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주를 떠돌며 리듬을 느낀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

리뷰 | 장호준 기자 | 댓글: 16개 |




⊙개발사: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 ⊙장르: 리듬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2017년 4월 19일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Protocol: hyperspace Diver, 이하 P:h Diver)라는 참으로 긴 이름의 게임이 등장했다. 이 게임은 모바일과 태블릿 환경에 최적화된 리듬 게임임을 내세웠고, 소수의 인원이 개발했다는 점에서 발매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다. 무엇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리듬게임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EZ2DJ나 DJMAX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국내 제작사에서 모바일 리듬게임을 발매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DJMAX RAY나 테크니카 Q 같은 모바일 리듬 게임들의 성적이 아쉬웠던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방 안에 DJMAX TRILOGY 패키지를 고이 모셔두고 있는 기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P:h Diver를 다운로드해 플레이했다. 오래간만에 '음악에 맞춰 노트를 처리하는 플레이' 자체에 충실한 리듬게임을 접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타 리듬 게임들에서 보아 왔던 노트들을 터치하면 되는 친숙한 게임 방식이지만, 화면 이곳저곳이 활용됨으로써 우주 공간을 헤엄치는 듯한 색다른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여럿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리듬 게임 본연의 즐거움에 충실한 게임을 경험한 것도 오랜만이었다.






■ 참신하면서도 신규 유저를 향한 배려가 느껴지는 게임 화면


P:h Diver를 실행하면 곡을 선택하는 페이지가 바로 뜬다. 로고나 메뉴도 없다. 최초로 게임을 실행해 계정 생성을 완료하고 튜토리얼을 마치면 바로 악곡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리듬 게임의 핵심인 '음악'에 접근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이다.

게임 플레이를 제약하는 요소 역시 최소화되어 있다. 무료로든, 구매를 통해서든 확보된 곡은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플레이 기록을 계정과 동기화하거나 상점을 다시 이용할 때가 아니라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에 데이터를 받아 두었다면 비행기 모드에서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곡 선택 화면을 만날 수 있다.



모바일용 리듬 게임들의 대부분은 노트가 아래로 떨어질 때 판정선을 터치하는 건반형이나 화면 이곳저곳에 나타나는 노트를 터치하는 터치형으로 구분된다. 노트형 모바일 게임으로는 탭소닉이나 디모(Deemo) 같은 게임들이, 터치형은 테크니카 Q나 사이터스(Cytus) 등이 대표적이다. 그루브 코스터(Groove Coaster)와 같이 화면 어디든 타이밍만 맞춰 누르면 노트를 처리할 수 있는 방식 또한 자주 채택된다.

P:h Diver는 노트형과 터치형 모바일 게임들을 절충한 플레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악곡을 선택해 게임을 시작하면 우주 공간을 구현한 듯한 플레이 화면을 만날 수 있다. 한 번 터치하는 싱글 노트, 길게 누르는 롱 노트, 정해진 방향으로 긋는 스와이프 노트 등이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라인을 통해 노트형과 터치형 리듬 게임의 특성을 함께 보여 준다.

롱 노트가 등장하며 화면이 회전하거나 라인의 위치에 따라 시점이 변하는 식의 연출은 다른 모바일 리듬게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플레이 중에 때때로 노트가 다가오는 라인의 수와 위치가 변하고 화면이 회전하거나 스크린이 좌우로 흔들리는 등의 효과가 일어나 비주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 익숙한 노트들을 활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 회전하는 화면을 바라보면 사운드 볼텍스가 생각난다.





▲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어지러울 수도 있다.



P:h Diver는 리듬 게임 자체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먼저 다른 리듬 게임에도 자주 등장했던 노트들을 터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약간의 연습으로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그리고 옵션에서 터치 인식 범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리듬 게임 특유의 까다로운 판정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도 인식 범위를 확대하면 노트를 맞추기 수월해진다.

노트의 판정은 'Perfect,' 'Good,' ' Bad,' 'Miss' 의 네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Good' 판정 이상을 받으면 콤보를 이을 수 있고 판정 또한 후한 편이기 때문에 리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한 게임 오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실수에 대한 부담 없이 곡을 플레이할 수 있다.

최고 점수는 1,000,000점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곡이 종료될 때까지 플레이어가 처리한 노트 수와 판정에 따라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랭킹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악곡별 순위 경쟁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는 없다. 하지만 악곡마다 고득점 목록을 바라보며 고통받을 필요가 없기에 플레이어들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화면 전환과 각종 변속 구간으로 인해 모든 노트를 'Perfect' 판정으로 처리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러므로 최고 점수에 근접하기 위한 반복 플레이는 고난도의 곡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일종의 도전 요소가 된다. 다만 높은 난이도의 곡일수록 태블릿 환경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된다. 노트가 좁은 간격으로 몰려 있다가 넓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스크린의 크기가 작다면 플레이하기 힘들 수 있다.




▲ 옵션에서 터치 인식 범위를 조절할 수 있다.





▲ 결과창은 플레이 결과를 영역별로 세세히 보여 준다.





▲ 태블릿 환경에 적합한 난이도가 따로 구분되어 있다.





▲ 고난이도 곡들에서 노트가 몰리거나 퍼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 악곡과 편의 기능 구매로 누리는 다양한 즐거움


P:h Diver에 도입된 유료 재화는 대부분 악곡 구매에 이용된다. 게임에서는 넥스트플로어가 참여했던 여러 게임들의 음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곡들을 제공한다. 구입 가능한 곡의 목록에는 ESTi(본명 박진배), M2U(본명 신동휘) 등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한 곡들이나, '드래곤 플라이트'나 '데스티니 차일드' 등에 삽입되었던 음원이 포함되어 있다.

무료 곡을 제외한 악곡은 유료 재화인 수정을 이용하여 구입할 수 있다. 한 곡의 가격은 수정 4 ~ 15개이다. 수정 1개당 114원의 가격이니 곡당 456원 ~ 1,710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수정을 이용해 각종 편의 기능을 구매할 수 있다. 악곡을 한 곡이라도 구매한 경우 개방되는 V.I.P. 옵션은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의 노트를 숏 노트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다. 당연하지만 이 모드를 활용해 플레이할 경우 플레이 결과가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노래를 연습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플레이했다는 사실 자체가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밸런스 파괴 논란으로부터 자유롭다. 이 밖에도 닉네임 변경권이나 라인 색상 변경권 등 편의 기능도 구매할 수 있다.

리듬 게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본적인 방법이 악곡 구매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P:h Diver는 악곡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을 충실히 도입하고 있다. 편의 기능 구매는 호불호가 생길 수 있겠지만 이것이 유료 재화를 활용하는 참신한 활용법임은 분명하다.




▲ '#태그' 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곡을 확인할 수 있다.









▲ 수정으로 악곡 외에 각종 옵션과 모드를 구입할 수 있다.




■ 새로운 시도와 아쉬운 점들


P:h Diver는 떨어지는 노트를 처리하는 플레이 방식과 화면 이곳저곳에 나타나는 노트를 쫓는 터치형 플레이가 절충된 형태의 진행 방식을 택하고 있다. 라인들이 위치와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전의 리듬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참신한 인터페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요소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터치 가이드이다. 이 기능은 노트 처리 위치를 표시함으로써 플레이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대량의 노트가 등장할 때 방해가 되기도 한다. 터치 가이드 기능이 켜져 있을 때 각종 노트의 터치 포인트가 한 라인에 겹쳐 표시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노트를 확인하는 데 방해가 된다.

노트를 쳤을 때의 이펙트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또한 노트를 터치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게 만든다. 실제 플레이 중에 터치 가이드가 켜져 있다면 터치 이펙트가 가이드에 묻히는 경우가 잦다. 키음이 제공되지만 실제 플레이 화면에서 미미하게 들린다는 점도 터치 인식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 미미한 이펙트와 터치 가이드가 겹쳐 혼란을 주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 터치 가이드를 끄면 노트 확인이 더 쉬워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 리듬 게임에서 문제가 되는 싱크 설정에 관련된 아쉬움도 있다. 리듬 게임은 노트가 판정선이나 공간과 일치하는 순간에 맞춰 노트를 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노트가 움직이는 속도를 손가락의 속도에 맞추는 작업, 즉 싱크 작업이 중요해진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 기기 특유의 레이턴시(지연) 현상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싱크 기능에 필연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P:h Diver에서는 [옵션] ▶ [싱크] 메뉴에 있는 막대를 조작함으로써 싱크를 조절할 수 있다. 싱크 조절 기능이 아예 없는 경우보다는 낫지만, 막대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은 노트의 반응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노트를 직접 터치하면서 반응 속도를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었다면 게임에 접근하기 더 수월했을 것이다.




▲ 싱크 조절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도 있었다면 덜 헤맸을 것이다.




■ 음악 연주의 재미에 충실한 정통 리듬 게임


모바일 리듬 게임은 각자의 차별화를 위해 여러 가지 진행 방식을 도입해 왔다. 스토리에 따라 리듬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 캐릭터 카드를 뽑아 리듬 게임을 플레이하고 점수를 높이는 방식 등이 등장했다. 하지만 P:h Diver는 스토리나 캐릭터, 장비 같은 부가적 요소를 버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의 기본에 충실했다.

P:h Diver는 우주 공간을 연상시키는 배경을 활용하고 색다른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라인과 회전하는 배경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고, 일부 옵션들이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노트들을 색다른 화면 효과들과 조화시킴으로써 리듬에 맞춰 노트를 터치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플레이 가능한 곡들은 유료 곡을 포함해 총 27곡으로 볼륨은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노래 숫자는 업데이트를 통해 차차 늘려가면 된다. 모바일, 특히 태블릿으로 즐길 수 있는 신선한 느낌의 리듬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을 추천한다. 화면 곳곳으로 떨어지는 노트와 마주하며 전에 없던 독특한 리듬 액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패키지 업데이트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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