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진정한 무중력 속에서 탄생하는 진정한 자유! '프로젝트 바운더리'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6개 |
다양한 게임 장르 중에서도 FPS만큼 완성된 장르가 또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게임의 발전과 함께했다 할 정도로 오래됐기에 FPS 장르는 하나의 완성된 장르로 평가 받는다. 1인칭 시점, 총, WASD로 이동하고 마우스를 통해 시점을 옮기는 방식까지 규격화됐다. 그래서일까. 유독 FPS 게임들 중에서 이런 규격화된 틀을 깨는 게임들이 나오곤 했고, 관심을 받아왔다.

퀘이커와 언리얼 토너먼트 시리즈 역시 그랬다. 가속 점프, 로켓 점프 등 당시 라이벌 FPS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요소를 넣음으로써 하이퍼 FPS라는 하위 장르를 개척했고 큰 인기를 끌었다. 비단 과거의 얘기만도 아니다. 이제는 친숙한 ‘오버워치’ 역시 기존 FPS의 틀을 벗어남으로써 큰 인기를 끌었다. 모두가 동일한 능력치에 순수 개인의 실력에만 의존하던 기존 FPS에서 다양한 조합에 의해 변수가 발생하는 팀 배틀 시스템을 넣어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서두에 FPS 장르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적은 이유는 단순하다. 이번 ‘차이나조이’ 행사장 인근에 자리한 케리호텔에서 개최한 에픽게임즈 프라이빗 쇼케이스 현장에서 눈길을 끄는 게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바로, 서지클(Surgical)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바운더리’를 말이다.

이번 ‘차이나조이’에 앞서 개최된 플레이스테이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게임으로 당당히 소개될 정도의 게임. 하지만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를 품지 않았다. 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FPS 장르는 하나의 완성된 장르에 가깝기 때문에 그 틀을 부수는 참신함이 과연 이 게임에는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직접 시연해보고 그 의혹은 씻은 듯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말해 ‘프로젝트 바운더리’는 완성된 장르의 틀을 부쉈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젝트 바운더리’는 어떻게 그 틀을 깼을지, 짤막한 시연을 통해 느낀 점을 말하고자 한다.





진정한 무중력 - 진정한 자유

‘프로젝트 바운더리’는 우주라는 무중력 환경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멀티플레이 FPS 게임이다. 그렇다. 이 게임이 다른 FPS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바로 무중력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하이퍼 FPS처럼 중력이 약하다던가 가속점프, 로켓점프가 있던 걸 넘어 ‘프로젝트 바운더리’는 완벽한 무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어떻게 보면 ‘고작 중력 하나 없앴을 뿐인데 뭐 그리 유난이냐’ 할지도 모른다. 인정한다. 기자도 직접 시연하기 전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사실 그보다 더했다. 왜 굳이 중력을 없애려고 드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차별성을 꾀하는 건 좋지만 익숙한 요소라는 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력이라는 건 FPS 게임에서 꽤나 중요한 요소다. 지형지물을 오간다는 것 때문에 밸런스 적으로도 민감하다. 괜히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버니합이 버그인지 아닌지 말이 나왔던 게 아니다.

그만큼 중력은 중요하다. 그래서 시연 직전까지도 ‘무중력이라고 했는데 괜히 어지럽기만 한 거 아니야’하며 걱정했었다. 하지만 시연을 하자 그런 생각은 씻은 듯 사라졌다. 아니, 반대로 지금까지 FPS 게임에서 중력이란 건 플레이어를 묶었던 사슬인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무중력이기에 그 어떤 공간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여타 FPS 게임과는 전혀 다른 게임 방식을 보여줬다.

파괴된 우주 정거장을 한 바퀴 빙 둘러서 적의 뒤를 친다던가 갑자기 상대의 아래로 급강하하고 그대로 상승해 공격하는 등 그야말로 중력이 없기에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무중력과 찰떡궁합이랄 수 있는 우주는 단순히 배경적인 요소뿐 아니라 게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주 정거장을 제외하면 텅 빈듯한 공간은 자칫 있을지 모를 어지러움을 방지하는데도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실제로 시연하면서 이렇다 할 어지러움은 느껴지지 않았고, 우주 정거장 같은 전투의 중심이 되는 곳이 존재하는 만큼 무작정 헤매는 문제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바운더리'의 발전은 - 현재진행형





아직 ‘프로젝트 바운더리’는 개발에 한창인 게임이다. 비록, 이번 프라이빗 쇼케이스에서는 시연할 수 있었으나 대중에게 공개되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상황. 시연 중에 상대를 착실히 해치우는 기자에게 연신 정말 잘한다고 쌍수를 들고 칭찬하던 개발자는 그래서인지 연신 ‘이 부분은 개발 중이기에 바뀔 수도 있다’고 넌지시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조만간 구현할 시스템에 대해서도 말해 기자의 귀를 솔깃하게 해줬다. 사실, 무중력이란 점을 제외하면 ‘프로젝트 바운더리’가 어떤 게임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시연하면서 알 수 있었던 건 멀티플레이를 최대 8:8까지 지원하며, 다양한 무기를 쓸 수 있다는 것뿐. 그 외 사항에 대해선 알 길이 없었다.

개발자는 우선 기자가 특히 궁금해한 싱글플레이에 대해 말해줬는데 이번 시연에서는 멀티플레이만 공개했지만 싱글플레이도 준비 중이라며, VR 대응까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거기에 우주복에 다양한 파츠를 장착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며, 기존 FPS의 틀을 벗어났으면서도 유지한 부분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 개발자의 이런 말을 전부 믿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개발상의 이유로 구현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짓 발짓 섞어가면서 그의 말을 10분의 1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가 가진 개발의 열정은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프로젝트 바운더리' - 중국산이란 경계선을 지울 수 있을까?




짧지만 유익했던 시연이 끝나고 문득 중국 콘솔 시장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프로젝트 바운더리’의 경우 게임을 웬만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내놓아도 섣불리 중국 게임이라고 생각하진 못할 것 같은 퀄리티의 게임이었다. 그만큼 외형부터 속까지 알차게 잘 만들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프로젝트 바운더리’ 외에도 여러 중국산 콘솔 게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직은 다소 어설퍼 보이는 게임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프로젝트 바운더리’ 못지않은 퀄리티의 게임들도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에 옆에 있던 분에게 “’프로젝트 바운더리’가 대박을 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소박이든 뭐든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낼 것 같다. 나도 사고 싶을 정도의 게임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산이라는 단어에 묘한 선입견을 항상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게임도 마찬가지다. 아니, 게임이야말로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을 가장 강하게 갖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과연 ‘프로젝트 바운더리’가 중국산이라는 경계선을 지울 수 있을지 어떨지, 중국산 콘솔 게임의 선봉장이 될 이 게임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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