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문가용 액정 타블렛의 가격파괴! 휴이온, GT-220 리뷰

리뷰 | 김은지 기자 | 댓글: 5개 |
지름신은 취미와 업무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고, 현관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택배요~" 외침은 현대인의 복음이다. 그렇게 매번 월급은 통장을 스치듯 지나가고 결제 내역을 바라보면 느느니 한숨이지만, 홀쭉한 통장을 부여잡고 울지라도 누구나 하나쯤 꼭 사고 싶은 물건은 있게 마련이다.

그림 좀 그려봤다는 사람에게 최고의 로망은 '신티크'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액정 타블렛이다.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얇고 가벼운 휴대용 타블렛과 달리, 크고 아름다운 크기의 액정 타블렛은 언제나 그림쟁이들이 책상에 떡하니 올려두고 싶은 제품이다. 묵직한 무게 못지않은 가격표를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내 취향에 딱 맞는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액정 타블렛이 세상에 등장한지 꽤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보통 해외 직구를 찾아봐야 한다. 마음에 딱 맞는 기능을 갖춘 20인치 이상의 액정 타블렛을 구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만약 100만원이 넘지 않는 가격대에 20인치 이상의 크기와 기능을 갖춘 액정타블렛을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면? 솔깃한 마음 반 제대로 작동은 할까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택배를 받았다. 며칠간 직접 그림을 그리며 사용해 본 느낌은 최소한 성능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는 점.

90만원대라는 상큼한 가격대에 그림 작업에 필수적인 기능, 그리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성능까지 갖춘 휴이온의 22인치 액정타블렛, GT-220을 직접 사용해 보았다.




▲ 멋짐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 정확한 가격은 949,000원이다



◈ 제품의 설치방법과 외관









▲ 타블렛 드라이버 설치CD를 제외한 구성품


GT-220은 일반 타블렛과 비교해서 박스 크기부터 압도적으로 크다. 아무래도 고가의 액정 타블렛이다보니 포장 역시 안전하게 되어 있는 편이고, 커다란 겉박스를 열면 포장을 위한 작은 박스가 여러개 들어가 있다. 작은 박스들에는 본체 외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선들이 포장되어 있다.

처음 박스를 모두 열고 나서 처음 느낀 소감은 생각보다 연결해야할 선들이 굉장히 많다는 점. IT 제품이나 기계와 친하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설치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단순하게 모양에 맞는 구멍에 끼우면 된다!




▲ 선이 많아보이지만 당황하지 말자!


① 배터리.
② 배터리 단자. 타블렛 뒤에 끼울 수 있다.
③ HDMI 연결 단자. 각각 모니터와 타블렛 뒤에 끼울 수 있다.
④ 충전코드 연결단자. ①번 '배터리'의 뒤에 끼울 수 있다.
⑤ 충전코드.
⑥ 펜 연결 단자. 타블렛 펜 꼭지에 끼워서 충전시킬 수 있다.
⑦ 펜 연결 USB단자. 휴이온 타블렛펜은 USB단자를 통해서 충전하는 형식으로, 컴퓨터에 USB단자를 끼워야 충전이 가능하다.
⑧ 타블렛 연결단자. 타블렛 뒤에 끼울 수 있다.
⑨ 타블렛 연결 USB단자. 컴퓨터에 끼워서 사용할 수 있다.


부품과 선을 모두 맞춰 정리한 후에는 거치대를 조립해야 한다. 이것도 어렵지 않다. 거치대를 맞춘 후 어쩐지 나사를 끼워야 할 것처럼 생긴 구멍에 나사를 넣고 조이기만 하면 된다. 십자드라이버도 박스 안에 함께 들어있어서 쉽게 조립할 수 있다.




▲ 드라이버와 나사가 들어있다





▲ 열심히 나사를 돌려주면





▲ 타블렛을 세워서 쓸 수 있다!





▲ 사용자가 쓰기 편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타블렛을 설치하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22인치의 넓은 액정이다. 외형도 까만 베젤과 크롬 실버 테두리의 조합이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두번째는 타블렛 펜의 연결 선이다. 휴이온의 타블렛 펜은 충전식으로 USB 포트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사용할때마다 항상 연결하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고, 한시간 반 가량 충전하면 최대 350시간까지 작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충 계산해봐도 한번 완충하면 약 2주일 가량 사용이 가능하고, 또 충전을 하면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타블렛 펜의 충전에 집착하고 쫒기지 않아도 된다.




▲ 펜꽂이에 가득한 펜심들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 사용 설명서에 한국어도 있다



◈ 성능




▲ 휴이온 GT-220 성능표


IT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이다. 결국 타블렛은 '얼마나 잘 그려지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잘 그려지는' 좋은 타블렛을 구별하기 위해 먼저 체크할 몇가지 조건이 있는데 바로 필압, 응답속도, 펜 해상도, 액정의 크기와 화면 해상도이다.

필압은 연필을 강하게 누르면 진하고 굵은 선이 그려지고, 살살 누르면 가늘고 옅은 선이 나오는 동작을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해 줄 수 있는 나타내는 수치다. 압력 레벨이 높을수록 더욱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GT-220의 압력 레벨은 2048 레벨로 고가의 액정 타블렛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물론 설명서에 적힌 수치만 믿을 수는 없기에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첫번째는 굵은 브러쉬를 사용해서 손에 힘을 줬다 뺐다 했을 때 필압이 잘 표현되는지, 두번째는 굵은 브러쉬로 가는 선을 얼마나 길게 뽑아낼 수 있는지를 실험해보았다. 실험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걸리는 부분이나 버벅이는 부분이 없이 시원하게 선이 잘 뽑혔고, 특히 곡선이 부드럽고 매끄럽게 넘어가는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 곡선부분이 매끄럽다





▲ 실제로 사용했을 때에도 한 획에 얇고 굵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그리기 편하다
(클립 스튜디오 사용)


응답속도는 타블렛에 선을 그었을 때 얼마나 빠르게 화면에 나타나는지를 뜻하는데 GT-220은 220 PPS(picture per second-1초에 220장의 그림이 보인다는 뜻)의 응답속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산 액정타블렛은 응답속도가 200 pps라는 걸 고려해보면 GT-220이 조금 더 빠른 응답 속도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펜 해상도의 단위는 LPI라고 부르는데, line per inch로 1인치에 얼마나 많은 선을 그을 수 있는가를 뜻한다. GT-220의 펜해상도는 5080 LPI로 1인치에 5080개의 선을 그을 수 있다. LPI는 고가의 외제 액정 타블렛이나 중저가의 액정 타블렛들도 대부분 5080 LPI에 맞추기 때문에 GT-220도 표준에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액정의 크기는 작업방식이나 모니터의 사용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가능한 한 클수록 좋다. 서브 모니터 용도의 액정 타블렛이라면 13~16인치로도 충분하지만, 메인 모니터 용도라면 20인치 이상의 크고 시원한 화면이 작업에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휴이온의 GT-220은 22인치(1920px*1080px) 모델로 일반적인 웹용 작업은 물론 A4 크기 이내의 인쇄물 작업을 할 때도 충분히 메인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A3 크기 이상의 인쇄물들을 주로 작업한다면 약간 작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본인의 작업 환경과 맞는지 고려해보아야 한다.

큰 단점은 아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다소 거슬리는 부분도 있다. 다양한 부품 선들을 모두 액정 타블렛의 뒤편으로 꽂게 되어 있는데, 타블렛의 각도를 눕혀서 오래 사용할 경우 압박을 받아 선이 빠지거나 접속이 불안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액정 타블렛을 사용하는 자세에 따라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작업 환경에 따라서는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 색감

액정타블렛과 일반타블렛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액정이다. 모니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액정 화면에 바로 선을 긋고 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액정타블렛이 아무리 좋은 펜과 성능을 갖추어도, 화면의 색감이나 표현이 나쁘면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액정 타블렛을 두고 '드로잉에는 참 좋은데, 채색할 때는 좋은지 모르겠다.'라던가, '아무래도 일반 모니터보다는 색감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같은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워낙 가격이 가격이다보니 처음 구매할 때의 걱정도 이것이다. 성능이야 기기 옵션 같은 걸 보면 되지만, 색감은 어떻게 확인하지?

그래서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GT-220에서 그림을 그린 뒤, 일반 모니터에 그림을 띄워서 두 모니터의 색을 비교하는 것이다. 각각의 모니터를 거치고, 카메라를 거치고, 또 기사가 나올 모니터 혹은 휴대폰 액정을 거치기 때문에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위의 그림을 각각의 모니터에 띄웠다
(사이툴, 포토샵 사용)





▲ 왼쪽-GT-220 / 오른쪽-일반 모니터


약간의 색감 차이는 있다. GT-220이 좀 더 푸른 색감의 쨍한 느낌이라면, 일반 모니터는 따뜻한 색감의 부드러운 느낌이다. 이 정도의 색감 차이는 다른 모니터 혹은 휴대폰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오차범위, 액정 타블렛의 문제라기보다는 제조사나 모니터의 부품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약간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장갑의 밝은 부분 묘사나 목도리의 어두운 부분 묘사에서 크게 튀거나 묻히는 부분이 생기지 않는 것을 보면 색상 표현 및 확인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익숙해지기만 하면 실제 작업물과의 색감 차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적을 것이다.




▲ 액정타블렛이지만 게임플레이나 영화감상도 가능하다





▲ 편안한 작업을 위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직접 써보니 휴이온의 GT-220은 액정 타블렛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성능의 모델이고, 타사의 동급 모델과 비교해봐도 절반 이하의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인 강점이다.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서 리뷰만 믿고 고가의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휴이온의 경우 한국 진출을 선언하며 방배역 3번 출구 인근에 체험 매장까지 운영하고 있으니 액정 타블렛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직접 가서 체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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