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말 그대로 역대급! 소문난 잔치에 직접 가봤습니다 '몬스터헌터 월드'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56개 |



전 세계 누적 4,000만 장 이상이 팔린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던 타이틀이었다. 수렵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게임. 이렇다 할 라이벌도 없다.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매 시리즈가 나오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는 등 발전과 개선을 이뤘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시리즈 초기에 구축한 시스템의 뼈대에 살을 붙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신작이 나와도 기존 시리즈를 개선한 느낌이 강하다 보니 초보가 하기엔 어려웠다. 튜토리얼이라고 해봤자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전부일 뿐 기존 시스템에 대해선 방관하다시피 했으니 직접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어려운 게임이라는 인식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는 달랐다. 기존 시리즈의 개선이 아닌 뼈대부터 새롭게 만든 덕에 그래픽도 발전했을 뿐 아니라 게임 시스템 등 모든 게 새로워졌다. 여기에 스토리를 강화했고 조작 역시 한결 편해졌다. 이렇듯 고질적인 아쉬움으로 지적되온 문제들이 대거 해결된 덕분일까. 국민 게임의 위상을 가진 일본에서는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를 비롯해 서양권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그야말로 역대급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잊어라
발전한 그래픽과 생태계, 새로운 세계(World)를 구축하다




'몬스터헌터 월드'를 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단연 압도적으로 발전한 그래픽이다. 기존 시리즈의 경우 PS2 시절 리소스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기에 매 시리즈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려웠다. 가장 최근에 나온 '몬스터헌터 더블 크로스' 스위치 버전만 해도 고해상도라 그나마 깔끔했을 뿐 텍스쳐나 모델링은 그대로였기에 아쉬움이 컸었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는 달랐다. 기본인 뼈대부터 전부 새로 만들었다. 덕분에 캐릭터나 몬스터의 모델링이 정교해졌을 뿐 아니라 고해상도 텍스쳐를 사용해 전작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게임의 주 무대인 필드 역시 새롭게 탈바꿈했다. 존 방식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몬스터헌터 월드'는 광활한 오픈 필드로 구성돼 맵 로딩이 없다. 덕분에 몬스터를 찾고 쫓는 일련의 과정들이 끊기지 않아 몰입감이 극대화된다.

여기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생태계를 구축한 점 역시 흥미롭다. 단순히 그래픽이 좋아지고 오픈 필드여서가 아니다. 필드의 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이 추가돼 몬스터끼리 세력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특수효과를 지닌 환경생물이나 지형지물을 전투에 이용할 수도 있다.



▲ 포식 행위 및 세력 다툼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그래픽이 좋아지고 전투가 재밌어진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획일적인 전투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의 심정을 십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유저에게 자연스럽게 당위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낳았다.

당위성의 부여는 전작들과 가장 차별화된 특징이랄 수 있다. 전작들에서도 몬스터를 사냥하는 이유는 있었다. 하지만 당위성을 부여하는 데 있어선 어설펐다. 기기의 한계 등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제약이 있었고, 이에 자연스러움이 아닌 강제적으로 부여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는 달랐다. 기기의 한계에서 벗어나 뼈대부터 새롭게 만든 덕분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원 없이 표현했다. 이를 통해 게임의 질적 퀄리티는 물론이고 몰입감을 극대화했으니 캡콤으로서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강화된 스토리, 개선된 전투 시스템
장점은 극대화, 단점은 개선, 편의성은 추가




그래픽과 밀도 높은 필드에 이어 더욱 강화된 스토리텔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작들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이렇다 할 스토리가 없었다고. 물론 '몬스터헌터4'부터 조금씩이나마 싱글 스토리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최신 게임들에 비하면 여전히 어설펐다.

'몬스터헌터'의 핵심은 전투라고 할 수 있지만, 스토리가 가진 힘은 크다. 단순히 유저들이 스토리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앞서 그래픽과 필드의 변화를 통해 몰입감을 선사했다고 했는데 스토리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가 게임에 몰입하도록 하는 가장 큰 장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그게 부족했다. 이 때문에 초보 유저들이 유입되긴 어려웠다.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된 이유 중 하나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강화된 싱글 스토리가 눈길을 끄는 게 이 때문이다. 명확하고 몰입도 있는 스토리를 통해 유저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착실히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 강화된 연출과 스토리텔링은 유저에게 플레이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해준다

그래픽과 스토리가 외적인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낮췄다면 개선된 전투 시스템은 내적인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사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유저에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었다. 움직임은 하나같이 묵직하기 짝이 없었고 타격 판정도 애매했다. 여기에 뒷목을 잡게 하는 회복약 사용 모션까지, 그야말로 초보들에겐 불합리한 요소로 점철된 게 기존의 '몬스터헌터' 시리즈였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몬스터헌터 월드'는 걷어냈다. 답답했던 움직임을 개선해 스타일리쉬하게 바꿨고 불합리하다고 느껴졌던 타격 판정이나 타이밍도 완화돼 유저가 조작하는 데로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개선점 외에도 추가된 편의성 역시 주목할 만하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진입장벽과는 별개로 불편함으로 무장한 게임이랄 수 있었다. 퀘스트를 출발하면 다시 마을로 돌아오기 전까지 장비를 바꿀 수 없었고 몬스터를 상대하기에 앞서 온갖 아이템으로 무장해야 했다. '몬스터헌터 월드'는 이런 불편함을 놔두지 않았다. 캠프에서 언제든 장비를 바꿀 수 있게 했고 페인트볼 대신 안내벌레를 추가했다. 편의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계속 잇도록 한 것이다.



▲ 이제는 장비를 바꾸겠다고 퀘스트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해온 '몬스터헌터'가 이러한 변화를 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게임 속 대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대장간에 가면 검사용 장비와 거너용 장비의 차이를 없애기 위한 일화를 들을 수 있는데, 신대륙에 온 헌터들이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여겨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일화다.

흥미로운 건 이 일화가 단순히 게임 속 설정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대사는 '몬스터헌터 월드'의 변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몬스터헌터 월드' 역시 거치기라는 신대륙에 온 이상 살아남기 위해선 바뀌어야 했다고 하는 것이다.


완벽하지만은 않아... 아쉬움도 존재
적은 메인 몬스터의 수, 아종마저 적다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밀도 높은 필드에 일신한 그래픽, 강화된 스토리와 개선된 전투 시스템 등 '몬스터헌터 월드'는 전작의 단점을 대부분 해결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메인 몬스터의 수였다.

애초에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다양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핵심이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몬스터가 추가됐고 '몬스터헌터 더블 크로스'에 이르러선 소형 36종, 대형 93종으로 총 129종의 몬스터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에 등장하는 메인 몬스터는 턱없이 적다. 메인 몬스터랄 수 있는 대형종만 세봐도 30종이 채 안 된다. 물론 전작들의 경우 기존 리소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반면, '몬스터헌터 월드'는 전부 새로 만들어야 했기에 이해는 가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 올 봄 추가되는 이블조를 시작으로 더 많은 몬스터가 추가되길 바란다

이런 아쉬움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단순히 메인 몬스터가 적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종을 비롯해 특수개체 등 기존 모델링과 텍스쳐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음에도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아종이라고 해봐야 디아블로스, 리오레우스, 리오레이아 정도로 전부 기존 몬스터의 아종이고 신규 몬스터의 아종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무료 업데이트로 신규 몬스터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당장의 몬스터 수 부족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리즈의 진정한 계승작
월드라는 이름의 정식 넘버링 타이틀

'몬스터헌터 월드'에서 유저는 신대륙으로 파견된 조사단 5기 헌터다.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그냥 평범한 설정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되새겨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지금까지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넘버링 타이틀 4편과 외전인 크로스 1편 총 5편으로 나왔는데 이중 크로스는 외전격 타이틀이다. 즉, 넘버링 타이틀로 5편은 아직 나온 게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게 바로 신대륙과 조사단 5기 헌터의 존재다. 거치기라는 신대륙에 정식 넘버링 타이틀로 '몬스터헌터 월드'를 낸 게 그저 우연에 불과할까? 비약한 걸지도 모르지만 여러모로 캡콤이 '몬스터헌터 월드'에 여러 은유를 녹여낸 것으로 생각된다.

어찌 됐건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5기 헌터로서 '몬스터헌터 월드'는 신대륙에 잘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스코어 91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판매량 역시 심상치 않다. 시리즈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거란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올 정도다. 여기에 앞으로 나올 G급을 생각하면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변화를 통해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한 '몬스터헌터 월드'다. 변화는 모험이 뒤따르지만, 그마저도 훌륭히 뛰어넘었다. 과연 '몬스터헌터 월드'는 앞으로 또 어떤 변화와 재미를 안겨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 가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름의 신대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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