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써니사이드게임즈 반창현 PD "버서스, 글로벌 흥행 위한 노하우 담았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4개 |
회사 설립 초기부터 줄곧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핵심 과제로 삼아온 모바일 게임 개발사 써니사이드게임즈가 비주얼부터 시스템까지, 최근 흔하게 볼 수 있는 모바일 게임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진 신작 '버서스: 에픽배틀(이하 버서스)'을 시장에 공개했다.

써니사이드게임즈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 '버서스'는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되는 모바일 RTS 게임으로, 자신이 직접 구성한 덱을 활용하여 다른 유저들과 실시간 PVP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버서스'의 개발 지휘를 맡은 써니사이드게임즈 반창현 PD는 "한시적으로 유행하는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했다"며 성공적인 글로벌 원빌드 출시를 위한 그들의 노력을 소개했다.

버서스를 개발하기 전, 컴투스에 재직하며 '서머너즈 워'의 메인 기획을 담당했던 그는 당시의 경험을 살려 '버서스'를 글로벌 시장에 특화된 작품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말하는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노하우와 이를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유의점은 무엇인지, 써니사이드게임즈 반창현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 써니사이드게임즈 반창현 PD



박광석 기자(이하 박광석) - 인터뷰에 앞서,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반창현 PD(이하 반창현) -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지난 2006년부터 게임 업계에 종사하게 됐고, 컴투스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다양한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들이었고, 그중 '서머너즈 워'에서는 기획을 맡았었다.

박광석 - 글로벌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머너즈 워' 초기 기획부터 라이브까지 모두 담당했다고 들었다. 어찌 보면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망설임은 없었나?

반창현 - 분명 잘 다니던 회사에서 왜 나왔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개발자가 원하는 분위기와 개발 환경을 가진 회사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렇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어찌어찌 모인 것이 아닌,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실력있는 베테랑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서 써니사이드게임즈를 창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광석 - 그렇다면 창업을 고민하게 된 '개발자가 원하는 분위기와 개발 환경'이란 정확히 어떤 것인가?

반창현 - 게임 개발사다 보니 물론 일은 고될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밤늦은 야근이나 개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환경은 지양하고 싶었다. 힘들게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좋아하는 게임도 즐기면서 여유롭게 작업하는 환경이라고 할까. 회사에는 상시 다양한 간식이 마련되어 있고, 직원들이 자유롭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탄력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

박광석 -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써니사이드게임즈의 게임은 어떤 지향점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반창현 - 잘 되는 게임보다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방향성이다. 마이너한 게임을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지더라도, 원하는 것을 마음껏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컸다.

박광석 - 첫 작품인 '버서스: 에픽배틀'에는 이러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것 같다.

반창현 - 최근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육성의 재미에만 치중하고 전투는 오토 기능으로 생략할 수 있는 형태가 많다. 때문에 써니사이드게임즈의 첫 작품은 옛날 고전게임처럼 전투 자체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고, 그 포인트로 정한 것이 고전 RTS 방식을 모바일로 옮기는 것이었다.




박광석 - 많은 장르 중에서도 실시간 전략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

반창현 - 네트워크나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이 실시간 대전을 원활하게 플레이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실시간 대전의 재미에 집중해서 CCG 같은 보드게임 형태부터 전형적인 RTS, RPG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려했는데, 결국 이러한 재미가 모두 포함된 현재의 모습을 취하게 됐다.

박광석 - '버서스'는 어떤 게임인지, 게임 방식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 부탁한다.

반창현 - 유저는 영웅 캐릭터 3기와 유닛 6기로 자신의 덱을 구성하고 2개의 라인과 2개의 포탑이 각각 배치된 전장에서 전투를 치르게 된다. 상대 영웅을 모두 처치하거나 적 타워를 모두 파괴한 경우, 그리고 3분 이후 적보다 더 많은 타워를 파괴한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박광석 - '버서스' 속 전투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

반창현 - 시간에 따라 최대 마나량과 회복량이 달라지고, 유닛과 영웅에 상성 관계를 도입해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3분에서 4분 사이의 짧은 시간 안에 전투가 마무리되도록 신경을 많이 쓴 편이다.

실제 전투 이외에도 자신만의 개성과 전략을 담은 '덱'을 구성하는 것도 버서스의 재미 중 하나다. 현재 총 33종의 영웅과 20종의 유닛이 준비되어 있고, 유저는 각각 개성있는 스킬과 덱 버프를 보유한 영웅으로 자신만의 덱을 구성할 수 있다. 영웅이 가진 스킬과 덱 버프를 고려하여 20종의 유닛 중 가장 효율이 좋은 6종을 선별하는 등, 다른 유저와 의견을 교환하며 강한 덱을 찾아나가는 재미가 있다.



박광석 - 영상을 보면 현재는 영웅이 죽은 이후에만 태그가 가능한데, 수시로 영웅을 교체할 수 있다면 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질 것 같다.

반창현 - 처음에는 영웅을 계속 교체하는 형태로 적용해봤지만, 영웅을 움직이며 기술을 사용하고, 동시에 유닛을 뽑아 라인 관리까지 하려니 너무 하드코어한 조작이 필요했다. 플레이 시간도 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지금의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모바일 RTS는 아직 많은 유저들에게 익숙한 장르가 아니다. 지금은 계속 만들어가는 단계고, 유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있다면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 유저 전략 게임이기 때문에, 출시 이후 계속해서 들려오는 유저 피드백을 계속 수렴해서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박광석 - 영웅 캐릭터가 보유한 '덱 버프'는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

반창현 - 덱에 포함시킨 3종의 영웅은 전투가 시작되고 끝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덱에 이로운 버프를 부여한다. 전투에 아직 등장하지 않았거나 전사한 이후에도 말이다. 아군의 마법 유닛을 강하게 만들거나 치명타 효과를 상승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으므로 덱 버프에 맞춘 유닛 구성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한 자신만의 덱을 만들 수 있다.

박광석 - 영웅의 덱 버프가 덱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 같다. 실시간 PVP가 주요 목적인 장르 특성상, 특정 영웅을 획득하지 못하면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렵지는 않은가?

반창현 - 어떤 영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특정 영웅을 덱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게임이 불리하거나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도록 밸런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자신이 획득하게 된 영웅의 특성에 맞게 유닛을 조합하고, 자신만의 전략으로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재미를 위해 현재 존재하는 20종의 유닛은 모든 유저들이 동등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시나리오 모드를 진행하며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누구나 과금 걱정 없이도 20종의 유닛을 모두 얻을 수 있고, 이렇게 획득한 유닛과 영웅을 활용하여 PVP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박광석 - '시나리오 모드'는 일반적인 싱글 플레이 요소라고 이해하면 되나?

반창현 - 그렇다. 유저는 시나리오 모드를 통해 버서스의 세계관과 영웅 캐릭터, 그리고 게임 방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며 평소에 사용하지 못했던 영웅과 유닛들도 전부 사용해보고, 각 영웅과 유닛의 효과적인 운용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 물론 최초 클리어 보상도 존재하므로, PVP 전투를 선호하는 유저들도 보람있게 즐길 수 있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박광석 - 실시간 대전에 목적을 둔 게임이지만, 오토 기능이 적용된 부분이 있나?

반창현 - 분명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할 때 오토 기능을 원하는 유저들도 많다. 하지만 오토 기능을 추가하는 것부터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오토가 들어간 순간, 그만큼 성장 과정에 반복 플레이를 강제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나리오 모드'에도 딱 스토리의 줄기를 이해하고, 영웅과 유닛의 운용법을 익히는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도록 최초 클리어 보상만 추가했다.

박광석 - 오토도 그렇고, 최근에는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들도 시장의 주를 이룰 정도로 많아졌는데, '버서스'는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반창현 - '버서스'는 글로벌 원빌드로 여러 국가를 타겟으로 삼고 있어서 어떤 특정한 층이 아닌 많은 유저들에게 익숙한 모습을 취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글로벌 원빌드에서는 '유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들을 얼마나 많이 제외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슈퍼셀의 게임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는 유행 요소를 넣는 것은 좋지만, 이러한 요소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

줄곧 북미를 타겟으로 한 게임들을 만들며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미소녀 캐릭터 게임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소녀 캐릭터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유저들의 수요도 존재하고, 버서스는 이러한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 슈퍼셀의 게임은 취향을 타지 않는 비주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거뒀다

박광석 - 해외에서는 이미 '버서스'의 소프트런칭이 진행됐는데, 국내에서는 언제쯤 플레이할 수 있나?

반창현 - '버서스'의 글로벌 정식 런칭은 18일부터 시작된다. iOS와 안드로이드 유저 모두 플레이할 수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동시에 지원한다.

박광석 - 런칭 이후에 추가될 업데이트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반창현 - 서로 싸우는 것 이외에도 다른 유저와 협력해서 함께 공략하는 스페셜 던전, 특정 자원이나 재료를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는 싱글 던전 등 PVP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가 추가된다. 이처럼 싱글 플레이 요소를 선호하는 유저들도 게임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신규 영웅이나 유닛이 추가될 때마다 시나리오 모드를 계속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박광석 - 첫 작품인 '버서스'의 글로벌 런칭을 시작으로 써니사이드게임즈의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는데,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반창현 - 버서스는 '내 덱으로 다른 유저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구나' 정도의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해도 다양한 영웅 캐릭터와 유닛의 시너지 효과 등 게임 속에 배치된 전략적인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옛날 고전 게임들을 보면 오직 그 게임에서만 얻을 수 있는 독특한 경험들이 존재하곤 하는데, 버서스도 이러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한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느꼈던 특별한 경험을 유저들에게도 그대로 선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써니사이드게임즈는 좋은 게임을 개발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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