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그런데 이게 왜 MMO에요?" '세븐나이츠2'의 첫 인상은?

리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57개 |



세븐나이츠는 개인적으로든, 기자로서든 많은 연결점이 있었던 게임이었다. 입사 전부터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했었고, 간만에 캐릭터 관련 상품을 사고 싶은 욕구를 만들기도 했다. 기자로서는 내·외부적인 이슈들을 취재하면서 묘한 연결고리가 있었다. 그만큼 애증이 있는 게임인 셈이다.

그렇기에 갑작스레 발표된 MMORPG화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수집형 RPG의 후속작이,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해서 MMO로 제작된다고? 어떤 방식으로?"라는 의문들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 지스타 넷마블 부스에서 '세븐나이츠2'와의 첫 만남을 진행할 수 있었다.

후속작으로 장르를 선회한 '세븐나이츠2'. 처음으로 공개한 시연 버전 플레이 이후, 기대와 아쉬움을 정리했다.



실제로 본 '세븐나이츠2'
딱 적당한 그래픽

사실, '세븐나이츠2'의 영상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가장 놀랐던 부분은 모델링과 그래픽이었다. 모바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적정선에서 세밀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했으니까. 전작에서 등장한 '아일린'과 '루디'는 8등신으로 변했고, 장르가 바뀐 것과 더불어서 세밀한 표현과 모델링은 칭찬할 만한 것들이었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번 지스타 시연버전에서는 영상 공개 시점보다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픽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감탄을 내뱉을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표현은 준수했지만, 배경과의 괴리감이 살짝 아쉽다.

일부 배경 오브젝트의 텍스처는 사양을 고려해서인지 살짝 뭉개져서 표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픽 표현은 시연 기기의 스펙에 따라서 달라지고, 개발 과정에 따라서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더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니 말이다.



▲ 평균 수준은 되긴 했는데 말이지...


전작과의 연결고리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
전작을 해봤다면 꽤 흥미롭다. 전작을 해봤다면.

장르를 바꾸고 캐릭터의 등신대를 변경했음에도 '세븐나이츠'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식 후속작임을 강조할 수 있는 이유는 '전작의 캐릭터'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관만을 계승한다는 측면의 후속작이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겉모습부터 시스템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 SD 캐릭터가 8등신으로 변했으니.

아쉽게도 이번 시연버전에서는 남심을 사로잡는 아일린의 모델링은 볼 수 없었지만, 전작 캐릭터들의 후일담을 보는 느낌으로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신규 캐릭터들도 매력적인 디자인들로 마무리됐고, 30년 뒤라는 설정을 따라서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냈다. 전작이 떠오르는 부분들도 많았고, 성우들의 목소리도 하나하나 입혀져 있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에 매력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장점은 "나 세븐나이츠 등장인물 모르는데?"라는 질문 앞에서 의미를 잃는다. 흥미롭고 괜찮다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전작을 알고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약 15분 정도의 짧은 시연에서 이와 같은 인물 간의 갈등과 관계도를 그리기 어려운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분명히 전작을 플레이해야만 더 몰입해야 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게임 내 캐릭터들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고 하겠다.



▲ 관심을 두기 위해서는 전작의 인물 관계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세밀한 설계 '카메라 워킹'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사건을 보여주는 장치

개인적으로 세밀하게 신경 썼다고 생각하는 것은 카메라 워킹 부분이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만날 수 있는 이벤트 씬은 매우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와 상황을 보여줄 수 있도록 표현된다. 적어도 현재 어떤 상황에 있으며, 앞으로 어떠한 연출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든다.

궁극기를 사용한다면 최대한 박진감 넘치는 연출을 만날 수 있도록 카메라가 위아래로 회전하기도 한다. 또한, 보스를 만났을 때에는 보스의 전신을 화면에 표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카메라가 아래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획에서의 의도야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 적어도 자신들이 만든 일면들을 모두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느껴진다. 그것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 자연스럽게 위로 올려보도록 변경되는 점은 괜찮았다.


서서 쏴, 앉아 쏴! 전투의 밋밋함
액션보다는 효율이다?

캐릭터들이 스킬을 사용할 때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게, 전투의 흐름은 밋밋하게 어딘가 빠진 느낌을 받게 된다. 이펙트와 모션은 화려하게 전달되지만, 캐릭터의 모션이 빠르게 진행되는 전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전투의 분위기는 굉장히 급박함에도 소위 말하는 말뚝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서 이리저리 이동하며 전투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조작체계를 고려한다면 말뚝딜이 최적의 효율을 보여줄 것 같다. 일단 시연버전 기준으로는 자동전투가 없었고, 스킬을 수동으로 터치해서 조작해야 했기에 이동을 일일이 하기는 불편한 면도 있었다.



▲ 아재가 된 지금 시점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건 귀찮은 면도 있다.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왜 이게 MMO죠?
MMO임을 느끼기 어려웠던 시연 버전

장르는 MMORPG라고 설명하고 있음에도 시연버전에서는 MMO임을 느끼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단적인 예로,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과 '이카루스M'에서는 시연을 진행하면서 다른 유저들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븐나이츠2는 오직 플레이어 혼자만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는 부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타임어택' 방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단 지금까지 보여준 구조로는 액션 게임에 가까운 모습이다. 캐릭터를 교체하며 싸울 때에는 화면이 아예 다른 곳으로 전환되는 것도,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과 연출 모두에서도 '아 이게 장르가 MMO구나'라는 인식을 하기 어렵다.



▲ 캐릭터 교체를 누르니 아예 다른 곳으로 갈 줄은 몰랐단 말이에요...

물론, 스토리가 진행되는 일부 장면만을 시연 버전에서 제공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반적인 전투와 사냥 등은 별도로 존재하고, 스토리를 따로 진행하는 방식일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별도의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MMO 임을 느낄 수 있는 별도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 구체적인 시스템은 어떨 것인지 가장 궁금했었으니까.



▲ 협동 콘텐츠도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시연 버전에서 확인은 안 됐다.


기대작으로서의 면모는 보여주지 않았나
일단 첫 인상은 좋다. 약간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지스타 2017 시연작에서 넷마블게임즈의 유일한 자체 IP였던 '세븐나이츠2'는 자신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싶다. 나쁘지 않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고, 스토리 진행과 연출, 마감면에서 꽤 괜찮은 타이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연 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 의문이 드는 요소들은 남아있다. 왜 MMORPG인지, 전작의 인물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갈등 구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리고 임팩트가 부족한 전투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말이다. 이번 시연에서 체득한 피드백을 통해서 괜찮은 수준으로 마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이라면, 장르가 바뀌었더라도 기대할만하다는 인상을 줬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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