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목표는 '퍼블리싱의 재정의', 뉴타입 모바일 퍼블리셔 'Tilting Point'

인터뷰 | 정재훈,이재익 기자 | 댓글: 7개 |




'게임 퍼블리셔'는 대중들에게 개발사보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게임업계에서의 중요성을 따지면 개발사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사가 농민이라면, 퍼블리셔는 농산물 도매상이다. 게임을 만든다고 다가 아니다. 만들었으면 내다 팔아야 시장이 형성되니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 알려진 퍼블리셔에 대한 게이머들의 시선은 썩 곱지 않다. 단순히 말하면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계약을 맺고, 게임을 판매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 과정이 말처럼 단순히 이뤄지진 않는다. 개발에서 퍼블리싱에 이르는 과정에서, 퍼블리셔의 입김이 게임에 녹아든다. 게임을 만드는 건 개발사가 더 잘하지만, 파는 건 퍼블리셔가 더 잘한다. 게임을 팔아온 그들의 처지에서 필요한 것들. 즉, 돈 벌 거리가 자연스럽게 게임에 녹아든다.

이런 인식은 돌고 돌아 다시 개발사에 돌아간다. 어떤 퍼블리셔는 유통 수수료를 너무 과하게 떼고, 또 어떤 퍼블리셔는 개발사를 아예 흡수합병해 몽땅 비슷한 게임으로 만든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겁이 난다. 자신들만의 개발 철학을 지키면서 게임을 팔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눈치 싸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 갑이 될 것인지에 대한 싸움 말이다.

북미의 게임 퍼블리셔인 'Tilting Point'는 이런 게임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의 구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게임 퍼블리싱의 재정의'. 'Tilting Point'를 소개하는 문서에 대문짝만하게 적힌 그들의 슬로건이다. 그들이 말하는 퍼블리싱의 주요 골자는 '개발사에 리스크를 안기지 않는다'이다. 직접 만나기엔 너무 먼 거리. 'Tilting Point'의 소개 자료를 본 후, 메일로 궁금한 점을 하나씩 써보았다.


Q. 한국 개발사나 게이머들에게 'Tilting Point'는 낯선 이름이다. 'Tilting Point'가 어떤 기업인지 간략히 소개해줄 수 있는가?

'Tilting Point'는 전 세계에 있는 게임 개발사들을 위한 게임 파트너 업체다. 우리는 개발자, 혹은 개발사가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통해 사업을 지원한다. 우리는 다양한 시장에 맞춘 퍼블리싱을 할 수 있도록 시장 분석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다국적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 인력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다.



▲ 개발을 제외한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Q. '게임 퍼블리싱의 재정의'라는 슬로건을 걸어 두었다.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다른 퍼블리셔와 'Tilting Point'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린 그동안 길게 이어져 온 퍼블리셔와 개발자 사이의 '갑을 관계'를 타파하기 위해 개발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그들의 IP, 자산,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것들을 개발자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긴다. 우리의 목표는 파트너 개발사 하나하나에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개발사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Tilting Point'와 다른 퍼블리셔의 다른 점이다.


Q. 개발자에게 아무런 리스크를 안기지 않는다는 게 믿기 어렵다. 'Tilting Point'의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단순히 개발자로서 이 시장에 게임을 자체 런칭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개발자가 게임을 런칭하는데 필요한 모든 제반 비용과 서비스를 부담한다. 위험은 우리가 부담하지만, 그만큼 개발자로서는 개발에만 전념하면 되기 때문에 게임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우리는 이를 위해 큰 투자를 했고, 미래지향적인 기술과 도구, 그리고 인력을 모았다. 필요한 경우 개발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고, 최악에는 게임이 망한다 해도 개발자들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최소한의 보장을 해준다. 사업이 어떻게 되든, 우리의 목표는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극대화하고, 개발자들이 살아남아 다른 게임 개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퍼블리싱할 게임을 찾는 과정도 섬세하게 이뤄질 것 같은데, 게임을 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먼저, 코어 게임플레이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본다. 게임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동시에 퍼블리셔가 개입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개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게이머들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 즉, 플레이어 경험에 대한 센스와 현실적인 비전을 가진 개발자들을 찾으려 한다.


Q. 이미 상당수의 게임을 퍼블리싱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퍼블리싱 게임 중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소개해줄 수 있는가?

우리가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14년 애플 디자인상을 수상한 'Leo's Fortune'이라는 게임이었다. 이후, 퍼즐 게임인 'Languinis', 경마 게임인 'Photo Finish'와 최근 서비스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시즈: 타이탄 워즈'까지 여러 F2P 타이틀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성장했다.



▲ 이미 여러 게임을 성공적으로 퍼블리싱한 상황


Q. 모바일뿐만 아니라 PC나 콘솔 등 다른 플랫폼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가? 또한, 어떤 지역 시장(북미, 유럽, 아시아 등)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가?

콘솔과 PC게임을 퍼블리싱한 경력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힘을 주고 있는 분야는 F2P 모바일 게임이다. 우리는 지역에 관계없이 전 세계 모든 시장에 게임을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아시아 시장 또한 아시아계 퍼블리셔와 파트너쉽을 맺어 런칭을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시즈: 타이탄 워즈'를 중국에서 런칭하기 위해 'Sky-mobi Limited'와 파트너쉽을 맺었다.


Q. 한국에서 개발된 게임 중 인상 깊게 본 게임이 있는가?

'서머너즈워'는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장르를 구축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세븐나이츠'와 같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서구권에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게임들 또한 우리의 연구 대상이다.


Q. '시즈: 타이탄 워즈'를 한국에 런칭했다. '시즈: 타이탄 워즈'의 어떤 부분이 한국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거로 생각했나? 그리고 서구권 퍼블리셔들은 한국을 크게 고려치 않는 경우가 많음에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거대한 e스포츠 시장이 있고,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경쟁적인 게이머가 많은 시장이다. 당연히 로컬라이징과 런칭을 해야 할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시즈: 타이탄 워즈'는 언제 전투의 흐름이 바뀔지 모르는 거대한 규모의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경쟁심이 뛰어난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은 코어 게이머가 밀집해있는 시장이며, 우리는 늘 한국 시장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편이다.



▲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시즈: 타이탄 워즈'


Q. 한국 모바일 게이머들은 직접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개발사가 마련한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개발사와 의사소통하는 과정에 익숙하다. 한국 시장에서 'Tilting Point'는 어떻게 게이머들에게 접근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두 가지 방향으로 게이머들과 소통을 이루려 한다. 먼저, 게임 내 뉴스, 공식 블로그, 포럼 및 SNS 계정 등 우리가 직접 관여하는 모든 소통 수단을 활용해 게이머들 간, 혹은 게이머와 개발자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아 게임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의 소통이 방해받지 않도록 한다.

두번째로, 우리가 직접 관여하지 않고 게이머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커뮤니티의 경우, 존재는 파악하지만, 공식 답변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모든 게임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런칭한 '시즈: 타이탄 워즈'의 경우 코어 유저층의 흐름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타 장르의 게임보다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Q. 다양한 지역에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각 지역에 맞춰 특색있는 현지화 전략을 세우는 편인가? 혹은 모든 국가에 동일한 빌드의 게임을 서비스하는가?

'시즈: 타이탄 워즈'를 서비스하면서 우리는 한국 문화에 맞춰 게임을 완벽하게 현지화하기 위해 신경 썼다. 우리는 지역 시장에 맞춰 최대한 게이머들이 게임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관측된다면 지역에 맞춘 고유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Tilting Point'를 통해 게임 퍼블리싱을 고려하고 있는 한국 개발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한다.

우리는 한국의 게이머들과 개발사들이 'Tilting Point'를 서구권으로 통하는 관문과 같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Tilting Point'에는 한국인을 포함해 다양한 다국적 인력이 일하고 있고, 한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개발사가 보여주는 창의력과 개발력을 인상 깊게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게임이 서구권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14개국의 게임 개발자들과 함께 일해왔다. 한국이 그 15번째 국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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