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라다 카츠히로 PD, "철권7 플랫폼간 크로스 플레이, 사실상 힘들다"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38개 |



'하라다 카츠히로'. 게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이다. 높게 뻗친 머리에 언제나 쓰고 있는 선글라스. 작은 키지만 다부진 모습. 그는 일본에서도 명가로 통하는 개발사인 '반다이 남코'의 프로듀서이자, 세계 최고의 격투 게임인 '철권' 시리즈의 아버지다.

4월 2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언리얼 서밋'. 하라다 PD는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대표에 이어 기조 강연자로서 강단에 섰다. 40분의 강연이 끝난 후, 기자실에서 하라다 PD와 짧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철권'부터 '섬머 레슨', 그리고 '언리얼 엔진'까지. 하라다 PD와의 인터뷰 내용을 글로 옮겼다.



▲ 반다이남코 하라다 카츠히로 PD




Q. 언리얼 엔진4는 닌텐도 스위치도 지원하는데, 스위치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반다이남코의 입장을 언급하기는 조금 어렵다. 물론 스위치 이전에 'Wii U'당시에 타이틀을 발표한 적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스위치가 꽤 매력적인 콘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치 발매일에 구입을 하러 갔다가 매진되는 바람에 사지 못했다(웃음). 나중에 스위치를 구매하게 되면 다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사려다가 못사서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Q. 철권 7 이후에도 언리얼 엔진을 통해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물론이다. 라이센스비를 조금만 더 저렴하게 해 주시면 게임을 개발할 용의가 있다.


Q. 언리얼 엔진을 통해 철권7을 개발하면서 느낀 개발상의 이점은 어떤 점이 있는가?

먼저 대전제로, 언리얼 엔진은 격투 게임보다는 다른 장르에 더 적합하다. 어찌 보면 특별히 이점이 없을 거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이유는 콘솔 기기 버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언리얼 엔진의 솔루션을 이용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이점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철권7의 개발 파이프라인은 조금 독특한 편이다. 컴퓨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마더보드나 CPU는 우리 엔진을 사용하지만, 언리얼 엔진은 GPU와 RAM에 사용한다고 해야 할까?


Q. 개발에 앞서, 게임 개발에 사용할 엔진의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범용성'이 높아야 한다. 엔진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게임 엔진에 지배당하지 않고 개발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야 한다. 사실 게임에 따라 다르긴 하다. 좋고 나쁘고를 따지기는 조금 힘들다고 해야 할까? '유니티' 엔진은 개발진의 수가 적으면 더 유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100~150명가량의 개발진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언리얼 엔진이 더 유리했다.



▲ 엔진의 선정 기준은 '범용성'


Q. '페미니즘' 이슈가 떠오르면서 캐릭터 디자인 컨셉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철권 시리즈의 캐릭터 메이킹도 이런 이슈의 영향을 받았나?

철권의 20년 역사를 반추해볼 때, 원래 철권이라는 게임의 이미지는 젠더 문제가 없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평가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게임 안에서 캐릭터의 복장을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가 수영복 복장을 도입했을 때, 미국의 한 운동가로부터 수영복 복장을 통해 여성 캐릭터를 성 상품화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견을 받았다.

큰 틀에서 봤을 때는, 정보의 추출 과정에서 틀린 과정이 있다고 생각하고, 불공평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보면 로봇과 동물, 심지어 괴물에게까지 우리는 수영복을 입혔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사례만을 들어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모든 캐릭터에게 수영복을 주었다.

철권의 캐릭터 중 '로저 주니어'라는 캥거루 캐릭터가 있는데, 로저 주니어는 어머니인 '로저'의 배 주머니 안에 들어 있다. 하지만 '로저'는 여성 캐릭터임에도 어떤 클레임도 들어오지 않았다. 만약 수영복이 굳이 문제라면, 실제 현실의 사람들도 수영복을 입으면 안 되고, 일본 사람들도 훈도시를 입으면 안 될 것이다.



▲ 모두에게 공평한 수영복


Q. 철권7은 전과 다르게 PC 버전으로 출시된다. 이런 플랫폼의 확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먼저, 우리는 PC 버전을 출시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일단 나부터가 PC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드디어 숙원을 이뤘다. 철권7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발될 다른 게임들도 PC 버전으로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 생각난김에 사버렸다...


Q. PC와 콘솔 버전의 크로스 플레이는 아직도 정해진 바가 없나? 그리고 발매일 연기 루머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 2017년 초라고 발표했던 거와는 다소 달라졌지만, 6월 2일에 출시가 예정된 것은 변한 바가 없다. 크로스 플레이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 '스트리트 파이터5'(PS4)과 '킬러 인스팅트'(XBOX)가 있다. 두 게임 모두 PC와의 크로스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두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철권의 경우는 XBOX와 PS4 둘 다 지원하는 게임인데, 사실 기술적으로야 얼마든지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문제는 두 콘솔이 따로따로 가지고 있는 여러 약관을 비롯한 규칙들이 충돌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정치적인 문제'들로 인해 크로스 플레이가 힘들다. 직접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네트워크 부분인데, 서버 중계 방식의 매칭이면(데디케이티드 서버)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격투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P2P 방식의 네트워크 연결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콘솔을 1:1로 연결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 크로스 플레이는 '어른의 사정'때문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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