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로스애즈 "게임 홍보의 어려움? '품앗이'로 해결해보자"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11개 |
소규모 게임 개발사, 1인 개발자의 경험담을 들어 보면, "게임은 어떻게든 완성할 수 있지만, 홍보 단계에서 막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분명 자신이 만든 게임이지만 어느 부분을 알려야 할 지 모르거나, 홍보 한 줄 쓰는 게 코딩 백 줄보다 어렵다는 반응도 들을 수 있죠.

게임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 개발자들이 서로 도와주는 방법 중에 일명 '품앗이'가 있습니다. 품앗이는 개발자들끼리 서로 게임을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품앗이를 통해 소규모 개발사는 출시 초반 순위를 미약하게나마 올릴 수 있습니다.

나인스는 개발자들끼리 이루어지는 품앗이에 착안해, 광고 플랫폼 '크로스애즈'로 만들었습니다. 나인스는 다양한 광고 플랫폼과 생활형 앱을 개발해 국내외에 서비스하는 기업입니다.

마케팅은 소규모 개발사에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습니다. 소규모 개발사 입장에선 TV 광고와 대형 포털 사이트의 배너, 버스 광고 등 집행할 엄두를 못 냅니다. 광고의 목표는 새로운 사용자가 게임을 설치해 즐기게 만드는 것인데요. 나인스는 크로스애즈를 통해 소규모 개발사가 목표를 이루게 만듭니다.

많은 1인 개발자, 소규모 개발사를 돕고 싶다는 나인스의 크로스애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나인스 서경동 대표이사, 이선욱 이사를 만났습니다.





▲ (왼쪽부터) 나인스 이선욱 이사, 서경동 대표이사

Q. 크로스애즈는 아직 생소한 광고 플랫폼인데요.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서경동
크로스애즈는 양극화가 심화된 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소/인디 게임개발사들이 각각의 유저 풀(User Pool)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이며, 지속적인 마케팅 지원이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게임사는 크로스애즈를 통해, 각자의 게임을 홍보할 수 있게 됩니다. 크로스애즈는 공생과 상생, 협력의 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각 게임의 이용자를 모아 광고를 한다는 게,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건가요?

이선욱
개발자 커뮤니티를 살피면 1인 개발자, 인디 개발사에서 서로의 게임을 설치해 순위를 올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끼리는 '품앗이'라고도 부르죠. 크로스애즈의 시작은 이 품앗이를 광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A와 B, 두 게임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각 1만 명의 유저가 즐기는 게임이죠. A와 B 게임이 크로스애즈를 신청했다면, 서로 1만 명의 유저에게 자신의 게임을 더 알릴 수 있습니다. 이후에 C라는 새로운 게임이 들어온다면, C는 2만 명의 유저에게 자신의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거죠.

또한, 크로스애즈에서는 교차 광고 지원 이외에도 대형 게임사의 광고를 유치하여, 중소/인디 게임개사에게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형 게임사는 자신의 유저를 공유하지 않고 오직 자본력으로 수많은 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크로스애즈의 유저 풀이 형성되면, 대형 게임사는 당연히 크로스애즈에 광고를 게재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이때 광고 수익금의 일부를 중소/인디 게임개발사에 수익을 분배할 수 있어 부가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합니다



▲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지속적인 광고가 가능하다

Q. 품앗이 광고라는 말이 꽤 재밌는데요. 수익 사업이 아닌 지원 사업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경동
게임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아쉬움을 느꼈던 건, 좋은 게임들이 홍보가 부족해 묻힐 때였습니다. 좋은 게임은 알아서 크고 입소문을 타 큰다는 말도 있지만, 그런 게임은 정말 소수에 불과합니다.

1인 개발자나 인디 게임사 관계자와 미팅을 하면 개발은 자신 있지만,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어요. 돈을 쓴다고 해도... 1,000만 원가량을 써도 소규모 개발사에는 큰돈이지만, 현실적으로 티도 안 나죠. 그 외에 서버 비용, 인건비 등 돈은 계속 나가고요.

정말 흙 속에 묻힌 진주들이라고 할까요. 그대로 묻혀있기엔 아까운 게임들이 너무 많아 홍보를 도와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이선욱
우선 크로스애즈에 입점하게 되면 현금 400만 원어치의 광고 포인트를 지원해드립니다. 포인트는 개발사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게임 개발사의 경우 지속해서 광고가 나가는 것보다는, 출시나 중요 업데이트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게 효과적이죠. 개발사 친화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서비스 외에는... 개인적으로 바이럴 마케팅, SNS 알림, 보도자료 작성 팁 등을 알려드리고 있어요. 홍보 방법을 모르는 개발자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더라고요.


Q. 정말 사업보다는 공익활동에 같아요. 그래도 회사를 유지하려면 수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선욱
1인 개발자나 인디 게임사로부터 얻는 수익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품앗이 광고 구조로 인해 게임사가 홍보에 포인트를 쓰지만, 또 수익을 얻어요. 크로스애즈 입점 이후에는 게임사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구조입니다.

저희는 대형 게임사, 게임 유저층을 원하는 다른 클라이언트로부터 수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수익도 대부분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포인트, 성과금 지급에 쓰여요. 그 나머지를 운영비로 쓰고 있습니다.

어려운 게임사가 크로스애즈를 통해 잘 성장하길 바랄 뿐입니다. '잘된 이후에 광고 좀 해!' 이런 게 아니라요. 게임의 유저가 늘어난 만큼 저희 크로스애즈 유저도 늘어났으니 괜찮아요. 서로 클 수 플랫폼이 되길 바랍니다.


Q. 원스토어와 긴밀한 협력 관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선욱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원스토어에 먼저 입점하는 곳이 많습니다. 원스토어 입장에서는 소규모 게임 개발사를 위한 마케팅이 필요했어요. 원스토어에서 괜찮은 파트너사를 찾다가 저희 크로스애즈를 만났고, 공익 목적에서 서로 뜻이 맞아 협력하게 됐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에 평균 1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해요. 어려운 게임사는 정말 어렵습니다. 수익 양극화가 심한 곳이 게임 업계에요. 적어도 개발 비용은 회수하고,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원스토어와 같이 소규모 개발사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 크로스애즈의 구성, 소규모 개발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준비됐다


Q. 다른 마켓의 경우는 어떤가요?

서경동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요. 애플 앱스토어 버전은 개발 중입니다.


Q. 글로벌 마케팅은 몇 개국에서 진행되나요?

이선욱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할 수 있는 모든 국가입니다. 개발사에서 해당 국가를 선택하면 맞춤 광고가 진행됩니다. 물론 국내 마케팅만 진행할 수도 있고요. 모든 국가에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 크로스애즈의 관리 화면(테스트 모드), 원하는 국가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 실제 크로스애즈를 적용한 모습

Q. 크로스애즈에 흥미가 생긴 게임사가 있다면, 어떻게 입점할 수 있나요? 서류 작업 등은 어떤지...

이선욱
복잡한 서류 작업은 없습니다. 저희 크로스애즈 회원가입과 SDK 적용만 해주시면 됩니다. 다만, 성인광고나 불법 게임 체크는 해야 하므로 최소한의 확인 과정은 있습니다. 이후 게임 정보를 등록하고, 원하는 타겟팅을 설정하면 끝입니다.


Q. 현재 크로스애즈의 성장세는 어떤가요?

이선욱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답하는 게 가장 적절할 거 같아요. 크로스애즈를 통해 이루어지는 다운로드 수치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요. 물론, 아직 작은 수치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게임들도 점점 입점하고 있어요. 먼저 크로스애즈를 이용한 개발자분들이 동료 개발자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품앗이' 플랫폼이 없으니 반가워하는 거 같아요.


Q. 많은 소규모 개발사가 게임엔진으로 유니티를 사용합니다. 유니티는 자체적으로 '유니티애즈'라는 광고 플랫폼을 사용하는데요. 이와같이 다른 광고 플랫폼과 크로스애즈를 같이 사용할 수도 있나요?

이선욱
물론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크로스애즈가 다른 광고 플랫폼과 비교해 낫다고 자부하는 점은 '내 게임을 홍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무의미한 홍보가 아닌 다운로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했고요.






Q. 앞으로 크로스애즈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은지 들려주세요.

서경동
어려운 게임사를 도와줄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수익 사업이 아니라 지원 정책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실제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게임 지원 사업의 방안으로 크로스애즈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한편에선 '결국 사람을 모아 돈을 벌려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재 어려운 게임사가 우리의 진심을 믿고 크로스애즈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목표겠지만, 수익의 양극화가 심한 게임 생태계를 조금이라도 원만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누구나 게임 개발 의지만 있다면, 조금 더 손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말했다시피 빛을 못 보고 사라지는, 묻힌 진주 같은 게임이 많습니다. 그런 게임들을 지원해주고 싶습니다.

이선욱
소규모 개발사의 목표는 구글 피쳐드라고 생각해요. 구글 피쳐드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마케팅이 필요한데... 그 마케팅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크로스애즈가 앞으로 게임사들이 모여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크로스애즈를 통해 커진 게임사가 후배 게임사를 이끌어주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저희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는 개발사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혹시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게임사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이메일: coo@9th.kr)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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