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실전 돌입!] 살기 위해 '엄폐'! 실전 느낌 PS VR 슈팅, '모탈블리츠'

리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4개 |



※ 'VR 실전 돌입!' 코너는 2주 1회, 'VR&TECH'와 함께 격주로 연재되는 VR 콘텐츠 리뷰 코너입니다. 꾸준히 등장하는 VR 콘텐츠 중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를 때, 'VR 실전 돌입!'을 참고해 주세요!

'스코넥 엔터테인먼트'는 꽤 오래전부터 존속해온 기업이지만, 그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VR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VR 콘텐츠 개발에 나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죠. VR 콘텐츠 개발이 탄력을 받아 많은 기업이 나선 지금에 이르러서도 스코넥은 여전히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가고 있습니다. '워킹 어트랙션'을 통해 게임 면에서도 성과를 거두었고, 게임 외에도 각종 VR 콘텐츠를 함께 개발하고 있지요.




대표작인 '모탈블리츠'는 롯데월드 'VR SPACE'에 워킹 어트랙션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사실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개인용 VR 장비인 'PS VR' 버전의 '모탈블리츠'도 얼마 전 출시되었지요. 작년 말, 지스타 2016 현장에서 체험해보신 분도 있으실 듯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완성 버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소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완전히 만들어진 모습으로 게이머 앞에 섰습니다. 안 해볼 수가 없지요.

PS4 Pro와 PS VR을 통해 '모탈블리츠'를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VR 실전 돌입!'의 목적은 '게임의 소개'가 중심이지, 게임의 비평이 주가 아닙니다. 소개해 드리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에 대한 간단한 느낌을 전달해 드린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기본' 살펴보기 - '모탈블리츠'는 어떤 게임인가?



▲ 우아아아앙!!!

'모탈블리츠'는 2개의 PS Move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슈팅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VR 게임이 그렇듯, 양손에 한 자루씩 총을 쥔 채로 싸움에 임하게 되지요. 초반에는 주인공과 비슷한 인간형 적들이 주로 등장하지만, 점점 갈수록 인간인지 뭔지 모를 것들이 기어나오고 나중에는 대놓고 악마와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VR 슈팅 게임을 몇 번이라도 플레이해본 분이라면, 굉장히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아니, VR을 아예 처음 하시는 분이라 해도 딱히 어렵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VR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 동료 기자들 또한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제자리에 서서 몰려오는 적들의 공격을 피하고, 쏘는 정도야 누구라도 쉽게 익숙해집니다. 물론 익숙과는 별개로 개개인의 운동 신경에 따라 숙련도는 갈리지만요.



▲ 금방 익숙해집니다. 그 후부터는 다르지만요.

다만, PS VR 게임치고는 공간을 꽤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때문에 제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플레이가 가능한 오큘러스 전용 콘텐츠인 '로보 리콜'과는 다소 다른 느낌을 보여주죠. 보통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게임들은 센서를 통해 룸스케일을 제대로 활용하는 'HTC VIVE' 전용 콘텐츠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만, 어째서 이렇게 공간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은 차후 더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은 22,000원. 아직은 패키지 판매 없이 다운로드 전용으로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총 플레이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로, 거짓말로도 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만, VR 콘텐츠치고는 그리 짧은 편도 아니지요. 지금의 VR 게임은 성숙한 내러티브를 통해 하나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이어지는 오늘날의 PC, 콘솔 게임과 달리 플레이 순간의 재미에 집중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크게 흠이 잡힐 만한 요소는 아닙니다. VR 콘텐츠가 점점 더 발전하고 게임 플레이 본연의 재미 외에도 다른 요소들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면 흠이 될 수 있겠지만요. 커뮤니티에서도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적당한 가격대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 게임 볼륨은 평범한 수준

그래픽 수준은 AAA급 PC게임에 비해서는 손색이 있으나, 게임으로서 모자라 보일 정도로 떨어지는 수준도 아닙니다. 가끔 픽셀이 두드러지고 이펙트가 약해 보이는 감은 있지만, VR이라는 초근접 디스플레이를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입니다. VR게임으로 VR 콘텐츠에서 '그래픽'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수준이 낮으면 프레임 드랍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일이 없으므로 매끄럽게 구동할 수 있지만, VR 특유의 몰입감 때문에 불쾌한 골짜기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래픽을 엄청나게 끌어올리면, 안정적인 구동에 방해될 수 있어 이건 이것대로 문제가 되지요. '모탈블리츠'의 그래픽 수준은 딱 그 선에 걸쳐져 있습니다. 훌륭하다 할 수는 없어도, 게임 플레이를 해칠 정도는 아니지요.



■ '모탈블리츠'만의 플레이 - 다른 슈팅과 무엇이 다른가?

그럼 이제 게임플레이를 살펴봅시다. 앞서 모탈블리츠는 꽤 넓은 공간 활용을 요구하는 게임이라 말했습니다. 이는 현재 등장한 VR 게임들이 보여주는 '이동 방식의 유형'에 대한 차이때문에 생기는 일이지요. 현재 VR 슈팅게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두 게임인 '로보 리콜'과 '로우데이터'의 예를 들어 봅시다.

에픽게임즈가 개발하고 '오큘러스'로 플레이하는 '로보 리콜'은 애초에 플레이어가 한 걸음 이상 움직이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게임 내 어떤 공간이든 자유롭게 공간 이동 기능을 통해 움직일 수 있고, 여기에 시점 조절까지 가능하므로 숙련자라면 옆으로 돌거나 몸을 회전시킬 일도 드문 편이죠. '로우데이터'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지만, '로우데이터'는 게임 특성상 총기 외에도 도검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요구합니다. 'HTC VIVE'가 지원하는 정밀한 룸스케일 기능을 활용하기 딱 좋지요.



▲ 죽고 싶지 않아서 숨어 쏘는 일이 꽤 잦습니다

'모탈블리츠'는 이 둘과는 다릅니다. 일단 '모탈블리츠'에는 자유로운 공간 이동 기능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지 투 스테이지'개념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지요. 어떤 공간에 도착하면, 그 공간이 전장이 되고, 전장을 모두 클리어하면 다음 전장으로 공간 이동하는 구조입니다.(물론 전장에 따라 몇몇 텔레포트 지점이 존재하는 때도 있습니다. 에픽게임즈의 전작인 '불릿 트레인'과 비슷한 개념이지요.) 플레이어에 따라 이 구조적 특징은 장점이자 단점이 됩니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공간 이동이나 불릿 타임 등 다른 게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방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전통적인 슈팅 게임에 가깝게 '엄폐'를 통해 적의 공격을 차단한 후 체력을 회복해야 하지요. 이 '리얼리즘 지향'요소는 초반 플레이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 VR 슈팅게임의 구조에 익숙해진 저로서는 상대의 공격을 막을 어떤 수단 없이 몸의 움직임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죠. 그래서 초반에는 꽤 고전했습니다.



▲ 빼꼼...

역으로 이 점이 매력이기도 합니다. '로보 리콜'과 '로우데이터'를 플레이할 때는 마치 초인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적이 어떤 공격을 퍼붓건, 시스템이 부여한 능력을 통해 능수능란하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죠. 하지만 '모탈블리츠'는 마치 전장에 처음 던져진 이등병의 마음으로 플레이해야 했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서 숨고, 총만 돌려 빼꼼샷을 쏘고는 했죠. 그저 적을 쏘는 슈팅으로서의 재미뿐만 아니라, 진짜 '전투'를 벌이는 듯한 이 느낌만큼은 정말 훌륭합니다.

한 마디 더 드리자면, 제가 말씀드린 부분에서 그리 크게 걱정할 만한 일은 없습니다. 체감적으로 '모탈블리츠'를 플레이하면서 활용하는 공간은 그리 넓은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한된 실내에서 근접 총격전을 벌이는 기분이라 해야 할까요? 마치 홍콩 액션 영화처럼요. '적극적인 공간 활용'이라는 표현의 뜻은,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기울이는 움직임을 많이 요구한다는 뜻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첩혈쌍웅의 주인공이 된 느낌

공수(空手)상태로 사용 가능한 '염력' 시스템도 모탈블리츠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탈블리츠에서는 버튼 한 번으로 총을 놓을 수 있는데, 이때 빈손으로 사격 버튼을 누르면 묘한 자기장(?)인지 뭔지 하여튼 에너지 라인이 생기면서 물건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적이 던진 폭탄을 그대로 돌려준다거나, 전장에 놓인 폭발물을 집어던지거나 그로기 상태의 적을 잡아당길 수 있지요. 혹은 비폭발성 구조물을 들어 방패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적을 공중으로 띄운 후 공중에서 처리하는 것이 꽤 재미있어서 의식적으로 쓰려고 하는데, 이 점은 양날의 검이라기보다 확실한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보 리콜'이 고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적을 마음 내키는 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온갖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나아가 플레이 자체가 재미있어지거든요. 모탈블리츠의 이 시스템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합니다. 창의적인 플레이는 조금 모자랄망정, 플레이의 재미는 확실히 챙겨줍니다. 물론 총을 놓고 조작하는 과정에서 조작 혼선이 오기는 하지만, 이는 플레이를 할수록 익숙해지게 됩니다. 단점이라 할만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죠.



▲ 빔을 쏴서 적을 당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스테이지당 시간 배분도 상당히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VR 게임은 몰입도가 높은 만큼 게임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다른 게임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장시간 플레이는 적합하지 않지요. '모탈블리츠'는 스테이지당 시간 분배를 균형 있게 해둔 편이기 때문에 딱히 이런 피로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멀미 또한 거의 느끼지 못했지요.



■ 해보면 좋을까? - 색다른 느낌의 PS VR 게임을 찾는다면

정리하자면, '모탈블리츠'는 확실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VR 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요소를 모자람 없이 갖추고 있지요. 적절한 선의 그래픽, 안정적인 프레임 레이트(이건 PS4 Pro로 구동했기에 일반 버전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조작감까지요.

공간 활용이라는 특징적인 게임플레이 요소는 비판할만한 요소가 아닙니다. 다른 VR 슈팅 게임과 차별되는 모탈블리츠의 특징일 뿐이지요. 무엇보다 직관적이고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게임 구조는 굉장히 좋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이 점 덕분에 '모탈블리츠'는 최고의 접대용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등장인물이 예뻐서(...) 좋아하는 동료 기자도 있었습니다.

다만, 차후 DLC를 통한 콘텐츠 추가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버전은 '에피소드1'이기 때문에 클리어하면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예고 멘트와 함께 끝이 나게 됩니다. 앞으로 2, 3의 에피소드가 더 추가될 것이라는 뜻이죠. 이 과정에서 콘텐츠의 볼륨과 가격이 적정한 선에서 조화를 이룬다면 계속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등장한 PS VR 게임은 대부분 큰 이동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PS VR 모션 트래킹 근간이 되는 카메라가 다른 VR 장비보다 특별히 뛰어나다고 볼 수도 없고, 기본 컨트롤러인 '듀얼쇼크4'로도 플레이가 가능해야 하므로 개발 단계에서 공간 활용에 대한 적극적 응용이 다소 힘들다는 점도 있겠지요.



▲ 게임은 다 완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모탈블리츠'는 적극적인 공간 활용을 통해 그간의 PS VR 게임은 물론, 다른 플랫폼의 슈팅 게임과도 다소 다른 게임성을 구현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점이 '모탈블리츠'를 한 번쯤 플레이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개발사의 작품이 PS VR에서도 훌륭히 완성될 수 있다는 기념비라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지요. '모탈블리츠'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더욱 색다른 느낌의 슈팅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싶으시다면, '모탈블리츠'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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