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직: 더 개더링 아레나, 한국 유저들과 함께 진화시켜나갈 것"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24개 |



세계 최초의 전략 트레이딩 카드게임 ‘매직 더 개더링’의 개발사 위저즈오브더코스트가 직접 만든 PC 온라인 게임 '매직: 더 개더링 아레나(이하 MTG 아레나)’가 1년간의 OBT를 마치고 지난 9월 27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MTG 아레나는 현존하는 모든 TCG의 아버지로 불리는 '매직 더 개더링(이하 매직)'이 지난 25년간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풍부한 전략들과 게임성을 디지털 카드 게임의 형태로 충실히 재현한 게임입니다. 오프라인의 경우 비싼 덱을 사용하는 유저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초심자가 진입하기엔 다소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MTG 아레나에서는 최근 2년에서 3년 안에 나온 최신 카드들만 모아서 '스탠다드 포맷'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신규 유저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원조라는 이름만으로는 성공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지금의 온라인 게임 시장입니다. 카드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도 결코 메이저 장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물론, 인기 IP를 전면에 내세운 여러 카드 게임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과연 MTG 아레나가 다른 디지털 카드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원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세울 수 있을 것인지, MTG 아레나의 모든 개발을 총괄하는 위저드오브더코스트의 제프리 스티플(Jeffrey Steefel)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포부를 들어봤습니다.





▲ 위저드오브더코스트 제프리 스티플(Jeffrey Steefel) 부사장

Q. 드디어 MTG 아레나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OBT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성과를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매직을 오프라인이 아닌 디지털로 플레이함으로써 더 빠른 속도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정말 흥미진진한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죠. 오프라인에서 매직을 하려면 투자도 많이 필요하고, 게임을 한 판 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이 되면서 이 모든 과정이 간략화되었고, 더 쉽게 매직을 즐길 수 있게 됐죠.

두 번째는 디지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아레나에서는 실물 카드를 이용하는 게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고, 여기서 깨닫는 교훈이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었죠.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하려면 신규 카드를 몇 개월에 한 번이 아닌 몇 주에 한번 꼴로 더 자주 추가하고,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MTG 아레나의 개발 의도가 궁금합니다. 기존에 오프라인 버전을 사랑해온 이들을 위한 서비스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포부인가요?

- 두 가지 이유가 다 있습니다. 과거에는 매직을 플레이하려면 특정 이벤트에 참가하거나 실제 친구를 만나고, 매장까지 이동해야만 했는데 이제는 이러한 복잡한 절차들을 거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기존 유저들에게도 원하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매직을 플레이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MTG 아레나를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죠.

두 번째 이유는 '매직의 재미를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지만 쉽게 추천하기 어려웠던 이들을 위해서'입니다. MTG 아레나를 플레이하기 위해 미리 비싼 카드팩을 구매할 필요도 없고, 디지털이라 친구를 초대하는 절차도 더 간단해졌습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서 친구를 더 쉽고 간단하게 초대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기능을 계속 추가해나갈 계획입니다.

오프라인 게임을 디지털로 만든다는 것은 훨씬 접하기 용이한 플랫폼이 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스포츠나 스트리머 활동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제작될 것이고, 유저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앞으로도 디지털 버전과 실물 버전을 함께 발전시키고, 개선하면서 상승작용을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 "매직 더 개더링의 디지털, 오프라인 버전을 함께 발전시켜나갈 것"


Q. OBT 이후, 디지털 버전을 통해 '매직'을 처음 접하게 된 유저 비율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MTG 아레나를 찾아온 이들은 오랫동안 매직을 즐기며 열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여러 사정 때문에 매직을 잊고 있던 이들이 찾아왔고, 이후엔 이들이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개월간 우리가 가장 주력했던 것은 SNS, 인플루언서를 활용하여 한 번도 매직을 접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초반에 등장하는 '언덕'을 넘으면 게임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 언덕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직이라는 게임 속 복잡한 것들을 처음부터 모두 알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아직 전체 유저 중 신규 유저가 이루는 비율이 정확히 어느정도인지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꾸준히 매직을 즐겨왔던 이들, 그리고 잠시 매직을 잊고 있었던 복귀 유저들, 그리고 상당한 수의 신규 유저들이 함께 MTG 아레나를 즐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Q. 현재 서비스되는 카드 게임들의 경우 게임이나 영화의 유명 IP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원작 카드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MTG 아레나'는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초반의 '언덕'을 넘기 위해서 어떤 장치들을 마련했나요?

- '매직'을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게임 내부와 마케팅 분야 양쪽에서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마케팅 부분에서는 최근 출시에 맞춰 재미있는 트레일러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죠. 신규 카드세트인 엘드레인의 왕좌를 배경으로 만들었지만, 캐릭터를 모르고 이해도가 없어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인플루언서를 통해서도 존재감을 넓혀나 가려 합니다. 다양한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MTG 아레나를 꾸준히 노출하면, 사용자들로 하여금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게임 내부에서는 스토리 비디오를 통해 '매직'의 세계관을 조금씩 배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장치를 마련해나가고 있습니다. 카드 속 캐릭터도 그냥 멈춰있는 그림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플레인즈워커나 3D 아바타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여러 효과를 적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어떤 카드게임들보다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기 때문에 이 장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위저즈오브더코스트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개인적으로도 한국 시장과 한국 유저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게임 시장을 알아보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것이 지난 2004년이었는데, 당시의 한국은 게임 태동기의 미국은 물론 그 어떤 국가에서도 볼 수 없었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나라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열정을 가진 유저들이 있다는 점도 익히 알고 있고, 그렇기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 매직이라는 IP를 더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게임을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 집중하고 있고, 최고로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 유저들의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베타를 플레이한 유저들이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마치 게임을 다시 까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걸려 번거롭다'는 등 여러 불편점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게임의 최적화 관련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매직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늘어남에 따라 게임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 온라인 게임에 중요한 몇몇 요소를 간과하고 넘어간 부분이 있었습니다. 뒤늦게 그런 부분을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됐죠. 먼저 '패치 적용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는 최근 버전에서 개선되었습니다. 다운로드 용량도 훨씬 적어졌고, 패치 방법도 훨씬 간단해졌죠. 더이상 유저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집중해서 개선했습니다.

이외에도 게임의 성능, 최적화 부분과 관련하여 여러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게임 진행에 문제가 되는 여러 문제들을 올해 연말까지 개선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꾸려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Q. 디지털 카드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TG 아레나도 모바일 플랫폼 적용 계획이 있나요?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바이스를 가방과 주머니에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더 많은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직은 굉장히 복잡한 게임이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 좋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인지는 오랫동안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작은 화면 속에서도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할 것이고, 모바일을 원하는 유저들의 요구는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계속 준비해나갈 생각입니다.


Q. MTG 아레나를 통해 매직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 초반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은 아주 많습니다. 먼저 초심자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스타터덱이나 모노컬러 덱을 제공하고 있으니, 처음에는 그런 것들부터 시작해서 경험을 쌓아나가길 바랍니다. 아직 한국어로 된 커뮤니티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영어로 된 리소스는 정말 많이 있는 편입니다. 이런 부분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정식 출시 이후 한국어로 플레이하는 스트리머들도 많이 등장할 텐데, 직접 플레이하기 전에 이런 분들의 플레이를 먼저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해야하는 것은 처음부터 나만의 덱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것입니다. 일단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둔 덱을 사용하면서 경험을 쌓기를 바랍니다.



▲ "처음에는 친구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Q. MTG 아레나에서 옛날 카드들을 다시 사용해볼 수 있는 모드가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매직에는 총 19,000개의 카드가 있고, 현재 아레나에는 수천 장 정도의 카드를 적용한 상태입니다. 스탠다드에는 없는 카드를 넣는 히스토릭 포맷을 시도해본 적이 있기는 한데, 모든 카드를 가용케 하는 것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지는 늘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새로운 카드를 원하는 유저들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매직에 대한 애정을 더 키우고 싶어하는 유저들도 있기 때문에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 투자가 합당할 것인지 지속적인 토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입니다.


Q. 끝으로 한국의 '매직' 팬들, 그리고 MTG 아레나를 통해 매직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더 많은 한국의 유저들이 매직의 세계에 합류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게임이고, 아레나의 세계는 이제 막 열린 참입니다. 더 많은 유저들이 MTG 아레나의 진화에 동참해주시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굉장히 복잡한 '매직'이라는 게임을 온라인상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초기의 목표였는데, 현재 이 목표는 훌륭하게 성취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게임을 성장시키고, 더 많은 이들이 매직의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유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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