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바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色)다른 건반형 리듬 게임 '라노타'

리뷰 | 이인규 기자 | 댓글: 47개 |




⊙개발사: Noxy Games ⊙장르: 건반형 리듬 게임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출시: 2016년 7월 13일 / 2016년 8월 26일


강남 오피스 5층에는 리듬 게임에 푹 빠져있는 동료 기자가 있습니다. 점심 시간이 되면 그만의 작은 파티가 열리죠. 기계식 키보드에서 울려 퍼지는 현란한 비트에 흥이 절로 납니다. 자연스레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처럼 뒤에 서서 계속 지켜보게 되었죠.

그 때문이었을까요? 이전까지 리듬 게임은 오를 수 없는 벽 같은 존재였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리듬 게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남들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용기는 없었죠. 정말 못하거든요. 그러다 동화풍의 일러스트와 스토리가 있는 특이한 리듬 게임 '라노타'를 발견했습니다.

라노타는 대만의 음악 게임 프로 플레이어들로 구성된 인디 게임 제작진 'Noxy Games'에서 개발한 건반형 리듬 게임입니다. 따듯한 느낌을 주는 동화풍의 일러스트는 스토리 싱글 RPG를 떠올리게하죠. 그리고 특이한 게임 시스템으로 기존 리듬 게임 유저는 물론 신규 유저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TUNE 모드로 신규 유저가 느낄 수 있는 장벽의 벽을 낮춘 게임 시스템

게임 방식은 보통의 건반형 리듬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떨어지는 노트를 판정선에 맞게 터치하기만 하면 되죠. 점수는 최고(Harmony)와 일반(Tune), 미스(Fail) 중 어떤 판정을 받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게임 플레이 후 최종 점수로 클리어 랭크가 결정됩니다. 건반형 리듬 게임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봤다면 이해하기 쉽겠죠.

2016년 9월 9일 현재 메인 스토리 11곡, 사이드 스토리 5곡 총 16곡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iOS에서 라노타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게임을 구매해야 되지만, 안드로이드는 메인 스토리 11곡을 무료로 플레이해볼 수 있습니다. 대신 50초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죠. 그리고 정식 발매된 지 얼마 안 된 게임이다 보니 다른 리듬 게임의 수록곡에 비해 그 양이 적은 편입니다.

난이도는 WHISPER와 ACOUSTIC, ULTRA로 총 3가지가 있습니다. 쉬움과 보통, 어려움으로 나눌 수 있겠네요. 각각의 난이도는 1에서 10까지의 레벨로 분류됩니다. WHISPER는 1~5, ACOUSTIC은 3~8, ULTRA 6~10의 레벨 분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난이도가 같아도 노래에 따라 레벨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자신의 실력에 맞는 난이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 난이도를 클리어해야 열리는 노래도 있지만, 스토리와 함께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노래는 WHISPER 난이도로 클리어해도 참여할 수 있거든요.



▲ 라노타에는 총 16가지의 수록곡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난이도별 레벨 정보는 곡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죠.

모드는 두 가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먼저 기본 모드 'TUNE'은 일종의 연습 모드입니다. 잦은 실수로 게임 중간에 'Game Over'되는 일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죠. 특이한 점은 TUNE으로 해당 곡을 클리어해도 다음 곡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높은 난이도 때문에 다음 곡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되는 문제를 라노타는 TUNE을 제공함으로써 신규 유저가 느낄 수 있는 장벽의 벽을 낮추었습니다.

'PORIFY'는 TUNE와 다르게 일정 수준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실패로 돌아갑니다. 실전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점수의 범위는 90만점 이상으로 B랭크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야 클리어로 인정되니다. 난이도는 TUNE와 같지만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TUNE을 이용해 연습 후 PORIFY에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모드와 속도 선택은 선곡 후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 TUNE는 푸른색, PORIFY는 붉은 색 배경이 깔립니다.


▲ 라노타 튜토리얼 영상



■ 모바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色)다른 리듬 게임

라노타는 평행 판정선을 사용하는 보통의 리듬 게임과 달리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원형의 판정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락실에서 간혹 볼 수 있는 'BEATCRAFT CYCLON'을 이용해 본 유저라면 조금은 익숙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원형 판정선에 익숙한 유저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판정선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이죠.

원형 판정선은 선택한 곡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판정선이 화면 바깥으로 나가버리기도 하고 화면 전체를 떠돌아다니며 노트가 떨어지는 위치를 이동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때는 위아래가 갑작스럽게 뒤집혀 반대 방향에서 노트가 떨어지기도 하죠. 원형 판정선 자체가 생소한 방식이다 보니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익숙해지기만 하면 라노타만의 역동적인 플레이를 느낄 수 있죠.


▲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라노타는 역동적인 플레이를 한층 더 살리기 위해 캐치 노트와 레일 노트와 플릭 노트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캐치 노트와 레일 노트는 화면을 터치한 상태로 콤보를 이어갈 수 있는 노트로 파란색으로 표시됩니다. 두 노트는 누르기만 하면 최고 판정인 Harmony가 주어지며 보통 연속되어 배치되기 때문에 콤보를 이어가는 맛이 좋습니다. 추가로 플릭 노트는 위아래로 슬라이드 하는 노트로 움직임에 따라 원형 판정선의 크기나 이동 방향 등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 방식은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노트들이 복합적으로 내려올 때 캐치 노트의 터치 순서를 구별하기 어려워지죠. 물론 동시에 터치해야 하는 노트는 밝은 연 노란색 외곽선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원형 판정선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 라노타의 노트는 여섯 가지로 분류됩니다.



▲ 노트에 표시가 되지 않았다면 정말 어지러웠을 겁니다.



■ 리듬 게임에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RPG 요소를 담다

라노타를 처음 접했을 당시 리듬 게임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특유의 동화풍 일러스트 때문에 스토리 중심의 싱글 RPG 인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리듬 게임이었다는 거죠. 보통의 리듬 게임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정형화된 일러스트는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리듬 게임에서는 노래의 분위기에 맞춰 일러스트를 배치하거나 음악 비트에 따라 움직이는 효과를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라노타는 게임에 동화풍의 일러스트와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담아내면서 그만의 개성을 뚜렷이 했습니다. 그리고 RPG의 요소를 게임에 첨가하고 움직이는 원형 판정선을 추가하여 'Noxy games'만의 리듬 게임을 완성시켰습니다.



▲ 라노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화책을 펼쳐놓은 것 같습니다.

라노타의 게임 진행은 RPG와 매우 흡사합니다. 보통의 RPG는 스토리 진행을 위해 전투에 참여하고 퀘스트를 통해 보상을 획득합니다. 라노타도 RPG처럼 다음 스토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노탈리움을 조율해야 하죠. 그리고 RPG 게임의 퀘스트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은 리듬 게임 특성상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메인 스토리에서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거나 유저의 흥미를 돋우는 위트 요소로 작용하고 있죠.

확실히 아이템이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템이 판정을 높여주거나 자동으로 노트를 터치해 주는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면, 플레이는 조금 편해졌을지는 몰라도 리듬 게임 고유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을 겁니다. 리듬 게임의 재미는 유저 개인의 능력으로 다른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데서 나오거든요. 추가로 아이템에 기능이 있었다면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도 있는 문제고요.



▲ 몇몇 노래는 일정량의 노탈리움을 획득해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보상으로 주어진 아이템은 게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가 마음에 들었던 '라노타'

라노타의 플레이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평소에 즐기던 리듬 게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조금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움직이는 원형 판정선을 따라 화면을 터치해나가다 보면 먼저 움직인 손으로 다음 노트를 가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되었거든요. 그리고 판정선이 갑자기 작아지는 부분에서는 노트를 확인하기 힘들어지고 터치할 수 있는 공간도 좁아졌고요.

손으로 가려지는 부분은 유저의 컨트롤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판정선이 작아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된 만큼 화면이 작은 핸드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을 위해 조금 더 배려를 해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라노타는 참 잘 만든 리듬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듬 게임에 녹여내기 어려운 스토리도 동화풍의 일러스트와 RPG 요소를 첨가하여 잘 녹여냈고, 스토리마다 어울리는 곡을 사용함으로써 라노타만의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움직이는 원형 판정선을 사용함으로써 보통의 리듬 게임에서 느끼기 어려운 역동적인 게임 플레이와 새로움을 이끌어냈죠. 수록곡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다음 스토리와 추가될 수록곡이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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