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다림은 가치가 있었다. 데빌메이크라이5 시연기

리뷰 | 김강욱 기자 | 댓글: 4개 |


10년은 긴 시간이다. 오죽하면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 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추억이 된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간절함이 된다. 약인지 독인지 모를 그땐 그랬지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도 풍파가 많았다. 하프라이프3를 간절하게 원하면서도 한켠에서는 2편에서 끝났으면 하는게 사람 마음이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길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교훈 아닌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적이 참 많다.

그래서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데빌메이크라이5(이하 데메크5)'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DmC에서 입은 추억 한 구석 아물지 않을 생채기가 다시 따끔거렸다. 사람들이 공개 영상을 보고 "이게 데메크지!"라며 환호할 때도 진심으로 기뻐하지 않았다. 톱밥 같은 멘탈을 지키기 위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

그리고 오늘, 게임스컴 2018 현장에서 뚜껑을 열어봤다. 15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확실히 느꼈다. 이건 진짜다. 이게 데메크다. 2019년 3월 8일은 데빌메이크라이의 '진짜' 후속작이 나오는 날이다.

주인공은 '네로'다. 누가 단테 후계자 아니랄까봐 말뽄새가 속을 벅벅 긁는게 아주 매력적이다. 스토리상 누군가에게 악마의 힘을 지닌 팔을 빼앗겨 기계팔을 달고 있다는 설정인데, 그래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전작의 단발에서 머리를 짧게 쳐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4편에서는 단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버질 느낌이다. 어느쪽이든 매력적인 캐릭터이기에 누굴 닮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캐릭터는 합격점이다.



▲ 원래도 매력있었지만, 더 멋있어졌다.


다음은 액션이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네로와 단테,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하나의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시연에서 할 수 있었던 캐릭터는 네로 뿐이다. 네로의 경우, 전작에 비해 미묘하게 속도가 느려졌다. 많이는 아니다. 전작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어라? 싶을 정도니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데빌메이크라이 2를 한 유저라면 총 발사 속도에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단테의 빠른 총기 연사에 비하면 느리긴 하지만, 그만큼 묵직한 맛이 있다.

화려한 액션은 그대로다. 공중 콤보와 칼-총 두 가지 공격을 활용한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는 언제봐도 호쾌하다. 그래픽이 발전해서인지 전작보다 더 화려하다는 느낌이다. 악마의 팔이 없어도 와이어 액션은 가능하다. 거대 보스를 타고 올라가 공중에서 공격하는 맛은 여전히 즐길 수 있다. '역시 액션은 데메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차고 넘칠 정도로 함격이다.

악마의 팔이 없어지고 기계팔로 대체된 만큼 기계팔을 활용한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다. 단, 팔을 사용하면 없어지고 주변에서 주워서 써야된다. 팔이 없으면 그를 활용한 액션이 다소 아쉬워지긴 하지만, 일반 공격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니 크게 불편하진 않다.



▲ 기계팔만의 액션을 할 수 있다.


타격감은 전작에 비해 묵직해졌다. 사실 타격감이라는게 애매한 개념이긴 하다. 전작을 보고 '파리같은 타격감'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아니다. 살짝 느려진 만큼 때린다, 쏜다의 손맛이 확실히 있다. 시연 막바지에 나오는 거대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여전히 살짝 부족했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발전한 모습에 점수를 준다.

조작감도 좋다. 바로바로 반응하고, 동작도 간결하다. 지나친 모션 때문에 밀리는 느낌도 없다. 화려한 액션 때문에 회피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그건 파일럿의 문제지 조작감 때문은 아니라는게 시리즈를 거쳐 증명됐다. 조작감 역시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시연 현장에서 사용한 엑스박스 원 패드에서는 아무런 불편함 없이 처음부터 바로 만족했다.

단, PC로 즐기고자 한다면 패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듯 하다. 회피나 와이어 액션은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사용해야 하기에 키 배치가 애매해진다.



▲ 화려한 연출과 액션은 데메크의 정체성이다.


난이도는 판단이 어렵다. 시연 시간이 워낙 짧았고, 보스의 패턴도 단순했으니. 다만 같이 시연한 유저 중 보스를 처치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을 보면, 그렇게 만만한 난이도는 아닌걸로 보여진다. 데메크야 파일럿의 실력에 따라 같은 난이도여도 즐기는 방법이 달라지는 게임이니 큰 문제는 아니다. 이부분은 정확한 판단이 어려우니 보류하겠다.

사운드. 이건 진짜 물건이다. 비전투에는 어둡고 잔잔한 음악이, 전투 시에는 락 음악이 나오는 것은 익숙하다. 데메크5에서는 그 갭을 더 넓혔다. 즉, 비전투에는 더 어두워졌고 전투시에는 더 신나졌다. 시연을 하며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탈 정도로. 그러면서도 각종 효과음이 묻히지 않고 또렷하게 들렸다. 사운드는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조미료다. 그리고 데메크5의 조미료는 게임과 딱 맞는 최고급이다.

요약하자면, 데메크5는 수작의 반열에 올라있는 시리즈를 명작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가볍고 빠른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플레이해야 할 정도다. 만약 당신이 전작을 좋아했고 액션 게임에 목말라있다면 이건 필구다. 2019년 3월 8일, PS4, Xbox, PC 스팀으로 출시된다. 벌써부터 내년 3월이 기대된다.

* 개발사의 요청에 따라, 게임플레이 영상 및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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