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조연의 가치를 말하다, 포스트 프로덕션 '엘리펀트 사운드'

인터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1개 |
"빠밤빰 바밤 빰↗빰↘ "

과거 즐겨했던 게임을 떠올릴 때 주제곡의 멜로디가 자연스레 콧노래로 흘러나오곤 합니다. 경쾌한 템포의 슈퍼마리오 테마를 흥얼거리며 과거 패미콤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고, 즐겨했던 온라인 게임의 로그인 테마를 되새기며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이렇듯 음악은 그 시절 추억을 다시금 아로새겨주는 하나의 증명인 셈입니다.

오늘 만난 엘리펀트 사운드는 게임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게임은 음악을 표현할 수 없지만, 음악은 게임을 표현할 수 있다". 음악 속에 게임을 오롯이 담아내겠다는 그들의 포부가 담긴 문장이었죠.

앞으로 독특한 감성으로 차별화된 게임 사운드를 만들어내겠다는 엘리펀트 사운드, 그들의 야심찬 각오를 인벤에서 전달해드립니다.







▲왼쪽부터 성정은 대표, 성주현 음악감독, 윤현식 팀장

처음 뵙는 거 같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성주현 음악감독(이하 성주현) : 안녕하세요. 저는 엘리펀트 사운드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성주현입니다. 여기 성정은 대표는 제 친누나에요. 경영부문을 맡아주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사운드 프로덕션 업체로 광고,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도맡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력을 소개해드리자면, 과거 뉴질랜드에서 프로듀서로 일한 바 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메이크업 박스’, ‘오버워치 오픈디비전' 전체사운드, ‘재규어 E-PACE' 광고 전체사운드 등을 담당했습니다.


사명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성주현 예전에 인디버즈라는 팀에 속해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로고가 코끼리였는데 그게 너무 이뻤어요(웃음). 굵직하고 크게 가자는 의미도 담고자 사명을 ‘엘리펀트 사운드’로 결정했죠.

성정은 대표(이하 성정은) : 코끼리가 길조의 의미도 담고 있더라고요. 좋은 일이 따랐으면 하는 마음에 선택하기도 했어요.



▲ 엘리펀트 사운드가 참여한 작품들

게임 음악과 다른 장르 음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성주현 : 게임은 세계관이 있습니다. 음악 작업에 앞서, 세계관을 이해하고 테마를 정확하게 잡아야해요. 그 세계관을 이해 못 하면, 작업의 방향을 잡을 수가 없죠. 일반적인 광고는 모두가 공유하는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지만, 게임은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때문에 확실한 차별점이 있죠.


게임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성주현 : 먼저 개발자분과 장르에 대해 상의를 합니다. 이후 오케스트라로 작업할지 혹은 전자음악으로 작업할지 결정을 하게 되고, 작업 후 다듬어가는 과정에 점차 발전을 시켜나가게되죠.


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되나요?

성주현 :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오버워치 광고 작업은 2주 정도밖에 안 걸렸지만, 컴투스 프로야구 같은 경우는 2달 정도가 걸린 거 같아요. 최근에 했던 '체인 스트라이크'는 한 달 정도 걸렸고요.


게임 장르에 따라서 작업 방식에 차이가 있을까요?

성주현 :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캐주얼 게임은 기본적인 이미지 자체가 아기자기한 걸 추구하다보니 무거운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넣을 수가 없죠. 그만큼 악기구성도 적어지고 시간적으로도 단축되는 게 있습니다, 다만, MMO나 FPS는 오케스트라를 종종 사용하게 되는데, 앙상블까지 들어갈 경우 금액도 만만치 않게 높아집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참여 작품은 어떤 건가요?

성주현 : 가장 재밌었던 건 최근에 진행한 재규어 광고입니다. 실제 촬영 현장에 나가서 자동차 엔진 소리, 트랙 달리는 소리 등을 직접 그대로 녹음해서 사운드 디자인을 했어요.


음악 감독으로서의 욕심이 채워지는 광고였군요.

성주현 : 그렇죠(웃음). 상업적인 걸 벗어나서 예술적인 시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예술 분야인 만큼, 종종 작업 중에 욕심이 나실 거 같아요. 클라이언트와 자주 부딪히시진 않나요?

성주현 : 많이 부딪히죠. 하지만 그걸 조율하는 것도 실력이라 생각해요. 클라이언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미리 파악해내야죠. 게임음악을 작업하고 있다 보면, 오케스트라에서 더 좋은 퀄리티를 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길 때가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금액이죠. 결과적으로는 저희가 마진을 낮추더라도 퀄리티를 최대한 이끌어내고자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게임 쪽 예산이 많이 ‘짠’ 편인가봐요.

성주현 : 아뇨. 게임 쪽은 오히려 가장 괜찮은 편이에요. 전반적으로 시간 여유도 있고요. 최근 게임사들이 사운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VR 사운드도 작업하시나요?

성주현 : 네, VR 영화나 전시회 참가용 영상 등을 위주로 많이 작업했었죠. VR은 기본적으로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전후좌우를 다 신경써야 합니다. 기존의 스트레오 사운드 작업과는 많이 달라요. 입체감을 위해 효과음의 구성, 위치, 이동거리까지 다 계산해야되죠. 스피커도 많게는 일곱개까지 사용하기도 합니다.



▲ 이번 플레이엑스포에 참여한 '뱀파이어리즘'도 엘리펀트 사운드가 참여했다

조금 원색적인 질문인데, 그래픽과 달리 사운드가 가지는 가치와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성주현 : 개인적으로 최근 ‘배틀그라운드’를 즐겨하고 있습니다. 가장 감탄한 게 ‘사운드 플레이’에요. 플레이어들이 소리를 듣는 순간, ‘위치’, ‘거리’, ‘방향’ 등을 사운드 하나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놨더라고요. 이게 바로 사운드의 가치죠. 사운드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을 좌우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엘리펀트 사운드가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주현 : 독특한 감성을 갖고있으면서도, 고퀄리티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정말 다른 사운드’로 여겨지고 싶어요.

성정은 : 소통을 통해 A라는 감독의 주문을 A+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강압적인 분위기 없이, 회의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즐겁고 원활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걸 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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