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쿠르' 도입 예고! 대격변을 준비하는 '테일즈런너'의 미래

인터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21개 |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산업은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마비노기',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다채롭고 수준 높은 게임들이 연달아 출시되며 게이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죠.

'테일즈런너' 역시 그 시대를 장식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MMORPG 작품 속에서 '달리기'를 주제로 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라는 독특한 색깔과 재미로 많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유의 속도감과 다채로운 콘텐츠 덕에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죠.

이번에 만난 스마일게이트의 정상기 팀장과 라온 엔터테인먼트의 박한수 팀장은 '테일즈런너'의 대격변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13년간 이어져 온 '시즌1'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테일즈런너', 과연 올 한해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요?






▲ (좌) 정상기 팀장 (우) 박한수 팀장


Q.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박한수 : 안녕하세요. 저는 2013년부터 라온 엔터테인먼트에서 5년째 테일즈런너 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박한수입니다.

정상기 : 안녕하세요. 저는 스마일게이트에서 테일즈런너 퍼블리싱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상기 팀장입니다.


Q. 지난 여름, 닥터헬 레이드 업데이트를 통해 13년간 이어져온 테일즈런너의 '시즌1' 스토리가 막을 내렸습니다. 워낙 오래 이어져 온 스토리인 만큼, 소감이 각별하실 거 같아요.

박한수 : 네, 사실 저희가 시즌 완결을 약간 서둘렀던 게 있어요. 테일즈런너는 전반적으로 어린 친구들이 즐겨하는 게임인데 스토리가 다소 무거워졌고, 플레이 스타일도 RPG 요소에 치중되는 게 보였어요. 그리고 스토리 전반의 시간대나 꾸밈새들이 뒤죽박죽돼있는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완결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이번에 업데이트된 3기사 이야기는 약간 번외적인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시즌2'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막간을 채워주는 스토리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아요.

정상기 : 테일즈런너가 2018년에 13주년을 맞이합니다. 아무래도 해가 바뀌기 전에 스토리를 마무리 짓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번 닥터헬 레이드는 결코 마침표가 아니었습니다. 잠깐 쉼표를 찍었을 뿐이고, 이번 여름에 더욱 새로워진 모습의 '테일즈런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시즌1은 약간 좀 '드래곤볼' 같았어요. 소원의 돌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너무 길었죠. 시즌2에도 소원의 돌은 등장할 예정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질 겁니다.



▲ 대장정에 종지부를 찍은 '닥터헬 레이드'


Q. 지난 여름에 업데이트된 해적섬 서바이벌은 반응이 어땠나요?

박한수 : 아, 제가 담당했던 콘텐츠인데요. 생각보다는 반응이 오래 지속되진 못했습니다. 서바이벌이란 트렌드를 테일즈런너에 적합하게 녹여보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발이 동시에 여러 개가 진행되다 보니 많은 것을 쏟아붓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핵심적인 부분들이 짜임새 있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기존 럼블콘텐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죠. 그리고 플레이에 요구되는 인원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방학 때는 괜찮았지만 이후에는 대기시간도 길어지다 보니 유저분들이 조금 꺼려하신 거 같아요.

조만간 해적섬이랑 럼블을 전용 채널로 통합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해적섬의 경우, 기존에 개발된 맵이 워낙 크다 보니 인원수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후에는 보다 미니멀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형 맵도 개발할 예정이에요. 그렇게 되면 유저분들도 보다 편안히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을테고, 맵의 규모에 따른 다양한 매력도 돋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상기 : 아무래도 이벤트 성격으로 개발된 콘텐츠다 보니 유저분들이 초반에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테일즈런너의 아이덴티티는 역시나 달리기고, 많은 분이 기존 콘텐츠로 다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이시더라고요.



▲ 새롭게 리뉴얼될 '해적섬 서바이벌'


Q. 이번 겨울 업데이트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을까요?

박한수 : 이번 겨울 업데이트는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테일즈런너 유저의 약 65%가량이 여성 유저분들이고, 그중 대다수가 10대분들이세요. 그래서 3명의 꽃미남들과 연애 시뮬레이션하는 느낌으로 게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카멜롯의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따왔고, 아서, 멀린, 랜슬롯을 주제로 3종의 맵을 출시했습니다.


Q. 이번 업데이트에는 닥터헬 스토리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정상기 : 이번에 테일즈런너의 최고 중요 인물인 '앙리 3세'가 사브리나 공주와 결혼식을 치룹니다. 이 둘이 만나는 과정을 다룬 게 이번 스토리의 주요 골자에요. 실제로 이번에 정채연씨가 사브리나 공주 역할을 맡아 관련 내용으로 광고를 촬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3명의 꽃미남 기사들을 보며 '누가 앙리 3세일까?'하고 착각에 빠지죠(웃음).


Q. 굉장히 유머러스한 광고네요. 유저분들이 많이 설레했을 거 같아요.

박한수 : 워낙 미인이셔서... 괜히 저도 설레더라고요...

정상기 : 저희가 작년 내내 진지한 내용의 업데이트만을 진행해왔습니다. 아무래도 연예인 광고를 진행할 기회가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 산뜻하고 발랄한 내용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면서 '우리도 연예인 써보자!' 결심하고 정채연 씨를 캐스팅해서 진행해봤습니다.



▲ 사브리나 공주와 앙리 3세


Q.이번 겨울 업데이트에 대한 유저분들 반응은 어떤가요?

박한수 : 앞서 언급한 3명의 기사를 자기의 팀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모두 꽃미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꽤 오랜 기간 '달리기'에 집중한 콘텐츠나 맵을 안 만들었더라고요. 해적섬이나 3:3 로얄럼블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긴 했지만, 보다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업데이트는 '달리기'가 '주'가 되는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상기 : 저희가 지난 업데이트 때 정말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림 해적섬이나 3:3 로얄럼블 등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결국 유저분들이 정말 원하는 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테일즈런너의 본질은 '달리기'고, 그 재미를 되찾고자 이번 업데이트를 준비했습니다. 실제로 유저분들도 이번 업데이트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고 계세요.

박한수 : 지난 여름방학 업데이트 당시 유저분들이 가장 좋은 반응을 보여주신 게 '개선 패치'였습니다. 그 어떤 콘텐츠 업데이트보다도 기존 콘텐츠나 UI를 개선한 걸 가장 높게 평가해주시고 좋아해 주셨어요. 그때 "아, 유저분들이 바라는 건 새로움보다도 쉽고 편리하고 깔끔한 테일즈런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겨울에도 각종 개선 패치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Q. 어떤 개선 패치가 이루어질까요?

박한수 : 우선 가장 시급하게 고치고 싶었던 부분이 '길드' 시스템이었어요. 약 5년 정도 명맥이 유지되온 시스템인데 사실 제대로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길드만의 혜택이나 콘텐츠가 유명무실했었거든요. 이번에 개선을 통해서 길드 스킬도 들어가고, 길드 마크도 달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길드 차원에서 초보자를 지원해주는 시스템도 추가될 예정이에요.

길드전 역시 길드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느낌이 나도록 리뉴얼이 됩니다. 단순히 달리기로 속도 경쟁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8대8로 대결을 펼치는 점령전 모드가 추가될 예정이에요.

정상기 : 2월말까지 약 10개가량의 개선 패치가 이루어질 계획입니다. 아이템 검색, 분류 기능과 채팅의 몇몇 불편한 부분들이 수정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유저분들이 자주 이용하시는 기능들은 편의성을 더욱 극대화할 생각입니다.



▲ 길드전 점령전 맵


Q. 최근 유저들 사이에서 스테이터스 밸런스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특정 스테이터스만이 너무 부각된다는 문제인데,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이 될까요?

박한수 : 스테이터스란 요소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RPG에서는 당연히 성장에 따라 스테이터스가 상승하기 때문에, 콘텐츠의 방향에 맞춰서 상향조정을 하면 되지만 테일즈런너는 레이싱 기반 게임이다 보니 제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레이싱 게임이란 결국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하는 만큼, 아무리 신규유저라 할지라도 콘트롤 여하에 따라 짜릿한 승부를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런 밸런스가 잡히지 않으면,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간의 승부 자체가 성립이 되질 않게 되죠.

이러한 제약 속에서 신규 상품을 출시를 하다 보니, 변화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사실 리밸런싱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시즌2'에서는 달리기의 많은 부분이 개편이 될 겁니다. 새롭게 바뀌는 달리기 모드에 맞춰 각종 스테이터스 간의 밸런스를 맞출 예정입니다.


Q. '시즌2'는 언제 시작될까요?

정상기 :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인 '시즌2'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전에 쇼케이스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거 같습니다.


Q. '시즌2'에 달리기가 개편될 것이라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박한수 : 저희가 새로운 맵이나 콘텐츠를 계속 시도는 하고 있지만 '달리기'에 대한 목마름이 계속 존재했었습니다. 10년 가까이 맵에만 변화가 있었고, 달리기 시스템에는 변화가 없었어요. 저희 게임을 오랫동안 즐겨왔던 분들도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가 없다보니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더라고요. 새로운 변화를 줘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을 했죠.

지금까지 달리든 점프하든 평면 위를 달려왔는데 이번 '시즌2'에서는 보다 입체적인 맵과 달리기를 추구할 생각입니다. 벽을 달리거나, 벽을 이용하여 삼각점프를 한다던가, 매달려 있는 줄을 이용해 더 멀리 넘어가는 등의 '맵 액션' 시스템을 구현 중입니다. 콘솔에서 자주 접하는 어드벤처 액션 형태라 보시면 될 거 같아요.


Q. 아! 파쿠르 액션이 도입되는군요. 기존의 테일즈런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액션이네요.

박한수 : 네, 테일즈런너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달리기 시스템을 한 차원 진화시키자는 마인드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상기 : 기존에는 단순 '레이싱'이었다면, '어드벤처 레이싱'으로 진화한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박한수 : 맵의 전반적인 구성과 디자인도 크게 변경될 예정입니다. 가장 큰 변화 요소는 아무래도 '중력'인데요,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만 중력이 작용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전환되면서 '아치형', '원통형' 맵에서 독특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 이젠 입체적으로 종횡무진


Q. 그 외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박한수 : 우선 전투 시스템도 큰 변화를 가질 예정입니다. 테일즈런너 레이드에서 전투가 구현되어 있는데, 사실 제대로 된 전투 시스템이 도입된 건 아닙니다. 타이밍에 맞춰 연속 대시를 해서 충돌을 통해 '딜'을 넣고, 몬스터도 고정 패턴으로만 공격하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아쉬움들을 해소할 본격적인 전투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에요.

우선 테일즈런너 특유의 속도감은 그대로 살려서 콘솔 급의 시원하고 다이내믹한 액션이 가미될 예정입니다. 몬스터들도 유저캐릭터를 정확히 인식해서 공격하고, 동료 몬스터를 소환하는 등의 다채로운 패턴이 추가될 계획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맵 액션 시스템'을 통해 단순히 보스만 잡는 게 아니라, 맵 곳곳에 숨겨진 보물상자도 찾으러 돌아다니는 등 '어드벤처' 요소를 강조할 생각입니다.

박한수 : 테일즈런너가 오랫동안 사랑받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성'도 있지만, '커뮤니티' 기능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런너게시판'만 해도 하루에 글이 3천 개가 넘게 올라올 정도로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있습니다. 그래서 이 커뮤니티를 통해 캐릭터와 의상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요소를 개발 중이에요. 머리 스타일, 의상, 염색 등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정상기 : 많은 여성유저분이 자신의 캐릭터를 예쁘게 꾸미고 장식 하고 싶어 하세요. 자신의 캐릭터를 남들과 공유하는 것도 좋아하시고요. 전반적으로 저희 유저분들이 '소통'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Q. 기존 유저분들이 이런 변화를 낯설어하지는 않을까요?

박한수 : 현재의 게임성을 아예 버리는 건 아닙니다. 기존에 있었던 달리기 방식은 클래식 모드로 남겨두고, 앞서 말씀드린 '파쿠르 액션'을 추가한 엑스퍼트 모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들과 테일즈런너 유저분들께 새해 포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상기 : 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3가지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핵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레인보우 리그를 운영하면서 핵 유저로 인해 일반 유저분들이 너무 큰 고통을 받으셨어요. 공정하게 운영되야 하는 리그임에도 문제가 많았죠. 저희가 핵 유저들을 꾸준히 잡고 단속하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더욱 강경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는 내부판단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법적인 대처까지도 포함해서 강경하게 대처할 예정입니다.



▲ 핵으로 얼룩졌던 '레인보우 리그'

두번째, 독창적이고 재밌는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할 생각입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기본적으로 한 달에 10개 넘게 이벤트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많은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재미가 떨어졌던 경우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벤트 횟수를 줄이더라도 정말 즐겁고 재밌는 이벤트를 만들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믿거스(믿고 거르는 스마일게이트)'라는 이미지를 타파하고 싶습니다. 스마일게이트가 경영진 차원에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좋은 게임과 운영을 통해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테일즈런너에 열정을 가진 유저들을 개발자로 채용한다던지 하는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저희는 라온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유저들과의 소통을 항상 중시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저희 게임을 이해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유저분들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한수 : 테일즈런너를 하는 유저분들이 정말 다 천진난만하세요. 저도 어릴 때 게임을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던 기억이 있고, 그 소중한 기억 덕에 게임 기획자라는 꿈을 품고 자라왔습니다. 테일즈런너를 사랑하는 어린 친구들한테 밝고 건전하고 깨끗한 게임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