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레이드2, 액션 RPG 권토중래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9개 |

액션 스퀘어에서 개발한 액션 RPG '블레이드'는 언리얼 엔진3를 적용하여 출시 당시 모바일 게임으로서 뛰어난 그래픽과 또한 역동적인 액션들을 구현해 주목을 받은 게임이다.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출시한 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블레이드' 출시 2년 뒤인 2016년에 처음으로 공개된 '블레이드2'는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이전보다 진보한 그래픽과 연출을 선보였다. 이후 2017년 GDC에서 첫 시연 버전을 통해 스매시 콤보와 QTE 액션 등 진일보한 액션성을 일부 엿볼 수 있었으며, 지난 5월 CBT를 진행하고 6월 28일 양대 마켓에 정식 출시했다.

전작인 '블레이드'가 출시된 2014년에는 지정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 방식인 MORPG 장르가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하는 MMORPG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그간 모바일 액션 RPG들이 내세웠던 화려한 3D 그래픽과 연출도 담아낸 모바일 MMORPG들이 출시되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우직하게 액션이라는 요소 하나에 집중한 '블레이드2'는 CBT 단계에서는 입력 지연 등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반격 외에도 태그, QTE 등 다양한 시스템뿐만 아니라 더욱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 애니메이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3년 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서 좀 더 진일보한 액션과 연출, 그래픽, 시스템으로 찾아온 '블레이드2'가 전작에 이어 액션 RPG 장르에 힘을 실을 수 있을지 확인해보았다.


전작에 부족했던 스토리 요소를 강화하다
화려하면서도 간결한 시네마틱과 스크립트로 맥락을 만들어내다

전작인 '블레이드'를 돌아보면, 그야말로 '액션'에만 치중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단순한 조작법으로 쉽고 간편하게 화려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는 직관성에 집중했다. 또한 액션 게임의 기본 중 하나인 반격 시스템을 도입, 적의 공격 타이밍을 재고 키를 입력한다는 기본기를 살려내기도 했다. 아울러 당시에는 수준급이었던 그래픽도 '블레이드'가 내세운 강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스토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튜토리얼과 일부 설명을 제외하고는 스토리와 세계관에 대한 단서를 크게 주지 않았다. 따라서 유저가 몰입할 수 있거나, 혹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할 일부 요소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었다.

'블레이드2'는 전작이 보여준 액션성은 한 층 살리면서, 여기에 시네마틱 연출과 스토리 연출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튜토리얼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던전 곳곳에서 캐릭터들의 음성과 스크립트, 시네마틱 연출을 통해서 유저에게 세계관이나 스토리의 흐름을 짚어준 것이다. 일부 시네마틱 연출은 스킵이 불가했고, 이런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스킵 불가의 시네마틱 연출은 재생 시간을 몇 초 정도로 최소한으로 줄여서 담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블레이드2'는 유저가 감탄을 자아낼 만한 스토리나 시나리오, 서사를 갖춘 것은 아니다. 어둠, 악마, 그리고 이들에 대항하는 천사들과 이를 돕는 영웅 등 액션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를 '블레이드2'의 요소로 풀어낸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담아낸 시네마틱 연출은 짧고 간결하게 제시하면서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한 점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이제는 반격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태그 시스템, QTE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액션성을 한 층 높였다


'블레이드'의 액션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는 반격이다. 스킬 쿨타임이 비교적 긴 '블레이드'에서는 일정 단계 이상 스테이지에서는 단순히 스킬을 난사하면서 적을 이른바 '무쌍'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 물론 액션이라는 장르는 포괄적인 만큼, 무쌍 액션처럼 전장을 휩쓰는 것뿐만 아니라 어려운 적들을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체력을 깎고 끝내 무찌르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호쾌하게 스킬 하나로 수많은 적들을 쓰러뜨리다가 갑자기 하나하나 정성들여 깎아내려면 위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블레이드'는 반격 시스템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절충안을 내놓았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방어를 누르면 발동하는 반격은 적에게 추가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넉백 및 체력회복 등 특수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전투력이 낮은 상황에서도 어려운 던전을 깰 수 있는 묘미를 제공했다. 그 외에도 스킬을 다 쓰고 나서 적을 하나하나 단조롭게 평타를 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블레이드2'에서도 반격은 그대로 계승됐다.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반격'을 좀 더 연습해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반격 던전을 추가하면서, 전작의 강점을 한층 더 강조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반격은 스킬 포인트를 통해 강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유저는 스킬 외에도 강력한 공격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했다. 반격은 CBT에서 입력 지연 현상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면서 유저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개선돼 적의 패턴이나 공격 타이밍이 익숙해지면 전작처럼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태그 시스템을 추가하면서 게임의 깊이를 한 층 더 살렸다. 태그 시스템은 단순히 체력이 적은 캐릭터와 체력이 많은 캐릭터 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 액션을 통해서 적을 경직시키거나, 상태이상을 통해서 순간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잘 활용해서 자신의 스킬이 쿨타임이거나 반격 타이밍을 잘 못잡았을 때에도 보스나 적의 패턴을 일순 끊고 연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일정 체력 이하의 적을 즉시 처형하는 QTE액션도 플레이어의 체력이 소모되지 않으면서 적에게 강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기 때문에 전투력이 낮아도 컨트롤 여하에 따라 던전을 클리어할 수는 있도록 한 요소였다.



전보다 진일보한 그래픽과 연출
그러나 경쟁자들 사이에서 돋보이는지는 의문




풀 3D 그래픽의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동작과 움직임, 화려한 연출, 그래픽이다. 액션은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 등이 어우러지면서 완성되는데, 이 시퀀스가 매끄럽지 않으면 사람들은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고 불쾌한 계곡 현상이 생겨버리게 된다. 이 위에 덧씌워지는 이펙트와 그래픽의 퀄리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유저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몰입하지 못하게 된다.

전작 '블레이드'는 지금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래픽 수준은 높지 않고, 액션은 일부 동작으로 제한이 되어있다. 그렇지만 그 제한된 동작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애니메이션은 지금 봐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블레이드2'는 거기서 좀 더 발전해서 다양한 동작들을 매끄럽고 유기적으로 연결해내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단순히 타격할 때 뿐만 아니라 몬스터에게 피격 당했을 때의 모션 등도 한 층 발전시키면서 액션의 느낌을 좀 더 살려냈다.

그래픽 역시도 전작보다 훨씬 발전했다. 특히 광원과 텍스쳐 질감 표현은 진일보한 것이 눈에 확 띄었다. 개인적으로 암살자의 윤기가 흐르는 피부라던가, 격투가의 우람하고 튼튼한 근육 등을 리얼하면서도 미형에 가깝게 표현한 것에 살짝 탐이 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흙 등 주변 배경이나 나무통 등 오브젝트의 질감도 단순 그래픽이 아니라 마치 미니어처처럼 실제로 만들어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텍스쳐를 세밀하게 구현한 것도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잠시 돌이켜보았을 때, 이 부분이 '블레이드2'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인지는 의문이 들었다. 2018년 현재 출시된 모바일 RPG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풀 3D의 화려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게임이 많았다. 이들 중에는 레벨 업, 단체전 등 다른 요소를 더 내세운 나머지 그래픽이 좀 뒤떨어지는 게임도 있지만 개중에는 PC 게임 못지 않게 화려한 그래픽을 갖춘 게임들도 있었다.

'블레이드2'의 그래픽은 확실히 많은 발전이 있었고, 현재 수준급의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모바일 RPG 중 그래픽에서 최상위권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NO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픽이 화려하고 텍스처도 잘 살려냈지만, 그것이 '블레이드2'만의 전유물이라고 하기엔 요즘 모바일 게임의 평균적인 그래픽 수준, 특히나 상위권 라인업의 그래픽 수준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콘텐츠들과 구성
블레이드2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간 많은 모바일 RPG을 접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적응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콘텐츠들이 이름이나 외형은 약간 다를지 몰라도 비슷비슷한 구성을 취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요일 던전, 탑, 레이드, 강화 등은 단골손님처럼 모바일 RPG에서 늘 찾아볼 수 있었으며, 방식도 게임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 블레이드2의 도전과 결투 콘텐츠

일부 게임은 레이드에서 수동 전투만 하거나 혹은 수동 조작 없이는 전멸하도록 패턴을 넣는 등 차별화를 두는 등, 유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이런 점은 '블레이드2'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권장 전투력을 상회하는 전투력으로 레이드를 참여해도, 단순히 오토로 돌렸을 때는 보스의 공격을 고스란히 맞고 전멸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저들이 '반격'을 연습할 수 있도록 반격 던전을 마련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했다.



▲ 자동으로 레이드를 돌면



▲ 보통은 이렇게 된다

그렇지만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블레이드2'만의 특징이 담긴 콘텐츠가 있다고 하기에는 미흡했다. 다른 콘텐츠들은 기존에 유저들이 너무도 자주 보았던 구성을 고스란히 가져온 느낌이 강했다. 에테르나 고대 유물 등 일부 강화 콘텐츠는 블레이드2만의 콘텐츠였어도, 이를 얻기 위한 중간 과정 자체는 기존의 액션 RPG와 크게 바뀐 점은 없었다. 강화 콘텐츠 자체가 수가 많아졌고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은 많아졌지만, 결국 그 강화 콘텐츠를 소화해내는 과정 자체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자동사냥을 반복하면서 재료를 모으고,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강화한다는 그 구성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액션 게임의 묘미는 화려한 액션뿐만 아니라, 이를 직접 연출해내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유저들이 수동으로 조작해서 액션을 직접 체감할 수 있게끔 하는 '블레이드2'만의 콘텐츠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블레이드2, 액션 RPG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까?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경쟁자들을 뛰어넘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현재 모바일 RPG 시장에서 액션 RPG는 입지가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액션 RPG들이 그간 내세웠던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은 모바일 MMORPG에서도 점차 갖춰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순히 스킬을 난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회피기나 무적기를 활용해 보스 패턴을 회피하는 등, MMORPG도 액션 요소를 도입하면서 액션 RPG만의 특징을 어필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시된 '블레이드2'는 일견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블레이드2'는 기존의 액션 RPG들이 갖고 있는 요소들을 한 층 발전시켰고, 전작의 아이덴티티였던 '반격'을 강조하면서 액션성을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했다. 그러한 요소들은 하나하나 따지고 봤을 때 완성도가 괜찮은 편이었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유저에게 기존의 게임과 차별화됐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2년 전 영상 공개 당시 '블레이드2'는 수준급의 그래픽을 선보이면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2년 동안 업계에서는 풀 3D 그래픽을 기본으로 장착한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업계에 등장한 3D 게임들의 그래픽 수준은 올라가기 시작했고, 자연히 유저들의 눈도 높아졌다. '블레이드2'는 분명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유저들에게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기에는 출시 시기가 다소 늦은 감도 있다.

'블레이드2'에 대한 평가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기본 뼈대만 갖추고 나왔다고 보는 게 적절하겠다. 액션과 그래픽, 연출이라는 기본 뼈대는 갖추고 나왔지만, '블레이드2'만의 무언가를 느끼게 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반격 던전' 등 '블레이드' 시리즈의 액션을 어필하고자 하는 콘텐츠라던가 기본기가 갖춰진 액션 연출, 그래픽, 시스템은 앞으로를 기대할 여지를 남겨주었다. 다만 다른 유저들에게도 그런 기대를 하게 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고, 넘어야 할 과제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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