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이저' 채기병 PD "게임의 완전한 자유를 위해 청불 등급 선택"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40개 |


▲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PD

패스파인더에이트(대표 서현승)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예정인 모바일 MMORPG '카이저(KAISER)'가 오는 6월 4일 사전 오픈을 예고하고 있다. 게임은 사전 오픈 3일 후인 6월 7일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세상에 없던 R등급 모바일 MMORPG'를 표방하는 카이저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1:1 아이템 거래와 필드 PVP, 장원 쟁탈전 등의 핵심 요소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의 모바일 MMORPG 개발사를 지향하는 패스파인더에이트의 개발자 70여명이 3년동안 개발한 '카이저'의 기획 의도와, 핵심 콘텐츠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 넥슨 최용준 사업팀장,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PD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넥슨 최용준 사업팀장,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PD

Q. 먼저, 'R등급 MMORPG'를 표방한 게임을 만들게 된 기획 의도를 듣고 싶다.

채기병 PD : 'R등급'이라는 단어는 사업팀과 협의하는 도중 나온 이야기다. 처음에는 게임이 좀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이 자유를 위해 1:1 거래라든지, PK, 아이템 드랍 같은 요수를 추가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아도 상관 없겠다'고 생각했고, 이를 사업부와 의논한 끝에 'R등급'이라는 단어로 풀어내게 된 것이다.

기획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자면, 사실 평화로운 세상은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좀 더 긴장감 높은 게임, 그만큼 집중도가 높아지는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부터 청소년 등급으로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면 아무래도 게임이 평화로워지지 않나.

최용준 팀장 : 현재 넥슨은 모바일게임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R등급 MMORPG'도 이러한 데에서 나온 고민이었다. 청소년 이용불가는 어딘지 어감이 강한 면이 있어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키 메세지를 던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해외 등급 체계에서 R등급이 18세 이용가를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키워드를 R로 표현해 보자고 기획하게 된 배경이 있다.


Q. 필드 중심 PVP가 많은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피곤하게 여기는 유저를 위한 보호 장치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채기병 PD : 하드코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매일같은 긴장 속에서 쉴틈없이 게임을 해야만 하도록 하고 싶지는 않다. 메인 필드에서 PK가 가능은 하지만, 실제로 하려면 쉽지는 않은 환경을 만들어 놨다. PK 유저는 기본적으로 경비병을 피해다녀야 하는데 이것도 녹록지 않을 것이다.

PK가 쉬운 지역은 따로 존재한다. 이러한 지역에서 PVP를 할 것인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 어려운 지역에서 PVP를 할 것인지는 유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최용준 팀장 : CBT 이후 유저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초보 지역에서 PVP가 자주 일어나는 등의 이슈를 확인했고, PVP가 아예 안 일어날 수는 없지만 이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해 놓은 상태다.


Q. 예를 들면 어떤 부분에서 보완이 이뤄졌나.

채기병 PD : 주로 경비병의 밀도를 높이는 식으로 보완했다. 경비병이 기존보다 많이 배치되어 있으며, 정찰 범위도 더욱 넓어졌다.

CBT에서 PK가 무분별하게 일어났던 이유는, CBT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계정에 애정이 별로 없으니까. 정식 서비스에서는 그렇게 흔하게 일어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PK를 원치 않는 선량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을 중심으로 멀어질수록 경비병의 밀도가 낮아지게 배치했다. 이런 면에서는 되도록 시스템적으로 PK를 막는 것 보다는 PK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등으로 유도하고 있다.

최용준 팀장 : 시스템적으로 규칙이 복잡해지면 기본적인 MMORPG의 재미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업데이트는 유저들의 반응을 고려해서 진행해 나가겠지만 현재까지는 필드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충실히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 모바일 MMORPG에서는 자동전투를 빼놓을 수 없는 추세다. PK가 있다면 자동 전투 중에 다른 유저에게 죽는 일도 생길텐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채기병 PD : 유저 사이의 상호작용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힘든 상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죽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PK가 존재해야 한다고 결정했던 것이다. PK는 가능하되, 무분별하게 할 수는 없도록.

'카이저'는 완전히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최소한의 자동 전투 시스템이 들어가 있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지 않을 때는 누군가에게 PK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냐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장하는 방법도 있겠고, PK 플레이어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 어쩌면 이 사건이 나아가 길드 간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친구가 있어야 할 이유는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적과 같은 긴장감 있는 커뮤니티와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 양 쪽이 다 생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Q. 1:1 개인거래에 대해서, 어떤 등급의 아이템까지 거래가 가능한지, 또는 어느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채기병 PD : 게임 내에는 귀속 아이템도 존재하고, 거래 가능 아이템도 존재한다. 레이드에서 나오는 아이템도 이 두 가지가 전부 존재한다. 필드에서 사냥을 통해 얻는 아이템들 중에서 비 귀속 아이템들은 모두 거래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Q. 공개 이후 '리니지M'과 비교가 되고 있는데, '카이저'만의 특징을 강조한다면?

채기병 PD : 처음부터 '리니지M'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고, 시작은 PC MMORPG의 감성을 모바일로 옮기는 것이었다.

PC MMORPG가 모바일로 오면서 없어진 것 하나가 거래 시스템이지 않나. 현재는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경제를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PC 온라인게임의 감성이 손상됐다고 생각했고, 개인 거래를 풀어줘야 한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Q. 유료 아이템 판매 계획이 궁금하다.

채기병 PD : 모바일게임의 경우는 랜덤박스에서 뽑는 아이템이 먼저고, 그 다음이 사냥터에서 획득하는 아이템의 순서라면, 과거 PC 온라인게임은 사냥터가 먼저 있었고 거기서 얻는 아이템을 다른 방식으로 얻는 방법을 추가한 형태로 발전했다. '카이저'는 후자라고 말하고 싶다. 사냥터에 초점을 두었고, 이를 기반으로 부분 유료화 정도 모델로 BM을 가져갈 계획인다.

최용준 팀장 : 기본적으로 사냥터에서 드랍되지 않는 아이템은 유료로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물론 확률형 아이템은 존재하지만,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보스 몬스터에게서 나오지 않는다거나 또는 확률형 아이템에서만 먼저 얻을 수 있다거나 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Q. 필드 드랍을 강조하지만, 문제는 그 확률이다. '리니지M' 사례를 들어보자면 특정 아이템이 한 달에 하나도 드랍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채기병 PD : 사실 필드에서 어느정도 경제가 흘러가기를 바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어떤 아이템은 한 달에 한 번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아이템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밸런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용준 팀장 : 확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출시 이후 유저들의 체감에 따라 운영을 통해서 풀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아이템을 '먹는'느낌을 주기 위해 밸런스를 수정하고 있는데, 너무 많은 아이템이 드롭돼도 문제다. 희소성에 대한 가치 보존은 하되, 최대한 밸런스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Q. 레이드를 진행하는 유저가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 적어도 어느 정도 반복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나?

채기병 PD : 물론 레이드를 통해 완제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 확률은 아주 희박하고, 특정 재료를 모아 제작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여나가려고 한다. 열심히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 정도만 더 하면 되겠네?'라는 수준으로 설정해 두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의 심리적인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정도 플레이해야 얻을 수 있는지는 플레이를 계속해 나가면 경험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레이드 보스를 잡는지, 어떤 아이템을 얻고자 하는지에 따라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감을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고레벨 유저라도 좀 더 쉬운 지역에서 오래 플레이하면 장비를 맞추는 것이 가능할 예정이다.




Q. 1:1 개인 거래를 통해 특정 길드나 유저가 서버 자체를 좌우할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이저'의 경제 밸런스가 무너질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채기병 PD : 일단은 밸런스를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영지에서 세금을 걷는다고는 이야기하지만 유저들에게 손해만 가는 것은 아니다. 또, 영지는 정해져 있는 곳이고 사냥터가 거기에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정 길드가 서버 전체를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일정 숫자 이상의 길드가 연합을 해서 서버를 통제했던 사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카이저에는 앞서 말했듯 PK를 하기 힘든 지역들이 있으며, 그런 지역을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만에 하나 특정 연합이 서버를 장악하더라도 전체 유저는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모든 사람은 공평할 수는 없다. 다만, 먹고 살 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입장이다.


Q. 대표 길드가 되면 어떤 혜택을 받을수 있나?

최용준 팀장 : 길드 랭킹 1위 자체로는 순위에 따른 혜택 외에는 크게 보상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1위를 탈환한 그 힘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장원을 소유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더 좋은 산출물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장원이야말로 길드가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요소라고 보면 된다.


Q. 그렇다면 장원 시스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최용준 팀장 : 쉽게 설명하자면 영지라는 개념이다. 길드가 영지를 소유함으로써 영지 내에서 벌이지는 상호작용에 대해 소유주가 보상을 받는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장원을 소유한 길드는 특정 맵을 사용할 권한을 얻게 되며, 그 안에서만 나오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도 있고 보스 몬스터를 독식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채기병 PD : 장원에서 얻는 보상은 제작 재료, 세금, 독점 재료 등 장원마다 조금씩 다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장원의 최대 개수는 유동적이며, 한 길드는 하나의 장원을 소유할 수 있다. 높은 레벨의 장원을 점령할 수록 길드는 더욱 좋은 보상을 받게 되는 셈이다.


Q. 장원을 소지한 길드가 매길 수 있는 '세율'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최용준 팀장 : 예를 들어 A 장원이 있다고 할 때, 장원전을 통해 해당 장원을 차지한 길드마스터는 세율을 조절할 수 있다. 장원은 모든 플레이어가 공평하게 사냥하는 지역이지만, 세율에 따라 사냥에 대한 일정량의 골드를 소유주가 획득하게끔 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상점의 물약값이 비싸지는 등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장원을 이용하는 플레이어들에게 큰 패널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채기병 PD : 사냥터 사용료 같은 개념이다. 과거 봉건제 당시 장원을 떠올리면 되는데,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사슴 사냥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느낌으로 기획했다고 보면 좋겠다.




Q. 길드 플레이가 강조되는 게임인 만큼, 혼자서 플레이를 하는 유저는 게임 플레이가 힘들어 보인다.

채기병 PD : 꼭 길드가 필수 사항은 아니다. 길드에 가입하면 더 좋다는 개념이고, 장원이 성장에 좋은 시스템이지만 모든 사람이 가질 수는 없다. 솔로 플레이어도 속도의 차이는 나겠지만 완전히 게임을 못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최용준 팀장 : 장원 쟁탈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길드 가입이 필수적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반 필드에서는 길드 없이도 파티 플레이를 즐기는 것은 가능하다. 게임을 효율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길드 가입이 필요한 것이고, 가입하면 도움이 되는 요소도 많지만, 무조건 길드에 가입해야만 하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현재 구글플레이에서는 12세 버전에 대해서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정식 버전과 12세 버전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용준 팀장 : 18세 이용가와 12세 이용가 버전의 차이는 1:1 개인 거래 시스템에 있다. 개인 거래를 제외하고 콘텐츠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전혀 없기 때문에 12세 버전에서도 장원 쟁탈전 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iOS 플랫폼에는 12세 이용가만 출시되며, 1:1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Q. '카이저' 공개 당시, 프로모션이나 홈페이지 광고에 게임 플레이 영상이 거의 없었다. 게임 그래픽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최용준 팀장 : 그런 이유는 전혀 아니다. 기자 간담회 이후부터는 게임 영상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당시 영화배우 유지태를 모델로 기용했던 것 자체가 '카이저'라는 브랜드를 먼저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없던 브랜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 생각했고, 게임을 먼저 공개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유저들이 그래픽만 보고 속단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이후 논의 끝에 브랜드를 먼저 알리고, 카이저가 가진 아이디어를 살려보자고 사업적 측면으로 접근했다. 티저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유지태를 광고모델로 활용해 카이저의 키워드를 전달했고, 간담회 이후로는 게임 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픽에 자신이 없어서 일부러 공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Q. 영화배우 유지태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최용준 팀장 : 남성들도 좋아하는 남성 배우라고 생각했고, 강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나 그동안 스크린을 통해 연기 변신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카이저'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고전 RPG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배우 유지태를 기용하게 됐다.


Q. 마지막으로, 카이저의 출시를 앞두고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최용준 팀장 : PC MMORPG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유저들의 향수, 기대감을 공식 카페나 매체를 통해 많이 전달받고 있는 상태다. 많이 기다려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서비스할 것이고,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저분들이 CBT 이후 남겨주신 피드백에 대해 놓치지 않고 사업-개발 간 회이를 통해 최대한 반영했다. 앞으로도 유저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

채기병 PD : 개발자의 입장에서, 유저분들이 기대하는 만큼 최고의 MMORPG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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