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질감없이 '새로움'을 전달하는데 성공한 리듬게임 - 싸이터스2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6개 |



매번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실망시키지 않았던 개발사, 리듬게임의 명가 '레이아크'가 오랜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VOEZ'이후로는 약 1년 반이 조금 더 지난 시간. 그동안 건반형 리듬게임을 선보였던 그들이, 초심이라고 할 수 있는 터치형 리듬게임을 꺼내들었다. 6년 만에 후속작이 나온 싸이터스 시리즈의 두 번째 넘버링, 'CYTUS2'(싸이터스2).

앱스토어 유저라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이전에 사용하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영 석연치 않아서 바꿀까 하던 차에, 이 게임 덕분에 갈팡질팡하고 있던 마음을 굳히고 새로운 아이패드 Pro 시리즈도 구매했다. 그렇게 즐겨본 싸이터스2는, "역시 믿고 즐기는 레이아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층 더 진보한 시스템과 세련된 UI, 완성도 높은 게임 플레이로 리듬 게이머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 플레이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노트의 종류가 추가된 정도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전작(싸이터스)과 동일하다. 상하로 움직이는 레인에 맞춰서 노트를 터치하거나 슬라이드, 홀딩하면 OK. 대신 노트의 종류도 전작보다는 살짝 다양해진 편이라 채보가 더욱 풍성해졌다.

싸이터스2에서 말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UI가 상당히 직관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근미래의 세계관에 맞춰 전체적으로 변화한 메뉴 UI는 세련되면서 깔끔한 느낌을 주었고, 노트의 경우는 밝기로 판정을 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변화했다. 전작들에서 가끔 지적됐던 사항이 곡 선택과 정렬 기능인데, 이를 '캐릭터'의 선택으로 변경되면서 로딩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어들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번 작품은 레인(판정선)의 움직임이 변속을 하는데, 변속 전에 예고를 해준다. 스피드업, 다운 같은 안내 문구도 적당히 눈에 띄게 노출이 되긴 하지만, 의도치 않게 손으로 가려지는 부분이 많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는 '엄지'로만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노트가 잘 안 보이게 되는 현상과 비슷한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불만이 없을 정도로, '리듬 게임 플레이'의 완성도는 높다.



그래피티, 양피지, TV화면, 콘서트장...



그리고 스트리머까지. 캐릭터마다 악곡 선택 화면이 다르다는 것도 재밌다.

여전히 노트의 판정도 너그러우면서도 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밀리언 마스터'를 위한 '퍼펙트' 판정은 상당히 너그러우나 '완벽함'을 요구하는 TP(Technical Point)의 판정은 좀 짜다.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마스터는 어려운 형태. 항상 레이아크가 추구해왔던 것과 동일하다. 채보 역시 완성도 있게 잘 짜여 있긴 한데...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폰으로 플레이하는 엄지족에게는 상당히 가혹한 배치가 꽤 있는 편이다. 이는 건반형이 아닌 터치형 리듬 게임이 항상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손에 들고 엄지로만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내려놓고 여러 손가락으로 플레이하는 걸 추천한다. 하드 정도까지는 어떻게든 할만한데, 카오스 난이도의 노트는 진짜 "끔찍하다"고 할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곡도 많으니까. 추가로, 밀리언 마스터나 풀 콤보가 불가능한 순간, 콤보의 색이 변화하는 기능도 생겨서 밀마, 올콤 도전에 매우 유용했다.



캐릭터 선택 후 곡 선택으로 넘어가는 구조인데, 로딩이 거의 없다.

싸이터스2는 "캐릭터"로 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채용했다. 이 부분은 인게임의 스토리와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 존재하는 총 5인의 캐릭터는 각자의 팝, 하드코어, 일렉트로 하우스, 오케스트라와 록 등의 악곡을 선보인다. 레벨을 올리면서 계속해서 해금되는 곡 역시 '캐릭터'의 성향에 맞는 곡이 추가되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키우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의도치 않게 캐릭터의 인기를 반영한다고 할까?

각 캐릭터들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서로 경쟁하거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 물론 이런 '갈등'이나 '협력' 등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의 이야기는 싸이터스 세계관 내의 SNS 'iM' 시스템을 통해 주로 풀어지며, 유료 캐릭터 두 명의 경우는 자신만의 '기록'이 존재한다. 이 기록을 통해 캐릭터의 정체나 뒷이야기, 과거 스토리 등을 알아볼 수 있다.

리듬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는 꽤 오래된 고민이긴 하지만 '필수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레이아크는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서 리듬게임에서의 스토리를 보여주고자 했고, 꾸준한 시도 끝에 성과를 냈다. 싸이터스2는 전작 '사이터스'보다 더 강력해지고 세세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스토리를 유저들에게 '주입'하거나 강제로 보여주는 식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유저들에게 '흥미'를 돋우는 형태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그 대표적인 예가 앞서 설명했던 SNS 'iM'시스템이다.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면서 SNS나 기록을 통해 새로운 악보가 해금되고, 캐릭터들의 또 다른 이야기나 다른 인물과의 관계가 공개된다. 귀찮으면 그냥 곡 열리는 거만 보고 이야기는 안 읽어도 된다. 스토리는 그저 연주를 하다가 조금 쉬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공개되는 정도다. 유저들에게 '선택지'를 준 셈. 스토리를 읽으면 좀 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인물 간의 대화나 iM 시스템을 열람할 수 있지만, 안 봐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전혀 없다.






한국어화는 정말, 훌륭하다고 할 정도로 잘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화면 터치형 리듬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DJMAX TECHNIKA가 오락실에 나왔던 시절, 플레이를 하려면 꽤 멀리 가야되서 막 집에 모니터를 뉘여놓고 영상틀고 치면서 연습했던 기억도 있을 정도로 좋아했고, 지금도 관심있게 본다.

그런 와중에 처음 만난 CYTUS는 신선한 충격이자 재미였고, 그 이후로 레이아크의 팬이 됐다. 터치형 리듬게임은 정말로 역사도 아직 짧고 타이틀도 많지 않은 편이라 그만큼 애정을 쏟게 된 것 같다. 애초에 리듬 게임 자체가 신작이 적기도 하고 유저풀도 거의 고정층이라 게임사 입장에서는 제작할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싸이터스2는 더욱 반가웠던 것 같다.



캐릭터의 레벨은 최대 25



특별한 해금 조건도 존재한다.

싸이터스2는 레이아크의 네 번째 모바일 리듬 게임이다. 게임의 완성도와 리듬 액션 플레이의 재미는 충분히 완성도가 높다. 플레이를 하면서도, 지난 작품들에서 얻은 경험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기존작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스토리도 유저들의 흥미를 이끌긴 충분하다.

다만 튜토리얼이 조금 불친절한 점이 있고, 곡의 구성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고 본다. 누구나 성향의 차이는 있으니까. 또한 게임 자체가 전 화면 터치를 기반으로 하기에 건반형 리듬게임을 주로 즐기는 유저들, 소위 말하는 '엄지족' 플레이어들에게는 노트 구성이 속터질정도로 불친절한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은 게임 설계상 어쩔 수 없는 구조라서 단점으로 꼽기도 좀 애매하기도 하고.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3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좀 아쉬울 것 같다.

플레이 방식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후속작의 개선점이나 진보를 크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싸이터스2는, 전작과는 정말로 달라진 분위기와 UI, 그리고 노트의 변화로 한층 더 깔끔한 플레이를 제공한다. 이정도면 상당히 거대한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새로움'을 주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Xenon'을 제외한 캐릭터 모두 열한 개의 악곡이 구성되어 있고, 곡마다 난이도가 3개씩 존재해 추가 인앱 결제 없는 구성 역시 푸짐한 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격에 비해서 게임 볼륨이 풍성하다.(인앱 결제를 다 해도, 약 24$에 54곡이 들어가있는 셈이다.) 레이아크는 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또한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결제가 아깝지 않은 '수작'을 또 다시 내놓았다. 게다가 아직 캐릭터들간의 스토리가 끝나지 않았으니, 앞으로는 또 다른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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