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인 개발 위해 퇴사도 했죠" 데드레인의 박정우 개발자

인터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15개 |


▲ 데드레인 박정우 개발자

혼자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동시에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생활과 개발에 대한 고민까지. 과정 대부분을 혼자서 감내할 수 있는 결심이 필요하다. 그것이 영화든 만화든 게임이든 간에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드레인'의 박정우 개발자는 큰 결심을 마쳤다.

지난 4월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 현장에서 "현재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던 박정우 개발자. 지난해 '데드레인'을 안드로이드와 iOS로 출시하고, 올해 3월 스팀 출시까지 홀로 모든 과정을 마치면서 본격적으로 1인 개발자로 거듭나고자 한다.

재직 중에 '데드레인'을 출시하고, 퇴사와 후속작 '데드레인2' 개발에 이르기까지. 1인 개발자로서 게임을 개발하며 있었던 어려움. 그리고 출시 이후 후속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Q. '데드레인'을 개발할 때, 직장을 다니면서 개발을 하셨잖아요?

= 네. 맞아요. 그래서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저녁에는 퇴근하고 일하는 생활이었어요. 종일 일만 하는 셈이었죠. 당시에는 아무래도 낮에 출근해서 일하다 보니까, 급하게 수정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을 때도 빠르게 대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정하려면 퇴근하고 나서 해야 되는 상태였으니까요.

해야될 것들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지난번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말씀드렸듯이, 퇴사를 준비 중인 상태에요.


Q. 사실 누구나 그럴 것 같기는 한데요. 직장을 퇴사하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잖아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 궁금합니다.

= 퇴사를 결심한 지금도 잘하고 있는 것이지 고민하고 흔들리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게임 업계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한 5~6년 정도 된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회사 생활에 질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고 기계가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만들어낸 작업물이 누군가의 손을 거치면서 점점 내 것이 아니게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그렇게 개발된 것이 2017년 10월 출시한 '데드레인'


Q. 1인 개발이신데, 개발 도중 힘들었던 부분들은 어느 것이었는지 궁금하네요.

= 혼자 하려다 보니 쉬운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원래 애니메이터인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도 없었어요. 거의 모든 부분을 혼자서 탐구하고 알아가야 하고. 그리고 답을 구하고 시도하는 과정들이 필요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들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래밍은 게임 쪽 공부를 할 때 같이 공부했기에 도움이 됐었어요.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C언어를 공부했거든요. 공부를 한창 하다가 유니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큰 도움이 됐죠. 본격적으로 유니티가 알려지면서는 개발에 많이 썼던 것 같네요.


Q. 모바일로 개발을 시작해서 스팀에도 게임을 출시하셨는데, 반응은 어땠나요?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스팀 쪽은 사실 너무 반응이 안 좋았어요. 1인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스팀에 내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실제 반응은 그저 그랬죠. 모바일에서 PC로 옮긴 게임이라 게임의 퀄리티도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조작도 단순한 면이 있다 보니까... 아직 게임이 부족한 면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Q. 스팀 진출을 하면서 이외에도 어려운 부분들은 없었나요?

= 음... 외적인 부분이기는 한데, 세금 관련해서 준비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정확한 명칭은 잊어버렸는데, 개발자에게 오는 수익에 세금을 면제받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30% 세금을 매기는 것을 10%로 줄여주는 거라서 준비를 안 할 수도 없었죠. 영어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걸 발급받는 데 고생을 좀 했습니다.



▲ 지난 3월 스팀으로도 출시한 '데드레인'

Q. 아 맞다. 지난 3월에는 GDC에도 참석하셨었는데, 느낌은 어땠나요.

= 아. 맞아요. GDC를 갔던 것은 다른 곳에서 보내준 것이었는데요. 퍼블리셔를 찾는 목적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해외 개발자분들도 많았고요. 아무래도 개발자 위주의 행사다 보니까 자기 게임을 알리려면 소비자 중심적인 행사들이 나을 것도 같았어요.

하지만 강연에서는 큰 감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그런 것들을 알려준다고 해야할까요? 부스에만 있어서 강연은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참 감명 깊은 말들이 많더라고요. 개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알게 되는 것도 같았고요. 개인적으로는 강연에서 나온 말 중에, '마지막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Q. 최근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의 소감은 어땠나요. TOP 10에도 들었고 유저들과 그렇게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는 흔치 않은데요.

= TOP 10에 들기는 했지만, 1이 아니라 2로 수상했다면 더 기뻤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행사에서 유저분들과 가깝게 만나거나 이런 것들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감상들을 이야기해주시기도 했고요. 이런 경험이 너무 좋더라고요.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해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는 TOP 10에도 선정됐다.

Q. '데드레인'을 출시하고 나서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나요.

= 부정적인 면일 수 있는데, 의외로 불법 다운로드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 유튜브에 데드레인 관련 검색어나 관련 영상에 APK 다운로드 이런게 뜨더라고요. 가격이 3천 원인데도 APK를 추출해서 불법 다운로드가 되는 것을 봤어요. 어떻게 보면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Q. 음.. 그 문제는 1인 개발자에게는 크리티컬한 문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 네. 아무래도 생계가 걸리는 문제다 보니까요. 그래서 후속작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전작처럼 유료로 판매할 것인지, 아니면 무료로 판매할지 고민 중이에요. 이게 전작에서 게임 내 통계를 보니까, 차이가 좀 많이 나더라고요. 구매해서 게임을 즐긴 사람들과 불법 다운로드로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을 비교해보면 그렇습니다. 불법 다운로드 수는 몇만이 됐었거든요. 그래서 유료, 무료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고요.





Q. 성과 면에서 질문을 드려볼게요. 1인 개발로 유지될 만큼 판매가 됐는지 궁금해요.

= 그간 출시하고 나서 개발에서 버그 수정하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던 것 같은데요. 판매를 따져보면 딱 1년 먹고살 정도로밖에 안 벌리더라고요. 넉넉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고민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홍보가 중요한 것 같은데, 개발까지 하면서 이리저리 홍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한다고 하면, 아마 인터넷에 게시글로 적는 것 정도?

하지만 한편으로, 홍보는 다음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게임을 잘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게임을 사고 플레이하니까요. 그러니까, 사람들한테 관심을 갈 만한 게임이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많고요.


Q. 그럼 1인 개발자로서, 인디 개발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어려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아까 말씀드렸듯이 홍보의 어려움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인디 지원 프로그램이나 사업, 대회 등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야, 어떤 것들이 있나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후속작을 만들면서 대회나 이런 것들에 게임을 출품하고 입상을 해보는 것이 목표이기도 합니다.


Q. 후속작 '데드레인2'도 개발 중이신데, 개발 방향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 일단은 전작 '데드레인'의 뒷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사실은 데드레인을 만들 때부터 후속작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1으로 첫선을 보이고, 2로 발전되고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2는 1의 뒷이야기와 게임 속에 넣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전작에서는 텍스트 없이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들이 좀 있었어요. 플레이 설명이 불충분했다거나, 스토리를 잘 전달하지 못했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그래서 이번에는 텍스트를 게임 내에 넣고자 합니다. 텍스트를 넣는 것이 내용을 이해시키기도 편하고요.



▲ 아무 대사가 없던 컷신에도 대사가 추가될 예정.

전처럼 텍스트가 없다면 게임 내용을 유저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어려웠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텍스트를 게임 속에 넣고, 글로벌 진출에서는 번역을 통해 전보다 편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음.. 그리고 게임 내에 음악이 없고, 공격이 단조롭다는 점도 후속작에서는 개선하려고 합니다. 음악은 외주를 통해서 넣어보려고 하고요. 공격이 단조롭다는 점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를 늘리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캐릭터는 머리 부분을 공격해야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일단은 이렇게 방향을 잡은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전작의 기능들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어요. 1인 개발이라 집에서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고요. 출시는 올해 말. 11월에서 12월쯤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네요.

= 후속작 데드레인2도 스팀으로 출시할 예정이고요. 스팀에서 많이 팔아보는 것. 그게 목표입니다. 데드레인1을 출시하고 나서는 사실 부끄러운 면도 있었거든요.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자면 너무 허접해 보인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팔릴 만한 퀄리티로 게임을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그렇게 된다면 모바일에서도 인정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Q. 데드레인을 플레이하고 후속작을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스스로 돌아봤을 때, 데드레인 1편은 게임 시스템 등에서 큰 무언가가 없었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후속작인 데드레인2에서는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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