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개인 정보 문제, 대기업 규제 강화해야"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개 |


▲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Tim Sweeney) 대표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Tim Sweeney)는 금일(18일) 진행된 ‘언리얼서밋 2018’에서 언리얼 엔진4의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과 혁신, 그리고 신규 게임 라인업을 소개하는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팀 스위니 대표는 리얼타임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 게임 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VR/AR의 전망, 그리고 이에 따라 발생할 윤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다.


Q. 올해 발표된 리얼타임 레이 트레이싱이 가장 많이 관심을 받은것 같은데, 게임 품질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레이 트레이싱 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10여 년간 게임과 관련된 그래픽 품질을 높이는 데 적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레이 트레이싱은 일반적인 개발보다 더욱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데, 오늘 키노트에서 보여드린 영상의 경우에도 Nvidia GPU 네 개가 필요했다. 이러한 부분들은 앞으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부분에서 최적화가 이뤄질 것이다. 영화 산업 같은 경우 렌더링에서 레이 트레이싱으로 발전하는 데 10여 년 정도 걸렸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PC에서는 2년, 모바일에서는 그 이상 정도 이후에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 상당 부분에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VR과 AR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적어졌다. 에픽게임즈에서는 해당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VR시장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고,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기 때문에 청중을 끌어모으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새롭게 출시되는 디바이스의 경우 성능과 크기, 가격 면에서 모두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 만큼은 성장세가 빠르지 않더라도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AR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데, 앞으로 10에서 12년 정도 뒤에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큼의 변화를 이끌어 낼지도 모른다. 안경만큼 가벼운 AR 기기가 등장할 것이고, 이를 통해 보다 높은 품질의 몰입형 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Q. 포트나이트의 개발에 에픽코리아가 기여한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기여를 했는지 궁금하다.

= 모바일 버전 포트나이트를 개발하는 데 있어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역할이 컸다.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본사의 협조를 통해 개발에 참여했으며, 하이엔드 콘솔 게임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삼성 및 구글과의 협조를 진행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국제적인 협업이 이뤄진 셈이다.


Q. 기술적인 면 제외하고서도 '포트나이트'의 e스포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있다. 공식 e스포츠에 대한 계획은 없나.

= 현재 업데이트 된 ‘솔로 결전’ 모드 등 다양한 게임 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경쟁 단계를 실험하고, 배우고 있다고 봐 주시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공유할 e스포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Q. 작년 ‘철권7’의 하라다 PD가 “인풋랙이 있는것은 언리얼엔진 특성 때문”이라고 발언했는데, 정말로 언리얼 특성 때문에 인풋랙이 발생하는것인지, 혹시 그렇다면 개선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 인풋 랙은 소프트웨어, 렌더링 파이프라인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부분을 충분히 주지하고 있었고, ‘포트나이트’를 개발하는 12개월동안 유심히 살펴봤다. 현재는 포트나이트에서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최적화를 이뤘다.


Q. 에픽게임즈 하면 역시 ‘언리얼 토너먼트’같은 게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 혹시 차기작 '언리얼'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은 없나.

= 언제나 오리지널 '언리얼'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오픈소스 버전의 ‘언리얼 토너먼트’를 개발하던 팀이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을 개발하게 되면서 현재는 '언리얼' 시리즈에 대한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Q. '천재 개발자'라고도 불리우는데,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은 핵심 계기가 궁금하다.

= 특별히 게임 개발자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고, 무언가를 내 손으로 만들어 출시를 하기 전까지 약 9년동안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1년에 우연히 작은 게임을 만들었는데, 동네 아이들에게 보여줬더니 재미있어 하더라. 그것이 에픽게임즈의 시작이었다.

프로그래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여타 프로그래밍보다 게임 프로그램 개발이 흥미로운 점이 많다. 코딩의 결과가 게임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즉시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Q.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안다. 그밖에 미팅을 진행한 대형 개발사는 없나.

= 이번 주에 많은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는 언리얼엔진을 활용하는 게임 개발사를 만나 회사의 니즈와 개선사항을 듣는 데 집중했다.

한국 개발자들은 게임 업계에서 아주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현재 북미 지역의 트랜드가 된 free to Play 모델의 선구자이기도 하고, PUBG의 경우 배틀로얄 장르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캐주얼한 게임에서 게이머를 위한 진지한 게임으로 넘어간 첫 시장이다. 이러한 트랜드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목적도 있다.


Q. 경쟁 엔진 업체인 유니티의 경우 ‘디자이너도 프로그래머 도움없이 개발 가능한, 쉬운 엔진’을 강조하는데, 언리얼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는지 궁금하다.

언리얼 엔진은 아티스트가 프로그래머의 도움 없이도 개발할 수 있도록 비주얼 머테리얼 시스템을 2004년부터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블루프린트 기능을 사용하면 여러 컴포넌트를 조합하는 것 만으로도 프로그래밍 없이 멋진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언리얼 엔진이 약 10년 전부터 지원하고 있던 것들이다.


Q. 엔진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게임플레이, 렌더링 등 분야에서 소규모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부정행위 방지에 대한 기술도 AI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AI는 엔진은 물론 게임 개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오늘 소개했던 레이트레이싱 데모에 Nvidia의 딥러닝 기반 노이즈 감소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모든 픽셀마다 작업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자원을 소모했다면, 이 기술을 통해서는 일부 픽셀만 작업하는 것으로 나머지는 AI가 추측을 통해 노이즈를 제거한다. 렌더링 관련 분야에서는 이미 AI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Q. VR, 소셜 네트워크가 킬러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가.

=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텍스트와 사진, 그리고 비디오로 이뤄져 있다. VR및 리얼타임 페이스캡쳐, 디지털 휴먼 렌더링 등의 기술이 동반된다면 더욱 풍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경험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고, 그 발전이 그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폰X’의 경우 지금도 훌륭한 모션 캡쳐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형태가 아니라, 실시간 컴퓨터 그래픽이 많은 역할을 하는 소셜 미디어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요즘 기술 윤리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러한 소셜 미디어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 여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 물론 윤리적인 문제나 개인정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센서를 통해 모션을 캡쳐하는 정보를 회사가 악용할 수도 있지 않나. 거대 기업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를 지적할 미디어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 구글이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판매하거나 광고에 사용하는 등의 방식에 큰 실망을 했다. 언론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

또 한가지 생각난 것인데,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당시에 사람들은 TCP/IP, WWW 등 오픈 스탠다드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컨트롤할 수 있고, 사용자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가정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거대 기업이 개인 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다. 이렇게 거대 기업들의 ‘닫혀있는’ 생태계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예전처럼 한 회사가 통제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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