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펄어비스 첫 미국 제작 발표회, 그리고 그들이 전한 검은사막 비하인드 스토리

게임뉴스 | 김병호, 홍휘영 기자 | 댓글: 61개 |
재밌게 만들어 봐!

펄어비스 대표 김대일 의장이 검은사막 제작 당시 개발팀에게 내린 주문이라고 합니다. 이토록 간결하게 핵심을 짚은 한 마디는 12개의 언어, 150여 개의 나라로 수출되는 국산 대작 게임의 토대가 됐습니다. 물론, 이 일화를 전하던 개발자의 얼굴은 당시의 황당하고 막막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리갈 LA 라이브 스타디움에서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가 첫 단독 제작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Into the Abyss'라는 주제를 두고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는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삼성의 축사, Xbox 버전의 검은사막 시연 영상 소개, 차기작 핵심 개발자 민 리의 소개 영상, 검은사막 개발자들과 함께한 질의응답 등이 진행됐습니다.

현장에는 게임 업계 관계자와 유저들을 포함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데요. 이들은 검은사막 Xbox 버전을 직접 시연해보기도 하고, 펄어비스가 준비한 검은사막 영상들과 개발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즐기며 검은사막에 대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E3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진 검은사막의 제작 발표회 현장은 어땠을까요?




▲ 펄어비스의 첫 단독 제작 발표회 현장입니다.




▲ Xbox 버전 검은사막을 즐기는 유저의 모습이 보입니다.




▲ 북미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도 시연이 가능하네요.




▲ 검은사막을 대표하는 직업, 워리어와 레인저












▲ 일부 방문객들에게 제공된 흑정령 가방입니다.




▲ 안에는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들어있네요.




▲ 흑정령 스탯츄와




▲ 흑정령 마스크는 검은사막 유저들에게 잇(it)템!




▲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입니다.








▲이어진 검은사막 북미 유저들과의 질의응답시간 
(좌측부터 김광삼 게임디자인전략 실장/함영철 사업실장/김재희 검은사막 온라인 총괄 PD)



검은사막 북미 유저들과의 QnA는 펄어비스의 직원들이 이 게임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MMORPG의 대세 콘텐츠인 인스턴스 던전과 레이드 시스템은 왜 검은사막에 구현하지 않았는지, 검은사막 세계관을 활용한 차기작 개발은 어떤 상황인지, 개발자들이 검은사막을 만들고 여러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느낀 고충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검은사막을 함께 만들어 낸 직원들은 어떤 고민과 대답을 내놨을까요? 펄어비스 김광삼 게임디자인전략 실장, 함영철 사업실장, 김재희 검은사막 온라인 총괄 PD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검은사막에는 왜 인스턴스 던전이 없나요?

김재희 PD : 사실 검은사막을 개발할 때, 인던을 수백 개 이상 만들었어요. 하지만 개발을 계속 하면서 인던이라는 시스템이 검은사막과 잘 어울리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결국, 검은사막의 게임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어 클로즈 베타 때 인던을 삭제하고 공개했어요. 

개발자로서 힘들게 만든 콘텐츠를 삭제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인던보다는 숨겨진 동굴이나 검은사막 내에 있는 아름다운 배경들을 모험할 수 있는데 더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레이드 역시 마찬가지에요. 레이드는 여러 명의 구성원들이 치밀한 전략을 통해 함께 목표를 공략하는 훌륭한 콘텐츠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레이드 콘텐츠를 검은사막에 녹여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고, 검은사막에 보다 어울리는 시스템과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더 많이 집중했습니다. 우리 펄어비스는 항상 노력하는 개발사이기에 언젠가는 검은사막에 어울리는 인던과 레이드를 꼭 만들고 싶어요.


Q. 검은사막 세계관을 활용한 다른 게임을 만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김재희 PD : 검은사막의 세계관을 활용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어느정도 구체화된 프로젝트 역시 진행중이에요. 아직 우리가 검은사막의 방대한 세계관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기에 앞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게 굉장히 많을 겁니다.


Q. 검은사막에서 여러 플랫폼이 하나의 월드를 공유하는 통합 플랫폼 형태가 가능할까요?

김광삼 실장 : PC버전과 Xbox 버전의 유저들이 하나의 서버에서 공존하는 통합 플랫폼은 아쉽게도 힘들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만, PC버전과 Xbox 버전은 분명히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Q. 검은사막 모바일버전이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북미지역에서는 언제쯤 검은사막 모바일버전을 해볼 수 있을까요?

함영철 실장 : 우리는 실제 사용자 수가 구글이나 애플의 순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한국 최고의 모바일 게임이 됐어요. 내년 초에는 미국에서도 검은사막 모바일을 서비스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Q. 모바일 버전에서는 보다 서양적인 외형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한가요?

함영철 실장 :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은 최고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구현해서 어떤 캐릭터를 원하든 이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BTS나 싸이, 혹은 미국 아이돌의 외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서양스타일이든 동양스타일이든 이를 만드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Q. 검은사막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냈나요?

김재희 PD :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자기만의 게임 철학을 가지고 있어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어요. 검은사막에 어울리는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는데,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서로 원하는 게임 혹은 좋아하는 게임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이럴 때마다 개발자를 한 명씩 찾아가 각자 개발자로서, 그리고 게이머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질문에서 있었던 인던 삭제에 대한 이야기도 긴 시간 동안 서로간의 의견 조율을 통해 결정됐고, 검은사막의 게임성을 정하는 중요한 이정표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이 외에도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편의성과 게임에 더 몰입하게 만드는 현실성의 밸런스 조절,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등이 있었어요.


Q. 모바일과 콘솔에 맞는 UI를 개발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요?

김광삼 실장 :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개발 되었는데요. 즉, PC 유저들은 키보드 위에 있는 많은 수의 자판들을 활용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콘솔 버전은 하나의 컨트롤러로 게임을 해야하기에 키보드의 내용을 콘트롤러에 응축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다양하고 복잡한 키조합을 활용하면 키보드만큼의 커맨드 입력이 가능하지만, 이는 유저 분들께는 좋은 경험이 아닐 것 같았어요.

키보드 커맨드를 컨트롤러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UI 전부를 다시 디자인해야만 했고, 이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발로 컨트롤러 UI를 더욱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함영철 실장 : 모바일버전 UI를 개발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어요. 모바일은 기본적으로 스크린이 매우 작고, 성능 역시 다른 플랫폼에 비할 바가 못되거든요. 지난 여름 검은사막 모바일의 첫 버전을 출시했을 때 용량은 7기가 가량이었고, UI 역시 매우 복잡는데요. 저희는 멈추지 않고 계속 개발을 진행해왔고 현재 검은사막 모바일의 용량은 3기가이며 UI 역시 발전했다고 자부합니다.


Q. PS4와 같은 다른 콘솔에서도 검은사막을 즐기게 될까요?

김재희 PD : 검은사막 온라인이 PC버전, 모바일, Xbox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이에요. 아직 개발하지 않은 다른 플랫폼도 각자의 장점이 있고 매우 매력적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검은사막 Xbox 버전의 정식 출시는 언제가 될까요?

김광삼 실장 : 베타 버전은 이번 가을에 플레이가 가능해요. 하지만 정식 출시는 죄송하지만 아직 확답을 드리기 힘듭니다. 아직 개발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아요. 가능한한 베타 테스트 기간이 끝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식 버전을 출시하겠습니다.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E3가 진행됩니다.박태학, 김병호, 박광석, 김수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E3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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