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묻힌 별들의 이야기 '베리드 스타즈', 과연 환하게 빛날 수 있을까?

리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7개 |

금일(3일)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플레이스테이션 아레나(이하 PS 아레나) 행사에서는 넥스트 플로어의 '베리드 스타즈(Buried Stars)' 시연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검은방' 등으로 특유의 작품성과 색깔을 인정받은 수일배(본명 진승호) 시나리오 작가가 디렉터로 참여한 만큼 첫 공개 이후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죠.

'베리드 스타즈'는 게임 내 동명의 서바이벌 오디션 도중 벌어진 붕괴사고로 외부와 단절된 캐릭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생존 싸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깔끔한 2.5D 연출과 긴박감 넘치는 BGM으로 현장 관객들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았죠.

PS 아레나에서 큰 인기를 뽐낸 '베리드 스타즈',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역시 '수일배'
독특하고 세련된 컨셉과 연출


'베리드 스타즈'의 첫인상은 사실 여성향 게임에 가까웠습니다. 애니메이션 풍의 미형 캐릭터들과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독특한 컨셉 탓에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죠. 그런데 실제 시연 이후, 예상외로 폭넓은 유저층에게 어필할만한 게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베리드 스타즈'는 게임 속 동명의 서바이벌 오디션에 출연하는 5인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5D를 십분 활용한 입체적인 연출로 캐릭터와 SNS 반응이 실시간으로 겹치며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더하죠. 아울러, 무대를 다양한 각도로 비출 때의 연출 역시 훌륭해 실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 작중 중요한 역할을 맡은 스마트워치

무대사고 이후, 본격적인 생존 싸움이 펼쳐지면서 플레이어는 정황 근거를 토대로 추리를 펼쳐나가게 됩니다. 다만, 증거를 수집하여 제시하는 건 아주 기초적인 절차일 뿐 '베리드 스타즈'에선 수많은 요소가 추리에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타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과 호감도, 그리고 SNS 여론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하죠.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 앞서 언급한 SNS 요소였습니다. 서바이벌 오디션에 출연해 오면서 인지도를 쌓아왔던 인물들인 만큼, 게임 내 가상의 SNS인 '페이터'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상태고 이점을 이용해 여론몰이를 한다던가, 추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선택지와 타이밍에 따라 수많은 변수가 창출되기 때문에 보다 입체적인 진행이 가능합니다.


매력 만점의 '캐릭터'
서브컬처의 스타 될까?





베리드 스타즈를 오래 즐기진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맛'만 본 정도죠. 그런데도 캐릭터들이 아주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특성상 캐릭터들과의 접촉이나 교류가 잦고, 스토리를 진행해가면서 필연적으로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베리드 스타즈는 그 정도가 조금 더 빠르고 깊었죠.

기본적으로 눈이 즐거웠습니다. 캐릭터들이 워낙 미형이기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감을 가질 만 합니다. 여기에 SNS와 추리 등을 통한 수많은 상호작용이 더해지면서 캐릭터가 점점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하죠. 처음엔 마냥 사나워 보이던 캐릭터가 알고 보니 속이 여리다던가, 그 행동에는 피치 못할 사연이 숨어있었다던가,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완성되어 갑니다.

이러한 이유로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몰입도가 상당히 깊습니다. 더군다나 상호작용의 결과값으로 나오는 '호감도 시스템' 덕에 약간 연애 시뮬레이션을 하는 느낌마저 들죠. 훗날 팬아트나 소설을 비롯해 다양한 유저 창작 활동 역시 기대해볼 만 한 거 같습니다.


'만족', 그러나...
약간 허전한 이 기분은 뭘까?


베리드 스타즈의 이번 시연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죠. 전반적인 흐름에 모난 곳이 많고, 초반부터 전달하려는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아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작사인 넥스트 플로어 측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지했는지, 튜토리얼 구간을 1시간가량으로 디자인해놓았을뿐더러 중간중간 스토리를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묻는 간단한 퀴즈를 냅니다. 다만, 이러한 확인요소가 되려 흐름을 끊고, 세계관에 대한 사실감과 몰입감을 저해했습니다. 아무리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라 해도 캐릭터들이 이런 생존을 다투는 상황에서 그런 질문과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게 확실히 모순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출시 전까지 초반부의 텍스트를 보다 매끄럽게 다듬을 수 있다면 몰입감이 한층 살아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나치게 자주 등장한 스토리 정리 이벤트

현재 베리드 스타즈는 오랜만에 출시되는 국산 텍스트 어드벤처 콘솔 게임으로서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명품 시나리오로 유명한 수일배 디렉터가 직접 참여했다는 점 역시 큰 화제를 모았죠. 넥스트 플로어 역시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욕심내서 만들었다는 걸 이번 시연을 통해 엿볼 수 있었죠.

묻힌 별들의 이야기 '베리드 스타즈', 과연 콘솔 시장에서 환하게 빛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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