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슨 아메리카 이정수 대표, "개성 있는 게임을 콘솔, PC에 선보일 것"

인터뷰 | 이현수 | 댓글: 31개 |



넥슨 아메리카는 2005년 설립된 넥슨 북미 법인이다. 넥슨이 세계 최초로 고안해 낸 ‘온라인게임 부분유료화 모델(Free to Play, F2P)’을 북미 시장에 선보이며 온라인게임 분야의 개척자로 주목받았다.'메이플 스토리'의 성공으로 비디오게임 중심인 북미 시장에서 대표 온라인게임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넥슨 아메리카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콘솔과 스팀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 방향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다.

넥슨 아메리카의 이정수 대표는 넥슨이 변화해 나갈 시기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추어 넥슨도 변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메이플스토리'를 들고 왔을 때의 초심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왜 이런 변화를 선택한 것일까?핵심에는 고객 만족이 있다.



▲ 넥슨 아메리카 이정수 대표


넥슨 아메리카의 규모와 현재 담당하는 업무가 궁금하다.

= 현재 230명 정도의 직원이 넥슨 아메리카에서 일하고 있다. 넥슨 그룹 내에서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에 PC와 콘솔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다. 또한 '로브레이커즈'의 사례처럼 서구권 내의 개발 조직을 발굴하여 신규 IP를 소싱하고 있다.

넥슨 런처 개발 조직도 넥슨아메리카에 있다. 서구권에서 사용하는 글로벌런처를 개발하고 있으며 실제 업무는 글로벌 플랫폼 본부와 협업하고 있다. 글로벌 쪽에 밀접하게 스킨십 해야 하는 요소는 한국 내에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넥슨 아메리카가 담당하고 있다.


230명이면 법인의 규모가 제법 크다.

=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크다. 넥슨 유럽이나 넥슨 M보다도 크다. 아무래도 PC 및 콘솔 타이틀처럼 덩치가 큰 게임을 다루고 서비스 기간이 긴 게임을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현지화 관련 업무는 모바일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 230명의 인원이 넥슨 아메리카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 넥슨아메리카 설립 후 지금까지 가장 오래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은 무엇인가?

=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오래된 게임이 많다. 현재 '메이플스토리'가 중심을 잡고 있으며 '이카루스', '로브레이커즈', '마비노기 영웅전'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공각기동대는 2년 정도 서비스를 하고 아쉽게도 12월에 종료한다. 더티밤의 경우 서비스하다가 개발사 관련 이슈가 있어서 판권을 넘긴 상태다.

여전히 '메이플스토리'는 잘되고 있다. 스팀에서 서비스하지 않고 있기에 한국에서는 체감이 좀 덜 되겠지만, 미국 내 MMORPG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마비노기'는 핵심 하드코어 사용자층이 매우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카루스'의 경우 초반 '검은사막'과 '블레이드&소울'과 경쟁했다. 스팀 사용자가 2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초반 반응은 괜찮았다. 더티밤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미국 시장만 놓고 보자면 서비스 초기를 넘어 역치를 넘어가면 하드코어한 아시안 성향이 있는 사용자들이 게임에 남아 이끌어간다. '마비노기 영웅전' 같은 경우 E3 등에서 초반에 밀어줘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접하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한국과 플레이패턴이 비슷한 하드코어 사용자들만이 게임에 남았다. 업데이트하면 반응도 비슷하다. 문화적으로 선호하는 비주얼이 있어서 카록같은 캐릭터도 이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고 있기는 하다.


'메이플스토리'처럼 오랜 IP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는 '메이플스토리'처럼 퀄리티가 좋은 F2P 게임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초반 세몰이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함께 시장을 누비던 '에버퀘스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비해서 업데이트가 빨라서 효과적으로 사용자 풀을 만들 수 있었다.

빠른 업데이트를 위해 미국 현지에 전담 개발팀을 구축하기도 했다. 결혼 콘텐츠 같은 경우 미국에서 개발되어 한국에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현지에 특화된 콘텐츠나, 이벤트 등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나도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기는 했지만, 결국에는 한국인인지라 미국 문화를 잘 아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그때는 단순하게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에 칠면조 다리 모으는 이벤트만 해도 반응이 엄청났다.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중에서는 처음이었으니까. 그 이후에 고조되어서 진행한 성 파트리치오의 날(St. Patrick's Day) 업데이트 등도 반응이 좋았다.

무언가 시기에 맞춰서 모으고 함께 채팅하는 재미를 주는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월 단위 기념일 관련 이벤트 같은 건 아마 미국에서 '메이플스토리'가 개념을 심지 않았나 싶다. 그 외에도 매력적인 휴면 사용자 복귀 보상이라든가 빠른 업데이트가 IP를 길게 끌고 오는 데 도움이 됐다.

노바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페이스북에 예전 사용자들에 향수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문구를 적는다거나, 게임의 마스코트 격인 '오렌지 머쉬룸(Orange Mushroom)'등 활용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비디오는 광고 한 번 하지 않고도 50만 뷰, 3천 공유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최근에는 커뮤니티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서 사옥으로 30명 정도 초대해 투어를 하기도 했다. 우리로서 '메이플스토리'는 넥슨 아메리카를 있게 만든 게임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넥슨 MMORPG=메이플스토리'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미국 사람이 아니라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처럼 현지인 직원이 많을 때도 아니고.

= 실제로 처음에는 미국사람이 기획한 것 같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한국에서 미국을 바라볼 때 생각하는 이미지라고 할까? 할로윈 데이에는 호박머리, 홀리데이에는 산타 모자 같은 것들? 조금은 촌스럽다고 해야 할까. 분명 처음에는 몰랐던 게 있었다.

그럼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현실'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용자들은 게임 세상과 현실 세계를 같이 살고 있다는 점을 노렸다. 백화점 팜플랫같은 걸 보면서 연구했고, 2006년 11월 처음으로 게임 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소위 '대박'이 났다. 아마존의 라이트닝딜 같은 것도 게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개발 업무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한계를 마케팅 이슈를 통해 풀어나가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이퍼 유니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 '하이퍼 유니버스'는 1월에 공식 오픈을 한다. 북미 쪽도 클로즈베타 이후 오픈베타, 정식 출시로 이어지는 공식이 깨졌다. 사실 클로즈베타로 처럼 단기간에 매치 메이킹, 밸런스 등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얼리엑세스로 진행했던 것이다.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열혈 사용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에서 피드백을 받고 꾸준히 수정해나갔다. 퍼블릭 알파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다.

베이스 타워, 캐릭터 CC 시간 등 마이너 조정을 많이 했다. 이렇게 얼리 엑세스를 진행한 이후 본연의 목적을 위해서 1월로 확정했고 준비 중이다. 지금부터는 진짜 본 게임이라서 치고 올라가기 위한 마케팅 플랜부터 준비하고 있다.

'하이퍼 유니버스'는 액션에 MOBA를 결합한 게임이다. 이를 기반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얼리엑세스에서 검증한 건 '액션'이었다. 실제로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브롤할라(Brawlhalla)' 등 액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반응이 좋았다. 사내 알파 테스트에서도 2주 동안 35레벨을 찍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 직원은 '스트리트 파이터'의 오랜 팬이었다. 그런 이유로 MOBA보다는 액션으로 마케팅 타겟을 설정하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1월 팍스 사우스(PAX South)에 급하게 참여했다. 당시 '하이퍼 유니버스'의 반응이 좋았다. 대기 줄은 한 시간 넘게 이어지고, 여러 번 게임을 하러 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팍스 사우스의 존재가 미미해 그렇게 크게 회자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알파 클로즈 베타를 시작했을 때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기본 플레이 시간이나 리텐션은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스팀 평점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84% 긍정적에서 65%로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알고 있는 선정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조금은 억울한 게 '포찬'이라는 커뮤니티에서 게임성보다는 아트에 집중하는 사용자들이 소위 '폭탄'을 떨어트린 거다. 이때 타격이 좀 있었다. 이 커뮤니티 사용자들이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선전성을 주장하던 사람들이다.

댓글을 보면 사측을 옹호하는 댓글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용자 숫자가 적다 보니 심하게 공격당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개발사도 당황했고 우리도 당황했다. 하지만 함께 고민하여 변경했다. "아트는 갓, 게임은 글쎄"라는 평가에 스트레스가 있기도 했고.

그래도 디스코드 등지에서 8월 24일부터 빠짐없이 토너먼트도 진행하고 있고, 끈끈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하드코어한 게임성에 확신은 있지만, MOBA 시장의 경쟁이 워낙 대단하므로 고민이 많다.

'하이퍼 유니버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컨트롤러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이트'는 엑스박스 출시 후 조작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컨트롤러 매핑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로브레이커즈'를 굉장히 강력하게 푸시했다. E3에서도 많이 회자했는데, 현재 성과는 어떤가.

= 일단 '로브레이커즈'의 결과부터 말하자면 목표대비 성과는 불만족스럽다. 다만, 넥슨에서 처음으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한 게임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서구 시장의 유력 게임을 내보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가장 크게 푸시했고 많은 투자를 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많은 실망을 했지만, 마케팅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기회였다. 현재 업데이트나 주말 무료 플레이 등을 통해서 긍정적인 상황으로 반전시킬 가능성을 보고 있다. 어떻게 더 긍정적인 추세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보스키 프로덕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개인적으로 시기가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버워치'와 'PUBG'가 슈터 시장에서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고 '퀘이크 챔피언스', '데스티니2', '콜오브듀티 월드워2' 등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이 중에서는 나름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했다.

또한, 최근 스팀의 성향이 바뀐 것도 있다. AAA급 게임보다는 웰메이드 게임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팩토리오' 같은 게임이 있겠다. 확실히 빅네임보다 웰메이드가 인기가 있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쪽은 대중적이고 리텐션이 좋다. 그래서 '로브레이커즈'는 스팀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게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상황이 조금 불리했고, 유료 게임의 첫 런칭이라 경험이 없었던 문제도 있었다. 작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던 게임이 개발사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해서 콘텐츠 보강하고 포스트 업데이트도 계획을 짜느라 늦게 나왔다. 넥슨에서 역대 급으로 이슈 몰이를 하려고도 했는데 '데스티니2'나 '콜오브듀티'와 물량전을 펼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처럼 어마어마한 물량으로 마케팅을 하는 회사가 있고 아예 작은 회사는 스팀 입소문으로 마케팅을 한다. 그런데 넥슨은 이 사이에 껴있다. 그래서 성격을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 커뮤니케이션을 투명하게 진행하면서 고객을 만족하게 하려고 한다. '로브레이커즈'를 다루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결론적으로 넥슨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개성'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한 빠른 피드백 반영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 플레이스테이션과 스팀으로 출시된 '로브레이커즈'


'로브레이커즈'가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으나 보스키프로덕션처럼 앞으로도 유망한 서구 스튜디오를 발굴, 투자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인가?

= 자세히는 말할 수는 없지만 '드래곤 에이지'의 리드 디자이너와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개발자들이 만든 QC Games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애틀에서 '헤일로5' 멀티 모드를 만들었던 팀이 작업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상황이다.


'공각기동대'가 리뉴얼 후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 작은 것부터 커다란 요소까지 다양한 아쉬움이 남는다. 오래 개발한 게임이라 더 그렇다. 개성이 약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요즘 슈터 시장을 봤을 때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경험이 많은 네오플이라 아쉬움은 없었다. 아마 처음 게임 방향성이 시장의 흐름과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컴뱃암즈'가 잘 되면서부터 슈터 게임이 넥슨 아메리카의 주력 상품이 됐던 것 같다. 2006년 '메이플스토리'를 가지고 들어오면서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영웅전', '오디션', '드래곤 네스트' 등 RPG를 많이 준비했는데 약간은 니치 장르라 힘이 들고는 했다. 그러다 '컴뱃 암즈'가 잘되면서 슈터를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사실 넥슨 아메리카에서 하나의 장르에 포커싱해서 준비하는 건 없다. 미국 시장은 특정 장르에 편중되지 않는다. 다양성에 대해 굉장히 관대하고 어려운 게임에 대해 사용자들이 느끼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아르마'나 '하이즈'가 한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반대 상황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도 '무언가 유니크한 것'을 제공하는 쪽으로 최근 방향을 바꿨다. 개성 있는 게임을 선보이고자 한다.



▲ '개성'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공각기동대'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문화적 차이라고 말할 만한 차이가 있을까?

= 한국이나 아시아는 대세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곳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영향력 있다. 싱글 캠페인 게임으로 게임을 많이 하던 층이라, 주위 사람이 뭐라고 하던 친구가 무슨 게임을 하던 자기가 하고 싶은 게임을 한다.

물론 대세감이 없지는 않지만, 아시아 시장과는 조금 다르다. 아시아권에서는 마케팅을 안 하면 묻혀버려서 그냥 끝나버리는데, 북미 시장에서는 알음알음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북미 사용자들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다. 일례로 '메이플 스토리'에서 버그가 있었는데, 북미 사용자들은 깔끔하게 롤백하는 것을 선호한다. 공평하게 가는 것을 좋아한다. '페이 투 윈'이라는 말이 미국에서부터 시작한 이유다.

아울러 과금을 하는 데 있어 모바일 게이머들은 '페이 투 윈'요소를 인정하고 과금에 대해 관대한데 하드코어한 PC, 콘솔 게이머들은 굉장히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이 두 사용자층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돈을 쓰는 걸 아끼지 않는다. 아시아권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말이다.


업무를 진행함에, 현지 직원들과 문화적인 다름을 가장 많이 느낄 때가 언제인지 궁금하다.

= 사실 사람은 어디나 똑같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회사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일 거 같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 스타트업들은 의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회사가 한국회사보다 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다른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여기 사람들은 '근본'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예를 들어서 라이브 서비스 중 무슨 문제가 터지면 라이브를 내리지 않게 수습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사실 라이브 서비스는 안정성이 굉장히 중요하므로 뭐라도 살려놓고 해결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툴도 만들고 나중에 업데이트를 해야할 목록에도 넣어놓고. 임기응변이 조금 필요하다고 해야 할까?

임기응변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 사이의 균형을 찾으면 정말 좋은데 잘 안되는 경향이 있다. 다른 퍼블리셔들도 서구 개발사들에 이러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아마, 교육에서 비롯한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이들은 항상 원리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 장단점은 있기는 하지만, 하나의 주기를 돌릴 때,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약간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디지털 익스트림'이나 '라이엇'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운영을 잘한다고 볼 만한 회사가 없는 것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시점에서 올해를 평가하자면 어떤 해였나?

= 정말 과도기적인 한 해였던 것 같다. 속된말로 얻어터지면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어떻게 넥슨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갈지 고민했다. 북미 시장에서 F2P 개척자라는 명성이 쌓인 부분이 있고,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또 다양한 개발사에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하고 대응하여 사용자 만족도를 높여가야 한다. 2006년 메이플 스토리를 서비스했던 초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출을 따지기보다는 사용자를 쌓기 위해 했던 일들, 그 결과가 매출로 따라왔다는 점을 다시 상기했다.

'하이퍼 유니버스'는 비디오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만담을 펼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반응이 매우 좋다. 사용자와 친선전을 펼치면서 질문도 들어주고 피드백도 받고 있다. '하이퍼 유니버스'는 재미있는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내년 타이틀 라인업이 궁금하다.

= '하이퍼 유니버스' 외에 아직 공개한 일정은 없다. 복수의 타이틀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게 일단의 목표다. 한국 게임을 서구권에 가지고 오는 한편, 서구 게임을 준비해 하나씩 공개하지 않을까 싶다.





넥슨 아메리카가 앞으로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 커뮤니케이션을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업 쪽에서는 전체 리텐션을 확보하는 게 기본이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아니라 액션이 따라오는 형태로 해나가야 한다. 결과 값으로는 고객 만족으로 포커싱하는 것이 필요하다.

'PUBG'의 성공에는 '데스티니2'의 물량 마케팅과 달리 입소문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마찬가지다. 입소문이 날 수 있게 라이브 게임으로 기초를 다지는 건 기본이다.

스마이트, 팔라딘 같은 게임은 우리를 보고 배웠던 게임이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배워야 한다. F2P 스킬이나 리텐션 메카닉은 연구를 해서 배울 수 있다. 피나는 노력으로 그 위치까지 올라갔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보다 더 잘한다. 그러므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용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티밤' 때부터 '페이 투 윈'을 지양하면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과 매출 그리고 고객 만족 등 밸런스를 맞추면서 사업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2005년에 넥슨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13년째 서구권 사업을 하고 있다. 초반에는 국위선양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일들이 있던 것 같다. 13만 동시접속자 수 기록을 세워보고 넥슨 선불카드도 미국 시장에서 팔려나갔다. 미국에서 '최초'라고 할만한 것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리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로브레이커즈의 성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가려고 한다. 콘솔 시장도 계속 도전할 거고 다양한 라인업도 선보일 생각이다. 그러면 한국에 넥슨 아메리카의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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