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VP를 즐길만한 환경, 그 속에 전술이 있었다 '카오스 마스터즈'

리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30개 |



'카오스 온라인'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RPG '카오스 마스터즈'가 지난 8월 29일 출시됐다. 장르를 AOS에서 RPG로 바꾸고, '카오스 온라인'의 캐릭터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적용된 '카오스 마스터즈'.

'카오스 마스터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무래도 디자인과 게임플레이의 클래식함이다. '카오스 마스터즈'는 어떻게 보면 진부함의 경계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위험한 선에 서 있다. 수집형 캐릭터와 성장을 통한 덱 구성, 스킬과 콘텐츠 구성까지. 정말 많이 들어본 구성이다. 실제로 지난 8월에 진행한 인터뷰 서문에서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이 게임,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화려하고 다양한 게임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카오스 마스터즈'를 플레이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개발자가 말했듯이 게임 속에 전략은 물론, 전술까지 녹아 들어있는지, 화려하지는 않아도 확실한 색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다양한 스킬과 전략성, 그 이상
익숙하지만, 강점이 될 수 있는 이유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자, 개발자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일반 스킬 및 마스터 스킬을 통한 전략성이다.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스킬을 알아서 카운터치거나 빠르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광역 스킬인 마스터 스킬을 이용해 적시 적소에 버프 및 디버프를 걸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시스템. 그럼 '카오스 마스터즈'에서 이러한 시스템이 진부하지 않고 재미있을 수 있는 이유가 뭘까?

■ 시전시간

먼저 전투를 재밌게 해주는 요소는 시전 시간을 이용한 전략이다. 전투 상단에는 공격할 캐릭터의 순서가 시간차로 뜨고, 각 캐릭터의 순서가 되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공격권을 확인하면서 다음 공격 차례인 캐릭터를 먼저 공략하거나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이때, 시전 시간을 늦추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공격하면 적의 공격 타이밍을 늦출 수 있다.



▲ 느려져라!

시전시간을 조절하는 캐릭터 스킬이 있는 만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적의 시전시간을 늦춰버려서 턴을 한두 번 더 사용해 공격권을 가져가기도 하고 본인의 시전시간을 단축해 빠르게 공격할 수도 있다. 실제로 결투장에서 붙은 상대가 두 번 정도 시간을 늘려버리니까 턴이 두 번이나 넘어가기도 했다. 계속 시전 시간을 늦춰서 자기만 때려대는데,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 공격범위 및 횟수

시전시간만큼 중요한 요소는 공격 가능 범위이다. 단일, 광격 타겟팅은 물론, 뒤에 있는 캐릭터까지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도 있고, 앞에 있는 캐릭터를 먼저 죽여야 하는 캐릭터도 있다. 강력한 딜러가 뒤에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후방을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비전술사 이레아는 강력한 광역 딜러다. 효과해제 능력과 세 번에 걸친 딜링이 탁월한 만큼 적으로 만나면 빠르게 처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 캐릭터들이 후방공격이 불가능한 캐릭터만 있다면? 이레아에게 다들 몰살당할 수 밖에 없다.

▲야금야금 적의 피를 깎는 이레아

결투장에서 만난 상대는 이레아의 강력함을 모르는지, 이레아를 공격할 수 있음에도 다른 캐릭터를 먼저 공격하는 실책을 범했다. 그렇게 야금야금 적의 피를 순삭시키던 이레아는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모든 적을 섬멸했다. 어떤 캐릭터를 먼저 공격해야하는지 잘 생각해야한다. 먼저 탱커를 녹여놓고서도 이렇게 허망하게 질 수도 있다. 이긴 사람은 그만큼 짜릿하지만.



▲ 그녀는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이레아 언니 짱짱맨


■ 마스터스킬



▲ 마스터스킬의 종류

전투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마스터 스킬이다. 광역으로 판도를 바꾸기도 하는 요소인 마스터 스킬에는 전체 힐이나 치명타 상승, '카오스 온라인'의 디스펠과 같은 '해제'까지, 다양하고 강력한 스킬들로 구성되어있다. 너무 빠르게 쓰면 카드 하나를 잃는 것이기 때문에 고심해 사용해야 하지만, 또 너무 가지고만 있으면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실제로 적의 딜을 얕보고 좀 더 드라마틱하게 쓰려고 광역 힐을 가지고만 있었던 적이 있다. 힐을 하기도 전에 영웅 두 명이 죽어버리더라.

마스터 스킬은 총 9가지로, 레벨에 따라 해금 된다. 무난하게는 초반에 사용하게 되는 치명, 회복, 면역을 자주 사용하지만, 시공의 균열에서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필요에 따라 다른 마스터 스킬을 장착하기도 한다. 결투장에서는 깜짝 요소가 될 수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됐다. 적의 체력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는 스킬도 있으니 잘 읽어보고 써야 한다.



▲ 왠지 상대가 계속 안 쓰고 있으면 저 물음표가 괜히 불안하다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습니다"
전략의 핵심, 결투장


"보통 RPG 개발을 하면 PVE 콘텐츠부터 만들죠. 저희는 반대로 PVP 콘텐츠가 먼저였어요."

'카오스 마스터즈'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결투장과 난투장이 중심인 PVP 콘텐츠다. 둘 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만, 결투장은 자신의 덱을 가지고 전투를 하게 되며, 난투장은 최대치로 성장한 캐릭터를 골라서 덱을 만들어 플레이하게 된다.

먼저 결투장은 비슷한 공격대의 상대가 없을 때에는 먼저 AI와 대전을 치르게 되고, AI전을 하다가 적이 등장하면 'A New Challenger!'이란 문구와 함께 실시간 대전으로 전환된다. 오랜 기다림 없이 바로바로 전투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적과 함께 실시간 대전으로 전환될 때 그전에 하던 AI 전투는 자동 승리 처리된다 (오예! 꿀!)는 점이 게임 플레이를 원활하게 해준다.

▲ 생각보다 금방 대전이 잡히는 편이다

매칭은 잘 잡히는 편이라 AI대전을 할 기회가 잘 없었지만, 이런 요소가 게임 플레이를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모바일 게임에서 손이 놀게 되면 지루해지는 만큼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 중요했다.

또한, 난투장 콘텐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스킬을 알아볼 수 있고,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결투장에서 전략적으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상대 캐릭터의 스킬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여러 캐릭터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가 다양하고 스킬도 각양각색인 만큼 무작정 새로운 캐릭터와 전투를 시작하면 허탈하게 질 때가 많다.

물론 캠페인을 통해서도 적의 스킬을 배워갈 수 있다. 하지만 캠페인 모드는 요구 전투력만 맞추면 자동전투로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쳐다보지 않게 되는 게 사실. 그만큼 난투장의 역할이 크다.



▲다양한 캐릭터를 플레이해볼 수 있는 난투장

과금을 많이 하거나 운이 좋아서, 오래 했기 때문에 등등 덱의 공격력은 각양각색이다. 그만큼 순수하게 전투 전략으로 붙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결국, 잘 키운 사람이 이긴다. 실시간 대전의 의미가 퇴색되는 이유도 이런 부분에서다. 어차피 질 게임을 직접 조작해봤자 재미있을 이유가 당연히 없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나온 것이 난투장 콘텐츠다. 난투장의 본래의 역할은 동등한 조건에서의 진검 싸움이다. 난투장에서는 강력한 캐릭터를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덱을 구성하는 데 제약이 없다. 캐릭터를 직접 고를 수 있고, 모든 캐릭터는 동일한 성장 상태로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덱 조합에서부터 실시간 조작까지 동등한 조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만큼 '아, 과금을 안 해서 졌어'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화가 나기도.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마스터즈를 하는 이유


어떤 게임이나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카오스 마스터즈'에서 가장 크게 느껴졌던 부분 중에 하나는 '그래픽'이다. 게임 자체의 분위기를 좋게 말해 '클래식'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이유기도 하다. 유저들은 이미 화려하고 예쁜 게임에 익숙하다. '콘솔급 모바일'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요즘, '카오스 마스터즈'는 그래픽 부분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카오스 온라인은 스페셜 의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카오스 마스터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주로 여캐)의 스킨을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스킨은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완벽히 예쁘고 강하기도 한 최고의 여신, 이레아의 수영복 스킨이 있다는 점은 다행이고 앞으로 여러 가지 스킨이 업데이트되겠지만, 좀 더 다양한 스킨이 출시 시점부터 준비되어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벤트를 클리어할 시간이 없어서 아카샤 스킨을 놓쳤는 데, 이에 분노한 것은 아니다.)



▲수영복 이레아는 이쁘다



▲ 가르다에 탑승한 이레아... 누구세요?

또한, 플레이를 위한 치즈와 진화 및 강화를 위한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다. 치즈는 일일 보상으로 수급이 가능하고 재료는 시공의 균열에서 얻을 수 있지만 캐릭터 성장과 진화를 하는데 많은 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충분하지 못하다. 캠페인에서도 얻을 수 있어 자동 전투를 많이 돌려봤지만 얻는 진화석은 많지 않았다.



▲각 속성마다 필요한 진화석을 구하기가 힘든 편.

마지막으로 밸런스. 현재 결투장 상위권을 보면 대부분 이레아, 메두사, 코르포스, 그리고 이벤트로 준 아카샤 등이 주로 포함되어있다. 특히 이레아가 없는 덱은 보기 힘들 정도. 전략이 중요한데 결국 OP로 여겨지는 캐릭터는 존재한다.

"이 게임,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직접 플레이해 본 '카오스 마스터즈'는 해볼 만한 게임이었다.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카오스 온라인' 캐릭터들을 기본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예 성별이 바뀌어버린 캐릭터나 '카오스 온라인'에서는 스킨이었던 것이 독립적인 캐릭터로 탄생하기도 했다. '카오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캐릭터 스킬이 낯설지만 그만큼 '카오스 온라인 ' 유저들도 낯설게 느껴질 새로운 캐릭터들이 많아 핸디캡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IP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카오스 마스터즈'를 플레이하게 된 이유는 PVP 결투장이었다. 먼저 빠르게 큐가 잡힌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AI전으로 넘어가도 거의 스킬 한 번 써보기도 전에 다른 유저와 매칭이 쉽게 되어 게임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게임 플레이 구성이 상대와 한 수, 한 수 플레이하는 느낌을 주어 전술을 이렇게 살리고자 했구나, 하고 느껴볼 수 있었다.

"유저들이 PVP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충고를 많이 들었다. PVP를 즐길만한 환경부터 만들어주고 나서 안 좋아한다고 말하라."

내가 직접 스킬을 쓰고, 스킬을 어떻게 쓰느냐가 승패에 중요하고. 덱 힘으로만 이기고 지는 게임은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수집형 RPG에서 유저 PVP 콘텐츠가 그렇게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오스 마스터즈'의 난투장, 결투장 콘텐츠에서는 스킬을 어떻게 쓰느냐가 승패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물론 완벽히 밸런스가 맞아 언제나 현명한 선택이 승리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내가 스킬을 쓰는 행위가 쓸데없는 행위라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PVP를 즐길만한 환경. 개발자는 직접 스킬들을 카드 게임형식으로 연습해봤다고 한다. 난투장과 같이 진검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콘텐츠나 보스 몹 공략, 캠페인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 등 스킬을 알아가도록 해둔 장치들. 여러 가지 요소에서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아쉬운 점은 있다. 하지만 PVP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있고, 충분히 자신의 전술을 펼칠 장이 만들어져있었다. 그만큼 앞으로도 어떤 유저와 함께 대전을 치르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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