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팬심으로도 극복할 수 없었다. '원피스 월드시커'

게임소개 | 김강욱 기자 | 댓글: 2개 |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IP를 사용해도 좋지 않은 게임이 나올 수는 있다. 당연히 이해한다. 그래도 최소한 퇴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피스 IP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게임이 나왔나. 아마 가능한 모든 장르, 모든 형태가 있을거다. 원피스 게임은 자기 레퍼런스가 엄청나게 많다. 언뜻 생각해도 10개 이상의 게임이 떠오른다. 막말로 그중에서 괜찮은 요소만 모아도 중박은 칠거다. 그만큼 팬이 많으니까. 그런데 왜, 왜 이런 졸작이 나왔는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건가.

오픈월드. 좋다. 꽤 많은 게임이 사용했다. 오리지널 스토리. 좋다. 사실 원피스 게임의 스토리는 다 알고있다. 중요한건 게임에서 원작의 명장면을 얼마나 잘 연출하는지다. 워낙 재미있는 작품이고, 각 게임마다 다른 맛으로 연출해내기 때문에 괜찮다. 그래도 살짝 지겹긴 하다. 원작에는 없는 이야기를 즐긴다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그런데 정작 게임이 재미가 없다. 이건 팬심으로도 극복이 안된다. 원피스 게임의 흑역사 No.1이라 말해도 될 정도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하나씩 짚어보자. 일단 조작감이다. 지금까지 즐긴 모든 게임 중 단연 최악이다. 캐릭터는 허우적거리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바로 앞에 있는 적을 공격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방향 전환도 엉망이고 공격도 별로다. 분명 액션 게임인데 적을 정조준하고 싸워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다. 이단 점프는 있으나 마나고 커맨드는 있긴 한 것 같은데 쓸 수가 없다. 패드를 잡고 5분 만에 내려놓고 나갈까를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다.

두 번째는 액션이다. 단조롭다. 지루하다. 지겹다. 팔을 늘려서 나가는 와이어액션이 있긴 한데 큰 매력이 없다. 공격키는 오로지 하나다. 다른 액션이랑 어우러져서 새로운 모션이 생기긴 하는데,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다. 필살기도 두 개. 그나마도 방향을 잘 맞추지 않으면 허공에 쏘기 일쑤다. 공격도 단조롭고 기술도 몇 개 없는데 템포까지 느리다. 전투에 아무런 재미가 없다.

적을 찾아내는 패기와 시간이 느려지는 패기를 사용해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라는 의도는 알겠는데 재미가 없다. 굳이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원작 루피의 성격과 가장 맞지 않는 방식 아닌가? 팔을 늘려 발동하는 와이어액션과 공중에서 허리를 맹렬하게 돌리는 활공 기술도 너무 뜬금없어 코웃음만 나온다.

부족한 액션성과 조작감은 시연 버전 마지막 보스로 등장하는 '아카이누' 사카즈키와의 전투에서 극에 달한다. 답답한 움직임은 기본이고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맞질 않나, 분명 타이밍 맞춰 공격했는데 보스가 공격을 무시해버리는 일도 다반사다. 원피스 해적무쌍 정도만 나왔어도 괜찮았을 거다. 이건 진심으로 퇴보했다.

오픈월드의 구성도 미숙하다.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배치됐다기 보다는 빈 필드에 적당히 던져둔 느낌이다. 뜬금없는 타이밍에 적이 나오고 건물이 나오며 와이어 액션을 할 수 있다. 지도상에 배치된 소재도 영문을 모르겠다. 그 와중에 애매한 위치에 숨겨진 상자가 있다. 부족한 조작감 때문에 길을 찾는 것도 힘든데 애매한 플랫폼 액션까지 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요소가 단 하나도 없다.

원피스 월드시커는 2018년 출시 예정이다. 연말이라 해도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수정되어 나오면 좋겠다. 지금 이 상태로 나온다면 팬심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게임이 될테니 말이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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