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국산 인디 게임의 콘솔 진출, '레미로어'가 보여줄 가능성은?

게임소개 | 박광석 기자 |



매번 하루의 시작과 함께 반복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 앱 스토어를 켜고 어떤 신작이 나왔나 확인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게임은 며칠 플레이하지 못하고 금방 질려버리기 일쑤지만, 한 번씩 '보물'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작품을 발견한 날은 온종일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곤 합니다.

이렇게 모바일 게임 신작을 꼼꼼히 체크할 정도로 즐기는 편이지만, 매일 같이 두세 개씩 출시되는 국산 모바일 게임들을 플레이하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에서는 갓오브워나 젤다의 전설 같은 명작 콘솔 게임은 만들어질 수 없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매출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모바일 게임이다보니, 대부분의 국내 개발사들은 당연하다는 듯 모바일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형 개발사도, 인디 개발사도 같은 처지에 있죠. 때문에 첫 번째 게임의 성패가 차기작 개발의 가능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소규모 인디 개발사에 있어 콘솔 게임 개발은 거의 도박과도 같은 선택이 됩니다.

국내 개발사들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어느정도 이해하면서도, 역시 콘솔 게임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가시질 않았습니다. '과연 국내에서도 모바일의 틀을 벗어난 수작이 등장할 수 있을까?'라며 아쉬워하던 찰나, PC와 PS4, XBOX ONE,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까지 현존하는 거의 모든 콘솔로 출시되는 국산 게임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첫 인상을 봤을 때 정말 한국 게임이 맞는지 의문이 먼저 드는 인디 신작, '레미로어'입니다.



스트레스 없이 가볍게 즐기는 '로그라이트' 게임

레미로어는 국내 인디 개발사 픽셀로어와 레미모리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입니다. 유저는 불가사의한 세계에 떨어진 고등학생 '레미'가 되어 자아를 가지고 있는 마법의 책 '로어'와 함께 무작위로 생성되는 던전을 탐험해야 합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핵앤슬래시 스타일의 전투로 진행되며, 친구와 함께 2인용 협동 모드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그런데 '로그라이크면 로그라이크지, 로그라이트는 또 뭐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먼저 로그라이트의 기본적인 개념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 봅시다.

로그라이트(Rogue-lite), 또는 로그라이크-라이크(Roguelike-like)로도 불리는 이 장르는 로그라이크의 게임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정통 로그라이크로는 분류할 수 없는 게임들을 뜻합니다. 보통 맵과 아이템 등이 랜덤으로 구성되고, 방 형태의 작은 구역이 계속 이어지며, 단 한번의 목숨만 주어지는 것이 로그라이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중 몇 가지 요소만 가져온 게임을 로그라이트라고 부르게 됩니다.

다소 어렵게 들릴 수 있으나, 어렵고 하드코어한 이미지를 가진 로그라이크 게임을 좀 더 많은 유저들이 접할 수 있도록 개조한 장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특히 레미로어는 애니메이션 풍의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게임의 밝은 비주얼을 강조하기 위해 로그라이트 형식을 취한 작품이죠.



▲ 물론 로그라이트라고 다 밝은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 죽으면 가장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장르의 특성상,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게임의 스토리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몇 시간 동안 플레이해서 게임의 중반까지 진행했는데 아쉽게 죽어버렸다면, 유저는 그 다음의 스토리를 보기 위해 다시 똑같은 것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레미로어에서는 주인공 레미와 계속 동행하는 마도서 '로어', 그리고 죽으면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대신 일정 지점에서부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규칙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 했습니다. 로그라이크의 랜덤성이 주는 재미는 유지하면서, 어떤 유저라도 스트레스 없이 엔딩을 볼 수 있게끔 한 것이죠.

마도서 로어는 모험 중에 계속해서 유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여기에는 게임 속 세계관에 관한 정보, 또 다른 캐릭터에 대한 단서, 듣고 흘려버려도 좋을 가벼운 농담 등 여러 종류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저는 던전 탐험을 반복하는 내내 로어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의 스토리를 서서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개발사인 픽셀로어의 이세훈 대표는 "플레이 후 한 편의 극장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정리하자면, '레미로어'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로그라이크의 무작위성과 스토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액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로그라이크에 스토리를 불어넣는 마도서 '로어'


레미로어는 '액션' 게임이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순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쉽고 친절하다는 특징만으로는 유저들의 이목을 사기에 무리가 있죠.

레미로어는 로그라이크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스토리를 즐기며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한편,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전투의 재미를 더해주는 다수의 액션 요소들을 함께 포함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요소가 바로 '다양한 무기 타입'입니다.

레미로어에는 쌍검, 해머, 스태프, 대검, 한손검, 건틀렛 등 서로 다른 여섯 가지 타입과 200종 이상의 무기들이 등장합니다. 무기 타입에 따라 공격 범위는 물론, 콤보 커맨드도 달라지기 때문에 무기를 바꿀 때마다 전혀 다른 액션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숙련될수록 더 강한 무기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레미가 사용하는 무기 중에는 떡볶이, 아이스크림, 초코 바나나 등 이색적인 외형을 가진 것들도 많이 있는데요. 이러한 이색 장비들을 하나씩 수집하는 것 또한 레미로어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다음엔 어떤 무기가 나올까?

레미의 모험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수다쟁이 동반자 '로어'도 전투의 양상을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강력한 CC기로 전투를 보조하는 서포터의 역할입니다.

로어는 평소에 레미 뒤에서 매직 미사일처럼 간단한 마법만 사용하지만, 마나가 충분할 때는 큰 범위의 얼음, 불, 전기 속성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음 마법은 범위 내의 적들이 그 자리에 얼어붙기 때문에 이후의 근접 공격을 더욱 안전하게 넣을 수 있게 됩니다.

마법을 사용할 때 필요한 마나는 적을 쓰러트렸을 때 얻을 수 있는 '디저트 포인트'로 보충하게 됩니다. 전투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면, 주력으로 사용하는 로어의 마법을 업그레이드하여 더욱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저는 '스토리', '싱글', '코옵'의 세 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싱글 모드'는 같은 전투라도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가 등장하므로, 스토리를 전부 즐기고 난 뒤 다회차로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게임이 너무 쉽게 느껴졌다면 '하드', 혹은 '나이트메어'를 선택해서 더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고, 공격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속도가 느린 대신 한방 한방이 강력해지게 하는 등 입맛에 맞게 조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로그라이트 장르답게 모든 던전과 몬스터, 아이템도 매 플레이마다 랜덤으로 생성되므로 간단한 설정 하나, 착용하는 무기를 조금씩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다면 '코옵 모드'를 즐겨보자


콘솔 시장에의 도전, 가능성 보여줄 수 있을까?

레미로어는 '동굴 이야기', '아이작의 번제' 등 다양한 인디 게임을 유통한 미국의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 '니칼리스'와 국내 최초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많은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식 출시 일자가 차츰 가까워질수록, 국산 인디 게임이 콘솔 시장에서 보여줄 가능성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죠.

레미모리의 전동진 개발자는 "모바일에만 한정된 지금의 세태에서 벗어나, 콘솔 진출로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며, 레미로어를 통해 더 다양한 게임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니칼리스'라는 든든한 지원군의 힘을 얻은 레미로어는 PC,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유저들에게 선보여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로그라이크 장르를 경험해보지 못한 유저도, 복잡한 액션보다는 스토리 감상을 선호하는 유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국산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 '레미로어'는 오는 2월 26일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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