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재미는 있는데....뭔가 미묘하다? '레이지2' 체험기

리뷰 | 김강욱 기자 | 댓글: 3개 |


몇 년 전인지 기억은 안난다. 이드 소프트웨어의 전설, 존 카맥이 FPS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일을 치는구나. 둠에 이어 획기적이고 참신하며 화끈한 게임이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게다가 배경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니. 그야말로 완벽한 취향 저격이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자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덜 획기적이고, 살짝 진부하며, 미묘하게 무던했다. 분명 잘 만든 게임인데, 그렇다고 해서 재밌냐고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렇게 레이지 1편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고, 후속작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레이지 2 개발 소식을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튼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매료됐다. 속도는 빨라졌고 분위기는 가벼워졌다. 쏘고 죽인다는 FPS의 기본을 이만큼 잘 지킨 작품이 근래 있던가 싶었다. 전작의 묵직함 대신 온갖 정신나간 캐릭터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자동차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게임을 게임스컴 2018 현장에서 직접 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 여전히 뭔가 미묘하다.

레이지2 개발에는 아발란체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저스트코즈 시리즈를 만든 곳이다. 폭발의 장인, 게임계의 마이클 베이라고도 불리는 화끈함 전문 스튜디오다. 거기에 FPS 노하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드소프트다. 이드소프트 특유의 부드러운 조작감과 기술력에 아발란체의 화끈함이 더해지면 어떤 작품이 나올지 상상조차 안됐다.

그런데 이 친구, 왜 이런지 잘 모르겠다.

시연에서는 기관총과 샷건을 사용한다. 샷건이라면 타격감의 상징과도 같은 무기다. 그런데 타격감이 없다. 공기총을 쏘는 느낌이다. 맞은 적이 펑펑 날아다니는데도 뭔가 이상하다. 마치 병장의 장풍에 맞춰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이등병을 보는 듯하다. 피가 튀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죽을 때 펑 하면서 주변에 아이템을 뿌리긴 하는데, 그것조차 그냥 그렇다. 사운드도 빵빵하다. 타격감이 갖춰야 할 요소는 다 있는데, 참 이상하다.

날아간 수류탄은 터졌는지 소리로 구분해야 하고, 영상에서 멋져보인 부메랑은 반로봇닌자가 발사하는 수리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영상에서 강조한 'Shatter', 근접한 적을 멀리 날려버리는 기술도 아쉽다. 하나하나 놓고보면 부족한 것 하나 없는데도 그렇다.

기대가 커서 그랬던걸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확실히 1편보다는 잘 만들었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더 웃긴건, 영상을 볼 때는 전혀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내가 패드를 잡아서 별로인걸까. 이렇게 나오면, 그래도 사긴 하겠지만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 없을 듯하다.

지금 레이지에 기대하고 있는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시연에선 해볼 수 없었던 차량 액션이다. 다소 부족한 타격감을 메꿀 수 있는 폭발 장인 아발란체의 노하우가 들어간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두 번째는 스토리다. 트레일러와 포스터로 공개된것처럼 제대로 '약 빤' 스토리가 더해지길 기도한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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