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드 모바일'의 자신감, "RPG가 대세라도 '전략'에 대한 니즈는 반드시 있다"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13개 |




싱가폴 소재의 'IGG.COM'에서 선보인 '로드 모바일'은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역동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전세계 모바일 전략게임 매니아들의 눈도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5월에 런칭한 게임이 1년도 안 되어 3,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니, 게임의 재미 면에서는 충분히 검증을 마친 셈이죠.

세세히 살펴볼수록 좀 특이한 면이 많이 보입니다. 중화권 게임이지만, 실제 그래픽이나 과금 모델은 서양 게임에 가깝습니다. 게임플레이에 있어서도 그래요. 다른 유저의 성을 공략하는 전략 게임이지만, 흡사 '서머너즈 워'를 보는 듯한 RPG 요소도 섞여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로드 모바일'이지만, 국내 시장 진입 타이밍은 '좀 늦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모바일 MORPG 열풍을 뒤로 하고, 이제 모바일 MMORPG의 시대로 진입 중이니까요. 물론, 타 장르 인기 게임들이 여전히 매출 상위권에 있습니다만, 대형 게임사들의 기대작들이 대부분 MMORPG 장르를 채용한 상황입니다.

'IGG 코리아' 이혜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라비티, 쿤룬 코리아 등 수많은 기업을 거치며 마케팅 노하우를 쌓아온 인물입니다. 현재 한국 시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그리고 '로드 모바일'이 현재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길 원하는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IGG 코리아 이혜원 대표





'IGG.COM'이 한국에 잘 알려진 게임사는 아니다. 먼저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은데.

구조가 독특한 회사다. 본사는 싱가폴에 있지만, 주요 개발인력은 중국 '복건성' 복주에 있다. 상장은 2013년도 즈음 홍콩에서 했다.


그렇다면 '로드 모바일'을 중화권 게임으로 봐도 될 것 같은데... 그래픽은 오히려 서양 게임에 가깝다.

그래픽 스튜디오를 캐나다에 따로 뒀다. 디자인을 서구권 개발자들이 담당하다 보니, 그래픽도 북미나 유럽 게임 스타일로 나온 것 같다.


개발팀이 국가 단위로 나뉘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지 않나.

예전에 우리 회사에서 '갤럭시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우주 전략 온라인 게임이었는데, 알다시피 SF 장르가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 이 게임도 아시아보다는 서구권에서 반응이 좋았고, 이후 'IGG.COM'을 글로벌 단위로 운영되는 계기가 됐다.

지금 우리 회사의 마케팅 팀이 미국에 있는데, 이역시 글로벌 게임 시장을 조준하기 위해서다. 지사가 생각보다 많다. 미국, 독일, 벨라루스, 대만, 필리핀, 태국, 싱가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도 운영 조직을 두고 있고.


그렇다면 싱가폴의 'IGG.COM' 본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

서비스나 개발을 위한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총괄하는 위치다. 글로벌 서비스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획단이라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 전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는 'IGG.COM'


사실 'IGG.COM'이 한국 지사까지 세울 줄은 몰랐다. '로드 모바일'이 외국에선 꽤 유명한 작품이지만, 한국에서 마케팅을 크게 한 작품이라고 보긴 어려웠는데... 이제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해도 되는 건가.

지금까진 한국 시장을 분석해보는 정도였다. IGG는 '로드 모바일' 전에 '덱 히어로즈' 와 '캐슬 클래시'라는 작품을 한국에 서비스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 및 한국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사는 한국 유저들이 게임을 보는 눈이나 충성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을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그 외적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국 시장의 발전 가치를 매우 높게 보았고, 앞으로 본사에서 더 많은 투자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GG,COM'의 이후 비전도 들어보고 싶다. '어떤 게임사로 기억되고 싶다' 같은 게 있을텐데.

'캐슬 클래시'나 '로드 모바일'을 보면 알 수 있듯, 'IGG.COM'에서 성공시킨 게임은 모두 전략 장르다. 이를 이어나가 글로벌한 모바일 전략 게임의 명가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한국 유저들에게도 같은 이미지로 기억되길 원하고 있다.



▲ "한국 유저들에게도 모바일 전략 게임의 명가로 인정받고 싶다"


'로드 모바일'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아직 해보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간단하게나마 소개 부탁한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전략 게임이다. 전략이라는 장르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은데, '로드 모바일'은 영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RPG적인 요소도 있어서 비교적 접근이 쉬운 편이다. RPG에 익숙한 유저라도 '로드 모바일'을 하다 보면, '전략 게임이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외 특징으로 '연맹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집결'을 잘 사용하면 전투력이 낮은 유저도 연맹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상대와 충분히 겨룰 수 있다. 이러한 협동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초보 유저가 자리잡기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진영 간 전투 장면이 꽤 역동적이었다.

개발팀 중 다수가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던 경력자다. 모두 전투 연출의 전문가들이라 모바일에서도 무리 없이 구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로드 모바일' 플레이 영상


한국 시장은 서양 시장과 다르게 모바일 RPG가 강세다. '로드 모바일'의 마케팅을 준비하면서도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PC 온라인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때 '리니지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이온' 등이 최고의 위치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피파 온라인'이나 '서든어택',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실패했던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 장르가 강세이기는 하나, 다른 장르를 원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 유저들과 함께 전략 장르의 발전을 이끌어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다.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기 전에도 이미 '로드 모바일'은 다운 받아 즐긴 국내 유저가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

대대로 홍보하기 전에도 약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서양풍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소소하게나마 게임을 알렸다. 사실, 전략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게임이었고. 이제 전략 게임 매니아가 아닌, 모바일 RPG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도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TV CF 및 지하철 광고를 시작하게 됐다.



▲ 모바일 RPG 유저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RPG 시스템'도 채용했다.


한국 유저들은 '운', 혹은 '뽑기'에 대한 과금 정책에 민감한 편인데, '로드 모바일'의 BM은 어떤지 궁금하다.

'로드 모바일'의 BM 자체가 북미, 유럽 시장에 맞춰져 있다. 뽑기 시스템은 아예 없고 영웅은 조각을 모아서 구할 수 있다. 다른 전략 게임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사는 개념이고, 그 외 게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엔 우리도 걱정했다. 유저가 '이 게임은 내가 쭉 할 수 있는 게임이다'라는 마인드를 가질 때부터 과금하게 되는 구조다. 수익이 잘 나올지는 솔직히 의문이었다. 하지만, '로드 모바일'이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는 게임이기에 특정 국가를 노린 BM을 넣을 수는 없었다. 우리 유저들 역시 모바일 RPG를 즐기는 유저들과 비교하면 꽤나 느긋한 편이다. 이건 전략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특징이기도 하다. '시간'을 사는 BM에 워낙 익숙해져 있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과금을 아예 안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만, 연맹(길드)에는 반드시 가입해 보호를 받는 걸 추천한다. 게임을 100% 즐기기 위해서는 이게 필수다.


이후 '로드 모바일'의 마케팅 전략을 들어보고 싶다.

이미 글로벌에 출시한 게임을 한국 유저들에게 알리는 입장이지만, 마케팅 전략을 다르게 갈 생각은 없다. 게임의 재미 면에서는 이미 외국에서 검증이 끝난 게임이고, 한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 역시 충분한 수준이다.

따라서 다음 마케팅 역시 지하철 및 TV CF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송지효 씨를 주인공으로 한 TV CF가 방영 중이고, 3월 7일에 2차 CF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 '로드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저항 혹은 투항'에 대한 투표를 받고 있는데, 그 투표 결과에 따라 여군주 송지효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2차 CF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한류스타 송지효를 '로드 모바일'의 CF 모델로 선정.


송지효를 CF 모델로 채택한 이유가 있나.

30~40대 남성에게 친숙한 연예인이기도 하고, TV 예능 프로그램 속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진취적 여성의 이미지가 보였다. '로드 모바일'의 여전사 혹은 여군주로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 또, 중화권에서 인기 있는 한류스타이다 보니 본사에서도 많이 좋아했다.(웃음)


마지막으로, '로드 모바일'을 한 문장으로 표한한다면?

'어렵지 않은... 그러나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전쟁 게임.' 직접 해보면서 이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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