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까칠한 딸 어때요?" 스토리가 아름다운 싱글 RPG '마녀의 샘2'

리뷰 | 이인규 기자 | 댓글: 54개 |




⊙개발사: KiwiWalks ⊙장르: 스토리형 싱글 RPG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2016년 6월 28일


2015년 7월 13일, 모바일 시장에서도 부분유료화 MMORPG가 강세를 보이던 시기에 동화 같은 그림체에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형 싱글 RPG, '마녀의 샘'이 출시되었습니다. 마녀의 샘은 출시와 동시에 호평을 받으며 출시 후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유료게임 인기순위에서 1위를, 그로부터 11일 후인 28일에는 앱스토어 유료게임 인기순위 1위에 오르며 패키지 모바일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수작이었습니다.

당시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런저런 일로 바쁜 나날이 이어져 눈여겨보기만 했을 뿐 실제로 플레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녀의 샘에 대한 기억이 잊혀져갈 때쯤 희소식을 전해 들었죠. 6월 28일 '마녀의 샘2' 발매 소식을 말입니다. 과거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생각했습니다. 마녀의 샘2는 꼭 플레이하겠다고 말이죠.

실제로 플레이를 해본 감상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습니다. 취향 저격이라고 할까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요.


■ 개발자의 배려가 묻어있는 UI 배치와 다양한 시스템


마녀의 샘2는 Kiwi Walks에서 개발한 스토리형 싱글 RPG입니다. 주인공 '루나'가 홀로서기 하는 과정에 대한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조작 방법은 여타 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신 메인 UI를 심플하게 구성하고 게임에 특히 많이 사용되는 메뉴를 밖으로 꺼내놓았을 뿐이죠.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스토리 진행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역 정보와 다음 목적지를 알려주는 History는 유저가 올바른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목적지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같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유저에게 게임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줘 버리면 게임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에서는 재미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투는 필드에서 몬스터 근처로 이동했을 때 전투 여부를 선택하여 진행됩니다. 전투 방식은 턴 방식으로 자신의 턴이 돌아오면 물리 공격과 마법 공격, 도구 사용, 도망가기 중에 선택하여 행동할 수 있습니다. 루나의 민첩에 따라 턴이 돌아오는 시간이 달라지는 만큼 민첩 능력치를 일정 수준까지 올려두면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마녀의 샘2 메인 UI



▲ 마녀의 샘2 종합 메뉴



▲ 마녀의 샘2 전투 UI



▲ 종합 메뉴에서 능력치 부분을 선택하면 루나의 능력치와 능력치 도움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총 3가지입니다. 먼저 능력치 성장은 보통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수련을 진행하는 등 여러 가지 행동을 취했을 때 획득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각 거점 근처에 있는 수련장을 이용하죠. 일정 체력과 마력을 소모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수련장에서 시간을 조금 들인다면 게임을 클리어하고 남을 정도의 능력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능력치를 성장시킬 경우 게임 자체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RPG 하면 마법을 빼놓을 수 없죠. 마법의 샘2의 마법은 크게 공격 마법과 보조 마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격 마법은 각 속성마다 특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화염 마법은 화상 대미지를 추가로 주며, 빙결 마법은 상대의 민첩 능력치를 추가로 감소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전격 마법은 상대의 방어력을 감소시키죠. 추가 효과가 확실한 만큼 상대하는 몬스터에 따라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합니다.

보조 마법에는 체력을 회복시키거나 공격 마법을 보조하는 마법이 속해 있습니다. 마법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흩어져있는 재료를 수집하거나 몬스터를 공략해 재료를 모은 후 거점에 있는 가마솥을 통해 마법을 제작해야 합니다. 추가로 가마솥은 마법 제작 외에도 장비 제작이나 도움이 되는 도구를 제작할 수 있죠. 제작된 마법은 슬롯에 배치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슬롯마다 부여되어있는 추가 효과를 확인하여 조합해야 합니다.



▲ 수련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원하는 탭을 선택하면 조합할 수 있는 마법과 도구 목록이 출력됩니다.



▲ 마법을 배치할 때는 슬롯 추가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숨겨진 스토리의 조화

일단 마녀의 샘2는 전작의 스토리를 주인공 루나의 시점으로 보여주기에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향은 비슷했습니다. 대신 전작에서 밝히지 못한 실마리를 하나둘씩 풀어내면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집중도 더욱 잘 되었고요.

스토리가 급하게 전개되거나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실제 플레이한 유저들은 복선처럼 생각해 세 번째 작품의 출시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했죠. 실제로 공식 카페에서 개발자의 댓글을 통해 세 번째 작품의 개발 가능성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 나올지는 그분만 알고 있겠지만요.



▲ 출처: 마녀의 샘 공식카페 마녀의 샘2 출시 안내 공지 댓글
http://cafe.naver.com/witchspring/4344

또한, 중간중간 캐릭터들의 개성 넘치는 대사와 몸짓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좁은 틈을 헤집고 나가는데 살 때문에 몸이 끼어 시무룩해 하며 혼잣말을 한다거나, 심경 변화 후 옷을 바꿔입고 삐뚤어진 어투를 사용하는 루나의 행동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캐릭터 성격이 잘 드러난 대사는 스토리를 감상하는데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조금 민망한 대사 때문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은 유저 몫이긴 합니다만, 이게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 소녀는 흑화한다!

정해진 스토리 외에 숨겨진 이벤트 스토리가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벤트 스토리마다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배치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추가로 이벤트 스토리는 보상 지급에서 끝나지 않고 찾아낸 수에 따라 클리어 랭크를 부여받습니다. 랭크에 따라 엔딩 연출 효과가 추가되는데요. 전작처럼 엔딩 자체가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엔딩에 추가 씬을 제공하는 정도죠. 하지만 유저들의 수집욕과 탐구심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현재 업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 스토리는 15종이지만, 그 외 추가로 확인된 행동 관련 씬 추가로 미루어볼 때 더 많은 엔딩 효과가 남아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 일정량 이상의 명성을 획득하면 주어지는 이벤트 씬



▲ 업적을 완료하면 시작 화면에 친구들이 하나씩 모여듭니다.


■ 역발상적인 행동에서 찾아낼 수 있는 생각 외의 재미

전작과 달리 제한 시간이 없어지면서 유저가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유도도 높아졌고요. 자유도가 높아진 만큼 캐릭터 성장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가지고 사소한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마법사인 루나의 성장을 힘과 체력 방어에 맞추어 물리 공격만 한다거나 특정 애완동물의 활용을 위해 루나의 공격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능력치를 성장시키는 경우가 있겠네요. 특히 애완동물은 개체마다 고유의 효과를 가지고 있어 자주 사용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획득 난이도가 쉽고 스토리를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멧돼지 대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멧돼지 대장은 루나의 방어력을 50% 향상 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추가로 상대에게 루나의 체력과 방어력에 비례한 피해를 줍니다. 이 효과들을 극대화하기 위해 루나의 체력과 방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죠. 루나의 방어력과 체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생존 확률이 올라가고 그만큼 멧돼지 대장의 공격력도 상승합니다. 체력과 방어만 올렸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최강의 방패와 창을 손에 넣는 격이죠.

보통은 캐릭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부가적인 요소를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부가적인 요소를 위해 캐릭터를 성장시키지는 않습니다. 이런 역발상이 게임을 보다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 루나의 직업이 비스트 마스터로 변경되었습니다.



■ 쥐어준 숫가락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녀의 샘2의 아쉬운 전투 시스템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전투에 있어서는요. 마녀의 샘2의 전투는 턴 방식입니다. 공격할 수 있는 횟수는 민첩에 따라 달라지죠. 가령 상대의 민첩보다 주인공의 민첩이 낮을 경우 같은 민첩 능력치를 가지고 있을 때보다 많은 공격을 받게 됩니다.

게임 초반 능력치가 낮을 때는 매 전투마다 몬스터와 혈투를 벌입니다. 성장하기 전까지 긴박한 전투에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죠. 그러나 곧 단조로운 패턴에 익숙해져 버립니다.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고자 조금 더 어러운 몬스터를 찾아봐도 몇몇 지역에서 등장하는 보스급 몬스터 외에는 행동 패턴이 비슷합니다. 보스 몬스터도 공격할 때마다 피해량이 오른다거나 일정 대미지 이상의 공격을 할 경우 miss 판정이 나는 등의 추가 패턴이 있긴 했지만요. 긴박한 전투를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 비해 루나는 너무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속성별로 특색있는 마법과 그 마법을 증폭할 수 있는 마법진 그리고 증폭된 마법을 보조할 수 있는 보조 마법진, 추가 피해를 주거나 보조해줄 수 있는 애완동물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껏 고생해서 전설의 검을 만들었는데 그 검으로 오크를 잡는 건가 하고 말이죠. 조금 더 몬스터들의 패턴이 많았더라면 더욱 긴박하고 즐거운 전투를 즐길 수 있지 않았겠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보스급 몬스터로 보이는 얼음 골렘. 공격력이 강력할 뿐 추가 패턴은 없었습니다.




싱글 RPG의 매력은 혼자 즐기는 만큼 시간 제약이 없고 자유도가 높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틀은 정해져 있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죠.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보는 맛도 있고요.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마녀의 샘2는 싱글 RPG를 찾는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토리에 너무 집중된 나머지 전투에 대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조금 더 긴박한 전투가 펼쳐졌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전작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Kiwi Walks. 언제나 애정이 담긴 스토리형 싱글 RPG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개발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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