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다양성'" - 하스스톤 용 우 PD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03개 |
이번 블리즈컨 현장에서, 하스스톤의 신규 확장팩인 '코볼트와 지하미궁'이 공개됐다. 코볼트와 지하미궁에서는 135장의 신규 카드가 추가되고, 각 직업별로 사용할 수 있는 '전설 무기'도 추가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그리고 또 하나 추가되는 신규 요소는 보유한 카드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신규 모험 모드 '미궁 탐험'이었다.

블리즈컨이 추가로 진행되며 패널토론으로 조금씩 정보가 공개되고 있고, 이미 많은 커뮤니티에서 하스스톤의 신규 확장팩의 카드와 모험 모드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인벤에서는 블리자드 하스스톤 개발팀의 용 우 PD를 만나 이번 확장팩에 신규 모험 모드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블리자드 하스스톤 개발팀의 용 우 PD


Q. '미궁 탐험'을 현장에서 체험해보니 난이도가 정말 막상 쉽지는 않더라. 보스에 따라서 대응하는게 달라져서 예측 플레이가 중요한 것 같다.

=현장에 있는 데모 버전도, 나중에 출시될 정식 버전도 마찬가지지만 '미궁 탐험'에는 항상 같은 보스가 등장하는 게 아니다. 여러 보스를 랜덤하게 만나게 되고, 미래에는 어떤 보스를 만날까 예상을 해서 덱을 꾸리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게 전략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보스들마다 각자 덱을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어는 그들 중 한 명을 랜덤하게 만나게 되는 방식이다.

물론 그렇다고 보스 배정이 100% 랜덤인 건 아니다. 첫 번째 보스는 3명 중 하나, 그다음은 특정 보스들 중 하나. 이런 식으로 각 그룹으로 보스의 등장 테이블이 짜여 있다. 전체 보스 수는 약 48종이 있고, 플레이어는 이 48명의 보스 중 8명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보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보스들은 매우 희귀해서, 자주 나오지 않는 보스도 있다. 그중의 하나는 '함정의 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일단은 보스와 싸우는 형태지만 보스가 아니다. 함정이 많은 방을 빠져나오는 형태라고 할까? 그렇게 희귀한 보스들도 있고, 이들은 자주 등장하는 건 아닌지라 여러 번 플레이하다보면 가끔씩 만날 수 있다. 그런 느낌으로 또 다른 '탐험'의 느낌을 살려보려고 했다.


Q. 그러면 총 8회의 보스전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형태인가?

=그렇다. 보스전에서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형태다. 7번째 보스까지 잡고 마지막 보스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만큼 좀 도전적인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과거에 플레이하던 '메가맨'과 같은 게임은 한 번 사망하면 게임이 끝나서 다시 처음부터 해야 했는데,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 봤다. 이 부분은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새로운 모드를 만들 때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점점 더 재미있는 모드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아, 그렇다고 해서 세이브가 안되는 건 아니다. 일반적인 진행 상황은 저장되어 이어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패배를 했을 경우에만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플레이를 하다 잠시 쉬고 와서 마저 미궁 탐험을 할 수도 있고, 중간에 정규전을 진행하고 돌아와서 마저 플레이해도 진행 상황 자체는 저장된다.


Q. 미궁 탐험은 보스를 물리치면 카드를 받는 구조인데, 카드를 먼저 받고 나서 보스를 만나게 되는 형태였다. 이는 의도한 플레이인지 궁금하다. 데모 버전에서 주문 카드를 잔뜩 받아놨더니 전투의 함성이 2회 적용되는 보스를 만나서 매우 고전하게 되니까 좀 당황스럽더라.

=그렇다. 의도한 사항이다. 플레이어가 다음 보스를 예상하면서 카드를 받아 덱을 꾸리는게 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피드백을 좀 더 받아볼 예정이다. 데모를 플레이하다가 전투의 함성 2회로 함정 카드가 겹쳐서 리노 잭슨이 발동되지 않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하지 않았나?(※ 인터뷰에 앞서 기자가 시연에서 겪은 일을 용 우 PD에게 설명했다)

맞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당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상황이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스토리', 드라마틱함이 생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제이나로 전투의 함성이 거의 없는 덱을 구성했는데 전투의 함성이 적용되는 보스를 만난다던가 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경험을 플레이어들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아주 유리하게 재미있는 상황도 나올 거다.

블리즈컨 현장에서도 보스를 여러 명으로 세팅해서 플레이한 유저들마다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여러 번 플레이를 해보길 추천드린다.




Q. 앞서 이야기한 상황을 맞이해서 그런지, 데모 버전도 쉽지 않게 느껴졌다.

='미궁 탐험'이 상당히 도전적인 콘텐츠이긴 하다. 그리고 이번 블리즈컨의 데모는 런칭할 때보다 좀 더 쉽게 해놓은 편이다. 데모 버전에서는 보물 카드, 싱글 플레이 전용 카드를 스테이지마다 받을 수 있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1,3,5,7 등 홀수의 보스들에게서만 얻을 수 있다. 데모의 경우는 3번의 보스전이 끝이라 전부 다 나오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보스들 역시 처음에는 조금씩 어려워지다가, 5번째나 6번째부터는 급격하게 난이도가 올라간다. 일곱 번째 보스와 마지막 보스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모든 직업으로 마지막 보스를 물리치고 받는 카드 뒷면 보상에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Q. 미궁 탐험의 직업별 시작 카드는 정해져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특정 카드들 중 랜덤으로 선택하는 방식인가?

=시작 카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10장으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일반적인 카드를 3장씩 받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루트'라고 부른다. 그리고 싱글 플레이 전용 보물 카드는 홀수의 보스들만 나오게 되어있다.

이 3개의 카드가 하나로 묶인 '루트'는 각각의 특성이 있다. 일종의 번들이랄까? 예를 들어 제이나로 '얼음의 루트 박스'라고 하는 카드들은 얼음, 빙결과 관련된 카드들이 3장이 들어있는 형태다. 전투의 함성이라고 묶인 루트는 주로 전투의 함성 하수인들이나 주문이 있다고 보면 된다. 3개의 카드가 하나의 테마로 묶여있는 루트를 선택하면서 계속 자신의 덱을 전략적으로 꾸리는게 핵심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전설 카드가 여러 장 들어갈 수도 있다. 실제로 개발팀에서도 플레이하다가, '아야 블랙 포우'를 3장 덱에 넣은 사람도 있었다. 마침 또 전투의 함성 2번 적용 보스가 나와서 너무 쉽게 이겼다고 자랑하더라. 그렇게 보스마다 가진 특성이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이득이 되기도 한다. 그런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플레이하면서 많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같은 전설 카드를 여러 장 얻게 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번 확장팩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직업 전설 무기.

Q. 그동안은 특정 직업들만 무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직업마다 모두 무기를 추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한국에는 여름에 자주 갔었다. 그때 사촌 형이 PC 롤플레잉 게임을 사주고 같이 플레이한 경험이 많은데, 그런 게임들의 테마도 던전 탐험이 많은 편이었다. 지하 던전이나 산속에 들어가서 슬라임이나 다른 몬스터들과 싸우고, 함정을 피하면서 나중에 보물상자를 얻어 아이템이 나오는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보상을 받으면 전사 한 명만 좋은 무기를 받는 게 아니고 마법사도 새로운 지팡이나 아뮬렛 같은 걸 얻기도 했는데, 그게 재미있었다. 그런 느낌을 플레이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보통 전사는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마법사의 경우는 휘둘러 싸우는 무기보다는 보조 아이템으로서, 마법사의 능력을 강력하게 해주는 아이템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전설적 아이템을 얻는 테마를 만들고 싶어서 모든 직업에 무기를 마련해봤다.

마법사나 사제의 경우는 무기라는 느낌보다는 아이템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마법사와 사제의 경우는 공격력이 0이지만 무기를 사용해도 횟수가 떨어지지 않는 형식이다. 어떻게 보면 패시브, 지속 능력 아이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이번 확장팩의 메인 테마를 '코볼트'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테마가 이전 테마인 리치왕에 비해서 너무 가볍다는 평도 있다.

=우리는 확장팩을 제작할 때마다 생각하는 게, 항상 너무 게임의 이야기가 심각하기만 하면 우리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진지한 스토리만 다루면서 캐릭터들이 죽고 살아나고 그러면 너무 게임이 심각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게 된다. 반대로 고블린 대 노움처럼 너무 가벼운 테마만 넣으면 장난스럽기만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저번 확장팩은 아서스가 나와서 영웅들이 전부 죽었다 다시 다시 살아나곤 하는 무거운 스토리였는데, 이번에는 코볼트와 미궁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코볼트'를 선택하게 됐다.


Q. 다른 직업들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있는데, 드루이드는 없다. 혹시 드루이드의 신규 영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드루이드의 신규 영웅은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직업들이 새로운 영웅을 갖게 하고 싶고, 분명히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 컨셉에 대한 힌트와 출시 시기는 당장 언급하기 곤란하니 이해해달라.

그래도 드루이드의 영웅은 아마 '말퓨리온'과는 방향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영웅을 제작할 때도 '다양성'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들도 남녀노소 매우 다양하지 않나. 그런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드루이드의 영웅도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Q. 영웅들이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얼라이언스 출신이 많은 편이다. 혹시 호드 영웅을 업데이트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나 개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스스톤은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립이 크게 부각되는 건 아니다. WOW는 이번에 확장팩이 나오면서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이 좀 더 심화되고 전투에 대해 핵심을 주더라. 하스스톤은 그런 전쟁보다는 아제로스의 모든 사람들이 여관에 와서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기는, 그런 마법적인 여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무튼 그런 관련 피드백을 자주 받게 된다면 고려를 해보도록 하겠다.


Q. 여러 가지 덱들이 등장하고 메타가 변화하는데, 개발팀에서는 덱 밸런스의 중심을 어떻게 잡고 싶은지 궁금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이다. 하스스톤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덱을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어떤 분들은 컨트롤 플레이를 즐기기도 하고, 벽 덱을 이용해서 살아남고 플레이하는 분도 있다. 미라클 도적처럼 OTK 플레이를 좋아하거나 어그로 덱으로 빠르게 이기는 걸 좋아하는 분도 있을 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메타가 돌면서 다양성이 계속 유지되어 플레이어들이 싫증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벽 덱이 너무 강력해서 메타에 큰 영향이 있고, 대다수의 덱이 벽 덱이 되면 문제가 좀 있는 거라고 본다. 그럴 경우에는 우리가 카드의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다. 어떤 덱의 개성이, 메타의 방향이 맞고 틀린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덱들이 등장하면서 계속해서 변화는 메타. 그것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우리가 하스스톤을 제작한 지 벌써 4년이 됐다. 그동안 계속해서 하스스톤에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항상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듣고 더 좋은 하스스톤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되는 '미궁 탐험' 모드들도 피드백을 받고 싶고, 하스스톤을 하지 않았던 유저들이나 오랜만에 와서 카드가 없어 걱정된다 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실제로 하스스톤을 가끔씩 플레이하는데, 신규 확장팩이 많이 나와서 새로운 카드가 너무 많아 잘 모르고 당해서 재미가 없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추가되는 '미궁 탐험'을 통해서 하스스톤의 즐거운 게임 플레이를 경험하고, 많은 유저들과 같이 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 즐기다가 쉬던 분들, 그리고 주변에 친구분들도 다 같이 새로운 확장팩 '코볼트와 지하미궁'을 경험하면서 같이 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앞으로도 하스스톤에 많은 관심과 사랑,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블리즈컨2017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지연, 양영석, 이현수, 장민영, 닉 도라지오(Nick D'Orazio)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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