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년의 기다림 그리고 아쉬움... '파이널판타지15'

리뷰 | 이현수 기자 | 댓글: 120개 |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상투적 표현을 인용하지 않아도, 10년이 정말 긴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다. 2006년 타임지가 발표한 올해의 발명품인 '유튜브'는 이미 많은 이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캠퍼스에서 사랑을 속삭였던 그녀는 아이 둘의 엄마가 되었다. 10년은 그런 시간이다.

'파이널판타지15'가 딱 10년이 걸렸다. 2006년 공개 후 우여곡절 끝에 등장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불호가 확실히 갈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난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전히 훌륭한 연출과 음악이 있고 캐릭터 간 상호 작용도 즐겁다. 그런데도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프랜차이즈의 오랜 팬으로서, '파이널판타지15'를 돌아봤다.



1. 오픈 필드 RPG로서 파이널판타지




오픈 월드의 디자인적 정의는 아직 정확하게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개념적으로 접근할 뿐이다. 파이널판타지는 시리즈 최초로 오픈 월드를 채택했다. 더 용어를 좁게 잡고 들어가자면 필드만 오픈형인 형태다. 와타리 하루요시 프로듀서가 "오픈 월드보다는 오픈 필드다"라고 한 것이 뒷받침해준다.

오픈 필드이기 때문에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는 넓어졌다. 전작들은 마을이 등장하지 않는 13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마을로 진행하는 일직선 진행을 채택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하나의 이야기로써 플레이어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파이널판타지15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지역을 자유롭게 누빌 수'는'있게 변화했다.



▲ 뭔가 일이 일어나지만, 생동감은 부족한 편.

오픈 월드 게임은 개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오픈 필드를 채택한 파이널 판타지15는 오픈월드 RPG의 난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 오픈 월드 RPG에서 할 일이 온갖 곳에 존재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굉장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가이드 플레이 자체에 간섭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장르의 특징적 장점인 자유로운 행동이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된다. 파이널판타지15는 자유와 통제 사이에서 이도 저도 잡지 못했다.

[어두운 분위기지만, 유쾌함은 존재한다]

쟁점은 이 커다란 오픈 필드를 어떤 내용으로 채워놨냐는 것이다. 파이널판타지15의 필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플레이어가 누빌 광활한 공간은 있으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후술하겠지만, 필드에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의 행태나 레갈리아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하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초반 몇 분 정도 일뿐이다. 아이템이나 음식 재료 그리고 캠핑 장소들로 뭔가 가득 차게 보이려 노력은 했으나 텅텅 비어있다는 사실을 감추지는 못했다. 디자인이 너무 단순하다. 스케일을 키우는데만 신경을 쓴 나머지 세세함을 놓친 모양새다. 10년이란 시간이 부족했나 보다.



▲ 제국군의 추격

맨송맨송한 필드를 채우기 위해 도입된 요소가 제국군의 추적이다. 녹티스 일행은 필드에서 제국 양륙함과 만나며 전투를 펼친다. 긴장감을 주고자 한 의도로 파악된다. 밤에 등장하는 시해들도 긴장감을 주고자 디자인한 것 같지만, 그렇게 강하게 마음에 닿지는 않는다.

이런 느낌은 사이드 퀘스트에서 정점을 찍는다. 유기적으로 물려있는 퀘스트는 아니어도 적어도 단순 '몹헌트'로 점철된 게임을 즐기고 싶지 않다. 그나마도 재활용에 재활용을 거듭한다. 토벌 퀘스트는 하나씩밖에 받을 수 없어 귀찮기도 하다. 오픈 필드의 자유도를 제공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동선을 제약한 형태가 되어 버렸다. 동선뿐만 아니라 AP를 얻기 위한 행동이 강제된다. '강제'와 '자유'. 모순이다.





[사이드 퀘스트는 채집, 토벌, 수집 등 단순하다]

내가 사랑하는 게임을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가슴이 아프긴 하다만, 'GTA5'나 '위쳐3'에서와 같이 내가 이곳에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단순히 외길 진행만이 없어진 '오픈만 되어있는' 세계라는 느낌이 든다.

파이널판타지는 JRPG의 양대산맥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선형화된 구조와 통제된 상황에서 흐름을 즐기는 게임이었다. 엄청나게 화려한 연출과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시리즈를 이어왔다. 하드웨어가 SFC나 PS1보다 압도적으로 좋아졌음에도 그랬다. 이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 필드 자체는 볼만하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파이널판타지를 처음 플레이하는 분들과 모든 팬을 위해-'라는 문구가 뜬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처럼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게임이라면 기존 팬과 새로운 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힘든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항상 논쟁은 있었다. 3편으로 입문했던 사람들은 6편의 옴니버스식 구성에 실망하기도 했으며 5편, 6편으로 입문한 이들은 7편의 생경함에 '나의 파이널 판타지를 돌려줘'라고 하기도 했다. 8편과 9편은 유입 연도에 따라 팬층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문제는, 파이널판타지15는 기존 팬들이 원했던 '화려한 연출과 재미있는 전투 그리고 그 끝에 있는 이야기'를 만족시키는데 역부족이며, 다른 훌륭한 오픈 월드 게임으로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신규유저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파이널판타지의 외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기존의 팬들이 원했던 건 '파이널판타지'지 어설픈 '위쳐3'가 아니지 않나.





▶ 두줄 요약
▷ 할 것 없이 크기만 한 필드와 매력없는 사이드 퀘스트
▷ 우리는 파이널판타지를 원했지 어설픈 '위쳐3'를 원한게 아니다.



2.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납시다



▲ "뭔 소리야 누가 들으면 내 얼굴이 큰 줄 알겠잖아"

파이널판타지15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여행'이다. 본작의 프리퀄 개념의 영화 '킹스글레이브'를 보면 마냥 순진한 여행이 아님을 알 수 있지만, 어쨌든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이다. 그 과정에서 왕과 신의 힘을 받는다는 게 우리네 여행과 조금 다를 뿐이지,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역시 비슷하다.

캠핑하고 낚시를 하고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여자가 없다는 것도 우리 여행과 비슷하다. 헌팅만 있다면 딱 맞는데, 이건 몬스터 헌팅으로 갈음했다.



▲ '요섹남' 이그니스
[파티의 실권자는 사실 이그니스였다]

아마 체 게바라가 포데로사를 타고 여행할 때의 느낌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낡은 표현이지만, 일종의 로드무비와 같은 느낌을 잘 전달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 하는 대화는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일상적인 말이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한다. 어쩌면 촘촘하지 않은 콘텐츠 배치 덕분에 이러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백미는 드라이빙 중 시리즈 역대 OST를 듣는 것이다. 처음에 제공되는 OST는 몇 앨범 없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OST를 사 모을 수 있다. 레갈리아의 지붕을 열고 도로를 질주하면서 듣는 추억의 OST는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이그니스에게 자동 운전을 걸어놓고 맥주 한 캔과 함께 OST를 음미하면 "이게 퇴근 후의 여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불어 시리즈의 오랜 팬들이라면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도 음미할 수 있다.



▲ 백미는 역시 역대 OST를 들으며 드라이빙 하는 맛이다.

'사실은 미니게임이 본편'이라는 말이 종종 들려오는 시리즈답게 이번 작품 역시 미니게임인 낚시가 제법 재미있다. AP 반복 플레이로 변질하기 이전까지는 진짜 캠핑마냥 놀러 와서 낚시 잡는 기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뒤에 있는 친구들의 반응이 재미있기 때문. 가끔 월척이 걸리면 친구들끼리 티격태격하면서 끌어올리는 모습도 작은 즐거움이다.



[뭐가 비슷한 크기라고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프롬프토가 찍어온 사진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연인과 혹은 친구와 캠핑을 가서 찍은 사진을 보는 즐거움과 비슷하다. 지금껏 그 어떤 RPG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레벨업을 하기 위해선 경험치 정산을 위해 숙박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 실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의 밑바닥을 깔고 캐릭터 간의 취미스킬과 숙박 후 사진들을 통해 그 깊이를 살렸다. 특히 캠핑에서 발생하는 캐릭터 간의 소소한 이벤트 역시 볼만하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옅어지기는 하지만.



[친구들끼리 고민 거리를 이야기하거나 ]

[이그니스가 주부 파업을 선언하기도 한다]

[사진을 보는 재미가 있다]


▶ 두줄 요약
▷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다.
▷ 아무 생각없이 레갈리아를 타고 달리면서 역대 OST를 듣는 맛은 일품.



3. RPG는 전투가 반이다.




이번 작품이야 그런 경향이 좀 줄어들었지만, 전통적으로 JRPG는 전투와 이야기를 분리하는 형태였다. 이번 작품은 12처럼 한 필드에서 연속적으로 전투가 발생하며 흐름이 끊기지 않는 방식을 채택했다. 시리즈 전통의 ATB를 버리고 실시간 전투와 웨이트모드를 구현했다. 아마 오픈 필드에서 기존과 같은 턴제를 고집했다면 이질감이 대단했을 거다.

파이널판타지15의 새로운 전투방식은 조작이 간단하며 스타일리쉬하다. 공격과 방어, 두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회피와 저스트가드 그리고 패리, 패리 카운터 등은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 웨이트 모드. 외형은 12편의 전투와 비슷하다.

실시간 전투에 익숙하지 못한 초심자들을 위해서 웨이트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시간이 멈춰 서 여러 가지 행동을 미리 설정하거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모드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일시 정지 상황이 되어서 턴제 게임처럼 충분히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어 게임 자체의 페이스를 사용자의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다.

[박력 넘치는 글라우디스의 백어택]

[필살기 개념의 팬텀소드 소환]

액션 기반의 전투는 사용자의 조합과 콤보를 이어가면서 역동감을 살린다. 파티원 모두가 실시간으로 전장에서 투닥투닥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도 일품이다. 나아가 거대 보스, 소환수의 연출은 '역시 파이널판타지군'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살아있다.

직접 움직일 수 없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링크플레이나 백 어택의 연출은 화려하고 데미지 보너스가 있으며 모션도 다양하다. 동료 커맨드 역시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훌륭한 눈요기 및 전투 방식이 된다.

그래서 그런 걸까? '에피소드 더스카'에서 즐길 수 있었던 녹티스의 행동이 동료 쪽으로 빠져나갔다. 동료의 비중을 높여 화려하고 스피디한 전투를 보여주기 위해 녹티스의 행동은 시프트와 회피로 국한되어버린 것은 조금 아쉽다.

[화려한 연출은 여전하다]

마법의 개념도 조금 바뀌었다. 레벨업이나 상점 구입을 통해 마법을 획득했던 전작들과 달리 3가지 엘리멘탈을 수집해 아이템과 함께 조합하는 형식으로 변했다. 전작들마냥 클래스가 명확히 나뉘어 마법을 주력으로 쓴다든지 하는 경우는 없다. 마법 자체도 피아식별 없는 광역마법이다. 더 강력해지고 더 사용하기 힘들어졌다.




락온과 시점문제는 플레이어를 불편하게 한다. 여러 몬스터와 뒤엉켜 싸울 때 잘 구별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타겟 고정을 해둬도 형편없는 시야 처리는 불만으로 남는다.

전투의 전략성은 다른 시리즈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회피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페리하면 다 될 정도. 마법의 개념이 전작들과 달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두드려 패는 전투로 단순화되어버렸다. 장비와 마법에 따른 속성이 있지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예전에 턴제 전투를 할 때 보다도 더 긴장감이 떨어져 버렸다. 더 화려해지고, 더 빨라졌지만, 깊이가 사라졌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네모만 누르고 있어도 전투가 진행되긴 한다]

[전투 중에도 친구들 사이의 농담은 이어진다]


▶ 두줄 요약
▷ 눈요깃 거리는 확실한 화려한 연출
▷ 보기에는 재미있는데, 직접하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는 전투 시스템



4. 스토리 라인과 로딩, 로딩, 로딩.




UI, UX는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 스토리, 전투 간의 시점 문제나 메뉴 접근 문제는 애교로 보일 정도다.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도전하는 오픈 월드라 그런지 이동 간에 불편한 요소가 제법 있다.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로운 플레이어라면 해당 사항이 없겠지만, 잦고 긴 로딩과 주차지점 빠른 이동의 확인 등은 결코 쾌적한 게임환경이라 말할 수 없다.

덤으로 챕터 13은... 플레이가 곧 고통이었다. JRPG의 핵심인 스토리 라인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어 깊게 말할 수는 없지만, 파이널판타지15개발진의 당면과제가 챕터13 플레이 만족도 향상이라는 점만 봐도 확실히 고쳐서 나왔어야만 했다.

스토리 라인도 아쉽다. 스토리를 다듬을 시간이 없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개연성이 거의 없다. 킹스글레이브를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고 여행을 하면서 마을 사람이 하는 말이라든지 특정 이벤트 후 라디오 청취를 하고 또 여기저기서 문서를 읽다 보면 퍼즐이 어렴풋이 맞춰지기는 하는데…. 과연 이게 올바른 방식의 접근인가 싶다.



▲ 라디오 등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나아가 후반부 연출은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인다. 타바타 하지메 디렉터가 "이벤트 씬을 추가하는 등 게임 후반의 연출을 강화해 스토리 체험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발표할 정도니 플레이어들의 실망감은 오죽했겠는가.



▲ 매력적인 세계관 그렇지 못한 전달 방식

이번 작품은 음성을 영어 음성과 일본어 음성을 지원한다. 발키리프로파일이나 과거 파이널판타지들을 돌이켜 봤을 때 항상 영어 음성은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12부터 어느 정도 호평을 받더니 15에 들어서는 오히려 영어 음성이 더 듣기 편할 정도까지 발전했다. 물론 일본어 음성을 무조건 좋아하는 층이 존재하기에 일본어 음성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영어 퀄리티가 이만큼 올라왔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영어 음성 영상]

[일본어 음성 영상]

맵디자인은 상기에 언급했든 많이 부족한 모습이나 던전 디자인은 꽤 깔끔하게 되어있다. 구석구석의 세세함과 웅장함 모두 잡았다. 던전 컨셉에 맞게 분위기를 잘 살렸고 캐릭터 간의 작은 서브 이벤트는 확실히 여행, 모험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다만, 후반부 스토리상에서 만나게 되는 던전은 해당 사항 없다.



▲ 컷씬과 인게임의 괴리감도 조금 있는 편이다.


▶ 두줄 요약
▷ 로딩시간이 매우 길다. 나는 프랭크(Plank)시간으로 사용할 정도로...
▷ 아름다운 스토리를 위해서 10년은 부족했던 것 같다.



5. 그래서 돈값은 하는가?



▲ 시드는 역시나 또 등장한다.

내가 파이널판타지15를 플레이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그래서 살만하냐"이다. 사실 시즌 패스를 포함한 가격인 9만 원은 직장인으로서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상황에 따라 여자친구나 부인에게 잔소리 폭격을 당할 수 있는 수위에 도달하는 금액이다.

'돈값'이라는 가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므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타임 측면에서 보자면 충분히 돈값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서브퀘스트와 드넓은 필드를 돌아다니는 자유, 그리고 여운이 남는 스토리를 모두 즐기고자 한다면 80시간을 훌쩍 넘겨 플레이할 수 있다. 여유 있게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괜찮다.

반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느냐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드넓지만 텅텅 빈 필드에서 반복적이며 의미 없는 서브 퀘스트를 해야 하고, 전작보다 재미없는 육성을 이어가야 한다.



▲ DLC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없지 않아 있다.

파이널판타지15는 녹티스를 제외한 캐릭터들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은 DLC를 발매할 예정이다. 원래 본편에서 녹여졌어야 할 이야기가 앞으로 계속해 나올 계획이며 이를 통해 스토리는 조금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날판타지는 스토리 진행을 끝마침으로써 끝나지 않는다. 스토리상 갈 수 없었던 곳, 숨겨진 곳, 궁극의 조합 및 무기 등 파이널판타지의 진짜는 엔딩 이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까면 깔수록 매력이 있는 게 지금껏 파이널판타지의 매력이었다. 이러한 요소를 즐길 자세가 되어 있다면, 삶에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선택일 수 있다. 반면 오픈 월드 RPG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다.



▲ 그래... RPG에 나오는 그거...



▲ 레갈리아 업그레이드도 소소한 재미.


▶ 두줄 요약
▷ 여유롭게 천천히 즐기며 모든 콘텐츠를 즐길 생각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
▷ 10년간 기다려왔던 팬이라면, 실망감을 지울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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