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바일게임의 '기회의 땅', 베트남 진출 위해 필요한 것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9개 |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은 현재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전체 시장은 약 6억 달러에 이른다.

이렇듯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기에, 국내 게임업체들은 소위 '블루오션'이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 15일 동남아 6개국에서 인기 1위, 3개국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4:33이 퍼블리싱하는 '삼국블레이드' 또한 대만 퍼블리싱 계약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14개국에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지티의 자회사인 넥슨레드 또한 최근 제페토와 '포인트블랭크' IP를 제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의 많은 개발사 및 퍼블리셔에게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은 미지의 영역인 것이 사실. 동남아 지역에선 어떤 게임들이 인기가 있는지, 또 동남아 게이머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게임 출시에 필요한 법적 절차가 있는지 등에 대한 사항을 소규모 개발사가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벤팀은 베트남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 퍼블리셔, 아포타(Appota)와의 서면 인터뷰 기회를 통해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 1/3을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베트남 게이머에게 PVP는 일종의 '사회적 상호작용'"



▲ 아포타 COO 쩐 빈 꾸앙(Tran Vinh Quang)

먼저 아포타(Appota)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아포타는 베트남의 모바일 앱 서비스 제공사로, 크게는 게임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가모타(Gamota)와 광고를 맡고 있는 애드소타(ADsota), 그리고 결제 솔루션을 담당하는 아포타(Appota) 이렇게 세 분야로 나누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사는 하노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치민,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 등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3,000만 명의 유저와 500만 MAU라는 탄탄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큰 게임 퍼블리셔이기도 하다. 동시에 (베트남에서) 최초로 구글과 공식 퍼블리싱 파트너를 맺은 바 있다.

베트남 시장에 지속적인 보고서를 발표해 베트남 모바일 시장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벤트 스폰서십 등을 통해 지역 스타트업 커뮤니티도 지원하고 있다. 2012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로 선정된 바 있고, 2013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6년 말 아포타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미래에셋 벤처투자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창사 이후 세 번째 투자 유치이며, 2012년에는 VNP-Group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2014년에는 Golden Gate Venture와 GMO global payment Fund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현지 게이머들의 성격은 어떤지 궁금하다. 또, 어떤 장르의 게임을 주로 소비하나?

베트남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게임 장르는 MMORPG와 슈팅, 그리고 MOBA다. 약 80%에 가까운 MMORPG는 문화적 특성이 비슷한 중국으로부터 많이 들어왔다. MOBA는 2016년부터 극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트렌드를 이끌 가능성이 충분하다. 커뮤니티도 크게 발달해 있으며 토너먼트 경기도 곧잘 열리는 편이다.

게이머의 70% 이상이 남성이며, RPG와 전략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나머지 30%의 여성 게이머들은 캐주얼게임 및 스포츠를 선호하는 편이다. 포켓몬Go나 토킹 톰(Talking Tom), 템플런 등 게임도 베트남 시장에서 백만 다운로드 이상의 기록을 보이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전체적으로 베트남 게이머들은 PVP와 PVE 모두를 즐기는 편이나, 굳이 꼽는다면 PVP를 더욱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PVE는 해당 게임에 게이머를 좀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PVP는 베트남 게이머들에게 있어 일종의 도전이자, 다른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 또는 경쟁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PVP 콘텐츠는 베트남 시장에서 아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 아포타(Appota)의 사내 전경

MOBA혹은 실시간 PVP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환경도 중요할 것 같다.

실시간 콘텐츠는 베트남 게이머가 게임을 선택하는 주된 요소 중 하나다. 네트워크 같은 경우 쇼핑센터나 커피숍 등 공공장소에서는 누구나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면 된다.

베트남의 인터넷 가입자는 약 5천만 명, 3G 가입자는 약 4천만 명으로 추정되며, 속도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가와 비교해 평균 이상을 보인다. 또, 와이파이나 3G, 4G등의 이용료가 매우 저렴한 편이라 몇 시간 동안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베트남에서 주로 사용되는 디바이스는 어떤가? 플랫폼 별 이용자 비중이 궁금하다.

베트남에서는 현재 약 3,700만 대의 스마트폰 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 안드로이드 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68%라고 보면 되고, iOS가 나머지 중 25%를 차지하고 있다. 태블릿의 경우는 약 2백만 대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대부분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용하는 기기는 안드로이드가 월등하나, iOS 유저들로부터 나오는 매출이 안드로이드 유저의 약 두 배다. 어떤 이들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수치다.






■ 5%의 국민만이 신용카드 소지... "현지 결제 수단이 절대적"




Q. 베트남 모바일게임 시장의 메리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동남아 지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지난 2016년에는 전체 시장이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80억 원)로 추산된 바 있다.

동남아 지역만 따지고 보면, 베트남과 태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이 게임 퍼블리셔에게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게이머들은 새로운 게임에 목말라 있으며, 경쟁 심리가 굉장히 높고, 게임에 많은 자금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모바일게임 시장은 평균적으로 매년 35% 이상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부문의 총 매출은 지난 2016년 3억 달러(한화 약 3,400억 원)로 집계되었으며, 2017년 말에는 4억 달러(한화 약 4,50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혹시 베트남 시장에서 알려진 한국 게임이 있나? 현재 베트남 게임 시장에 한국 게임의 비중이 궁금하다.

중국의 모바일게임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업그레이드에 많은 과금을 필요로 하고, 오토가 있고, 컨트롤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중국식 게임'들에 많은 유저들이 지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현재 베트남에서 비 중국 게임 타이틀이 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한국의 게임 또한 몇몇 베트남 게이머들 사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는 중이다. 주로 영어를 할 줄 아는 게이머들이나 글로벌 버전에 접근이 가능한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편으로, 가장 유명한 개발사로는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게임빌 등이 있다.



▲ 현재 베트남 시장은 중국 모바일게임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Q. 현재 한국에서는 각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유명한 IP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인기있는 IP로는 아무래도 베트남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중국 역사소설에 기반을 두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삼국지' 같은 것들. 그밖에 무협이나 선협 소설 작품들도 유명한 편이고, '나루토'도 유명하다.


Q. 외국계 개발자 또는 퍼블리셔에게, 베트남에서 게임을 마케팅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결제 측면에서, 베트남 인구의 약 5% 정도만이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현지 결제 방식이 베트남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고, 애플이나 구글플레이 등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인구는 약 5%에서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수익화 측면에서는 현재 베트남에서 매출을 잘 올리고 있는 게임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으로부터 기인한 캐주얼 게임들은 베트남에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베트남에서 과금을 많이 하는 유저층은 누군지, 또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어떤 게임을 선호하는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유저 확보의 측면에서는,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베트남 유저 한 명에 대한 비용이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지역 퍼블리셔들은 여전히 CPI를 최저 가격으로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다.

끝으로, 베트남 정부의 정책이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분야와 관련해 경험이 있는 지역 퍼블리셔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한다.



▲ 라이트 유저와 헤비 유저 모두 현지 결제를 이용하는 수가 월등히 높다

Q. 정부 정책이 외국 개발사들의 게임 출시에 배타적인 편인가?

베트남에서 게임을 정식으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G1 라이센스'가 필요한데, 외국 회사에게는 이 라이센스를 내어주지 않는다.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 회사와 함께 하는 것이다. G1 라이센스 외에도 지역 게임 퍼블리셔와 함께 한다면 각종 오프라인 이벤트나 토너먼트 행사 허가, 미디어 커버리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Q. 그렇다면, 외국 개발자들이 게임을 현지화하기 위해 염두에 둘 것은 무엇이 있을까

물론, 제대로 된 현지화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것이 어렵다면 부분적으로 지역 결제(Local Payment)를 지원하는 버전이나, 베트남어 탑재, 고객 서비스 지원 만큼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Q. 자력으로 마케팅할 능력이 없는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에도 지역 퍼블리셔와의 파트너십이 도움이 될까?

물론, 베트남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게임이 있다면 지역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함께할 지역 파트너로는 우선 현지 결제 문제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좋다. 앞서 설명했지만 애플이나 구글 플레이 결제로는 5~10%밖에 유저를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브랜딩과 유저 확보를 위한 세부적인 마케팅 플랜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이미 시장에 관계가 형성돼 있는 로컬 파트너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효율을 나타내는 마케팅 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다. 끝으로 현지 파트너는 고객 서비스나 로컬라이징 같은 운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개발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 시장은 향후 5년간 약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비록 중국의 게임들이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베트남 게임 시장의 새로운 물결인 한국 게임사, 퍼블리셔들에게는 커다란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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