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년 반만에 '콘솔'로 돌아온 진승호 PD의 신작, '베리드 어 라이브'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6개 |
검은 방과 회색도시 시리즈,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신작 '베리드 어 라이브'가 지난 2월 14일 공개됐습니다. '회색도시2'가 등장한 건 2014년 10월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반가웠습니다. 하나 놀랐던 건 모바일이 아닌 PS4, PS VITA로 출시된다는 점이었죠.

티저 영상이 공개됐을 때, 사실 좀 소름이 끼쳤습니다. 기자란 직업도 어떻게 보면 반응 하나하나가 민감하게 와닿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직업이니까요. 그만큼 공감이 많이 됐다고 할까요. 티저 영상에 쓰인 성경 구절, 욥기 24장 24절 "그들은 잠깐 동안 높아졌다가 천대를 받을 것이며 잘려 모아진 곡식 이삭처럼 되리라"는 아주 적절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바이벌 오디션’과 ‘SNS’를 소재로 한 어드벤처. 인벤에서는 2년 반 만에 신작으로 찾아온 진승호 PD를 만나 '베리드 어 라이브'는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제작되고 있는지 상세하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넥스트플로어의 진승호 PD

- 넥스트플로어로 합류한 지 얼마나 됐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신작인 '베리드 어 라이브'의 제작기간도요.

제가 넥스트플로어에 합류한 시점은 2015년 9월쯤이에요. 합류를 해서 새로운 툴, 유니티 엔진과 관련해서 보고 툴을 개발하고 팀 빌딩을 했습니다. 2016년 4월경에 여덟 번째 팀원이 들어왔고, 지금은 여덟 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작년 8월쯤에야 처음으로 퍼스트 플레이어블 빌드가 나와서 내부에 공유했었어요. 그때는 모바일 빌드였고, 이후에 회의를 거쳐서 콘솔 타이틀로 개발이 결정이 됐죠. 작년 9월쯤부터 콘솔로 개발을 했습니다.


- 티저 영상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현재 제작 중인 '베리드 어 라이브'는 어떤 게임인지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합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는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장르명이 좀 복잡한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서바이벌을 해야 하는 내용이라서 이렇게 장르명을 붙여봤어요. 어느 정도는 오소독스한 느낌이 있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시스템을 추가해서 제작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기본적인 메카닉은 대화헝식의 어드벤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티저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SNS가 게임에 관여하는 부분이 있어요. 아마 영상이 정보를 부분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그게 티저의 역할이긴 합니다만…대충 예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고로 인해 여러 인물들이 외부와 물리적으로 단절된 상황이 되고, 그 상황에서 내부인원들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SNS로 외부와 한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상황이죠. 소재가 일반인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이 생방송 무대에서 단절되는 상황이다 보니, SNS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서 플레이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전개가 좀 변화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티저 영상에서는 메신저처럼 말풍선이 떴는데, 그런 연출도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플레이할 때 많이 보게 되는 화면은 아마 타임라인 형식일 거예요.

'베리드 어 라이브' 티저 영상.

- 첫 빌드가 모바일 버전이었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콘솔로 전환한 이유가 있나요?

음...'계기' 자체는 저한텐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대표님이 일종의 제안을 주신 거라서요. 회의에서 저희 팀 게임을 보시고 나서 콘솔로 하는 게 어때요 하셔서, 길게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그 회의에서 바로 결정했죠.

아무래도 콘솔은 예전부터 개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항상 저희가 게임을 만들면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이슈가 있습니다. 그때도 그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냥 패키지 형태로 판매를 할 수 있는 콘솔은 그 부분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런 부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 패드를 잡고 하는 게임에 대한 로망도 좀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장은 좀 고민해보겠습니다"하고 나중에 "콘솔로 하겠습니다"했는데 다시 모바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면 또 이게 상황이 미묘해지다 보니까…그래서 이건 기회다 싶어서 그냥 바로 개발을 결정했습니다. 그게 작년 8월이었죠.


- 게임의 소재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특이합니다. SNS와 연예인 오디션… 이 소재로 어드벤처를 풀어나가는게 독특하네요.

SNS에 대한 이야기는 전 회사를 퇴사할 무렵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당시에도 SNS를 소재로 하는 게임에 대해서 주변에 많이 물어보고 다녔거든요. 2015년 여름쯤에는 신선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후부터는 여러 이슈가 있다 보니까 그 정도는 아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게임인데, 스마트폰 UI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서 SNS를 하는 형식이거든요. 그때는 캐릭터도 없었어요. 그냥 유저 캐릭터 대신 계정을 썼던 형태였습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게임을 기획했었어요.

근데 이게 좀 하다 보니 여러 회의를 거치고 나서, 초기 형태가 아닌 지금 형태로 가기로 했습니다. 툴 R&D를 하고 나서 캐릭터도 나오게 하자고 해서 변경도 됐고요. 캐릭터가 나오는 만큼 SNS의 비중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남아있긴 합니다.

연예인 오디션을 본 일반인으로 잡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만약 일반인이 아니라 연예인 연습생 같은, 그런 관리를 받고 소속된 사람들은 SNS에 대한 반응 체계가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게 없죠. 오디션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재능은 있고, 하지만 연예인이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그냥 '유명인'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만큼 대중에게 노출이 많이 된 사람이고요.

이 사람들이 쓰던 계약서가 굉장히 불공정했다고 하더라고요. 당사자의 주변인까지 다 촬영해서 영상으로 올려도 되고, 그걸 항의하면 안 되고 하는? 아, 이거는 저희가 자료 조사할 당시고요, 그게 프로듀스101 이후에 많이 개선이 됐다고 합니다. 저희가 작업한 기준이 개선되기 전이라 좀 애매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긴 해요.

아무튼, 이들은 아무래도 연예인들보다는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대응하다 실수하는, 아니면 잘못된 방향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그런 인물상이라서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이들이 무대에는 서야 된다고 생각했고, 저희가 생각한 건 무대가 무너지고 거기에 고립되는 방향이에요. 어떻게 보면 좀 연극적인 면이 있죠.


- 그런데 이 소재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앞서서 여름부터 소재를 생각했다고 했잖아요? 그게 음…지난 프로젝트가 끝나고 제가 회사를 나가게 됐어요. 팀원들에게는 이야기를 하고 이후에 좀 쉬면서 영화를 봐야겠다 해서 와이프랑 매드맥스를 보러 갔거든요. 그런데 같이 밥을 먹던 와이프가 제 소식이 기사가 났다는 거예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어떻게 보면 그냥 작은 팀이 해체되는 건데.

깜짝 놀라서 영화도 못 보고 왔어요. 제가 SNS를 제대로 된 계정으로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팔로워가 주변 개발자 지인들이나 매체,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거든요. 타임라인을 보니 기분상으로는 다들 제 이야기만 하는 것 같더라고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었죠. 근데 이게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데 스트레스가 엄청나더라고요. 멘탈 관리가 며칠 동안은 거의 안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고통스러운 부분이긴 한데, 좀 지나고 나니까 이걸로 게임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더라고요. 스릴이 느껴지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천성이 개발자시네요.

그, 그런가요? 아무튼, 이런 입장에 유저가 놓이게되면 느낌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초기안에서는 주인공의 과거가 잘 안 풀린 이야기도 있었는데 다 폐기됐고, 그런 식으로 타임라인을 보는 걸 게임으로 만들까하고 소재를 선택했던 겁니다. 지금은 모습이 많이 바뀌었죠.

이걸 경험해보니, 이후에는 SNS를 거의 안 하게 됐는데 전 회사를 그만두고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원래 알던 사람부터 SNS를 통해 알던 사람들을 두루두루 다 만나보니 좀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처음에는 게임에 부정적인 반응이 많이 들어가있었거든요. 양면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여러 사람들이 있다 보니까 좋은 점도 있고 나쁘다기보다는 견해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많더라고요. 그걸 더 반영하려고 노력했죠.



인물들을 평가하는 짤막한 메시지도, '악성'과 '응원' 글이 섞여있습니다.




- 인터넷 문화가 생겨나면서 익명성을 통한 댓글과 SNS 등의 한 마디가 그동안 많이 이슈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 꽤 무거운 주제로도 받아들여지게 됐는데, 가볍지 않은 주제가 돼서 부담도 있지 않았나요?

네, 그건 잘 알고 있습니다. SNS는 정말 많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이건 그냥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건데 게임이 나오는 시점이 좀 지나다 보니 그동안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났죠.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이 작품으로 사회를 비판하겠다 하는 의도를 가진건 아니에요. 분명 주제가 무거워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걱정도 되긴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라고는 하지만, 나름 저도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게 어떤 '정확한' 메시지로 전달되고 정리된다기 보다는, 그냥 게임을 하다 보면 그 안에 자연스럽게 있는 형태로 녹여볼 생각이에요. "이런 게 있구나~"라고 생각한 분들은 의미를 찾으실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단순히 오락거리로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는 "너무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경계한다"정도인 것 같아요. 저희가 게임으로 다큐를 만드는건 아니거든요.


-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작품에서도 예전 '검은 방'이나 '회색도시'와 같은 방 탈출 요소를 볼 수 있을까요? 혹은 다른 바뀐 점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작품은 방 탈출 관련 요소가 없어요. 이게 아마도 전작과 가장 크게 차이나는 점입니다. 타임라인은 읽으면서 '키워드'를 발견하거나, 생존자들에게 '키워드'를 제시해서 이야기의 힌트를 얻는 부분이 있습니다. 키워드로 다른 인물들과 관계를 쌓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사건이 발생하는데, 단서를 잡아 키워드를 수집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게 기본적인 게임의 메커니즘이 됩니다.

번호를 눌러 맞춘다던가 하는 퍼즐은 없어요. 이전 작품들의 '검은 방'은 누가 만들어낸 장소였죠. 회색도시는 멀쩡한 도시였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의 배경은 '무너진 곳'이 됩니다. 무언가 장치가 작동하기는 이상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배제를 하고 있어요.

그동안 제가, 저희 팀이 만든 게임을 해 보신 플레이어 분들은 대충 짐작을 해요. 우리가 뭔가를 준비해서 꺼내거나, 바로 그 자리에서 막 뭔가 나오려는 분위기를 잡고 있으면 "아, 이제 뒤에 뭔가 나오겠다"하고 그냥 그 부분을 넘겨버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예상이 된다고 해야 되나? 이걸 좀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봤죠.


- 무너진 장소는 어떻게 보면 천재지변으로 강제로 격리되는 형태니까요. 그런데 무대가 무너졌고, SNS가 가능하다면 대화랑 통화가 가능한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구조요청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외부와 '단절'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의외로 플레이 타임이 좀 짧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아, 네. 맞아요. 게임의 배경이 그렇게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를 신청하고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붕괴 현장이라는 게 아무리 구조대가 와도 바로 꺼내줄 수가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를 상정하고 만들었어요. 자신의 힘으로 자력 탈출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베리드 어 라이브'는 구조대가 오기까지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어요.

직선적인 플레이 타임, 일렬로 사건을 보면 짧게 느끼실 수 있어요. 일단 저희가 멀티 엔딩, 회차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시한 키워드와 여러 가지 요소로 분기가 발생하는 형태거든요. 루트에 따라서 누군가의 생존 여부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갈래가 상당히 많은 편이에요.

이전 작품들도 어느 정도 멀티 엔딩이 있었는데…보통은 이랬죠. 가다가 죽으면 배드 엔딩, 살았는데 뭔가 찝찝하면 노멀 엔딩. 그리고 모든 진실을 알고 생존하면 트루 엔딩? 그런 식으로 구분했었어요. 이번에는 아마 노멀 엔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엔딩이 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엔딩 이후 생존자들의 후일담도 나눠놨어요. 이걸 어떻게 즐기시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플레이 타임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티저 영상에 잠깐 등장한 오디션 무대는 박살이 났습니다.

-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아무래도 게임의 엔딩이 좀 찝찝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좀 찝찝한 느낌을 가져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립된 공간에서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이야기다 보니 상쾌한 느낌은 아닐 것 같아요. 그래도 '엔터테인먼트'다보니까…트루 엔딩 쪽으로 가면 너무 암담하지는 않게 끝나는 거 아닌가 하고 예상은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이번에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개발하면서 멀티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어요. 예전 작품인 '회색도시'도 일본 서비스를 하면서 이건 PSP로 하면 좋았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거든요. 당시에는 멀티 플랫폼 빌드가 불가능한 자체 엔진을 써서 이식을 하려면 아예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코스트가 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시도를 하기가 난감한 상황이었던 거죠.

'베리드 어 라이브'의 엔진을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에도 고민이 됐어요. 원래는 자체 엔진도 있었고 해서 몇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언리얼이 많이 주목받고 있는 편인데…당시는 유니티가 더 주목받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넥스트플로어에 왔을 때는 플레이스테이션 개발킷이 있었고, 유니티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빌드를 할 수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키도팀에서 먼저 했던 방법을 알고 있는 상황이니 자연스럽게 유니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 그동안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다가 처음으로 콘솔 개발을 하게 됐는데, 느낀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인터페이스 차이가 좀 있는게 크더라고요. 해상도는 요즘 스마트폰들도 1080p로 나오다 보니 문제가 거의 안돼요. 그런데 스마트폰은 터치 방식이고, 콘솔은 패드를 잡게 되니까 메뉴와 관련된 부분에서 뎁스가 있어야 하는 게 좀 복잡해요.

모바일은 필요한 기능 10개를 화면에 버튼으로 다 띄우면 됩니다. 그것 중에 아무거나 누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콘솔은 원하는 걸 누르려면 패드 버튼을 잘못하면 열 번 눌러야 되는 상황이 와요. 그러면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층'을 나눠야 합니다. A, B 중에 B를 선택하면 DFG가 나오는 것처럼 단계를 나눠야 조작이 적어지죠.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서 좀 헤맸던 것 같습니다.

피처폰 시절에는 숫자키를 이용해서 게임을 할 수 있었어요. 검은 방을 만들 때도 단축키를 많이 넣고 뎁스가 있었죠. 하지만 스마트폰은 그게 거의 다 사라졌었는데 이번에 다시 하면서 옛날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가 액션을 조작하는 게임은 아니고 메뉴를 조작하는 게임이다 보니 더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 이번 작품도 풀 보이스로 진행할 예정인지 궁금하네요.

음성이 있고 없고가 경험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보니 고려 중이긴 합니다. 확정된 부분은 아니고, 계속 생각하고 조사해보고 있어요. 어떤 성우분들이 어울리는지 고민도 하고 있고요. '베리드 어 라이브'가 가수를 뽑는 오디션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까 노래도 해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너져서 고립되어있는데 노래를 부를 일이 없기도 하고... 그래서 일단은 가창이 되시는 분들도 어떤 분들이 계시는지 체크하고 있어요. 섭외를 위한 준비단계 정도랄까요? 저도 어느 정도 계획을 잡고 있는데...이게 그대로 갈 수도 있고, 개인 사정상 안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개발을 좀 더 진행하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섭외부터 레코딩까지 걸리는 기간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리 길지 않아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베리드 어 라이브'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나 각오 한 마디를 부탁합니다.

지난 작품이 2014년 10월이었으니까...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방황도 하고 맘잡고 학원다니면서 새 엔진도 공부하고, 팀을 규합하고 준비하면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는 내부적으로도 계속 공부해서 뭔가를 바꾸고,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이나 진행 방식도 포함해서 변화를 많이 주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한 번 모든 게 흩어졌었는데, 이걸 다시 모을 때 그래도 모아야 하는지 아니면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서 모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완성된 모습이 제가 그리던 그대로 나오느냐는 다른 문제죠.

확실한 건 정말로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국 콘솔 시장은 주로 대작 위주의 게임들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서 약간 부담도 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베리드 어 라이브'를 좋은 게임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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