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신함 혹은 익숙함? 하이디어의 선택, '인간 혹은 뱀파이어'

인터뷰 | 허재민,박태학 기자 | 댓글: 23개 |

제목에서부터 알수 있듯이 선택에 초점을 맞춘 로그라이크 SRPG '인간혹은뱀파이어'가 6월 20일 출시됐다. 죽음에 대한 리스크가 없는 뱀파이어냐, 계속해서 성장할수 있는 인간이냐. 게다가 주인공의 스킬을 선택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로그라이크의 특징으로 변화하는 스테이지와 하이 리스크 패널티에서오는 긴장감까지. '언데드 슬레이어'와 '로그라이프'에서 이제 '인간혹은뱀파이어'까지 하이디어는 매번 신선한 시도를 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 안드로이드 버전만 출시되어 아이폰 유저들은 플레이할 수 없다는 점과 수정해야 할 여러 가지 버그, 그리고 좀 더 다듬어가야 할 콘텐츠까지 '인간혹은뱀파이어'가 갈 길은 멀다. 게임 출시 후 바쁜 일주일, 하이디어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하이디어의 김동규 대표를 만나 '인간혹은뱀파이어'의 개발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업데이트, 그리고 하이디어가가 지향하는 목표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하이디어의 김동규 대표와 대화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해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문제는 담담하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라며 수용하면서도 반대로 대부분이 쉽게 넘겨짚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는 느낌. 그렇기 때문에 '인간혹은뱀파이어'라는 하이디어만의 독특한 게임이 탄생할 수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디어의 김동규 대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익숙함과 참신함, 하이디어가 그 속에서 줄타기를 하는 방법

게임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유저 이름을 지었는데 왜 강제적으로 그레이스가 되어야하나 했는데. 개인적으로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 유저들 반응은 어떤가?

김동규 : 예상하긴 했지만, 반응이 극과 극이다. 우리가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인간혹은뱀파이어’는 호불호가 확실한 게임이다. 이름을 강제하는 부분에서 그만두는 유저도 많다. 물론 예상했던 부분이긴 하다. 사업가들은 바로 삭제하라고 할만한 장난이다(웃음). 하지만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나.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다양하게 이야기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앞서 나온 사소한 장난에서부터 게임 플레이 구조까지, 흔하지 않은 게임인 만큼 개발단계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김동규 : 출시하기전까지 가장 우려했던 것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모바일 게임을 과연 사람들이 플레이하겠느냐는 것이었다. 마지막까지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호흡이 길지 않으면 게임의 핵심인 패널티를 넣을 수가 없었고, 그럼 다른 게임과 다를 게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냥 스테이지를 못 깼으니 좀 더 강해져서 오지 뭐’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임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런 생각에서 게임을 구상하다 보니 게임의 스테이지가 길어졌다. 문제는 유저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을지였다. 모바일 게임은 플랫폼 특성상 오토를 돌리기도 하고, 캐주얼하게 즐기는 유저가 많으니까. 사실 PC로 출시했으면 하지 않았을 문제다.

놀랐던 것은 그럼에도 한 땀 한 땀 열심히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잠깐 해보고 바로 삭제해버리는 유저도 많다. 내부에서도 출시 전까지 하루에 몇판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여러 번 진행했다. 로그라이크를 좋아하는 유저라도 하루에 두세 개 스테이지를 돌리면 금방 지칠 것 같더라. 그렇다고 오토를 돌리자니 캐릭터 사망에 대한 패널티가 커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사실 ‘인간혹은뱀파이어’는 이렇게 게임 속의 갖가지 요소들이 상충하는 게임이다. 그래도 처음의 콘셉트를 끝까지 밀고 나가고자 이런 요소를 배제하지 않았다.




▲인간 동료는 사망할 시 패널티가 있다. 5성 동료는 부활까지 14일까지 걸리기도 한다.

패널티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초기 콘셉트에서 인간 동료에 대한 패널티가 주요 설정 중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함부로 바꾸면 긴장감을 떨어뜨려 버릴 수 있어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이에 대한 개선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김동규 : 개선이 안된다(웃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건의받은 대로 시간의 조정은 할 생각이지만, 패널티는 패널티로 남겨둘 생각이다. 이 패널티가 그래서 재밌느냐. 사실 이 질문에 대한 확답도 드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는 모바일 게임에서 어떻게 이런 패널티를 넣었느냐고 하겠지만, 재밌는 사람도 있겠지(웃음).

퍼블리셔는 이 부분에 대해서 들으면 바로 안 된다고 한다. BM의 주요 부분 중 하나가 캐릭터를 사는 것인데 캐릭터를 날려버리면… 어떤 사업가가 용납하겠나. 그래서 부활시간을 두는 식으로 바뀌었다. 애매한 절충안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이 정도의 절충안에서 유저들이 납득하는지, 지켜보고 데이터가 모이면 조정할 예정이다. 열린 결말처럼 게임을 런칭한 경향이 있다(웃음).



불만이 예상보다 크다면 조정할 예정이라는 건가.

김동규 : 그렇다. 한국 유저들의 반응은 정말 확실하다. 다른 나라의 피드백이 확실하지 않고 은은하다고 표현한다면 국내 유저들의 피드백은 한국어라서 그런지 더욱 팍팍 꽂힌다(웃음). 피드백을 통해서 2주 정도 데이터를 모아 조정할 예정이다.


출시 직후 이야기를 나눌 때, '아직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 등 해야 할 게 많다'고 했었는데, 현재 개발팀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김동규 : 시간이다. 게임이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는 모험시간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모바일 게임은 플랫폼 특성상 조금 플레이하다가 멈추고 딴 일을 한다. 따라서 ‘인간혹은뱀파이어’에서는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멈추어도 모든 진행상황이 저장되어 언제든 했던 부분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근데, 유저들은 그렇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했으면 보상을 받아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구상한 게임의 호흡은 약 10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스테이지로, 전체를 다 플레이하려고 하면 30분은 걸리게 되어있다. 근데 누가 그걸 30분 동안 계속 붙잡고 플레이하겠나. 그렇다고 중간에 그만둘 수는 없으니 계속 게임을 지켜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지겨워진 것이다. 오토를 돌리고 결과만 보자니 캐릭터가 죽어있기라도 하면 짜증 나고(웃음).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한 템포를 쉬고, 게임을 끊었다가 재개할 수 있도록 할지 고민 중이다.




▲여러개의 층으로 구성되어있는 스테이지. 맵이 작은 편이 아니라서 클리어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쉬는 부분이라면 쉼터 같은걸 중간마다 추가하는 식일까? 고민 중인 개선안이 어떤 걸지 궁금하다.

김동규 : 여러가지를 계획하긴 했다. 중간에 아이템을 사용해 포탈처럼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템으로 만들다 보니 유저들이 아이템을 아끼려고 안 쓰더라. 위험을 무릅쓰고 게임을 진행하다가 죽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 아이템에 대한 몇가지 장치를 하는 것이다. 무조건 지급해주고 한번에는 하나씩만 들고 다닐 수 밖에 없게 한다든지. 아니면 쉼터나 간단하게는 한 층마다 스테이지 클리어처럼 끊어 계속 진행할지 그만둘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다.


인간혹은뱀파이어, 업데이트는 어떻게?
'인간혹은뱀파이어'만의 색은 잃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현재 스테이지의 종류는 몇 개인가? 앞으로 예정된 스테이지 업데이트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규 : 테마 종류는 5개다. 테마도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이지만 다음 주 업데이트에서는 테마는 아니고 난이도가 추가될 예정이다. 횃불 0으로 시작하는 난이도가 추가된다.

골드던전은 현재 막아둔 상황인데, 이유는 골드 밸런스를 맞추기 예상보다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길수록 유저들이 요령이 생겨서 골드를 쉽게 모으더라. 그만큼 골드던전의 의미가 없어졌다. 공지한 바 있지만,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개편해서 오픈할 예정이다.



개인적인 소감인데, 원거리 마법 캐릭터들의 연출이나 타격감이 화려한 반면, 근접 캐릭터는 다소 정적인 느낌이었다.

김동규 : 캐릭터가 워낙 작고 모션이 크게 안보여서 그런걸 수도 있다. ‘로그라이프’때야 기능 한 번 쓰면 캐릭터 표정 한번 보여주고 이펙트 보여주고, 이러면서 연출을 화려하게 했다. ‘인간혹은뱀파이어’에서는 유저들이 하나하나 캐릭터를 배치하면서 바둑을 두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펙트가 적어 지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정말 전투가 복잡해졌을 때 카메라 앵글과 이펙트가 유저의 전략플레이에 방해되지 않기를 바랐다. 홍보할 때도 게임이 미니멀하고 정적으로 보였으면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혹은뱀파이어’만의 색깔을 위해 많은 것을 걷어낸 부분인데, 너무 단순하게 느껴진다면 연출을 조금 추가할 수도 있다.

▲스킬 이펙트는 최소한으로, 전략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있다던가, 게임 세계관을 기준으로 디테일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에서 게임의 디테일한 요소를 만나볼 수 있을까?

김동규 :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고 스토리 챕터마다 캐릭터가 등장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원피스'처럼 캐릭터마다 사연을 보여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 챕터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다음 스테이지에 필요한 재료를 명시하고 있지 않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전투화면에서 드래그로 캐릭터 순서를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됐고. 이렇게 게임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불친절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의도를 가지고 구성한 것인지 궁금하다.

김동규 : 먼저 필요한 재료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는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막아두면서 재화를 모아야 한다고 표현해둔 것인데, 오류였다. 메시지는 수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드래그로 캐릭터 순서를 화면 안에서 바꿀 수 있는데 몰랐다니(웃음). 튜토리얼에 있었던 내용이지만 유저들이 오히려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빼버렸다.

물론 의도는 아니다. 하나하나 다 설명하면 좋은데 게임 특성상 설명할 것이 너무 많다. 구구절절 설명하기 시작하면 끝없는 튜토리얼이 될 거다. 그래서 빠르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단축하고 유저들이 게임을 하면서 하나씩 찾아내길 바랐는데, 판단 미스였다. 공지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가이드를 수정해나가야겠다.

시스템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게임을 계속 플레이했음에도 몰랐던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게임이 노멀해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매니악하고 취향을 타는, 꽁꽁 쌓여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대중성과 독특함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이렇게 쉽게 순서를 바꿀 수 있는지 정말 몰랐다

UI가 너무 작고 직관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규 : 일단 전투 중에 줌인/아웃과 UI의 크기를 조금 더 크게 할 수는 있다. UI와 UX에 대해서는 기존과 다른 UI를 만들고자 했더니 불편하다는 유저들이 많이 생겼다. 가장 좋은 것은 새로우면서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UI를 만드는 것인데. 흔하지 않은 UI를 만들려다 보니 어느 정도 편의성을 희생해야 했다. 차차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유저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즐길거리'의 부족인데. 결국, 스탯을 올리고 자동사냥 파밍을 하는 게 전부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서 어떤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김동규 : 현재 업데이트는 각종 버그 수정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투에서의 생각할 요소를 하나 더 추가할 예정이다. 체인지 어택 시스템으로, 현재는 아군이 서 있는 자리에 이동할 수 없는데, 아군이 있는 자리에 이동해 위치를 서로 바꾸고 협동 공격을 발동시키는 시스템이다.

그외에 콘텐츠 부분에는 보스 러쉬 레이드와 개편해서 선보일 골드 던전이 있다.




▲개편해서 선보일 예정인 '골드던전'

인디개발사인만큼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다.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김동규 : 사실 콘텐츠 양은 걱정 안 한다. 많이 준비해서 걱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어차피 못 따라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웃음). 아무리 콘텐츠를 준비해도 몇 시간 안에 다 클리어해버리는 유저들인데. 빠르게 플레이할 유저들은 빠르게, 천천히 플레이할 유저들은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업데이트를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병렬적으로 콘텐츠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유저들에게 몇 년 동안 플레이하는 인생게임이 되기는 어려워도 재밌게 플레이하고, 또 생각나서 들어오게 되는 게임이 되고 싶다.


반대로 유저 입장으로서는 오래 플레이할만한 게임인가가 과금을 하는데 기준이 될 것 같은 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동규 : 과금을 많이 하는 게임을 보면 ‘이 게임은 오래 갈 것이다’라는 인식을 주는 게임이 많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브랜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게임은 대형 게임사의 게임이니까 오래가겠지, 하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우리 같은 인디, 소형 게임사는 게임을 정말 예술 작품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브랜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인간혹은뱀파이어’에서 과금모델을 깊게 설계하지 않은 이유도, 과금 유도를 하지 않는 이유도 모두 어차피 해도 안 먹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있다. 그저 게임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배치해놨다. 우리 게임은 유저가 한번 재미를 느꼈을 때 오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지갑을 여느냐 안 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동접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지표가 되겠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하이디어의 '명분'
"하이디어의 신작이라면 뻔한 게임은 아니겠지"라는 브랜드 이미지




기존에 없던 게임을 추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도전이다. SRPG 로그라이크 장르를 채택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확신이라거나.

김동규 : 어떤 특정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을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하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대형 게임사들은 MMORPG에 초점을 두고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가 거기에 도전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우회해서 그럼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개발할까 하고 보니 클리커게임은 개인적으로 개발하는 과정이 재미없을 것 같더라.

게임을 구상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가 많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개발하다보니 해야 할 작업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재미있게 개발할 때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고, 이야깃거리,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품들이 모이니 사람들이 하이디어를 바라볼 때 “뻔한 것을 만들진 않겠지, 일반적이진 않지”라고 생각하더라. 하이디어라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출시는 언제로 예정되어 있나.

김동규 : 3개월 안에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물론 앱스토어 출시는 그전에, 다음 업데이트 중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PC로 출시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요소들이 많다고 했는데, 스위치나 스팀 출시는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동규 : 스팀으로는 출시할 생각이나, 글로벌 모바일 출시 이후에 콘텐츠가 어느 정도 쌓이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UI나 BM이 모바일에 맞춰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지금 PC 버전까지 개발을 시작하면 작업이 꼬일 것 같아서다. 스위치 버전은 예정에 없으나 고려는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 손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세로모드를 선호하는데. 세로모드를 추가할 계획이 있나?

김동규 : 계획은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다. 생각해보겠다.




게임사에서 개발하는 것이 아닌 직접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만큼, 개발하는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다를 것 같다. '언데드 슬레이어', '로그라이프', 그리고 '인간혹은뱀파이어'까지 만족도로 본다면 어떻게 다른가?

김동규 : '언데드 슬레이어'는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욕구를 배설하다시피 토해낸 작품이다. 정말 내 취향의 게임이다. 아무 생각 없이 썰고 다니고 피가 낭자하고(웃음). 그래서 그런지 첫 작품 '언데드 슬레이어'는 개발하고 만족도가 정말 높았다. 개인적으로 만족도는 높지만 게임의 깊이는 얕았다. 스트레스 해소용 딱 그 정도? 다만 취향을 타는 게임 스타일이라서 한정적인 유저층만이 즐기던 게임이었다.

'로그라이프'는 순수하게 내 머릿속에서 나온 게임은 아니다. '언데드 슬레이어'를 개발하고 너무 하드코어 게임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로그라이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라이트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탄생했다. 결론적으론 그렇게 캐주얼한 게임은 아니었지만(웃음). 엄밀히 말하자면 내 취향의 게임은 아니었다.

'인간혹은뱀파이어' 또한 내 취향의 게임은 아니다. 머리 쓰는 건 딱 질색이다(웃음). 기획자가 처음 기획안을 써왔을 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발상의 전환이 될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자극을 받으면서 개발했던 것 같다. 내가 했던 역할은 다른 게임과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너무 매니악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시각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취향은 아니지만, 만족도는 매우 높다. 게임의 핵심은 전투다. 후반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보면 여러 가지 동료 조합을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피해를 입었을때 모든 동료가 회복을 한다든가 내가 회복을 할 때 보스가 공격당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꼬여있는 요소들이 많다. 개발할때도 까다로웠던 부분인데. 머리를 써서 짜낼 수 있는 조합이 많다. 해본 적 없는, 깊이 있는 게임이 된 것 같다.



'인간혹은뱀파이어'를 iOS, 스팀까지 출시하고 나면 차기작에 대한 생각이 들 텐데,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나?

김동규 : 모든 개발자들이 머릿속에 아이디어 한두 개씩은 가지고 다닐 거다(웃음). 나도 그렇다. 예전에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만들려고 했다. 이젠 아니고, 조금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 '헤드업(Heads up)'이라고, 외국에서 종종 플레이하는 게임이 있다. 그런 식으로 오프라인으로 조작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 친구들끼리 문화가 될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을 생각해보고 있다.



▲이마에 디스플레이를 대고 다른 사람이 보면서 퀴즈를 맞추는 '헤드업' (사진출처: deteched)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액션 게임을 구상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김동규 :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웃음). 액션 게임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그만큼 액션 게임을 만들 거면 정말 퀄리티가 높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아직은 실력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회사 차원에서도 좀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니어 오토마타'와 같은 콘솔, PC게임처럼 만들 순 없어도 모바일 액션 장르게임으로서는 그정도 냄새는 나는 구나라는 평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개인적인 눈높이에 맞출 수 없을 것 같아서 보류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현재까지 모바일 액션 게임의 조작은 오토밖에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붕괴 3rd'같은 게임을 해봐도 오래 플레이하는 건 불가능한 게임이지 않나.


최근 게임 중에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

김동규 : '리틀데빌인사이드'와 RPG 중에서는 '에픽세븐'을 기대하고 있다. 발키리 프로파일같은 느낌에 2D 그래픽이 요즘 게임과는 조금 다르니까.


로그라이크라는 장르는 이후 개발방향이나 콘텐츠 완성도에 따라 매우 긴 플레이타임을 확보하기 좋은 장르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가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들어보고 싶다.

김동규 : '인간혹은뱀파이어'는 확실히 취향을 타는 게임이고, 그만큼 모든 유저들에게 좋아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다른 시도를 해보았구나, 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다음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안된다면, 양산형 게임을 만들어버려야겠다(웃음). 물론 그럼 개발이 재미없어서 게임개발을 오래 못할 것 같다.

조금 다른 것을 해야 동기부여도 되고 함께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 양산형 게임을 만든다면 다른 팀원들을 붙잡을 명분도 없어진다. 우리는 차별화된 뭔가를 만드는, 조금 다른 회사라고 기억되겠다는 것이 명분인데.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회사가 될 거라면 다른 대형 게임사에 가는 게 여러모로 나으니까.

결론적으로, 조금 독특했던 게임이고, 과금 유도가 덜 사악한 게임이라고 기억되길 바란다. 물론 사악하긴 하겠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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