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건 외계인이 해도 재밌을 게임이다,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리뷰 | 정필권 | 댓글: 73개 |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 '마리오'가 돌아왔다. 그것도 '역대급'으로 말이다. 27일 출시한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는 닌텐도 스위치에서 퍼스트 파티 게임이 보여줄 가능성과 가치를 입증했다. 그것도 3D 마리오 타이틀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슈퍼 마리오 갤럭시'에 비견되거나 뛰어넘는 수준으로.

26일 오후 10시, 게임이 구동되는 시각을 기해서 잠시 정신을 놓을 정도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오디세이'가 가지고 있는 게임 디자인들은 기자를 고민하게 했다. "아 젠장. 이게 뭐라고 이렇게 재미있냐!?" 같은 것들이다.


마리오는 왜 재미있을까?
스토리는 없어도 충분하다, 포인트는 '게임을 하는 것'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큰 틀에서 보자면, 거의 달라지는 것이 없어 보인다. 시대가 변하면서 2D 플랫포머와 3D로 갈래가 구분 지어지긴 하지만, 전체적인 네러티브와 진행 방식의 틀은 유사하다. 시리즈 전통의 악역인 쿠파는 피치공주를 납치하고, 마리오는 이를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전부다. 계속해서 후속작이 출시되지만, 전작들과의 서사적인 연결점은 없다.



▲ 또... 또 납치!

강렬한 서사구조에서 나오는 감동은 마리오 시리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요소이자, 여타 게임과는 다른 방향성이다. 지금까지의 3D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조작에서 오는 액션의 재미, 자유로이 샤인 메달과 스타를 수집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에 초점을 맞췄고, 2D 횡스크롤 시리즈는 다양한 스테이지와 기믹들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설정과 기본적인 목적을 부여하는 도구로만 사용된다.

2D와 3D는 지향점이 조금 다르지만, 액션에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조작 체계를 다듬고 여기에 시리즈의 특징을 결정하는 추가 요소들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의 본질을 결정짓는 '레벨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D던 3D던 간에, '그저 뛰기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리는 그것 말이다.



▲ 달리고 뛰기만 해도 재미있는 이유는? '레벨 디자인' 그리고 조작감


좁지만 밀도 있는 스테이지, 궁극의 레벨 디자인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스테이지 디자인, 이건 굉장하다.

'오디세이'의 레벨 디자인은 그야말로 '굉장하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슈퍼마리오64'와 '선샤인'과 같이 비선형적인 구조로 되어 있으면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선형적인 진행을 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플레이어가 길을 잃지 않도록 최소한의 목표를 주고, 그대로 따라가면 엔딩을 볼 수 있게 해뒀다. 그마저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별도의 어시스트 모드도 존재한다.

스테이지 하나하나는 전작들보다 넓어졌지만,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면 매우 좁다. 하지만 스테이지 하나의 밀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림으로써 '매우 넓게 느껴지는' 레벨 디자인에 성공했다. '오디세이'의 스테이지는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들로 꽉 들어차 있다. 마을에 있는 강아지를 쓰다듬었더니, 나를 파워문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지를 않나, 바닥에 뭐가 돌아다니길래 낚시를 했더니 키노피오가 낚이지를 않나... 놀라울 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 벽으로 진입해서 다른 면으로 넘어간다면, 놀라운 일이?

그리고 이러한 '발견의 놀라움'은 게임의 목적이 된다. 상상할 수 없는 위치에서 파워문을 발견했을 때나, 길을 헤매다 찾은 곳에서 파워문을 발견할 때의 즐거움과 흥분은 꽤 각별하다. 심지어 "하 이 정도면 다 모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1/3도 되지 않았을 때의 놀라움은 직접 플레이해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길을 가다가 발견하는 것부터 퍼즐을 풀어야만 발견하는 것까지. 파워문 수집 방법은 스포일러가 될 정도로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 파워문 모으기 = 오디세이의 알파요 오메가.

오밀조밀하다 못해 꽉 들어찬 스테이지의 '밀도'는 자유로운 샌드박스형에서 빛을 발한다. 이미 '야생의 숨결'을 해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처음 목표로 둔 장소에 도착하면, 새로운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목표로 가다가도, 또 다른 목표를 찾을 수도 있는 레벨 디자인을 오디세이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유저의 시선에 항상 다른 목표가 제시되는 구조다.



▲ '오디세이'의 세계는 놀라움과 발견의 연속으로 채워져 있다.

자연스레 제공되는 탐험요소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라이프 시스템도 코인을 소모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코스형이었던 갤럭시에서는 사망 시 모았던 별들이 사라지는 시스템이었기에, 실수에 주어지는 리스크가 있었다. 하지만 오디세이는 마리오 64와 같은 탐험형으로 전환하면서, 사망 시 소량의 코인을 소모하는 방식을 채용한다. 실수에 대한 리스크는 현저히 적어졌고, 죽더라도 몇 번이고 도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그리고 코인은 쉽게, 많이 얻을 수 있다.

스테이지마다 테마가 달라지고, 새로운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플레이어를 설레게 한다. 한가지 테마를 잡아 만들어진 스테이지들은 고유한 연출과 스테이지 구성을 만나볼 수 있다. 소소한 연출이기는 하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잔잔히 흘러가는 연출들은 게임에 한층 더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연출.

마지막으로, 보스전이 재미있어 졌다. 유령 모자 동반자인 '캐피'를 이용하여 적을 조종하는 '캡쳐' 시스템이 추가된 만큼, 이를 사용해서 보스전을 진행하게 된다. 단순히 마리오를 조종하여 피하고 무언가를 던지는 방식이 아니라, 보스마다 각각의 파훼법을 설정해 뒀다. 덕분에 단순히 다음 월드를 위한 통과의례 같았던 보스전이, 한 월드를 마무리 짓는 결정적인 단계로 격상됐다.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보스를 잡는 것이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를 갖추면서도, 보스는 이를 모두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보스는 이제 너무 쉽지도 않고 적당한 난이도를 보여주며, 위트 있는 연출과 캡쳐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 더이상 같은 방식의 보스전은 '없다'


극찬에는 이유가 있다
단점이 '거의' 없다, 진짜다.

이쯤되면 의심을 할 만도 하다. "단점이 없다고? 거짓말하지 마라"라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는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다. 상기한 대로, 밀도 높은 레벨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게임은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정말로, 정말로 재미있다.

굳이 단점을 하나 꼽자면, 모든 액션을 거치 모드나 휴대 모드에서 하기 어렵다는 점 정도? 조이콘을 이용한 조작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으나, 휴대 또는 거치 모드에서 조작하는 데에는 약간 애로사항이 있다. 예를 들면, 모자를 위로 날린다거나(자주 쓰지는 않지만), 회전 공격은 아날로그를 흔들어 발레 동작을 취하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거나. 이런 식이다.



▲ 거치 모드에서 모든 액션을 하기엔 애로사항이 있다.

특정 액션에 조이콘 조작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면서 밖이나 프로콘으로 하기에는 불편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단점은 딱 이 정도다. 그리고 이마저도 2인 플레이나 스위치를 100% 활용한다는 면에서는 장점이 된다. 적은 버튼 수로 많은 액션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지였으니 말이다. 즉, 어디까지나 굳이 단점을 꼽자면 단점이라는 이야기다.



▲ 자이로 조작은 적은 버튼으로 다양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


"아 빨리 퇴근하고 오디세이 하고 싶다"
닌텐도는 스위치 첫해에 괴물 같은 게임을 만들었다. 그것도 두 개나.

플레이를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생각했다. "아 왜 오늘은 금요일 저녁이 아닐까"하고.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리뷰를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도 빨리 집에 가서 오디세이를 하고 싶어 몸이 달아오를 지경이다. 닌텐도는 지난 시리즈의 장점들을 모두 취합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흥밋거리와 아름다운 비주얼까지 선사하면서 '오디세이'라는 걸작을 창조했다. 그리고 우리를 흥분시켰다.



▲ "아아아아 오디세이 하고 싶다"

닌텐도는 스위치 출시 후, 첫 번째 해를 '야생의 숨결'과 '오디세이'로 장식하면서 자신들의 개발력이 건재함을 증명했다. '내가 게임을 한다'는 느낌을 제대로 주고 있는 두 타이틀은 그야말로 걸작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압축적이고 빈틈없는 레벨디자인이 조작과 액션이 주는 재미와 만나, 걸작으로 승화했다고 하겠다.

한편으로는 타이틀 명을 '오디세이'라고 지은 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고전 중의 고전, 모험담의 원형이 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서양 문학의 효시가 되었듯,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도 이후 게임들의 모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 이런 명작을 두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반드시 구매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다.



▲ 닌텐도, 당신들은 괴물 같은 게임을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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