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존심 지킨 EU의 기둥, '프나틱'의 'sOAZ' & 'Caps'와의 만남

인터뷰 | 정재훈,남기백,현우용 기자 | 댓글: 20개 |




시즌과 시즌 사이에만 볼 수 있는 LoL 팬들의 연례행사. MSI 2018이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전세계 각 지역 리그의 강자들이 모이는 만큼,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 찬 경기가 이어진 즐거운 자리였죠. 우승팀인 RNG의 경기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끝내 결승전까지 올라선 킹존 또한 멋졌죠.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이번 MSI 2018에서 가장 큰 재미와 감동을 준 팀을 꼽자면, EU LCS의 대표로 출전한 '프나틱'을 꼽고 싶습니다. 프나틱의 경기는 즐거웠습니다. '과학'을 넘어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미드레이너 Caps의 야스오, Uzi 하나만 보고 끝까지 달리는 탑 레이너 Bwipo의 신지드. 그리고 한 경기에 두 번의 바론 스틸을 성공한 정글러 Broxah와 세계구급 롤잘알 Rekkles. 그리고 팀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 Hylissang까지.

프나틱의 선수 한 명 한 명은 매 경기 멋진 모습으로 전 세계의 팬들에게 보답했고, 설령 경기에서 패한다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즐거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경기가 모두 끝난 후, 대중의 관심이 프나틱에 쏠린 것은 당연한 결과였죠.

운이 좋게도, 프나틱의 선수 두 명이 한국에 들어와 있었고, 어렵사리 그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야스오'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유럽제일검 Rasmus 'Caps'(캡스) Winther. 그리고 이번 MSI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난 월드 챔피언십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EU LCS의 베테랑 탑솔러 Paul 'sOAZ(소아즈)' Boyer. 구로구의 한 호텔에서 준비된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선 후, 머지않아 두 선수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프나틱 탑 레이너 'sOAZ', 미드레이너 'Caps'


Q.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MSI가 끝난 후 바로 한국에 왔는데, 일정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Caps:: MSI 무대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는 바람에 조금 급해졌어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배가 고플 정도였죠. 힘들긴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LCS 섬머 시즌과 월드 챔피언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sOAZ:: 저는 MSI에서 게임을 딱히 많이 하지 않아서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다른 팀원들하고는 조금 다른 상황이죠.


Q. 유럽에서 한국으로, 또 유럽으로 가려다 보면 시차 적응이 꽤 힘들텐데, 어느정도 적응 된 상황인가요?

sOAZ:: 사실 잘 맞아떨어지질 않아서 밤낮을 한 번 바꿀 계기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오늘 아예 잠을 자지 않고 나왔죠.(밤을 새고 오신거에요?) 밤을 새고 온 상태입니다. Caps도 저와 똑같이 하려 했는데 결국 못참고 잠들어버렸어요. 네 시간 정도 자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일어났죠.



▲ 꽤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Q. 이런 많이 피곤하실텐데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습니다. MSI부터 말해보죠. 그룹스테이지 첫 날,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면서 팬덤이 술렁거렸어요.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Caps:: 확실히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어요. 첫 경기는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졌고, 두번째 경기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죠. 이길 가능성이 아예 보이지 않았어요.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모두 모여 고민을 해 봤는데, 밴픽 단계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게다가 연습한 대로 실력이 발휘되지도 않았죠.

모든 팀원들이 많이 답답해했어요. 오히려 스크림때는 성적이 잘 나왔거든요. 하지만 저희 모두 침착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MSI는 꽤 길게 이어지는 대회니까요. 지난 월드 챔피언십도 그랬죠. 그 때는 4연패로 시작했는데 기어이 8강에 진출했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번 MSI도 그룹스테이지는 통과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Q. sOAZ 선수는 손목 부상으로 인해 이번 대회는 거의 출전하지 못했어요.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sOAZ:: 사실 제 손목은 MSI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다 회복된 상태였어요. 제가 출전하지 않은 이유는 저보다 Bwipo가 출전하는 것이 팀을 위해 더 좋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제 손목이 회복되긴 했지만, 전 그 회복기동안 스크림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경기 감각 때문에라도 코치진은 그게 최선이라 판단했던 거죠.





Q. 이번 MSI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들을 꼽자면 Caps 선수의 야스오를 빼놓을 수 없어요. 한국에서는 '유럽제일검'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는데, 본인의 감상은 어떤가요?

Caps:: 한국에서 솔로 랭크를 돌리면 많은 사람들이 절 알아봐주셨어요. 야스오 보여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저를 '해피보이 야스오'라고 부르시곤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제 야스오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 자랑스럽네요.


Q. 한국 내에서는 '야스오를 고르면 진다'라는 명제가 무조건 성립한다는 뜻으로 '야스오는 과학이다'라는 농담을 하곤 해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Caps:: MSI 이전에는 몰랐는데, 경기 이후 레딧을 보다가 알게 되었어요. (웃음) 그런 것 들 있잖아요. '북미가 과학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 천진난만한 유럽제일검


Q. 이번 MSI 최고의 선수로 꼽힌 Uzi 선수 이야기도 안할 수 없네요. 실제로 그룹스테이지와 4강에서 RNG와 만났을 때, 그를 상대하는 느낌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Caps:: 그는 언제나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였어요. 거의 모든 과거 대회에서 그 모습이 잘 드러나죠. 물론 2018년 전까지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요. 그걸 보면서 참 잘하는 선수임에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여겼었는데, 결국 우승하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메타 덕인가? ADC가 사기라 그런가...?(웃음)

조금 분석적으로 말하자면 대회 당시 메타에서 ADC 챔피언은 3~4개 정도가 딱 쓰기 좋은 챔피언이에요. 그리고 그 모든 챔피언을 Uzi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다룰 줄 알죠. 그래서 대회 내내 굉장히 위협적이었던거죠. 대회 초반엔 이즈리얼을 꺼내지 않길래 그게 약점인가 싶었는데, 막상 하는 걸 보니 이즈리얼도 굉장히 잘 쓰더군요.


Q. RNG와의 4강 세 번째 경기에서, 깜짝 등장한 신지드가 굉장한 화제가 되었어요. 신지드를 고르게 된 배경이 있나요?

Caps:: 예능픽은 아니었어요.(웃음) 신지드는 오른을 포함한 탱커들을 상대로 굉장히 좋은 챔피언이에요. 그리고 저희는 신지드가 게임을 장악할 수 있을 줄 알았죠... 신지드가 크기 시작하면 스노우볼이 굉장히 잘 굴러가거든요. 저흰 사전에 스크림에서 신지드를 충분히 활용해보았고, 상대가 탱커형 탑레이너를 꺼낼 경우를 대뷔한 카드로 준비해 두고 있었어요. 저희만 그런 건 아니고 TL의 임팩트 또한 신지드를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죠.


Q. Broxah의 2연속 바론 스틸도 굉장한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간혹 상대가 바론을 시도하면 Broxah 혼자 그 근처를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팬들 사이에선 '작전명 브록사'라는 농담도 생겨났죠.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Caps:: 계속 Broxah만 그 근처에 있던 건 아닙니다.(웃음) 저희도 꽤 가까이 있었죠. 바론을 스틸한 경우는 거의 다 저희가 불리한 상황이었어요. 반반을 못가져가던 상황이라 어떻게든 억지로 반반 상황을 만들어내야 했던 경우들이고, 아마 바론을 뺏겼다면 그냥 맥없이 지는 상황들이었죠. 한 마디 더 하자면... 저희는 언제나 Broxah를 믿습니다.(웃음)



▲ 믿음직한 그분 Broxah (사진출처: LoLesports flickr)


Q,. 그럼 MSI 이야긴 이 정도만 하고, sOAZ 선수에게 질문을 하고 싶어요. 지난 월드 챔피언십 이후 'DogChamp' 밈이 굉장히 화제가 되었어요. sOAZ가 말하는 진짜 DogChamp는 무엇인가요?

sOAZ:: 아... 그 밈이 한국에까지 퍼진거에요?(웃음)

아마 지금쯤이면 제3세계에도 퍼져 있을걸요?

sOAZ:: 음... 제 생각엔 '쉔'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서 강한 팀을 상대로 쉔을 고르면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요. 진짜 팀 플레이 하나만 바라보고 뽑는 챔피언이에요.


Q,. 프나틱에는 오랜 경력의 선수들도 있고, 반대로 경력이 굉장히 짧은 선수들도 있잖아요. 그 차이가 꽤 큰 편인데,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혹시 맞지 않는 경우는 없나요?

sOAZ:: 선수들간의 의견 차이는 경험으로서 만들어 지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선수들은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봐요.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또한 다르죠. 예를 들면 LCS보다 LCK를 보고 영감을 얻는 선수도 있을거고, LPL을 더 중점적으로 보는 선수도 있어요. 모든 선수는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고, 그 차이점은 결코 경험에서 오지 않아요.

Caps:: 제 경험으로는 선수들간에 서로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는 꽤 많았어요. 그게 베테랑이든, 루키든 말이죠. 하지만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고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더 노련하게 해답을 찾는 건 있는 것 같아요.





Q,. 보통 게임을 할 때는 어떤 선수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나요? 오더를 주로 보는 선수요.

Caps:: 게임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초반에는 Broxah가 주로 오더를 내리는 편이에요. 초반 경기는 보통 미드-정글 위주로 흘러가거든요. 그리고 중후반이 되면 모든 선수가 콜을 하고 오더를 하죠. 보통은 라인전에서 이긴 선수들이 오더를 하는 것 같아요.(웃음)


Q,. 이제 곧 EU LCS 섬머 시즌이 개막합니다. 지난 시즌의 우승팀으로서 부담도 꽤 있을 텐데, 어떤 팀을 유심히 살펴보고 계신가요?

Caps:: 많은 팀이 있죠. 일단 G2라는 엄청나게 강한 팀이 하나 있고... 미스핏츠도 시즌 후반에 조금 부진했을 뿐 상대할때면 언제나 긴장을 해야 했어요. 그리고 그 미스핏츠는 섬머 시즌에는 또 다른 선수들과 함께 리그에 나서겠죠. 샬케에는 신인 선수가 있는데, 제 생각에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거고, 스플라이스 또한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에요.

sOAZ:: 사실 저는 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우승하려면 다 이겨야 하는 팀들이잖아요. 그래야 정상에 설 수 있으니까요.





Q. 그렇다면 다음 시즌을 대비해 프나틱이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물론 너무 구체적인 언급은 전략 누출이 될 수 있으니 언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sOAZ:: 아직 저희가 한국에 있어 모든 팀원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MSI에 대해서 얘기할 기회가 적었어요. 때문에 어떤 부분을 피드백하고,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나누지 못한 상황이죠. 제 의견으로는 지금 저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은 LoL이라는 게임의 '기본기'라고 생각해요. 또한, 시야 확보도의 중요성을 각인하는 것도 우선해서 보완해야 하는 연습이죠. 저희가 충분한 시야 확보를 하지 않아 중후반에 불의의 기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기본기', '의사 소통', '챔피언 풀'을 보완해야 해요. 우리가 지금까지 품고 왔던 단점을 극복하고, 더 많은 선택지들을 고려해 보아야 하죠.

Caps:: 저희가 당장 개선할 수 있는 사안 중 하나가 챔피언 풀이에요. 작년 월드 챔피언쉽과 MSI에서 우리는 챔피언 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지만 아직 효과적으로 어떤 챔피언 풀을 확보해야 할지는 확신이 서지 않아요. 메타가 계속해서 바뀌고, 게임의 흐름도 바뀌기 때문이죠.

때문에 최대한 많은 챔피언을 바로 다룰 수 있게 연습해 두어야 해요. 국제 무대에 올라서게 되었을 때, 그 때의 메타 챔피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만큼 최악의 상황도 없거든요.


Q. MSI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서, 여러가지 밈도 많이 생기고 한국 팬들도 그만큼 많이 늘었어요. 그간 프나틱을 모르던 게이머분들도 이제 프나틱을 확실히 알고 계시죠. 한국의 LoL게이머분들께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씩 부탁드려도 될까요?

Caps:: 먼저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제가 한국에서 했던 모든 솔로랭크 게임에서 게이머 분들은 절 알아봐 주시고 말을 걸어주셨어요. "프나틱의 캡스! MSI에서 뛰는 모습 잘 봤습니다"라고 말해주시죠. 그 모든 분들께 제가 늘 감사드리고, 덕분에 한국에서의 생활이 하루하루 굉장히 즐겁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sOAZ:: 18살에 한국에 처음 도착해 부산에 방문했고, 이후로 많은 한국 팬들과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한국 분들은 모두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셨죠. 저는 굉장히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한국과 일본은 정말 잊지 못할 좋은 경험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들이죠.

그냥 한국에서 사시는 건 어때요?(웃음)

sOAZ:: 음... 저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데 괜찮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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