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언래블2, 함께 엉켜야 즐겁다!

리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11개 |

친구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좋아한다. 아무리 재미없는 게임이라도 함께하면 재밌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멀티플레이가 없는 게임도 함께 할 때가 있는데, 한 명은 시야, 한명은 움직임을 담당하는 식으로 플레이한다. 한번은 젤다 스카이워드 소드를 그런 방식으로 함께 플레이한 적이 있는데 정말 그날로 우정이 깨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친구를 불러 게임을 플레이했다. 게임은 언래블2. 언래블 시리즈는 스웨덴 북부에 있는 개발사, 콜드우드 인터렉티브에서 개발한 퍼즐 플랫포머다. 실로 이루어져 있는 주인공 '야니'의 어드벤처를 다루고 있으며, 아름다운 그래픽과 스토리로 호평받은 바 있다. 2016년에 출시된 전작에 이어 언래블2는 이번 EA PLAY에서 공개되었고, 공개 전날 출시되었다.

기대보다 더 재미있어서 푹 빠져서 플레이하게 된 언래블2. 실로 연결된 두 명의 야니가 협업하는 모습은 마치 처음부터 이 게임은 원래 2인 플레이를 위한 게임이었어! 라고 외치는 듯했다.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친구는 "아무래도 애인이랑 해야겠다, 재밌네." 하며 날 버리고 게임을 꺼버렸다. 이후에 혼자서 플레이해도 재미는 있더라.


여전히 아름다운, 감성 넘치는 세계, '언래블2'
따뜻한 감성을 담은 그래픽과 스토리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구현된 그래픽. 실제 자연 속의 나무나 풀, 개울의 모습을 담은 배경과 털실로 이루어진 야니가 정말 잘 어우러져 있다. 언래블2는 숲 속에서 시작해서 건물, 마을, 도로, 기계 등 다양한 장소로 이동하며 진행되는데, 다양한 배경이 아기자기하게 이루어져 있다.

사실 야니를 봤을 땐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언래블2에서 상호 작용하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 서로 끌어주거나 매달리는 등 새삼 우정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친구는 우정이 아니라 사랑을 택했지만 말이다.

야니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머리, 눈 모양이나 색상을 정할 수 있는데 함께 플레이하는 친구와 색상 조합을 예쁘게 맞추면 좋다. 챌린지 모드에서 클리어할 때마다 다른 야니를 한 명씩 구출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모양이나 색상을 해금할 수 있다. 야니의 색상을 바꾸면 패드의 불빛도 변화하는 깨알 같은 디테일도 숨어있다.


게임 플레이는 크게 쫓기거나 피하는 플랫포머, 서로의 협업을 통해 움직여야 하는 퍼즐로 구성되어있다. 스토리는 말없이 유령처럼 등장하는 두 친구의 형상으로 진행되며, 컷씬보다는 배경에서 짧게 진행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두 야니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진행해 나가듯 학대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두 친구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끌어줫! 올려줫!" - 고생하는 자와 꿀 빠는 자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 두 번째 야니의 등장


전작과 비교해 언래블2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롭게 추가된 두 번째 야니의 등장이다. 두 야니들은 실의 매듭으로 연결되어있으며, 이 연결된 실을 이용해 퍼즐을 해결해나가게 된다. 게임 플레이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달리고, 묶거나 당기는 등 실을 이용해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번째 야니의 등장만으로 게임 플레이가 다양해진다.

한명이 친구가 먼저 올라갈 수 있도록 지지대를 밝고 있어준다든가 스윙을 할 수 있도록 실을 잡고 있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든가, 언래블2에서는 두 캐릭터의 협업이 중요하다. 서로가 실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플레이라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2인 3각을 하고 있는 기분도 든다. 아, 물론 언급했다시피 솔로로 플레이할 때는 두 야니를 혼자서 조종하게 되며, 야니 합체(?)도 되기 때문에 플레이에 문제는 없다.

▲오무라이스 버전이 된 야니들

두 야니가 실로 연결되어있다는 점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퍼즐을 풀게 만들기도 하지만, 친구들끼리 서로의 플레이를 보완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두 사람 중 한 명만이라도 이동에 성공하면 다른 이를 끌어줄 수 있기 때문에 컨트롤에 자신 없는 친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플레이하는 동안 실제로 친구와 나는 서로에게 "끌어줫! 끌어줫! 올려줫!" 하면서 외쳤고 먼저 이동한 사람은 갖은 생색을 내며 친구를 구원해주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지만 두 야니의 상호작용도 소소하게 따뜻한 감성을 자극했다. 줄을 끌어서 올려줄 때 살짝 잘 올라왔는지 확인하듯 뒤돌아보는 모션이나 화면이 전환될 때마다 함께 가자!하는 듯한 모션 등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귀여워!를 외치게 되더라. 게다가 상호작용 모션도 할 수 있어서 친구가 퍼즐을 해결했을 때 박수 치는 모션을 해주기도 하고, 해냈다! 하는 모션을 취할 수도 있다. 함께 주저앉아서 배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모션이 너무 귀엽다!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
언래블2가 전달하는 감성메시지




언래블2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즐겁게 플레이한 게임이지만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먼저, 사실상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야니의 등장으로 두 명이 함께 플레이한다는 로컬 코옵 옵션 외에는 전작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픽부터 캐릭터의 모양새, 게임 플레이 방식까지 새로운 점이 거의 없다.

그만큼 실을 이용한 퍼즐이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점 또한 아쉽게 다가왔다. 당기고, 끌고 트램펄린이나 다리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쉽게 예상 가능한 플레이에 멈춰있다. 두 명의 야니가 등장함으로써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개인 플레이만을 두고 보면 전작과 동일하다.

또한, 중간마다 등장하기는 하지만 두 친구의 이야기가 크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유령 같은 환상으로 등장하는 두 소녀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학대당하거나 도망가는 장면 등이 계속 반복해서 나오며 정확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지는 않는다.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중후반부터는 조금 지루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전작과 같이 말없이 진행되는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이 컸다.

언래블2는 어려운 플랫포머가 아니다. 챌린지 모드의 퍼즐은 보다 '퍼즐'다운 요소가 많아서 실로 연결되어있다는 설정을 이용해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구성되어있지만, 본편인 스토리 모드는 쉽게 진행하도록 이루어져 있다. 언래블2가 재미있는 이유는 복잡한 퍼즐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플레이한다는 점에 있다.




언래블2의 캐릭터들은 실로 이루어진 인형이고 서로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행동에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긴다. '실'하면 엉키는 모습이 연상되기 마련인데, 실제로 기물 사이를 잘못 돌아다니면 다시 실을 풀러 빙글빙그 돌아야 했다. 물론 진짜 실처럼 엉키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언래블2은 혼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다. 혼자서 한다고 불편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유자재로 두 야니를 합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언래블2은 함께 하는 경험에서 더욱 특별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친구와 함께도, 혼자서도 플레이해보고 나니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인싸'들을 위한 게임이구나 싶었다.

전작 언래블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텔링에서 특유의 감성을 전달했다면, 언래블2는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 따뜻함을 전달한다. 어려운 구간이 있다면 보다 컨트롤이 능숙한 사람이 진행할 수도 있고, 실수로 떨어졌다면 끌어올려 줄 수도 있다. 실을 통해 말 그대로 서로 이끌어주는 언래블2. 조그마한 털실 인형들이 가져다준 감성은 생각보다도 즐겁게 다가온다.

▲함께 보드를 타는 것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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