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문이 무성한 '페이트/그랜드 오더',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리뷰 | 윤서호 | 댓글: 88개 |




⊙개발사: 딜라이트웍스, 타입문 ⊙장르: RPG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발매일: 2015년 7월 30일

"묻겠다, 그대가 나의 마스터인가?"

한 때 서브컬쳐계를 강타했던 저 밈은 2004년 발매된 비주얼 노벨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에 나온 대사입니다. 이미 '월희'로 독자적인 팬층을 쌓았던 동인팀 '타입문'이 2003년 유한회사 노츠라는 정식 회사로 설립된 뒤 만든 작품이죠. 또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페이트' 시리즈의 효시작이기도 합니다.

성배 전설과 다양한 신화 및 설화 속 영웅들을 모티브로 나스 기노코 특유의 독창적이고 오컬트적인 요소를 가미해 다양한 분기의 시나리오로 독특하게 묘사해낸 것이 특징인 게임이죠. 매력적인 캐릭터와 시나리오로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중국 등 다양한 곳의 서브컬쳐 매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페이트'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RPG입니다. 딜라이트웍스가 제작하고 타입문이 감수했으며, 일본에서는 2015년 7월 30일 안드로이드용으로 먼저 출시됐습니다. 국내에는 이후 2년이 지난 17년 11월 21일, 넷마블이 퍼블리싱을 맡고 양대마켓에 동시 출시했죠.



▲ 국내에서는 넷마블이 퍼블리싱을 담당했습니다

'페이트' 시리즈는 지난 13년 간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아 온 시리즈입니다. 특히나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던 미디어 믹스까지 일본어판으로 구해서 즐길 정도의 열성이 있는 팬들을 보유하기도 했죠. '페이트/그랜드 오더'도 예외는 아니라서, 일부 국내 팬들도 일본 서버에서 먼저 플레이하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이건 너무 심하다"는 혹평을 가하기도 했죠. 이러한 반응이 서브컬쳐 커뮤니티를 떠돌면서, 게이머들 사이에는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심한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 혹은 '페이트' 시리즈의 열혈 팬들이 아니면 즐기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인식이 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문이 들렸을 때부터 일본 서버를 잠시 플레이해보았고, 이번에 한국 서버를 다시 플레이해본 입장에서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 한국 서버 출시 전에 일본 서버를 잠깐 플레이해본 경험은 있습니다. 정말 조금이지만요.......


"유사 게임? 그건 아닙니다"
독특한 시스템을 활용해 공략법을 찾는 재미는 있다

'유사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비판하는 유저들이 종종 사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픽과 이펙트가 밋밋해서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게임 같지 않은 데다가, 전투 방식도 직관적이지 않고 '확률'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들을 다 한 데 묶어서 말하는 비판이었죠.

분명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그래픽과 이펙트는 보구 사용 시의 연출,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는 밋밋한 느낌입니다. 캐릭터는 전형적인 2D 스프라이트 방식으로 구현했기 때문에 복고 게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죠.

▲ 보구 연출은 나름 신경 쓴 모습이지만

▲ 일반 전투 화면에서는 이펙트 등이 부각되지 않아 심심한 느낌입니다

다만 이펙트나 연출은 고속 모드를 사용 시 보구 연출을 제외하고는 빠르게 지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크게 신경이 쓰일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픽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다보면 신경이 쓰일 정도로 나쁜 건 아니었고요.

전투 방식의 경우는 나름 독특한 방식을 취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턴 방식이지만, 여기에 '커맨드 카드'라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추가했죠. 적을 공격할 때 서번트를 지정해 적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거나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해당 턴에 무작위로 등장하는 5장의 커맨드 카드를 조합해서 지정된 적을 우선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입니다.그 외 캐릭터들의 스킬은 직접 공격을 하기보다는 적에게 상태이상을 걸거나, 혹은 자신에게 버프를 거는 형태로 구성되어있죠.

전투가 수동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플레이어는 처음 공격하는 타겟만을 지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번트의 공격으로 적이 죽어도 다음 번 카드가 동일 서번트의 카드일 시에는 타겟을 변경하지 않고 동일 적을 공격하도록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타겟팅을 할 여지가 아예 없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죠. 아울러 캐릭터나 마스터 스킬의 쿨이 전체적으로 긴 편이기 때문에, 현재 한국 서버에서는 전투 당 한 번 이상 쓸 일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

▲ 타게팅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비효율적인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방식은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지만, 게임성이 아예 없다고 폄훼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플레이를 조금 더 하다 보면, 무작위로 뜨는 커맨드 카드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플레이하는 맛이 있었거든요. 또한 마스터 스킬과 서번트 스킬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어려운 난이도의 전투도 가까스로 클리어하는 묘미도 있었습니다.

▲ 마스터 스킬을 잘 활용하면 감나빗! 의 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클래스 별 상성과, 그에 따른 페널티 및 메리트를 상당히 잘 구현한 편입니다. 상성 상대에게는 공격 시 데미지가 2배가 들어가며, 피격 시 데미지가 절반으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버서커만 유일하게 실더를 제외한 클래스에게 1.5배의 데미지를 입히며, 실더와 버서커를 제외한 클래스에게 2배의 데미지를 입죠. 따라서 적의 클래스를 파악하고, 클래스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묘미도 있죠.

또 한 가지 특징은 자동 사냥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전투에서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플레이어가 지정해주어야 하죠. 이미 클리어했던 스테이지를 자동으로 다시 돌아주는 형태의 오토조차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육성과 전투의 과정 모두 플레이어가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일부 팬들은 육성 과정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조금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건 뭔가요?"
불편한 UI에 타입문스러운,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접근하기 어려운 개념들

타입문의 작품을 접한 사람이면 알겠지만, 사실 타입문의 작품은 초심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독특한 설정과 용어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하기보다는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어가면서 그 세계관에 대해 스스로 가닥을 잡아갈 수 있도록 해놨죠. 혹은 팬덤에서 정리한 것들을 통해서 세부적인 것들을 좀 더 알아야 하는 비로소 의미를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에도 그런 개념과 아이템들은 등장합니다. 개념예장, 마술예장 이런 것들이 그 예죠. 사실 이런 부류의 작품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뭐 이름을 그런 식으로 지었나보다' 할 수 있지만, 그런 이름에 낯설어하는 사람도 있죠. 아이템이나 장비라는 흔한 용어 대신, '페이트' 시리즈에서만 사용하는 독특한 용어니까요.



▲ 캐릭터 아닙니다. 개념예장입니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거나, 대표 캐릭터 정도밖에 모르는 라이트한 유저에게는 직관적으로 저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게임을 하면서 곧 무엇인지 대강 짐작할 수는 있지만, 이런 스타일을 싫어하는 유저에게는 어필하기 어렵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아울러 개념예장의 경우,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설명이 있지만 마술예장의 경우 그에 대한 설명이나 마술예장에 부가되는 특수 스킬, 즉 마스터 스킬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습니다. 전투 UI에 마스터 스킬이라는 창이 있기는 하고, 로딩 중에 뜨는 팁 창에서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유저에게 정보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해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이템 종류들도 많은데, 그것에 대해서 직관적인 설명이 부족한 편입니다. 각 아이템이 어디에 사용되는가, 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름도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어떤 캐릭터의 강화에 사용되는지 한 눈에 알아보기 어렵죠. 전투가 끝나고 결과창에서 아이템을 보았을 때, '내가 뭘 얻었지?'라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편이고요.

아울러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과 개념예장, 서번트를 한 곳에서 보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서번트 강화용 아이템을 보기 위해서는 마이룸을 들어가야 하고, 보유하고 있는 개념예장과 서번트를 확인하려면 영기일람 메뉴를 들어가야 하는 방식이거든요. 마이룸에서도 캐릭터 스킬을 강화하는 아이템들이 어떤 캐릭터나 클래스의 스킬을 강화시켜주는가에 대한 설명은 없고요.



▲ 그래서 이 아이템은 누구한테 줘야 하는 걸까요?

전투 UI의 경우도 버프 및 디버프창이 조금 작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한 번 카드 선택 메뉴로 들어가면 카드 선택 및 타겟 변경 외에는 다른 행위가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굉장히 불편한 점이었죠. 즉 스킬을 실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카드 선택창으로 들어가게 되면, 다시 취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 서버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은 그에 대한 대책으로 재부팅 후 전투를 이어나가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런 방식은 결국 게임 내에서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찾아낸 일종의 '꼼수'인 셈입니다.



▲ 들어올 땐 맘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재부팅하지 않는 한은


"어이, 그 앞은 지옥이다"
문외한에게 불친절하고 불편한 육성 방식, 악명 높은 가챠

일반 유저에게 더욱 생소한 것은 캐릭터 육성 방식입니다. 일단 일반적인 RPG와 다르게, 전투를 진행한다고 해서 서번트의 레벨이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번트 강화 메뉴에서 서번트, 혹은 예지의 종화 등으로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캐릭터 스테이터스의 경우 서번트 강화에서 영령결정이라는 아이템을 추가하면 레벨로 올라가는 것 외에도 추가적으로 스테이터스를 강화할 수 있기도 합니다.



▲ 던전을 돌아서 레벨업하는 방식이 아닌, '강화'를 통해 레벨업하는 방식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템들은 일반적인 전장에서 확정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주로 '칼데아 게이트', 일반적인 게임에 빗대면 요일 던전에 해당하는 곳에서 나오죠. 이 '칼데아 게이트'의 AP 소모량은 일반 퀘스트보다 더 높기 때문에 마스터 레벨이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연속적으로 돌기가 어렵습니다.



▲ 최대 AP와 비교했을 때, 소모되는 AP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아울러 영기재림과 스킬 레벨업을 위해서 수집해야 하는 재료의 양도 상당히 많은 편이고, 드랍률도 낮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해서 전투를 하는 과정은 필연적이죠. 앞서 말했듯 자동사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유저가 손수해야 하며, 한 번 전투에 소모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는 점은 일부 유저에겐 마이너스 요인이기도 합니다.



▲ 영기재림을 해야 최대 레벨이 올라가기 때문에 필수긴 합니다

더군다나 AP 소모량은 '칼데아 게이트' 외에도 다른 곳도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빠른 육성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 지났을 때 성정석 혹은 과일을 이용한 AP 충전이 강제가 된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입니다. 일본 서버의 경우 이벤트나 로그인 보상으로 과일을 제공하거나, 혹은 퀘스트에 소모되는 AP를 절반으로 줄이는 이벤트 등으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죠. 이와 같은 대책을 차후에 한국 서버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현재 일본 서버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퀘스트에 소모되는 AP를 줄이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일부 유저는 빠른 육성과 진행을 위해서 과금에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과금 체계는 일반적인 국내 게임과 다릅니다. 우선 국내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월정액이나 패키지 등을 찾아볼 수 없죠. 일본 서버와 동일하게 게임 내 유료 재화인 성정석만을 판매할 뿐입니다.



▲ 흔히 볼 수 있던 패키지, 월정액 등이 없이 성정석 단품 판매만 존재합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가챠, 즉 확률형 아이템 방식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 출시 전에 많은 유저들이 비판을 가한 바 있습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서번트와 개념예장, 즉 다른 게임식으로 말하자면 장비와 캐릭터 뽑기가 구분이 안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뽑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죠.

10연차의 경우 3성 서번트 보정과 4성 보정이 있긴 하지만, 4성 보정은 서번트, 개념예장 둘 다 포함되기 때문에 서번트가 필연적으로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념예장의 경우 3성 이하의 예장뿐만 아니라 4성 중 다수가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한 편입니다. 그에 따라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에 얻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비교적 심한 편이죠.



▲ 4성 이상 서번트가 나온다는 말이 아닙니다. 4성 이상의 무언가가 나온다는 말일 뿐

수집형 게임에서 흔히 나오는 마일리지도 비교적 상한선이 높다는 것도 지적 받아온 요소 중 하나입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경우 보구 레벨 5 이상인 5성 서번트와 동일한 서번트가 소환될 때마다 무기명 영기라는 토큰을 주는 방식이죠. 이 무기명 영기 10개가 모여야 상점에서 원하는 5성 서번트를 구할 수 있는 방식인데, 계산을 하면 동일한 서번트를 총 15번 뽑아야 합니다. 보구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동일한 서번트를 필요로 하거든요.

과금 외에는 성정석을 입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입니다. 업적 보상 등으로 유료 재화를 어느 정도 수급할 수 있는 국내 게임과 달리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그런 업적 보상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든요. 스토리나 자유 퀘스트를 제외하면 성정석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죠.



▲ 성정석 주는 미션 없나요? 파편으론 현기증 난단 말예요........

다만 PVP 등 경쟁 요소가 없고, 저레어 서번트들도 어느 정도 쓸만한 데다가 친구 서번트를 무제한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과금 필요도 자체는 생각보다 낮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수집형 RPG이고, '페이트' 시리즈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뽑는 것이 플레이의 주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과금 필요도가 낮다는 점에 대해서 일부 유저들은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더 없어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인데, 너무 적게 나왔다

'페이트' 시리즈가 지닌 강점 중 하나는 독특하고 방대한 세계관과, 그것을 특유의 필체로 풀어낸 스토리입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인류의 절멸을 막기 위해 세계를 관측하던 기관 '칼데아'에서는 어느 순간 관측했던 미래 영역이 소실된 것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변이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것을 알게 된 칼데아 기관은 술사를 과거로 보내 사상에 간섭하고 질서를 되찾는 의식-그랜드 오더를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 주 내용이죠. 이 과정에서 과거의 영웅들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은 소소한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간 '페이트'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원작가인 나스 기노코가 거의 다 썼던 것과 달리,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경우 각 장 별로 스토리 집필진이 다르기 때문에 각 장마다 스토리의 퀄리티의 차이가 있다고 비판을 받은 바 있긴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작가 나스 기노코가 감수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있는 편이죠.

다만 비주얼 노벨류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텍스트량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때로는 "왜 이런 분기점을 넣었을까?" 의문이 드는 장면들도 있죠. 비주얼 노벨과 달리 선택지에 따라서 시나리오가 바뀌지는 않거든요. 다만 캐릭터의 반응은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하면서 선택하는 소소한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원작에 비해 너무 스케일도 작고, 왜 넣었는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요.



▲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런 것까지 분기점으로 나올 것까지야........

현재까지 한국 서버에는 제 2장까지만 개봉되어있는데, 이 분량은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플레이 타임이 보장된 유저라면 하루 정도면 클리어하는 분량입니다. 다수의 유저들이 1장 오를레앙에서 와이번 때문에 약간 고전하기도 하지만, 2장은 1장에 비해서 보스전 일부를 제외하면 잡몹들이 강력하지 않아서 금방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친구 서번트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없는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특성상 캐릭터 레벨이 조금 낮아도 고레벨 친구가 있으면 클리어에는 무리가 없죠.

앞서 말했듯,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캐릭터 육성은 굉장히 불편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더군다나 '페이트/그랜드 오더'에는 PVP 콘텐츠도 없죠.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저에게 캐릭터 육성의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목적의식이 필요합니다. 왜 그렇게 캐릭터를 키워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여기에 대한 답변은 각자 다를 것입니다. 자신의 애정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스토리를 클리어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혹은 여러 캐릭터들을 육성하면서 분석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니까요. 현재의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경우 이 중 한 축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드하게 플레이하는 국내 유저의 성향상 스토리는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현재 2장까지만 열려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괜찮게 만들긴 했다. 그러나 팬 이외에 어필할 수 있을지

사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게임 자체로 보았을 때 나쁜 편은 아닙니다. 나름의 전략성을 갖춘 독특한 전투 시스템, 괜찮은 스토리 라인과 '페이트' 시리즈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뒷받침이 되어있거든요. 게임성의 경우도 편의성이 조금 적긴 하지만, 확률이 어느 정도 가미된 특색 있는 턴플레잉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용 제한이 있지만, 이와 같은 시스템을 잘 활용해서 보다 어려운 전투도 클리어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러한 장점 중 다수는 '페이트' 시리즈의 팬이거나, 혹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유저에게만 해당한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합니다. 입문 유저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이죠. 생소한 개념에 더해서 불친절한 UI와 아이템 설명은 처음 보는 유저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에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유저 편의성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는 점도 단점 중에 하나입니다.

일본 서버에서는 그와 관련해서 여러 이슈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었고, 현재도 여러 가지 비판을 듣고 있지만 어느 정도 개선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비스 초기에는 고속 전투 기능도 없었고 카드 선택 화면에서 타겟 변경도 안 됐었거든요. 그렇지만 현재는 개선된 상황이긴 합니다. 국내 서버의 경우에는 그런 개선안이 반영되어 출시되긴 했지만, 현 상황에서 콘텐츠는 조금 부족한 상황입니다.

▲ 고속 전투가 없던 초기에는 이렇게 답답했을 겁니다. 한국에는 개선된 버전이 출시됐지만요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국내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 점치자면,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만큼 '페이트' IP는 강력한 데다가, '페이트/그랜드 오더' 자체도 소문으로 들려온 악평에 비해 실물은 어느 정도 괜찮게 나온 편이거든요.

그렇지만 '페이트' 시리즈를 접하지 않았거나, 혹은 이런 부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유저에게 과연 어느 정도 어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듭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임을 점차 지양하는 국내 모바일 게임계의 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그와 정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대놓고 특정층을 노리고 만들었기 때문에 그 특정층이 아닌 유저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워 보이거든요.

반면에 국내에서 '페이트' 팬덤은 상당히 큰 편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한 우리나라 특성상 '페이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친숙한 유저들도 많다는 점 때문에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잠재적 유저층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합니다. 과연 국내에서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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