 주요 스킬을 배우려면 마일리지 30만을 모아 게렝의 특별한 스킬 상자를 열어야 한다. 여기서 마일리지 30만을 채우려면 현금 약 415만 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게렝의 특별한 스킬 상자에서 내가 원하는 스킬을 얻을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룸티스와 스냅퍼를 대체할 아이템은 리니지1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리니지M도 마찬가지. 이 부분도 문제지만, 현재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분노하는 것은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과 '변신, 마법인형 컬렉션'이다.

컬렉션은 현재 캐릭터간 밸런스를 붕괴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데포로쥬01 서버에서는 9검 7셋에 영웅 변신, 영웅 마법인형을 갖춘 캐릭터, 더 나아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갖췄다고 하여 최고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모든 등급의 변신과 마법인형을 다 뽑아야만 오르는 '컬렉션'을 갖춘 자를 최고라고 지칭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특정 이용자가 영웅 변신이나 영웅 마법인형을 뽑았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연속 노출되는 것을 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합성을 통해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으려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컬렉션을 채우기 위함이다.



▲ 게임 내에서 보여지는 변신 컬렉션 효과, 다 채우려면 산넘어 산

컬렉션은 캐시를 투자한 이들만 갖출 수 있다. 캐릭터 간 밸런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효과인데, 이 효과를 얻으려면 오로지 캐시를 써야만 한다. 노력이나 시간을 투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금을 많이 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간 격차는 분명 있어야 하겠지만, 과금하지 않는 유저들이 수년 동안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효과라면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리니지1에서의 변신은 레벨 달성에 따른 보상이자 해당 레벨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 같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리니지M의 변신은 그저 과금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를 가려내는 수단이다. 현재 많은 유저들이 변신과 컬렉션에 분노하며 신분 제도 같은 시스템이라 말하는 이유다.

앞으로 추가될 전설 및 영웅 변신, 그 이후에 더 심해질 신분 차이와 캐릭터 간 격차, 밸런스 불균형에 대해서는 리니지1의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을 터. 리니지1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적용된 것도 모자라 더 심각한 밸런스 붕괴를 초래하는 컬렉션 효과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

지난 5월 진행된 리니지M 미디오 쇼케이스 현장에서는 "모바일 게임인 만큼, 뽑기 시스템이 없지는 않다. 다만, 알아보기 어렵게 꼬아 놓은 뽑기라던가 이중, 삼중 뽑기 시스템 같은 건 없을 것이다. 가급적 이용자가 쉽게 혜택을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BM을 짜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리니지M의 상황이 2~3중 과금이 아니라면, 대체 어느 정도까지 더 심한 과금 모델이어야 2~3중 과금이 되는 것일까.



■ 노력해도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 장비, 벗어나고 싶은 하이네 필드

약 30,000원부터 50,000원에 판매되는 패키지도 사실 부담되는 가격이다. "시작부터 돈을 쓰고 시작해야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리니지 명성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 하지만 꽤 많은 이용자들이 이 정도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구매력 있는 올드 게이머는 이러한 패키지를 더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리니지M은 리니지1과 다르게 아이템이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고, 더 높은 등급의 장비를 맞추려면 해당 등급의 제작 비법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제작 비법서를 얻을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더 나아가 일반 유저들은 제작 비법서를 얻을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

고급 장비는 사냥이나 각인 상자를 통해 얻을 수 있어 문제가 되질 않는다. 과금이 적은 유저들도 충분히 6검 4셋을 무리 없이 맞출 수 있다. 메인 퀘스트를 통한 가이드가 제법 잘 짜여져 있다.

하지만 캐릭터가 50레벨을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이네 필드 이후부터는 사냥터 난이도가 수직 상승하여 요구되는 장비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현재 많은 유저들이 하이네 필드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45레벨부터 시작된 하이네 필드 사냥이 65레벨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경험치 수급량이 높고, 몬스터가 그리 세지 않아 자동 사냥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하이네 필드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다음 사냥터로 진출할 장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 퀘스트의 가이드를 따라 하이네 필드에 왔지만, 이 과정에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오로지 유저의 몫으로 남겨졌다. 하지만 유저들이 사냥을 통해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전혀 없다. 어쩌다 에바 왕국 4층에 진출한다고 해도 이곳에서 수정 단검을 한 4~7개 먹는다면 모르겠지만. 에바 왕국 4층에서 용의 계곡까지 이어지는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현재 다이아를 충전하여 거래소에서 희귀 장비를 사는 방법밖에 없다.

'각인 장비 상자'가 있지만, 이 상자에서 희귀 장비를 얻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기자가 확률 실험을 위해 각인 장비 상자 1,200개를 모아 까봤더니 희귀 장비는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100개 안에 돌장갑이나 신관세트를 먹은 주변 동료들을 보면 기자가 특별히 운이 안좋은 것 같긴 하다) 획득한 장비의 대다수는 사용이 어려워 용해 아니면 아덴 상단에 처분해야 한다. 각인템이라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확률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 각인 장비 상자에서 희귀가 나올 확률도 0.0006%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

결국, 6검 4셋 이후 계속 고급 장비만 제작하여 + 5~6 이상의 인챈트를 노리는 수밖에 없는데, 인챈트 확률은 순수 운이기 때문에 계속 6검 4셋 혹은 7검 5셋에 머무르게 된다. 무기는 희귀를 맞춘다고 하더라도 방어구와 장신구를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전혀 없다. 희귀 방어구를 주는 곳이 용의 계곡인데, 용의 계곡에 가기 위한 최소 스팩을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규 유저가 과금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하는 리니지1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다. 또 리니지1에서는 장비와 레벨 수준이 안돼도 몬스터에게 칼이 박히지 않는 정도는 아니다. 단순히 몬스터가 세서 버티기 어려울 뿐이지, 리니지M처럼 높은 명중 수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리니지1에서도 작년까지 호평을 받은 오림 해상전, 하딘의 과거의 말하는 섬, 드래곤 레이드, 샌드웜 레이드, 드레이크 및 제로스 레이드 같은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림 해상전은 리니지M의 시련 던전과 같은 콘텐츠다. 이벤트로 진행됐었던 '희귀 제작 비법서 상자'를 상시로 얻을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대로면 정말 70레벨까지 하이네 필드에 머물러야 할지 모른다. 이용자들은 노력에 의해 조금씩 희망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 기자의 61레벨 때 능력치, 용의 계곡 사냥은 힘들다



■ 예고 없이 종료한 이벤트, 신뢰가 사라진 운영과 태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 그래서 서비스직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고객센터 혹은 CS 부서가 받는 스트레스는 굉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모두 엔씨소프트가 자초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작은 붉은 오크 이벤트다. 특정 시간에 출현하는 붉은 오크를 처치하면 수십 만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데,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크게 감소 시키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아인하사드의 축복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7월 12일 정기점검 후, 예고 없이 '메티스의 감사 편지' 이벤트를 조기 종료된 것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문제에 대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수급하는 주요 이벤트를 예고 없이 조기에 종료시킨 것이다. 이용자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함께 다른 이벤트의 보상을 상향시켰지만, 이용자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무기/갑옷 마법 주문서를 판매하는 이벤트도 예고 없이 종료했다. 최소 하루 전날에라도 이용자들에게 미리 고지를 해야 했지만, 메티스의 감사 편지 이벤트도 그렇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 형태의 운영을 보이고 있다.



▲ 차주 정기점검까지 만들 수 있는 축복 수치 300%, 누구 코에 붙이리...

며칠 전에는 신한 카드 발급 시 지급하기로 한 이벤트 보상을 별도의 안내 없이 변경하여 문제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엔씨소프트는 "보다 선호도 높은 아이템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아이템 변경을 진행하였으나, 많은 고객님들께서 이전 아이템을 더욱 선호하시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전 아이템을 제공해 드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후 많은 유저들이 분노했고, 이벤트 상품을 되돌리기까지 했다.

'전 서버 최초로 전설 변신 카드를 획득하는 이벤트' 당첨자를 잘못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데스나이트02 서버 '뿡뿡대장' 캐릭터가 당첨되어야 하나, 데포로쥬01 서버의 '난닝구NG'를 당첨시켜 이용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현재 리니지M의 이벤트 문제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제 어느 때 이벤트가 종료될지 예측할 수 없고, 제공된 상품을 변경하면서 사전 안내도 없다. 유저들이 이벤트를 위해서 더 열심히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벤트의 전반적인 방향성도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 신한 카드 이벤트 (변경 전)



▲ 예고 없이 바뀐 신한 카드 이벤트 보상



■ 문제점의 시작과 끝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

모든 문제점의 시작과 끝은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이다. 거의 모든 이용자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데, 엔씨소프트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맞는 표현일 듯싶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리니지1에서도 있었던 시스템이다. 하지만 리니지1에서는 단순히 레벨업을 위한 수단일 뿐, 획득 아이템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축복으로 부스팅되는 추가 경험치는 약 130% 정도로 피시방에서는 10%의 부스팅이 추가되어 140%의 추가 경험치를 얻는다. 드래곤의 토파즈를 사용하면 추가 80%의 부스팅이 추가되어 최대 220%의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토파즈까지 사용해가며 레벨업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부스팅 130%~140%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

즉, 리니지1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단순히 레벨업을 빠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오로지 시간을 사는 개념이다. 지금도 대다수의 리니지1 이용자들은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를 이용하지 않고, 자연 회복되는 축복으로만 레벨업을 하는 상황이다. 일부 랭커를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리니지M은 축복 부스팅이 무려 700%다. 여기에 아데나 획득률과 장비, 아이템 획득까지 관여한다. 축복 부스팅의 차이가 매우 큰 것도 모자라 아데나, 장비, 아이템 획득에 영향이 있고, 또 이를 극복하려면 지속적으로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를 구매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약 60레벨 유저들이 한 달에 아인하사드 구입을 위해 들이는 비용만 최소 50만원 이상이다.

최근 리니지1 전 서버 랭킹 1위인 '유주팬클럽(리니지M에서는 데포로쥬01 서버 랭킹 1위)'은 인터넷 방송 채팅을 통해 "리니지1도 그렇고 리니지M도 드래곤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부담이 크다. 리니지1은 구매해 놓은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만 쓰고 더는 구매하지 않겠다. 리니지M은 추이를 볼 것."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랭커 유저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대단히 큰 편이다. 이런 상황에 일반 유저들이 느끼는 부담은 당연히 더 클 수밖에 없다.

아인하사드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의견을 게시했다. 소모 조건을 경험치 획득율로 조정한다던가, 월정액을 도입하는 등의 아인하사드 자체의 개선과 회복할 수 있는 고정 수단을 만드는 것들이다. 또한, 아데나와 장비, 아이템 획득에 제한이 없어져 레벨은 크게 뒤처지더라도 최소한의 파밍은 뒤처지지 않는 형태로 보완되어야 한다.

솔직히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무제한으로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대다수의 일반 유저가 희귀 장비 혹은 희귀 제작 비법서를 획득할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 써도 써도 부족한 아데나와 장비, 아이템 획득까지 제한되는 형태로 유지된다면 일반 유저는 설 곳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 게임이 재밌으니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현재 리니지M 유저들의 심정이 이렇다.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엔씨소프트가 말한 2000년도 초반의 느낌, 드라마틱한 광고에서 보여준 리니지만의 매력,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갖고 리니지M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이용자들이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건 리니지는 리니지이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단순한 그래픽, 정확한 클릭(터치)이 컨트롤의 절반을 차지하는 리니지M에 이렇게까지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 리니지가 재밌어서다. 아직도 리니지1 현역 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리니지만큼 전투(PvP)가 재밌는 게임은 드물다고.



▲ 리니지의 꽃이라 불리는 공성전, 아직 나오지도 않은 상태

실제 리니지1을 해보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이용자들은 리니지M을 겪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였다. 정말 단순한 게임이다. 단순한데 어렵다. 그래픽이 화려하지 않은데 뭔가 있어 보인다. 조작도 불편하다. 불편한데 계속하게 된다. 어느새 내 레벨이 50을 넘었다 등 리니지만의 매력을 이해하고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개선'을 요구하며 리니지M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는 것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리니지M이 노력했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오픈 첫날에는 던전 이용 시간제한을 2시간에서 5시간을 늘렸고,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킬북의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또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없어도 사냥을 통해 가죽과 철, 천, 보석을 얻을 수 있게 했으며, 시련 던전 입장에 필요한 축복 수치를 40에서 10으로 낮췄다.

최근에는 작업장 계정 41만 개를 블럭하고 추가로 리세마라 등을 작업 중인 계정에 대해 지속적인 블럭 조치를 하고 있다. 해킹 문제가 불거지자 보안 서비스로 2차 인증 기기 등록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외에도 많은 편이다. 개중에는 버그 수정이나 당연히 조치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최대한 편의성을 고려하여 자잘한 부분까지 빠르게 처리된 점은 칭찬할 만 하다.



▲ 에바 왕국 던전 4층도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난이도가 하향 조정됐다 (사진은 리니지1)



■ 리니지M의 미래, 지금이 중요한 순간이다.

원작 리니지1에서 악명 깊은 과금 모델이 리니지M에 그대로 도입되고, 대다수 모바일 게임에 삽입된 뽑기 시스템이 더 심화되어 적용됐다. 리니지1의 악명을 가볍게 뛰어넘었다는 점은 둘째 치더라도, 실제 이용자들이 목소리 모아 말하는 보완과 개선을 고집스럽게 묵과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난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용자들은 게임사가 이용자를 기만한다고 느끼는 상황이다.

리니지M은 현재의 리니지1이 처한 상황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리니지1은 작년부터 일반 유저를 등한시하는 업데이트를 계속 선보였다. 아이템이 완제로 드랍되는 것이 아니라 기운을 잃은 형태로 드랍하여 별도의 매개체와 함께 '러쉬'를 해야 온전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참여에 제한이 없었던 드래곤 레이드는 랭커들도 겨우 잡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유저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행되던 거대 드레이크, 제로스 레이드 역시 사라졌고, 해상전 역시 고레벨 혹은 장비 수준이 좋지 않으면 참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워졌다.

그 결과 랭커 혹은 돈을 많이 투자한 하드 유저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됐고, 일반 유저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동안 투자한 돈과 시간 때문에 잠깐 접속해 1~2시간 PvP만 하고 게임을 종료하는 이들이 많다. 강한 캐릭터가 더 많은 보상을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애초에 일반 유저들은 최소한의 기본 보상을 얻는 기회조차 사라진 것이다.

리니지M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의 리니지1처럼 흘러갈 수밖에 없는 상태다. 변신/마법인형 컬렉션을 놓고 보면 오히려 더 많은 돈을 투자해도 모자르다. 그래도 리니지1은 아직까지 최소한의 보상을 얻을 콘텐츠가 몇몇 남아있지만, 리니지M은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없으면 이러한 기회조차 부여받을 수 없다. 최소 보상이 보장되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플레이의 기반이 되는 축복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 어제 오픈한 포세이든 서버의 이용자 수(23시경) - 출처 : 피닉스 서버 파산중

현재 리니지M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개선'을 통한 '신뢰', 그리고 '소통'이다. 리니지M은 정식 출시한 지 한 달밖에 되질 않았다. 리니지1의 전성기였던 시즌1, 시즌2 때를 생각해보라. 월정액 하나만으로 전국을 강타하지 않았던가. 보다 눈에 띄는 혹은 근본적인 개선을 당장 내놓으라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리니지M은 1990년도 후반, 2000년도 초반에 리니지1를 즐긴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가 함께 즐기는 것이 가능한 게임이다. 하지만 선뜻 가족에게 리니지M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과금 모델이 심각해서가 아니라 '일반 유저'로는 살아남기 힘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노력해서 만든 게임인 리니지M. 무엇보다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좋은 기억을 가진 이용자들과 또 리니지를 잘 모르고 접한 이용자들을 위해서라도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할 시점이다. 더 나아가 리니지M에서 만큼은 리니지라는 타이틀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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