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슈퍼셀의 정수 '브롤 스타즈', 구석구석 파헤치기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68개 |


⊙개발사: 슈퍼셀 ⊙장르: 대전 슈팅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2018년 12월 12일


슈퍼셀하면 가장 성공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 중 하나로 꼽히곤 한다. '클래시 오브 클랜', '붐비치'에 이어 클래시 오브 클랜 IP를 활용한 대전 게임 '클래스 로얄'을 연이어 성공하며, 일약 세계적인 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슈퍼셀이 '클래시 로얄' 이후 2년 만에 신작을 들고 찾아왔다. 슈팅 액션 게임 '브롤 스타즈'가 그 주인공이다.

'브롤 스타즈'는 슈퍼셀이 지금까지 게임들을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집약한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 쉬운 조작, 빠른 전투가 특징이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히 치고받는 게임이란 건 아니다. 승리하기 위해선 개인의 피지컬 외에도 맵과 캐릭터의 조합도 생각해야 하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성공하는 게임의 철칙이랄 수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슈퍼셀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익히긴 쉽되, 통달하긴 어렵게(Easy to play, Hard to master)'라는 공식이 '브롤 스타즈'에도 고스란히 적용된 모습이다.

12일 전 세계 동시 런칭한 '브롤 스타즈'는 사전예약을 시작한 하루만에 500만 돌파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증명했다. 과연, 그 원동력은 뭘까. 그리고 '브롤 스타즈'가 슈퍼셀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출시한 지 이제 막 하루가 지난 '브롤 스타즈'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쳐봤다.


'브롤 스타즈' 핵심 정수
익히긴 쉽게, 통달하긴 어렵게

'브롤 스타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익히긴 쉽되, 통달하긴 어렵다는 부분이다. 왼쪽의 가상 조이스틱으로 이동하고 오른쪽 버튼으로는 공격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액션 게임 및 탑뷰 슈터를 해봤다면 별다른 튜토리얼 없이도 금세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 여기에 공격 버튼의 경우 궁극기와 더불어 두 개밖에 없어서 조작의 편의성을 더한다.



▲ '브롤 스타즈'의 조작법은 직관적이다

모바일 게임은 조작이 터치로 이뤄지기에 버튼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교한 조작이 힘들기 마련이다. 원하는 버튼과는 다른 버튼을 누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순간의 조작이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 이런 조작 미스는 뼈아플 따름이다. 하지만 '브롤 스타즈'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조차 없다. 공격 버튼과 궁극기 버튼이 적당히 떨어져 있고 그 외에는 버튼이 없기에 누구든 쉽게 즐길 수 있다.

이는 '브롤 스타즈'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가장 큰 무기다. 단순히 버튼이 적으니 실수가 적다는 게 아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런 대전 게임의 경우 캐릭터별로 스킬이 구분되곤 한다. 즉, 게임을 익힌다는 건 조작법을 익히는 동시에 캐릭터들의 스킬 특성도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브롤 스타즈'는 앞서 말한 것처럼 공격 버튼이 궁극기와 더불어 두 개밖에 없기에 새로운 캐릭터에 적응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최소한 누구든 한 명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익히기 쉬우니 얼핏 게임이 단순하고 단조로운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누구든 금방 익힐 수 있을 테니 타당한 우려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다. 익히기 쉬운 거지 게임이 단순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누구든 한 명 몫을 할 수 있기에 미묘한 실력 차가 승패를 결정한다. 좁은 공간에서 계속 전투가 벌어져서 한숨 돌릴 틈도 없고 아이템으로 게임의 흐름을 뒤집을 수 요소도 없다. 그나마 캐릭터 레벨에 따라 공격력과 체력을 올릴 수 있지만, 로비에서만 이뤄지는 사전 작업으로 대전 중에는 고정된 상태다. 결국, 승부의 핵심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비롯해 게이머의 실력에 달린 셈이다.



▲ 레벨업은 로비에서만 이뤄지며 전투 중에는 바뀌지 않는다



▲ 결국, 중요한 건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다

다만, 무조건 게이머 개인의 실력에만 의존한다는 건 아니다. 개인의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으니 바로 파티의 조합이다. '브롤 스타즈'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하는 덕에 아군을 회복하는 캐릭터를 고른다던가 해서 보조하는 식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기에 지루한 성장 구간을 빼고 전투에만 치중하면서도 전략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양한 모드와 캐릭터들
모바일에선 드문 깊이를 만들다

위에서 언급한 조작법이 '브롤 스타즈'의 겉으로 보이는 특징이라면 다양한 모드와 캐릭터들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적인 특징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깊이가 얕다. 플랫폼의 특징으로 짧게 즐기는데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긴 호흡으로 즐길 때다. 애초에 짧게 즐기기 좋게 만들었기에 대부분 단조롭기 그지없다. 몇 번 하다 보면 금세 질리는 이유다.

하지만 '브롤 스타즈'는 다양한 모드와 캐릭터들을 통해 각종 변수를 만들어냄으로써 이런 단조로움에서 벗어났다. 젬 그랩, 쇼다운, 하이스트, 뱀파이어, 보스 로봇 등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며, 모드마다 다수의 맵들이 준비돼 있어서 질릴 새가 없다. 특정 모드를 즐길 때도 모드의 특징뿐 아니라 맵의 특징까지 파악하면서 캐릭터를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젬 그랩의 경우 광산에서 나오는 보석을 팀원이 총 10개 모아서 16초를 버티면 승리하는 모드로 죽으면 가진 보석을 모두 떨어뜨린다. 즉, 이기기 위해선 상대방을 처치하면서 동시에 최대한 죽지 말고 버텨야 한다. 그렇기에 보통 젬 그랩에선 기동성이 좋아 보석을 먹고 도망치는데 특화된 모티스나 공격력이 강한 파이퍼, 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포코 3인 조합이 주로 쓰인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 조합만 쓰인다는 얘기는 아니다. 앞선 예시는 어디까지나 가장 기본적인 조합으로 극단적인 경우 엘 프리모, 불, 대럴 3탱 조합이나 한방 메타랄 수 있는 타라, 다이너마이크, 발리 폭딜 조합도 볼 수 있다. 타라가 궁극기로 적을 끌어모으면 다이너마이크와 발리가 강력한 범위 궁극기로 한 방에 처치하는 식이다.



▲ 타라 상대를 끌어모으면? 일점사의 시간이 시작된다

단,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설명한 조합들은 젬 그랩에서나 주로 쓰인다는 걸 알아야 한다. '브롤 스타즈'에는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기에 조합 역시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최대 10인이 대결하는 쇼다운 모드는 일종의 배틀로얄 방식으로 모드 특성상 일대일에 강한 캐릭터나 니타처럼 궁극기로 소환수를 부리는 캐릭터가 유리하다. 그렇다고 다른 캐릭터가 찬밥신세인 건 또 아니다. '브롤 스타즈'의 재미난 점이랄 수 있는데 다이너마이크나 발리처럼 곡사에 공격력만 강한 캐릭터는 보통 쇼다운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하지만 맵에 따라선 예상외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 쇼다운에선 불리하다는 쉘리지만 가까이에서 전 탄을 모두 맞추면 엄청난 딜링을 보일 수도 있다



▲ 물론, 곰을 소환하는 니타 앞에선 얄짤없다

이처럼 '브롤 스타즈'는 모드에 따라, 각각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어서 기존의 모바일 게임에선 느끼기 어려운 깊이를 맛보여 준다. 같은 모드를 즐긴다고 해도 매번 새로운 전술과 전략, 조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모바일 e스포츠 정조준


'브롤 스타즈'의 전투는 시종일관 유쾌함을 자아낸다. 단순히 우스꽝스럽다는 게 아니라 물고 물리는 상황이 연출됨으로써 모바일 게임에선 드문 하는 재미를 안겨준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그 너머인 보는 재미, e스포츠도 염두에 둔 걸지도 모른다.

e스포츠의 핵심은 단연 보는 재미다. 비단 e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보는 재미가 없어서야 흥행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슈퍼셀은 계속 발전해왔다. '클래시 오브 클랜'을 통해 e스포츠의 가능성을 점치더니 '클래시 로얄'을 통해 모바일 e스포츠도 재밌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물론, 게임 특성상 여러 아쉬움이 있었지만 슈퍼셀은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온 건 사실이다.

그런 슈퍼셀이 지금껏 쌓은 e스포츠 노하우를 집약한 게 바로 '브롤 스타즈'다. 다양한 변수 덕에 물고 물리는 공방이 펼쳐지고 그 속에서 팀 플레이는 더욱 빛을 발해 눈을 즐겁게 한다. 덕분에 출시되기 전부터 여러 대회에서 모바일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되며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물론, 아직 '브롤 스타즈'의 e스포츠 성공을 점치긴 이르다. 오랜 베타를 끝내고 이제 막 출시한 게임으로 아직 더 쌓아 올려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다음 단추도 잘 끼우는 법. 그런 의미에서 '브롤 스타즈'의 첫 단추는 잘 끼운 모습이다. 정식 출시 전부터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됐으니 이보다 성공적인 데뷔도 또 없다.


'브롤 스타즈'
슈퍼셀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까?




'브롤 스타즈'를 총평하자면 슈퍼셀이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의 정수랄 수 있다. 쉽고 재미있으며 깊이도 있다. 하면 할수록 맛이 우러나는 진국 같은 매력을 지녔다. 베타 때부터 전 세계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진 이유다.

슈퍼셀이란 후광도 있고 게임 자체도 나쁘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모바일 게임답게 짧게 즐기기 좋으면서도 계속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졌다. 어찌 보면 흥행은 떼놓은 당상인 셈. 문제는 얼마나 흥행하느냐다. 시장에는 이미 수많은 모바일 대전 게임이 있으며, 저마다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슈퍼셀이라도 도전자의 입장에서 새로이 판을 짜고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과연, 이번에도 슈퍼셀의 영광이 이어질 수 있을까? 매번 새로운 게임을 내놓으며, 재미와 비평에서 호평받았던 슈퍼셀이다. 그들의 노하우를 응축한 '브롤 스타즈'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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