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교에서 익히는 실전의 노하우! 서강대 평생교육원 MTEC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5개 |



최근 서강대는 평생교육원 MTEC(이하 MTEC)을 통해 게임 개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학문 위주의 교육이 아닌 실무와 유사한 프로젝트 위주의 교육, 거기에 산학협력과 정부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양성하는 건 물론이고 언제든지 실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를 원하는 만큼, 대학에서도 그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학생들이 취업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듯한 모습이다.

올해 MTEC에서는 2014년 '페인트 히어로즈'를 통해 인연을 맺은 에피드게임즈와 다시 산학협력을 체결해 함께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과연, 산학협력이 정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그리고 회사는 어떻게 생각할까? MTEC를 방문해 '리프팅 너트'를 개발하고 있는 학생들과 에피드게임즈의 한정현 대표를 만나 산학협력, 그리고 그들이 준비하는 HTML5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 진겸길, 진현서, 전성진, 최승관 교수 (좌측부터)


Q. 우선 MTEC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최승관 교수 : MTEC은 멀티미디어 학위 과정으로 그중에서도 게임 개발에 특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특화라고 하면 여러 개가 있지만 대표적인 건 역시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실무 중심의 교육 과정이라 다른 교육 기관과 비교할 때 프로젝트 퀄리티가 월등히 높다고 자신한다.


Q. 에피드게임즈와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들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함께하게 된 건가?

최승관 교수 :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에도 한 차례 에피드게임즈와 산학협력을 체결했었다. 사실 이런 산학협력을 하게 된 이유부터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앞서 학생들의 프로젝트 퀄리티가 높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게 프로젝트로만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었다. 좀만 더 시간과 공을 들이면 판매해도 될 정도인데 학교 프로젝트 성격상 그렇게 되지 못했다. 프로젝트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확장을 생각하지 않고 개발한 것도 있었고 프로젝트 팀이 해체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매년 20~30개의 게임 중 90% 이상이 사라졌다.

그래서 이런 사장되는 게임들을 산학협력을 통해 빛을 보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해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에피드게임즈와는 '페인트 히어로즈'에 이어 두 번째로 산학협력을 체결할 수 있었다.



▲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Q. 에피드게임즈와는 두 번째 산학협력이다. 이유가 있나?

최승관 교수 : 아무래도 산학협력을 하려면 믿음이 중요하다. 회사 측에서는 학생들이 회사가 원하는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학교 측에서는 공부 외 시간에 작업하는 만큼 열정 페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에피드게임즈와의 산학협력은 안심이었다. 아무래도 두 번째인 만큼 에피드게임즈도 학생들의 실력에 대해 대략 파악하고 있었고 우리도 에피드게임즈의 업무 환경에 대해 대략 알 수 있었다. 그 덕에 수월히 산학협력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한정현 대표 : 여담이지만 '리프팅 너트' 말고 다른 게임도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상용화하기엔 어려워 보였다. 프로젝트 자체는 고퀄리티였지만 상용화하기 위해선 대규모로 개발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리프팅 너트'가 시기적으로 알맞기도 했다. 당시 해외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이 막 나올 때였는데 웹 플랫폼 특성상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최적이었는데 그때 '리프팅 너트'가 눈에 띄었다.


Q. 다른 산학협력 사례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최승관 교수 : 올해 산학협력을 체결한 건 에피드게임즈 뿐이다. 그전에는 인트라게임즈와 슈팅게임을 개발했고 큐랩과 'Rolling Runner'라는 게임을 공동 개발한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작지만 3건의 산학협력을 체결한 바 있었다. 올해는 산학협력 외에도 정부 사업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2017년 창의인재 동반사업에 선정돼 VR 및 게임분야에 대한 멘토&멘티 시스템의 플랫폼 기관으로 운영 중이다.



Q. MTEC와 에피드게임즈, 각자가 생각하는 산학협력의 이점은 뭔가?

진겸길 : 기존 프로젝트의 경우 커리큘럼에 있다 보니 무조건 해야 했다. 그런데 성적을 위해서만 한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온전히 열정을 쏟아붓지 않았다. 그냥 해야 하니까 했던 거다. 물론 거기서 더 나아가 출시까지 생각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랬던 게 산학협력을 하면서 현업 개발자의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가 개발한 게임이 정식으로 출시할 수 있다는 부분이 좋았다.

진현서 : 아무래도 현업 개발자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

전성진 : 학생 입장에선 책임감이 길러지는 부분도 있었다. 학교 프로젝트였다면 성적 외에 이렇다할 목표가 없어서 자칫 해이해질 수도 있는데, 산학협력을 한 이상 월급을 받는 입장이기에 더 열정적으로 개발했다.

최승관 교수 : 채용 관련해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최근 기업에서 실력 있는 신입을 찾지 않나.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 문화를 느낄 수 있고, 더 빨리 융화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취업하지 못하더라도 프로젝트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삼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산학협력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한정현 대표 : '페인트 히어로즈'때도 그랬지만 기존 시장에는 없는 창의적인 게임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좀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에피드게임즈의 모토가 '남들이 하는 게임을 따라해선 승산이 없으니 독창성으로 승부하자!'인데 이런 모토와도 산학협력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도 산학협력을 통해 채용에 들이는 기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산학협력 과정 중 해당 학생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알 수 있는 만큼, 바로 개발에 투입할 수 있고 능률도 좋다.


Q. 좀 다른 얘기인데 에피드게임즈는 도전적인 게임, 사업을 하는걸 좋아하는 거 같다. 양산형 게임을 추구할 수도 있는데, 이런 도전을 하는 이유가 뭔가?

한정현 대표 : 우선 우리도 양산형 게임을 아예 못 만들지는 않는다. 만든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돈을 벌면 사람이 편한 것만 찾는다고, 양산형 게임을 찍어낼 수 있어 기피하는 편이다. 흔히 말하지 않나. 양산형 게임을 아예 안 개발한 회사는 있어도 한 번만 개발한 회사는 없다고.

다른 문제도 있다. 대형 개발사가 만드는 게임과 비교해 퀄리티가 낮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애초에 양산형 게임인데 퀄리티도 떨어지면 이건 승부가 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양산형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다. 어차피 승부가 안 되는 거, 양산형 게임보다는 아예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게임판을 흔드는 게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해 얘기해보자. '리프팅 너트', 어떤 게임인가?

진겸길 : 한 손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으로 조작도 간단하다. 손가락으로 넘기는 게 전부다. 유저끼리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 스코어 경쟁을 하는 게임이며 과금도 부담 없는 편이다.

아무래도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서 엄청 심플한데, 이런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게 된 데에는 팀 구성의 영향이 컸다. 다른 팀의 경우 3학년이 섞인 팀이어서 퀄리티가 높은 편이었는데 우리는 2학년만으로 구성돼 경험이 부족했기에 최대한 캐주얼한 게임을 목표로 만들게 됐다. 하지만 무작정 단순한 게임은 아니다. 쉽게 익힐 수 있되 마스터하긴 어렵게 만들어서 유저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도록 만들었다.



Q. 에피드게임즈와 산학협력을 체결할 때, 기분이 어땠나?

진겸길 : 사실 작년에 학교 프로젝트로 진행할 때만 해도 목표는 지스타 학교 부스에 출품하는 거였다. 그랬던 게 이렇게 에피드게임즈와 산학협력을 통해 출시까지 생각하게 돼 지금도 안 믿겨진다.


Q. 언제쯤 출시되나?

진겸길 : 일단 최종 빌드를 구글, iOS에 보냈다. 검수만 통과하면 약간의 폴리싱 외에는 바로 출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6월 21일 출시하고 싶다. '리니지M'과 정면승부할 생각이다. 적어도 명예로운 죽음은 될 수 있지 않을까?(웃음)



▲ 출처 : 네이버 이말년씨리즈


Q. '리프팅 너트'를 HTML5로 개발한 이유에 대해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이 나올 때라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한 얘기 부탁한다.

한정현 :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이 국내에선 생소한데, 해외에선 억 단위의 유저가 즐기고 있다. 엄청난 유저 풀이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아직 심의가 통과되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통과할 것이라 생각되는 기회의 땅이다. 그런데 한 가지 단점으로 게임 용량이 제한된다. 10메가 이하의 게임만 올릴 수 있는데 그런 저용량 게임으로는 '리프팅 너트'같은 캐주얼 장르가 제격이었다. 그래서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아직 결제와 관련해 수익 모델이 없지만, 어차피 수익 모델은 언젠가 생길 거니 지금 미리 준비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 HTML5 인스턴트 게임은 차세대 플랫폼으로 대두되고 있다


Q. 게임 용량이 10메가 이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구글, iOS 버전과 HTML5 버전은 어떤 차이가 있나?

한정현 : 아무래도 그래픽 리소스에서부터 차이가 좀 난다. HTML5 버전이 좀 더 저퀄리티고 캐릭터 등의 콘텐츠도 적다. 10메가인 만큼 악착같이 쥐어 짜 넣은 수준이다.


Q. 퀄리티가 낮은데 굳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으로 '리프팅 너트'를 즐길까?

한정현 :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버전은 일종의 데모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 유저들도 하다 보면 기능이 더 많은, 더 재밌는 버전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을 먹을 테니 그런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마켓 버전으로 유입될 거로 본다. 유료 게임의 라이트 버전인 셈이다.



▲ 마켓 버전에선 더 많은 캐릭터와 아이템이 제공된다


Q. 최근 HTML5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점차 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한정현 :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 새로운 생태계를 찾고 있던 상황이다. 그럴 때 HTML5라는 생태계는 매력적이었을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작년 말에 이런 얘기들이 있었다. 게임의 미래가 VR과 HTML5 중 어느 쪽인가 하는 얘기. 난 HTML5라고 생각했다. VR은 보급에 시간이 꽤 걸릴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HTML5 생태계는 이미 존재한다. 이제 그곳에서 뭔가를 이루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 생태계의 특징을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모바일 게임의 최고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그런데 HTML5는 아예 설치도 필요 없을 정도라 캐주얼 장르가 초기에 큰 힘을 낼 것이다.

▲ 잔디소프트가 HTML5로 개발 중인 '매드월드'


Q.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도 그렇지만 아직 저용량, 저사양 게임에 국한돼 과연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한정현 : 저용량, 저사양 게임은 당장의 문제일 뿐이다. 유저가 더 늘고, 게임도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모바일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는 퍼즐 같은 캐주얼 게임 위주로 나왔다가 이내 액션, MMORPG로 장르가 진화했다. HTML5를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역시 시간이 지나면 고퀄리티의 게임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본다.


Q. 곧 산학협력이 끝나는데 향후 계획은 어떤가?

한정현 : '페인트 히어로즈' 때도 그랬지만, 6월 말 산학협력이 끝나면 지금 '리프팅 너트'를 개발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함께 할지 얘기를 나눌까 한다. 납치라고 할까?(웃음)

진겸길 : 이제 2학년이라 고민이 된다. 그래서 우선은 취업에 대한 것보다 게임을 완성하는데 더 집중하고 싶다. 우선 '리프팅 너트'를 마켓에 출시한 후에는 캐릭터를 좀 더 추가하는 쪽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HTML5 버전의 경우는 더욱 경량화에 힘써야 해서 리소스를 더 줄이거나 캐릭터를 줄이는 쪽으로 최적화할 예정이다. 마켓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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