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최고 명문 대학교의 e스포츠 사랑, 스탠포드 e스포츠 클럽 인터뷰

인터뷰 | 이명규,석준규 기자 | 댓글: 15개 |
지난 11월 21일, 미국 오라클 아레나에서 치러졌던 IEM 오클랜드 시즌11. 전 세계에서 모인 6개의 리그오브레전드 팀이 우승 상금과 월드 챔피언십 진출권을 놓고 치열하게 격돌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분위기를 환기할 만한 한 가지 재미있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바로 프로 팀들의 대회 중간에 열린 쇼매치 이벤트 전이었다. 이 쇼매치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가 위치한 베이 아레나 지역의 명문 대학교인 스탠포드 대학교와 UC버클리 간의 친선전이 있었다. 이 두 대학교는 e스포츠 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에서도 오래된 라이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학교들이었다. 마치 한국의 고연전이나 연고전처럼 말이다.




별도의 거대한 상금이 있는 것도 아닌 친선전이었지만, 이 쇼매치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흘러갔고, 대학생 관객이 많던 현장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무대를 앞둔 관객들의 환호는 프로 경기의 그것과 다를 것 없었으며, 경기 내내 대학생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은 프로 선수들의 열정에 못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탠포드 대학교가 승리를 거두었을 때, 그들이 순수하게 열광하는 모습은 구경하는 기자 조차도 뿌듯할 정도였다.

그리고 IEM 오클랜드가 끝나고, 기자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e스포츠 팀, 클럽과 연락을 취했다.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승부 그 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아직도 기분이 좋은 듯한 스탠포드 대학교 e스포츠 팀의 선임 고문인 나탈리 챈(Natalie Chan)이 우리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스탠포드 리그오브레전드 팀원들과 선임 고문 나탈리 챈(Natalie Chan, 가운데)



Q. 반갑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게이밍 클럽과 e스포츠 팀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스탠포드 대학교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게이밍 클럽이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팀은 지난 여름에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지도부 아래 시작한 이들입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e스포츠에 큰 열정을 지녔고 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학교의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의 선발전을 통해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꾸렸고, IEM 오클랜드에 맞추어 별도로 섭외하거나 선발전을 진행하여 대회에 출전할 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졸업생을 포함해 학생들 중에서 IEM 오클랜드가 열리는 추수감사절 기간에 대회 출전이 가능한 이들로 팀을 구성해 출전했습니다.






Q. 스탠포드 대학교의 e스포츠 역사가 궁금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클럽은 누가 만들었으며,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나요?

A. 현재의 스탠포드 대학교 e스포츠 클럽은 ‘스탠포드 비디오 게임 협회(Stanford Video Game Association)’ 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 나탈리 챈(Natalie Chan)이 선임 고문을 맡고 있으며, 학생 회장은 제이슨 린(Jason Lin) 입니다. 지금의 클럽은 올해 여름 이전 클럽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재창단 된 것이지요. ‘리그오브레전드’ 팀 및 e스포츠 팀은 클럽과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지만, 클럽과는 다른 리더십 하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리그오브레전드’ 와 ‘오버워치’ 두 종목 팀에서 모두 선임 고문 역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오버워치’ 팀은 최근 커세어 대학 토너먼트에서 3위를 차지했고,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보셨다시피 IEM 오클랜드에서 버클리 대학교를 이겼습니다.


Q. 클럽이 어떻게 운영되고, 가입하는 조건이나 제한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클럽의 활동과 목표에 관심이 있고 이를 함께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클럽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운영되고, 캠퍼스 교내에서 열리는 랜 파티를 주최해 모두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Q. UC버클리와의 라이벌 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IEM 오크랜드를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A. 팀 모두가 대회를 앞둔 몇 주 간 맹훈련을 해왔고, 덕분에 자신의 실력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가진 채로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회 이전까지는 스크림을 포함해 버클리의 팀과 붙어본 적이 없었고, 더군다나 쇼매치가 진행되기 전 까지는 우리나 상대 팀이나 모두 서로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철저히 블라인드 매치였습니다. 때문에 양 팀 다 서로를 연구할 시간이 없었기에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미국의 대학 스포츠는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고,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분야입니다. 이에 비교해 과연 대학 e스포츠 리그는 어떻게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대학 e스포츠는 그 지역과 학교에 따라 굉장히 복잡하며 서로 다른 형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으로 미 서부 지역 대학들은 수준 높고 규모가 큰 게임 클럽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대학의 클럽들은 서로 다른 학생 리더들이 직접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대부분의 학교가 이들 클럽을 공식적인 학생 조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UC 어바인이나 로버트 모리스 등 몇몇 대학교들은 e스포츠를 학교 정식 교과 과정에 편입하고 새로운 관련 프로그램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Q.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과연 e스포츠가 얼마만큼의 인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e스포츠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이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단지 취미 삼아서, 재미를 위해서 게임을 하던 많은 학생들은 스스로가 좋아하는 분야에 좀 더 투자하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프로 선수들이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플레이해 온 게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을 관람하는 건 굉장히 특별하고 흥미로운 순간입니다. 저는 UC어바인을 졸업했는데, 제가 졸업한 학교가 게이밍 클럽을 만들고 e스포츠 장학금 등 전문적인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개인적으로 자부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산업이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저 자신도 그 덕분에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부분의 교육기관들은 비디오 게임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는 창의적인 재능을 길러내기로 유명한 학교인데, 학교에서 e스포츠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요?

A. 스탠포드 대학의 행정부는 여전히 새로운 이 분야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미국 서부 대학들의 스포츠 리그인 Pac12 컨퍼런스가 e스포츠 종목을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우리 학교의 총장, 행정부의 관심을 끈 것은 저희에게 굉장한 축복이자 기회였습니다. 그 결과로 행정부 직원들은 e스포츠가 지닌 새로운 진취성에 대해 굉장히 배우고 싶어하고, 대학 내에서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PAC12 는 미식축구를 비롯 다양한 스포츠에서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는 대학 리그다.



Q. 전세계 e스포츠 팬들과 e스포츠를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e스포츠는 놀랍고도 새로운 분야이며, 사람들이 직접 탐구하게 만드는 오랜 관심사이자 플레이어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것들을 추구하며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이런 것은 전에는 불가능 했습니다. e스포츠는 플레이어, 주최자, 제작자, 퍼블리셔들 모두에게 자신들의 열정을 세계를 무대로 선보일 수 있는 특별하고 독특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산업과 연관된 모든 이들은 그들의 친구, 가족, 동료들에게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와 그 정당함을 인정받고자 노력해왔으며 e스포츠의 부상은 마침내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Q. 2016년의 마지막을 승리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스탠포드 e스포츠 팀, 클럽의 새해 목표는 듣고 싶습니다.

A. 우리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앞으로 보다 계획적인 연습 시간을 정립하는 것과, 계속하여 모두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지요. 우리는 다가올 uLoL과 Tespa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고 있으며, 잠재적으로는 앞으로의 PAC12 에서 우리 학교 팀의 역량을, 실력을 인정 받고자 합니다. 내년은 우리에게 있어서 멋진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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