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토데스크 마야, "창의성을 100% 구현할 수 있는 도구"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4개 |



발전하고 있는 리얼타임 엔진을 통해 영화와 게임 산업 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현재, 오토데스크는 영화 및 게임 업계에서 모두 활동한 바 있는 해외 리깅 전문가를 초청해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에 걸친 교육을 엔씨소프트 사내에서 진행했다. 앞으로도 오토데스크는 교육을 필요로 하는 게임사에 대해 자사가 서비스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 기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토데스크는 "국내 게임 업계는 콘텐츠 제작 시 3ds Max 솔루션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지만, 강력한 리깅(Rigging)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자사의 마야(Maya)를 사용 시 보다 창의적이고 퀄리티 높은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토데스크 마야는 애니메이션 및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전 세계적으로 영상, 애니메이션 산업의 표준이 되는 툴로 자리하고 있다. 과연, 게임업계에 주로 사용되는 3ds Max와 달리 마야를 사용하게 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백본스튜디오의 후쿠모토 켄타로(Fukumoto Kentaro) 사업부장과 오토데스크 오찬주 상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오토데스크 오찬주 상무, 백본스튜디오 후쿠모토 켄타로 사업부장

Q. 만나서 반갑다. 먼저, 백본스튜디오 및 자신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후쿠모토 부장 : 백본(BACKBONE) 스튜디오는 LIBZENT라는 회사의 사내 사업부로, 지난 2017년 설립된 리깅 분야의 전문 스튜디오다. LIBZENT의 하시모토 요시히사(Hashimoto Yoshihisa) 대표는 과거 스퀘어에닉스의 CTO를 역임한 인물인데, 재직 당시 루미너스 엔진 개발의 총괄을 맡기도 했다.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인 폴리곤 픽처스에서 10여 년간 재직하면서 환경과 배경 요소를 담당하는 어셋 분야는 물론 리깅 관련 부서까지 통합해 관리하는 '어셋부장'이라는 직함으로 근무했다. 그 전에는 디지털 프론티어에서 6년 가량 근무했다. 백본 스튜디오에는 현재 6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각자 게임 회사나 CG 회사 등 고객사의 리깅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리깅과 관련해 조언을 나누는 컨설턴트의 역할도 수행한다.

지금까지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스타워즈: 클론 워즈, 트론: 라이징, 블레임! 같은 애니메이션과 함께, '스트리트파이터5', '철권5'등의 게임 등이 있다.


Q. 용어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리깅(RIgging)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줄 수 있나.

후쿠모토 부장 : 리깅(Rigging)은 모델링 작업 이후,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할당하는 작업으로, 뼈나 근육의 표현이라든지 옷이나 머리카락의 표정까지도 애니메이터들이 컨트롤 수 있도록 하는 작업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사이 연결점을 만들어주는 컨트롤러를 제작하는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리그와 관련된 전문 스튜디오는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한 일본에도 백본스튜디오 밖에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리깅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은 매우 드문 편이다.


Q. 인력이 드문 리깅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약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후쿠모토 부장 : 업계에는 애니메이터를 지망하면서 입문했다. 당시 애니메이터들은 애니메이션을 조절할 때 스스로 컨트롤러를 만들어서 작업을 진행하는 편이었는데, 선배들이 만들어 놓았던 컨트롤러들이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느꼈다.

지금은 파이프라인이 잘 잡혀 있다면 리그 포맷 또한 통일하는 편인데, 옛날에는 한 회사에서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끼리도 리깅 관련 설정이 전부 달랐다. 그러다 보니 애니메이터들은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할 때마다 설정을 공부하기 위한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그 때문인지 당시에는 '더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자'생각에 컨트롤러까지 스스로 만들어 버리자고 결심하고 리깅을 시작했던 것 같다. 이후 점점 많은 개발자들에게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스스로 재미있어서 리깅에 시간을 더욱 많이 쏟게 됐다.




Q. 리깅 분야에 대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이 있다면?

후쿠모토 부장 : 영상은 물론 게임업계 모두 리거가 부족한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영상 업계에는 리깅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소수나마 존재하지만, 게임업계의 경우는 모델러 또는 애니메이터가 리깅을 함께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 등 리얼타임 엔진 자체 퀄리티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영상에 표현되는 품질을 게임 엔진에서 표현하는 것이 화두가 되었다. 영상 분야에서는 과거부터 머리카락이나 천 재질을 표현하는 데 큰 제약이 없었지만, 리얼타임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분야의 구분이 없어지는 중이고, 이런 때일수록 양 측을 넘나들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LIBZENT는 영상 업계에서 일해왔던 인력과 게임 분야의 경력이 있는 인력을 갖추고,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컨설턴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서도 이렇게 불러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이번에 한국은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나.

후쿠모토 부장 : 오토데스크 코리아의 요청으로 교육차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중급 마야 사용자 이상을 대상으로 노드 베이스 리깅(Node Base Rigging)이라는 교육을 진행했고, 교육 시간 중 겸사겸사 일본 CG 업계와 리깅과 관련한 상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오찬주 상무 : 엔씨소프트에서 리깅과 관련된 교육을 2박 3일간 진행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 기회를 확대해서 한국 게임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 오토데스크가 기여하고자 한다.




Q. 교육 도중 일본의 CG 업계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살짝 소개해 줄 수 있을까.

후쿠모토 부장 : 일본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영상 업계와 게임 업계를 나눠서 설명할 수 있다.

영상 업계의 경우, 3D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이 인기를 얻으며 주류가 됐다. 보통 애니메이션 제작은 스케줄이 짧고 예산도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 안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워크플로우,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 영상 업계의 70에서 80%는 마야를 활용하고 있으며, 폴리곤픽처스나 '원피스'를 제작하고 있는 도에이 애니메이션 등 규모가 큰 회사들은 오래전부터 독자적인 워크플로우 및 파이프라인이 구축되어 있는 상태다. 보통 이런 회사들을 중심으로 3D 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밖에 2D처럼 보이게 하는 3D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들은 3ds Max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한 회사가 처음 기획 단계부터 모든 것을 만드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리그 전문 스튜디오, 모델링 전문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전문 스튜디오 등 전문적인 회사들이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다.


Q. 그렇다면 게임 업계 쪽은 어떤 편인지 궁금하다.

후쿠모토 부장 : 최근 일본 게임 개발사들은 소셜 게임에 다시 투자하고 있는 상태며, 게임 회사 역시 일본의 경우 마야를 사용하는 회사가 더 많다.

규모가 큰 회사들은 독자적인 엔진이나 언리얼 엔진, 유니티 등을 사용하고 있고, 관동과 관서를 나눠서 보자면 도쿄 쪽에는 영상, 게임 제작 회사가 모여있는 반면 오사카 지역에는 영상 분야는 거의 없고 캡콤이나 닌텐도 같은 대형 게임회사가 많이 자리하고 있다.


Q. 각 전문 회사들이 한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할 경우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

후쿠모토 부장 : 각 프로젝트 별로 담당 리더들이 존재하고, 그분들과 1:1로 대화를 진행하는 편이다. 이렇게 밀접한 대화를 통해 합의를 맞추고 나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리더들은 회사로 돌아가 협의 사항은 실무자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리얼타임 엔진 등 기술 발전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제너럴리스트만으로는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모여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효율적인 개발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또, 게임 회사의 경우 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모델링-리깅-애니메이션에 이르는 과정을 거치는데, 예를 들어 리깅이 끝나고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가 오면 리거는 할 일이 없다. 이때 스튜디오 별로 작업을 진행한다면 각자 일을 마치고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도 차별화가 된다.

오찬주 상무 : 그래서 요 근래에는 프로덕션 매니지먼트 툴에 대한 요구도 상당히 많아졌다. 이제 팀 단위가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보니 클라우드 베이스로 협업할 수 있는 툴이 필요해진 것이다.

오토데스크는 '샷건'이라는 클라우드 기반 제작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 영상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들의 경우 샷건을 활용하는 고객사가 늘어나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체 개발을 한다든지 해서 제작 관리에 투자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Q. 국내 게임업계는 3ds Max를 더 많이 쓰는 것을 보면, 일본 업계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오찬주 상무 : 알다시피 우리나라 게임 업체는 주로 3ds Max를 사용하는 반면, 일본 게임 업계는 마야가 주류다. 그 근간을 살펴보면 일본은 콘솔 게임 위주로 개발하다 보니 고품질 그래픽을 필요로 했고, 모델링이나 애니메이션에 보다 강력한 툴인 마야를 사용하게 됐다. PC 온라인게임으로 시작한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품질보다는 게임의 내용, 기획에 집중되다 보니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는 3dsMax로 발전했다고 본다.

두 개발 툴 모두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게임 업계는 정체기에 든 것이 사실이다. 각 개발사들 또한 성장에 있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에 엔씨소프트 측과 마야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교육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향후에는 더 많은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기회를 마련하여 우리나라 게임 업계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후쿠모토 부장 : 일본 게임 개발사들은 수년 전부터 소프트 이미지(Softimage)라고 불리는 툴을 널리 사용해 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애니메이션 커브를 쉽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후 소프트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소프트이미지 XSI로 바뀌었는데,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XSI 조차 미래에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때부터 XSI와 마야를 병용해서 사용하는 환경이 되었고, 소프트이미지 XSI 또한 개발이 중단되면서 결국 대부분이 마야를 사용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물론 원래부터 마야를 사용하던 기업도 많았고, 이러한 역사적인 부분도 영향을 어느 정도 미쳤다고 본다.


Q. 주류 소프트웨어는 개발자들의 습관에 따라서 굳어지는 측면도 없지 않을 텐데.

오찬주 상무 : 맞는 이야기다. 또한 조직 내에 이미 파이프라인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업계는 대부분 3ds Max를 사용하는 인력만 충원하게 되니 소프트웨어를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요즘은 3dsMax 사용자들이 커스텀 세팅에 비교적 취약해, 영상 분야 기술자들을 많이 뽑기 시작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영상 분야는 마야가 주류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최근에는 인력들이 섞이는 경향이 있는데, 예전에는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고 이미 구축된 파이프라인을 건드리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에 (마야를)고려할 수 없었다면, 요즘은 고품질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마야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인식도 늘었다.

사실, 게임 엔진에 데이터를 넘길 때는 같은 파일 포맷으로 옮기기 때문에, 맥스나 마야 하나를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하면 마야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Q. 그렇다면, 게임 제작에 있어 마야가 갖는 장점을 소개해줄 수 있나.

후쿠모토 부장 : 3ds Max와 비교해 보자면, Max는 플러그인들이 잘 되어 있어서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반면, 플러그인의 한계로 개발 상 다양성에 제한이 있는 편이다.

마야는 유저가 직접 모든 것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딱 맞는 파이프라인, 개발 워크플로우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야는 기본적으로 MEL(Maya Embedded Language)이라는 스크립트로 개발됐는데, 추가로 파이썬 스크립트 또한 지원하기 떄문에 원하는 기능을 전부 개발할 수 있다.

파이썬 스크립트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많고, 또 C, C++ 언어에 익숙한 게임 회사의 프로그래머들이라면 파이썬은 그보다 쉽게 때문에 마야를 몰라도 관련 플러그인이나 기능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오찬주 상무 : 마야는 한마디로 '창의성을 100% 구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현재, 고품질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마야가 점점 중요해지고 적합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마야가 수작업을 필요로 해서 불편한 점은 분명히 있지만, 3ds Max처럼 간단하게 세팅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 또한 탑재되어 있다. 특히 Max를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 마야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데, 아직 국내에는 사례가 없어서 말씀드릴 수 없을 뿐 간단한 캐릭터들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도 구축되어 있는 상태다. 국내의 주류가 된 모바일 게임 제작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토데스크의 경우 한국 게임 업계가 좀 더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실 수 있게끔 교육 기회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 게임업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교육을 진행한 소감과, 한국 게임 개발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한다.

후쿠모토 부장 : 이번 기회에 교육을 진행하면서 한국의 개발자분들이 정말 성실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업 참여도도 높아서 인상이 깊었고, 참가하신 분들의 전체적인 연령대도 비교적 낮아 보여서 놀랐다.

한국 게임 시장은 크고, 대형 회사도 많이 존재한다. 개발자들의 능력이나 업무 환경도 좋고. 앞으로는 한국 게임 자체의 경쟁력이 세계 개발사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R&D를 통한 기술 축적을 많이 해서 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게임 시장으로 거듭나시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CG 디자이너 분들에게 조언을 드리자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영상 업계와 게임 업계의 기술적 장벽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두 영역에 대한 공부라든지, 지식 공유를 진행하셔서 기술 개발의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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