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S4로 저변을 넓힌 배틀그라운드, 오랜만에 '신선함'을 맛보다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4개 |

마침내, '배틀그라운드'가 지난 7일 PS4 버전을 출시하면서 게임의 저변을 더욱 넓혔다. 이미 Xbox 버전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PS4 유저들에게는 '배틀그라운드'가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겠지만 이제 PS4 버전이 출시되면서 그런 아쉬움이 해소되게 됐다.

개인적으로 배틀그라운드는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전부터 플레이한 타이틀이었다. 오히려 당시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다가 스쿼드로 같이 몇 판을 해보고 팀원들의 천방지축과 재미있는 상황을 보고 매력에 빠져서 '배린이'의 티는 벗을 정도로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PS4 버전에 사실 기대를 많이 했다. 조이스틱 조작이니까... 아무래도 '배린이'들이 많지 않을까? 나도 헛짓, 너도 허튼짓하면서 엄청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나올 것 같기도 했으니까. 식빵 낚시, 에너지 드링크 낚시 같은 한 물 간 테크닉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그래서 PS4 버전을 구매하고 설치했다. 그리고 PC버전보다 많이는 아니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수준까지는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PS4 버전의 배틀그라운드는 아쉬움이 있지만 '플랫폼'만의 매력을 충분히 가진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햄보칼수 업는 배우처럼 외형 정하는건 뭔가 본능같다.



엘리의 가방도 선물로 받았다. 오예!


PS4, PC의 콘텐츠와 기능을 거의 다 가져왔다
업적, 훈련장, 상점, 랭킹도 다 있다...빨리 신맵과 FPP 좀...

전체적인 로비 화면은 뭔가 정감이 든다. 딱 '미라마'까지 업데이트됐던 시절의 화면과 매우 유사하고, 메뉴는 콘솔 버전에 맞춰져 깊이가 있는 편이지만 조작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인 게임에서 상점과 커스터마이징, 훈련장, 랭킹 시스템 확인 등 대부분의 콘텐츠는 사용이 가능했다.

이번 PS4 버전에는 에란겔, 미라마, 사녹맵까지 적용된다. 아쉽게도 신규맵인 '비켄디'는 지금 당장 플레이해볼 수 없다. 허나 PC버전에 업데이트가 금일(19일) 이뤄졌고, PS4 버전도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설원맵 비켄디를 즐겨볼 수 있게 되니 조금 기다리면 될 것 같다. 오픈과 동시에 설원맵 역시 등장했으면 좋았겠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PS4 버전은 TPP 모드(3인칭)만 지원되며, FPP 모드(1인칭)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

PS4 버전은 기존 PC버전의 모든 핵심 기능과 콘텐츠 자체는 고스란히 가져온 셈이다.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팀에서 볼 수 있었던 재미있던 도전과제들은 트로피로 만나볼 수 있다.



뭔가 매우 익숙한 느낌



인게임 그래픽도 뭔가 과거 생각이 난다...일단 프레임 드랍은 없어서 만족.


조이스틱으로 느껴본 배틀그라운드
'파밍'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 감도 조절은 필수!

아무래도 PC로 처음 배틀그라운드를 즐겼던 상황이다 보니, 조이스틱의 조작이 뭔가 손에 착 감기지 않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조이스틱으로 슈팅 게임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좀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할까? 키 배열 자체는 '파밍'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템은 곧 생존에 직결된다. 에임 능력과 상황 판단도 정말 중요하지만, 한층 더 좋은 장비로 나의 안전을 확보하면 더 편하게 상황을 보고 사격을 할 수 있는 '각'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그래서 PS4판에서도 이렇게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태생적인 한계는 있다. 아무래도 조이스틱은 마우스와 키보드의 조작보다 빠른 아이템 선택 파밍이 힘들다. 그래서 당연히 '파밍'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묘하게 배린이가 된 기분. PC판에서는 빠르게 바닥에 있는 장비를 보고 필요한 것만 먹고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던 반면, 파밍과 정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니 묘한 기분이 든다. "아, 이러다가 총 맞으면 어떡하지?"하는 묘한 불안감과 더불어 줄어드는 자기장에 대한 압박감과 먼 곳에 만들어진 세이프존. 모든 게 다 과거 배린이 시절을 기억나게 한다.

참, 운전을 할 땐 감도 조절이 꼭, 꼭, 꼭! 필요하다. 에란겔에서 레토나...아니 UAZ를 운전하는데 마치 비켄디 눈밭을 운전하는 듯한 미친듯한 핸들링이 돼서 바로 데드 아티스트가 되어버렸다. 몇 차례 조정을 하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으니, 반드시 훈련장에서 패드의 운전 조작 감도를 조정하기를 권한다.



여러가지 옵션 조정이 가능하니, 반드시 세밀하게 할 것을 추천한다.

장전 버튼이 조작 상 버튼을 누르고 유지를 해야 하기에, 간혹 아차 하는 순간이 제법 있기도 했다. 이게 다 PC판에서 교전이나 탄을 소모하면 그 자리에서 재장전하는 버릇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39/240 이런 거 절대 못 참았는데… PS4판에서는 확실한 상황까지 탄을 다 소모하거나 한숨 참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총까지 연사 보정을 잡기 힘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는데, 의외로 총기는 사용이 편했다.

게임에서 총기의 반동은 되려 어느 정도 보정이 되어 샷 자체는 쉬운 느낌이다. PC버전에서도 풀 파츠 장착을 기준으로 반동이 매우 적은 편이던 UMP9는 풀파츠(보정기)를 장착하면 연사 반동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 자주 애용했고, 반동이 의외로 있는 AUG 역시 풀 파츠(보정기-앵글손잡이)를 장착하면 연사 반동 제어가 PC버전에 비해 '매우'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SLR과 같은 강력한 위력을 가진 DMR 류 총기는 풀 파츠 기준으로도 역시나 반동이 상당한 편이라 사용에 주의가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콘솔 FPS 특유의 '정적'이 있는 편. "손은 눈보다 빠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만나자마자 교전이 일어나는 PC와는 달리, 콘솔 특유의 FPS는 뭔가 '정적'이 있다. PC FPS는 거의 대부분 만나자마자 "앗!"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미리 총알이 나가는 매정함이 있다면, 콘솔 FPS들은 [ 서로 아이컨택 - 흠칫 - "어? 어-? 에라이 쏴!!!"] 하는 과정과 그 사이의 정적, 인간미가 존재한다. 아마 조이스틱으로 샷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대부분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게 묘하게 재밌다. 물론 PC판처럼 아이컨택을 하자마자 2레벨 군용 헬멧을 박살내버리는 초고수도 있었다.



AUG 연사 대퀵 한 탄창으로 이정도면 아주 잘 맞는것 같다.



자신감을 얻고 매칭했다가 아이컨택 0.1초만에 뚝배기가 터져버렸다.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아무래도 조이스틱은 마우스-키보드 조작에 비해서 FPS에서 불리한 점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PS4에 연결할 수 있는 키보드나 마우스는 배틀그라운드에서 엄청난 이점을 지니게 된다. 어떻게 보면 하드웨어적인 반칙이라고도 할 수준이지 않을까.

기본적인 조작과 아이템 파밍에서도 이점이 있을 정도인데, 샷에 대해서는 키보드-마우스 조합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이점이 되어버린다. 사실상 플레이어의 하드웨어적 서포팅은 게임사로도 어쩔 수 없다는 점이라, PUBG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과거 PC판에서 유저들이 '핵'과 싸운다고 우스갯소리로 표현했던 것처럼, PS4판이나 콘솔 버전은 '키마'와의 전쟁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운전은 항상 조심해야한다.



그래도 좀 익숙해지니 킬도 술술~여포해도 될 정도인 것 같은 분위기.


통일된 프레임 탕평책
프레임 드롭은 거의 없을 정도, 다만 아쉬울 수 있는 그래픽.

'프레임'은 어찌 보면 콘솔기기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기기의 '사양'이 정해져있으니 최적화 작업 자체는 한결 수월했을 수 있고, 그렇게 '모두가 동일한 프레임'의 탕평책이 이뤄졌다. 기존 PC에서 120프레임 이상으로 게임을 즐기던 유저는 PS4판의 고정 프레임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각각 유저마다 프레임이 달랐던 PC판과는 달리 PS4판은 모두가 프레임으로 동일하다는 장점도 생기게 된다. 즉, 내가 보이면 적도 보이고 적이 안 보이면 나도 안 보이는 게 거의 확실하다. 몇 프레임 차이로 보이고 안 보이고 하는 차이는 거의 없는 편. 뭐 이 정도를 캐치할 유저라면 상당한 고수겠지만... 일단 게임 속에서도 프레임 드랍은 거의 느껴지지 않은 편이라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스팀에서 보던 업적들도 그대로 있었다.

프레임과 별개로, 게임의 그래픽은 분명히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배틀그라운드를 PC버전에서 즐긴 유저들이라면, PS4 버전의 화면에서 오히려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PS4 Pro로도 PC버전의 중간 옵션 정도의 그래픽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민감한 유저들도 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맵의 밝기 조절 옵션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콘솔 게임 특성상, 유심히 관찰해야 하거나 지속적인 전투로 눈의 피로가 있을 수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에서 밝기 조절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의 PS4 버전은 이런 부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개인차가 좀 있을 수 있겠지만, PC버전에서도 미라마와 에란겔, 사녹 맵 모두 각자의 밝기 조절이 필요한 맵이니까. 특히나 이번에 업데이트된 설원 비켄디도 특히 밝기에 민감한 맵이다. 설원 맵이 업데이트되기 전 이런 옵션 조절은 필요하지 않을까?





PS4로 즐긴 배틀그라운드, 오랜만에 '신선함'을 맛보다
부족한 점은 분명히 있지만, 매력도 분명히 있다.

사실 PS4 판에 대해서는, 플레이하기 전에 다소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PC버전이 사양도 더 좋고, 더 좋은 환경에서 플레이를 하던 사람들이 조작도 익숙하지 않은 조이스틱을 감안하고 PS4으로 이동할 이유가 있을까? 게다가 프레임, 그래픽,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도 PC에 부족한데 말이다. 게다가 PS4 Pro가 아니라면 프레임이 가끔씩 저하되는 현상은 이미 다른 게임도 많았지 않은가. 배그라고 예외일 순 없는 법이다.

그런데 플레이를 해보니, 콘솔은 역시 콘솔만의 매력이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다소 아쉬운 그래픽과 옵션들은 대부분 금방 익숙해져서 신경 쓰지 않고 생존에 몰두하게 됐고, 프레임은 어차피 모두가 공평하다. 조이스틱 역시 강제로 키마를 연결한 유저가 아니라면 서로 다 비슷한 환경이었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웠던 매칭은 새벽 3시임에도 불구하고 10초 내로 잡힐 정도로 활발했다.

또한 게임의 환경 자체도 속된 말로 고였다고 할 정도로 고수가 많은 PC버전과 달리 뭔가 풋풋하면서도 신선함을 다시 맛볼 수 있었다. 그 시절의 신선함이 그리워한 유저라면 PS4 버전을 경험해보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서비스 초창기 풋풋한 배린이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 재미도 있고, 나도 아무래도 조작이 익숙지 않다 보니까 허튼짓도 많이 해서 그 시절이 생각이 많이 났다.

게임 콘텐츠나 기능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매칭과 환경 자체는 대만족이었다. 일단 키마유저가 있겠지만 적어도 어이없게 당하는 '핵'은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분위기와 환경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매력을 느끼긴 했다. 기능이나 콘텐츠는 점차 나아질 수 있지만, 게임속 분위기는 적응 타이밍을 한 번 놓치면 적응이 매우 힘드니까.



한국 시간 새벽에도, 매칭이 매우 잘되서 깜짝 놀랬다. FPP도 같이 나오면 더 좋았을텐데...

분명히 PC판에 비해서 PS4판의 부족함은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분명히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생존' 게임 중 하나다. PC뿐 아니라 Xbox, 모바일, 그리고 PS4까지 저변을 넓히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이다.

PS4판은 이제 서비스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꾸준히 패치가 필요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완벽하게 나온 타이틀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더 희망이 있지 않을까. 유저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듣고, PC 버전과는 다른 '콘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집중한다면 '배틀그라운드' PS4 버전도 충분히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있게 여포 스타일로...



여포는 무슨...역시 'Zone Burrow'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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