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유비소프트가 보여준 의외의 한 방 '스타링크'

리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5개 |

보통 우리는 유비소프트를 두고 '다수의 평작을 보유한 회사'라고 요약하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그래도 가끔은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놀라움을 주는 회사'라고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놀라움이란, 게임 콘텐츠는 물론이고 외적인 것들을 모두 포함한다. 비록 다작하고 때로는 실패를 겪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층위에서 깜짝 놀랄만한 개념을 선보이는 회사이기도 하다.

지난 E3 2018,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를 깜짝 등장시켰던 '스타링크 : 배틀 포 아틀라스'도 여기에 속한다. 장난감을 컨트롤러에 접목한 독특한 개념. 그리고 부착물을 실시간으로 바꿔가며 전투하는 플레이는, 게임 외적으로 확장을 노리는 유비소프트의 시선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링크: 배틀 포 아틀라스'의 게임 플레이는 사실 평이하다.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연구할 수 있고, 적당히 빠져들 수 있는 평작으로서의 재미를 보장한다. 플레이어는 소형 우주선을 조종해서 낯선 외계 별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전투기에 부착된 무기를 이용해서 적을 제압하고,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플레이다.

이는 이번 시연 또한 마찬가지였다. 약 15분 정도면 시연은 마무리되었으며, 그 시간 동안 구조물을 파괴하는 미션을 수행하고, 다음으로는 거대한 생물을 제압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각 미션은 어느 정도 정해진 해결 방법이 있다. 기둥을 순서대로 파괴해야만 중심 핵이 드러난다거나, 거대한 생물체의 패턴을 파악하고 약점을 공격하는 전투가 반복된다.

시연에서는 행성마다 산재한 광석과 각종 자원을 채집하고 루팅하는 시스템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 여러모로 보나, 실제 플레이에서나 '딱 생각한 것만큼'의 재미와 플레이를 보장한다. 분명히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직 게임 콘텐츠만이 스타링크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링크는 게임과 장난감의 접목이라는 흐름에서 봐야 하며, 그렇기에 콘텐츠만으로 전체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번 시연 또한 스타링크의 알파요 오메가인 '파일럿'과 '우주선'을 이용하는 과정을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바로 이 우주선 장난감이 유비소프트가 준비한 의외의 한 방이다.

게임 플레이에 들어가기에 앞서, 플레이어는 파일럿을 먼저 선택한다. 게임 시연대 앞에는 총 세 명의 파일럿이 마련되어 있다. 마음에 드는 파일럿의 피규어를 고르고, 컨트롤러에 마련된 접합부에 파일럿 피규어를 끼워 넣는 과정을 먼저 진행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어떠한 파일럿인지 자동으로 인식하여 게임 화면이 변화한다.



▲ 이 조작 방법이 알파요 오메가다.

다음으로는 컨트롤러보다 더 큰 우주선(대략 길이 15cm, 폭 10cm 가량이다)을 위에 장착한다. 컨트롤러에 끼워둔 파일럿은 우주선 피규어 안으로 들어가고, 말 그대로 우주선에 탑승하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된다.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유형의 무기를 우주선의 양 날개에 달면 끝이다.

컨트롤러 위에 장착된 우주선은 게임 속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이를 조종하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무기의 탈착은 자유롭다. 미사일, 레이저, 화염 방사기 등 다양한 속성과 발사 방식의 무기들이 피규어로 구현되어 있고, 적의 속성에 따라서 무기를 바꿔가며 전투를 진행한다. 무기를 새로이 장착하면 게임 내에 바로 반영되므로, 바로 전투에 사용할 수 있다.



▲ 물론, 좀 크기는 하다. 살짝 많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시연에서 매우 놀라웠던 점은 무기의 앞뒤를 구분한다는 점이다. 시연 도중에 무기를 바꾸면서 화염 방사기의 앞뒤를 구분을 못 해서 거꾸로 꽂았는데, 게임 내에 화염 방사기가 장착한 그대로 구현되어 기자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무기 발사 버튼을 눌렀을 떄 불이 뒤로 나가길래, '아, 이건 속도를 올려주는 모듈인가?'라고 생각하던 찰나, 옆에 있던 직원이 친절하게 정방향으로 끼워주기도 했다. 이는 컨트롤러 위에 올리는 장난감이 단순히 무기 종류를 판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하 좌우를 모두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던 셈.

이렇듯 유비소프트의 '스타링크'는 외부 요소인 피규어를 게임 내에 적극 접목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닌텐도가 아미보를 통해 수집품으로서의 의미와 게임 내에 추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면, 유비소프트는 여기서 더 나아간 모습이다.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동시에 수집하기 좋은 크기와 디자인을 보여준다.

앞뒤를 구분할 정도로 신경 쓴 세밀함은 스타링크의 피규어를 수집품이자 게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만들고자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우주선도 곡선, 직선, 색상 등 다양한 포인트에서 팬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물론, 장난감과 게임의 실시간 연동, 변화하는 플레이라는 점에서 스타링크에는 함격점을 줄 수 있다. 컨셉 자체는 게임에 대한 평가를 잊을 정도로 매우 흥미롭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아직은 불안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컨셉은 매우 좋지만, 생각보다 무게감이 굉장한 우주선들. 그리고 게임 콘텐츠의 깊이와 세부 시스템은 아직 별다른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연 또한 우주선을 설정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기에 게임 자체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게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쏘고 피하는 재미는 존재하기는 했으나, 그것만으로 대중을 끌어모으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딱 평균적인 수준. 그 이상의 평가를 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장난감과 게임의 연동이라는 컨셉에만 매달리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까지나 본질은 게임인 만큼, 그저 컨셉만 굉장했던 게임으로 남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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