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목받은 적 없었던 그들의 마지막 도전... '하늘의 배틀로얄'이었습니다

인터뷰 | 박태학 | 댓글: 43개 |




"기자님, 안녕하세요. 아이봉의 정봉재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 아니... 어쩌면 마지막 프로젝트를 기자님께 소개하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요즘 많은 개발사, 특히 작은 개발사들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고, 저희도 딱히 사정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럼피', '아이봉'이라는 작은 개발사 두 곳이 뭉쳐 메이저들이 만들만 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명이라는 적은 인력과 열악한 상황에서 1:100 정신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단순한 의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그냥 인터뷰를 요청하는 메일입니다만, 메일을 보낸 사람이 그간 겪어왔던 과정과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단순히 취재를 부탁하는 내용으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목에 게임 이름이 적힌 나무 팻말을 건 채 인벤 사무실 문을 두드린 정봉재 대표의 메일이었습니다. 열악한 개발 환경 속에서도 자기 색을 가진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고, 냉정한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정봉재 대표의 메일에서 '마지막'이라는 말이 나오니, '이 사람, 정말 마지막으로 게임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지금까지 그가 만든 게임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소위 '약 먹은' 감성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매우 진지했어요. 소재도 독특했습니다. 국내 소규모 게임사에서 스팀 출시를 목표로, 2차 세계대전 공중전 콘셉트의 게임을 만든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렵죠.

메일이 온지 딱 2일이 지난 오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소재 선택부터 개발 과정까지, 정말 '만들어보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의 대답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잠실의 작은 사무실에서 '플레이그 스카이(가제)'를 만들고 있는 정봉재 대표와 신성걸 대표를 만났습니다.


'플레이그 스카이' 게임플레이 영상





박태학 기자(이하 박태학) - 일단 놀랐습니다. '내 여자친구가 된장녀일리 없어', '내 아를 나아도' 같이 뭔가 좀 이상한... 아, 나쁜 뜻은 아니고요. 아무튼, 그런 좀 독특한 게임 만들던 정봉재 대표님이 이런 진지한 게임 만드니까.

정봉재 대표(이하 정봉재) - 처음 기획은 그럼피 신성걸 대표님께서 하셨어요. 저희 아이봉도 그렇고 그럼피도 그렇고 항상 소규모 개발사였습니다. 조직이 작으니까 항상 작은 게임만 만들려 했고, 그러다보니 생각도 점점 작게만 맞춰지는 것 같았어요. 이래서는 시장에서 돌파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가 만들기엔 과분하지만, 세상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게임을 한 번 고민해봤어요. 그러던 중 신성걸 대표님과 올해 초부터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님께서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같이 하기로 했죠. 올해 7월 정도에 시작했던 것 같아요.


박태학 - 총 개발인원이 5명이라고 들었거든요. 업무가 어떻게 분담되고 있나요?

정봉재 - 프로젝트 총괄, 디자인은 신성걸 대표님께서 하고 계시고요. 기획이 한 분, 개발에 두 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사업쪽하고 PM 담당하고 있어요.

박태학 - 그래픽이 생각보다 좋은데, 엔진 어떤 걸 썼어요?

정봉재 - 언리얼 엔진4로 만들고 있어요. 그냥 쓰는 건 무료고, 매출이 50만 달러 이상이면 쉐어해주는 구조인데, 저희 입장에서 매출이 50만 달러 넘어간다면야 쉐어해주는 건 전혀 아깝지 않죠. '플레이그 스카이'가 스팀 출시가 목표이다보니 그래픽 퀄리티를 확실하게 올리기 위해서는 언리얼 엔진을 쓰는 게 좀 더 좋아보였어요.

신성걸 대표(이하 신성걸) - 이번에 언리얼 엔진을 처음 써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

정봉재 - 신성걸 대표님은 그래픽 쪽으로는 정말 장인이에요. 잠도 거의 안 자세요. 저희 프로젝트 기준으로 본다면, 웬만한 대형 게임사의 그래픽 팀 10명 분 일을 혼자서 하고 계시죠.

신성걸 - 그건 약간 과장 같아요(웃음). 그래픽의 모든 쪽으로 전문은 아니고요. 그냥 전반적으로 조금씩 만질 줄 아니까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박태학 - 원래 2차 세계대전 공중전 콘셉트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뭔가 '정말 해보고 싶은 걸 만들자'는 느낌이에요.

신성걸 - 예전에 영화 '덩케르크'를 봤어요. 그거 보고 2차 세계대전 테마의 공중전 게임이 너무 만들고 싶은 거예요. 정봉재 대표님께 전화해서 '이런 거 만들어보면 어때요?'라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허락하셔서 같이 만들게 됐죠.

정봉재 - 저도 좀 신기했던 게, 그당시 제가 저녁에 잠이 안오면 유튜브로 네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들어가서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전투기 다큐멘터리를 보곤 했거든요. 그, 일본의 제로센과 미국의 헬캣이 막 싸우는 장면이 기억나요. 헬캣이 쏜 총알 중 하나가 제로센 조종사 머리를 관통한 거예요. 당시 미군 조종사가 제로센을 완전히 끝장낼 수 있었는데, 상대의 전투기 조종 실력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를 안 짓고 돌아갔어요. 그런데 그 제로센 조종사가 치명상은 피했는지, 약 3시간 정도 더 전투기를 조종해 본국으로 돌아가 결국 살아남았어요. 이후 전쟁이 끝나고 수십년이 지나 할아버지가 된 제로센 조종사가 미국 조종사를 찾아가 만나더라고요.

그 장면 본 후 '저런 게임을 한 번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신성걸 대표님이 그런 제안을 해 주셨어요. 뭔가 운명적인 느낌도 들었죠(웃음).


신성걸 - 전투기라는 게 참, 알면 알수록 재미있더라고요. 영국의 '스피트파이어'를 예전에는 그냥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덩케르크를 보니 연료 적재량 적었던 것까지 구현했더라고요. 독일, 영국기는 최고 600km 정도밖에 못 날았어요. 미국, 일본기는 연료 적재량이 커서 3,000km 까지 날 수 있었고요. 이런 걸 알고 난 후 영화를 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제가 느꼈던 그 감정을 게임으로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박태학 - 영상만 보면 전투기 조작이 그렇게 어려워 보이진 않았거든요. 실제로 조작감이 아케이드 성향인가요?

신성걸 - 아케이드 쪽에 매우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게임 만들기 전에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도 많이 해봤는데요. 생각보다 조작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 안의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흥미부터 잃어버릴 정도였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유저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조작감 자체는 캐주얼하게 가기로 했습니다.

박태학 - 360도 회전 비행도 보이던데, 별도의 스킬 버튼이 따로 있는 건가요?

신성걸 - 네. 아예 한바퀴 도는 버튼이 따로 있고요. 선회 각도를 좀 급격하게 해주는... 그러니까 레이싱 게임으로 본다면 '드리프트' 버튼도 따로 있습니다. 이것들을 잘 사용하면 적기의 추격을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연료를 많이 써요. 장단점이 있는 거죠.

박태학 - 정봉재 대표님이 '플레이그 스카이'를 처음에 소개할 때, '배틀로얄' 콘셉트의 공중전이라고 하셨거든요.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신성걸 - 다른 배틀로얄 게임처럼 파밍 시스템이 들어가있어요. 독일이 2차대전 당시 열기구를 만들어 띄우곤 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아이템이 들어있는 열기구가 맵 전반에 걸쳐 떠 있고, 이걸 캡쳐해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선회력 증가, 속도 증가, 공격력 및 방어력 상승효과를 가진 아이템들이 있고요. 그외 공중에서 천천히 투하되는 아이템도 있는데, 여기에선 체력 및 탄약수, 그리고 연료를 채워주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박태학 - 배틀로얄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 '금지구역' 시스템인데요. 이건 어떻게 구현되어 있나요?

정봉재 - 과거 유행했던 배틀로얄 웹게임의 금지구역 시스템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간에 따라 랜덤하게 금지구역이 설정되고, 그곳에 진입하면 대공포의 사격을 받게 되죠. 그리고 활동반경이 조금씩 줄어드는 원형 금지구역 시스템도 함께 적용되어 있어요. 결국, 1인 혹은 한 팀이 살아남게 되는 구조라는 건 같습니다.

박태학 - 맵 크기, 그리고 한 경기당 참여 인원은 어떻게 되나요?

신성걸 - 맵은 지금 유행하는 배틀로얄 게임의 약 30배 정도 되는 크기인데, 전투기가 워낙 빠르다보니 크게 체감되지는 않아요. 속도감이 빠른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한 경기당 참가 인원은 최소 40명 정도로 잡고 있어요. 1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도록 만들지는 아직 고민중이에요. 은폐엄폐가 없는 공중전이다보니, 100명이 동시에 싸운다면 저희가 처음 생각한 전투 흐름과는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시작하자마자 대다수 유저들이 후두둑 격추되어버리니까.








박태학 - 말씀하신 것처럼 지상전 배틀로얄 게임은 은폐, 엄폐가 전술의 핵심이에요. 그런데 '플레이그 스카이'는 공중전이고, 주변환경이 완전히 다 개방되어있으니, 그런 전술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어보이는데요. 전투의 흐름에 변화를 줄 핵심 요소로 어떤 게 있을까요?

신성걸 - 탄약으로 싸우는 시대인 만큼, 모든 공격무기에 탄도학이 적용되어 있어요. 그냥 총알 쏘고 좀 있으면 맞는다 정도가 아니에요. 밑에서 위로 쏘는지, 위에서 아래로 쏘는지에 따라 총알 날아가는 속도가 달라요. 당연히 위에서 아래로 쏘는 게 더 유리하니까 고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럼 연료 소모량이 더 커지고 전투기의 최고 속도가 떨어져요.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전투에 영향을 줍니다. 유저의 컨트롤 실력을 꽤 많이 요구하는 게임이에요.

박태학 - 컨트롤 실력을 강조하는 게임들을 보면, 일부 숙련된 플레이어가 일반 플레이어들 나머지 다 잡고 하는 장면도 많이 나오거든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완하실 생각인가요?

신성걸 - AI의 인공지능을 높여 테스트를 해봤거든요. 내가 아무리 조종을 잘해도 적기 두기만 쫒아오면 피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일반 FPS와는 다르게 전투기는 앞으로 가면서 옆을 못 쏘잖아요. 그래서 후방이나 옆에서 누가 날 조준하면 사실 무방비 상태에 가까워요. 자연히 다수 대 다수 전투를 피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리고 전투기 자체의 터닝 수치를 약 7초에서 8초 정도로 설정했는데, 이것도 그런 관점에서 한 거예요. 고수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신중하게 싸우지 않으면 바로 격추될거라 봅니다.

박태학 - '플레이그 스카이'에서는 실력과 운의 비율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신성걸 - 반반이지 않을까 싶어요. 초반에 무기를 다 써버리면, 아무리 조종을 잘해도 결국 당할 수 밖에 없어요. 또, 아이템이 랜덤으로 떨어지니 어느 정도 운 요소도 있죠. 그런데 이게 공중전 테마의 게임이다보니, 아예 전투를 안 하고 상위권 순위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아요. 10위권 이내에서는 운보다는 실력이 훨씬 요구됩니다.

박태학 - 출시 기준으로 등장 전투기가 총 몇 종인가요?

정봉재 - 독일, 영국, 미국, 일본... 각 국가당 대표 기종 하나씩. 총 4종이에요.

박태학 - 게임 내 전투기 구현하는 데 필요한 라이센스 문제는 해결되었나요?

신성걸 - 저희 게임에 나오는 전투기가 미국의 '머스탱', 일본의 '제로센', 영국의 '스피트파이어', 독일의 '메서슈미트'인데요. 이 전투기들은 별도의 라이센스가 없습니다. 정말 훌륭한 소재인데... 진짜 마음껏 쓰고 있어요. 제 기준으로는, 슈퍼마리오를 공짜로 쓰는 기분이에요(웃음).

정봉재 - 신성걸 대표님이 각 기체의 특징을 정말 많이 연구했고, 장인정신으로 게임에 녹여 넣고 계세요. 유저분들도 보시면 놀랄 거예요. 저는 사실 '이런 것까지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인데, 그정도로 집요하게 기체 특징을 집어넣으셨어요(웃음).

박태학 - 그렇다면, 각 나라 전투기의 특징을 하나씩 말씀해주세요.

신성걸 - 미국의 '머스탱'은 최고속도 704km, 항속거리는 3600km입니다. 속도나 항속거리는 가장 좋은 기체인데 선회각이 너무 크다는 단점이 있어요. 즉, 선회력 좋은 전투기 만나면 뒤를 잘 잡힙니다. 대신 직선 전투는 탁월하죠. 탄도학 계산이 어려운 분들은 머스탱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무기체계도 12.7mm 단일이라 적응하기도 쉬운 편이에요.

영국의 대표기는 '스피트파이어'로, 최고속도 604km, 항속거리는 690km 정도예요. 속도도 빠르지 않고, 기름 적재량은 가장 적은 전투기죠. 선회각, 선회량, 상승 및 하강력도 딱 중간이에요. 이렇게 보면 별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스피트파이어'는 7.7mm 총알 외 20mm 발칸이 탑재되어 다양한 상대에게 대응하기 좋습니다.

그런데 20mm라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대미지는 세지만 탄수가 적은 편이고, 총알 크기가 큰 만큼, 탄도학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발사 속도, 날아가는 속도도 조금 느리죠. 일반 FPS로 놓고 보면 저격수 포지션에 가깝다고 할까요.

일본의 대표기는 '제로센'이에요. 최고속도 550km로 느리지만, 항속거리가 3000km로 상당한 편입니다. 가장 큰 특장점은 선회력이에요. 이 덕에 저공비행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7.7mm, 20mm 무기를 함께 탑재하고 있어요. 미국과 함께 초보자가 조종하기 좋은 전투기라고 생각합니다. 쭉 나아가는 추격전은 미국, 빠른 회전 기반의 도그파이팅은 일본 쪽 전투기들이 강해요.

독일 대표기는 '메서슈미트'로,전반적인 성능은 '스피트파이어'와 거의 비슷해요. 하지만, 상승 및 하강 능력이 매우 좋고 점사능력도 우수한 데 반해 선회력이 좀 떨어진다는 차이가 있죠. 또, 기체 자체가 작아서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힘은 조금 떨어져요. 영국 전투기와 전체적인 스펙이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게, 실제 역사에서 항상 맞붙던 전투기들이라 그런 것 같아요. 실제 전투기 전문가들도 두 전투기의 성능은 거의 대등하게 보고 있어요.


박태학 - 개인적으로는 어떤 전투기를 선호하시나요?

신성걸 - 저는 '스피트파이어'요. 덩케르크 보고 워낙 빠졌거든요(웃음). 연료 다 떨어지고도 날아다니면서 적기 격추시키는 거 보고 감동했어요. 나도 저걸 타리... 하면서 말이죠. 또, 예측사격하는 걸 좋아해서 '스피트파이어'가 잘 맞는 편이기도 해요.





박태학 - 이런 멀티플레이 대전 기반의 게임은 모드가 매우 중요한데요. 출시 시점에서 모드는 총 몇 개인가요?

정봉재 - 저희가 생각한 건 2개예요. 앞서 설명한대로 실제 배틀로얄 모드와 거의 비슷한 구조의 '도그파이트' 모드가 있고요. 연료와 탄환이 항상 가득 찬 상태로 싸우는 '먼치킨' 모드가 있어요. 두 모드 모두 솔로, 듀오, 스쿼드를 선택해 접속 가능하고, 랭킹은 모드별로 분리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박태학 - 혹시 캠페인 모드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요?

신성걸 - 혼자서 하는 건 일단 튜토리얼만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유저가 자신에게 맞는 기체가 어떤 건지 생각해봐야 하니까요. 전투기 한 번 선택하면 끝이거든요. 계정 귀속이라서.

박태학 - 어? 전투기 한 번 선택하면 못바꿔요?

신성걸 - 네. 사실 이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가 출격했다가 무사히 돌아오면 굉장한 명예로 인정해줬다고 합니다. 이런 느낌을 유저에게 주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기체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박태학 - 그런데 게임이 정식 서비스되고 난 후 기체별 밸런스에 문제라도 생기면, 유저들의 불만이 커질 것 같은데요. '게임을 오래 해보니 메서슈미트가 완전히 사기인데, 이미 다른 나라 전투기를 골라서 그냥 당할 수 밖에 없어요'라는 피드백이라도 오면...

신성걸 - 그래서 1회 한정으로 기체 변환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고민해보고 있어요. 밸런스는 서비스하면서 계속 저희가 잡아나가야 하는 게 당연하고요. 다만, 기체 변환 기회를 계속 주면 처음 저희가 기획했던 의도와는 많이 달라지게 되어 일단은 지양하려고 합니다.

박태학 - 공중전 게임인 만큼, VR 버전 출시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신성걸 - 사실은, 저희도 처음에는 VR 게임을 목표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오래 하다보니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거예요. 고도가 올라가면 화면이 흔들리는데, 이게 VR로 하면 엄청 어지럽더라고요. 그냥 VR을 포기하고 도그파이팅의 재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박태학 - 향후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어요.

신성걸 - 기체를 추가할 생각은 아직 없어요. 고증대로 한다면,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거든요.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의 후속기종인 '헬캣'이 게임에 나온다면, 제로센이나 다른 전투기들은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거든요.

저희 게임에선 전장이 중요하다고 봐요. 시야 확보가 중요한 도시형 맵, 그리고 구름 속에서 싸우는 형태의 맵도 구상 중입니다. 이런 맵의 변화만으로도 전투 밸런스를 제법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파밍 아이템도 개선 및 업데이트가 필요하고요.


박태학 - 그럼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정봉재 - 내년 상반기... 정확히는 내년 5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내부적으로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하는 시간을 3개월로 잡고 있는데 그거 완료되면 바로 테스트도 해볼거예요. 물론, 저희 사정에서 CBT나 OBT 같은 큰 형태로 갈 순 없고요. FGT 형태에 가까울 거예요.

박태학 - 멀티플레이 기반 게임인 만큼, 네트워크 서버 구축하는 데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이런 대규모 서버 같은 경우, 작은 게임사에서는 제대로 갖추기 힘들다고 들었어요.

정봉재 - 네, 힘들죠. 저희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플레이그 스카이'가 제대로 완성되려면 자본과 인력이 더 필요해요. 그래서 지금부터 최대한 '플레이그 스카이'를 알리고, 외부 투자자를 찾으려고 합니다.

박태학 - 클라우드 펀딩을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정봉재 - 아직 고려해보진 않았어요. 일단 언론에 알린 후, 메이저한 게임사나 협업할 파트너사를 찾아볼 생각이에요. 이 프로젝트에 매력을 느끼는 분이 분명히 계실 거라 믿고 있어요. 스팀도 지금 그린라이트가 종료되고 다이렉트 배급 서비스로 바뀌었잖아요. 저희같이 작은 게임사가 눈에 띄기 더 힘든 구조가 됐는데, 사실 이 문제도 저희가 스스로 해결하기는 힘들어요. 조력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박태학 - '플레이그 스카이'가 출시된다면, 어느 나라 시장이 주 타겟인가요?

신성걸 - 영국, 독일, 프랑스입니다. 전쟁 당사자들이 있고, 그 후손들이 있는 나라라 그런지, 실제로 이런 문화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워썬더' 트위치 방송을 보는데, 백발의 할아버지가 '스피트파이어'를 몰고 참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실력이 좋지는 않으셨어요. 격추당하면서도 계속 도전하시길래 제가 '왜 그렇게 계속 하시는 거예요?'라고 물어봤거든요. 그분이 '2차 세계대전 때 내가 조종했던 전투기야'라고 답변하시더라고요(웃음). 아, 이런 느낌이구나 했죠.





박태학 - BM은 어떻게 계획중인지 궁금합니다. F2P인지 패키지 판매인지.

정봉재 - 패키지 판매 방식으로 가려고요.

박태학 - 스팀 외 콘솔로는 출시 계획이 없나요?

정봉재 - 여유가 좀 생기고 조건만 된다면 해야죠(웃음). 저희는 일단 자본과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구원자부터 구해야 해요. 이번달에 최대한 많이 만나보려고 합니다.

박태학 - 제게 보낸 메일에 '정말 마지막이란 심정으로'란 문구가 있었어요. 사활을 걸고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의미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소규모 인디게임 시장의 절박한 환경을 대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봉재 - 제가 2014년에 창업했는데, 당시에 엄청 많은 인디 게임사들이 생겼어요. 그런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메이저 게임사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작은 게임사들은 생존하기 힘들어졌죠. 이건 엄연한 현실이기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저희도 똑같은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돌파구라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거고, 어쩌면 저희 마지막 프로젝트일수도 있어요.

날씨도 그렇고 시장 분위기도 그렇고 지금 한창 추울 때예요.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최대한 많은 분들을 만날 거고, 어떤 형태로의 협업이든 모두 환영입니다. 3년간 정말 많은 협업 프로젝트를 해봤어요. 협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저 나름대로 협업에서 좋은 결과를 만드는 방법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게임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제 메일(energy@ibongcorp.com)로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 좌 - '그럼피' 신성걸 대표, 우 - '아이봉크리에이티브' 정봉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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