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월드컵] 따뜻한 심장의 두 남자, '신우'-'오킹'의 두 번째 프로암 매치

인터뷰 | 박태균 기자 | 댓글: 3개 |


▲ 좌측부터 '오킹' 오병민, '신우' 정신우

지난 2018년 12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진행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총 10억 원의 기부금을 두고 펼쳐진 쇼매치와 듀오 매치엔 국내외 포트나이트 랭커들과 유명 스트리머, 스포츠 스타, 개그맨, 아이돌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러브리티들이 참가했다. 유쾌하게 펼쳐진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는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곳에 상금을 기부하며 아름답게 종료됐다.

이러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에서 가장 활짝 웃은 사람들을 꼽자면 프로게이머 '신우' 정신우와 스트리머 '오킹' 오병민이 아닐까. '신우'의 쇼매치 우승에 이어 듀오 모드에서 2위를 차지한 그들은 본인들이 획득한 모든 기부액과 다른 선수들의 상금을 포함한 총 2억 500만 원을 이국종 교수가 재직 중인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 센터에 기부했다. 그리고 지금, 두 남자는 또 한 번의 기부를 위해 총 350억 원이 기부금이 걸린 포트나이트 월드컵 프로암(Pro-Am) 매치에 출전한다.

포트나이트 월드컵 프로암 매치에 앞서 만난 '신우'와 '오킹'의 얼굴은 더없이 밝았다.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그들은 마치 한 몸처럼 느껴졌다. 장난기 가득한 인터뷰 중 얼핏 스쳐가는 진지함을 통해, 두 남자의 진심과 따뜻한 심장을 느낄 수 있었다.



Q.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신우' 정신우 : T1 소속 포트나이트 프로게이머 '신우'다.

'오킹' 오병민 : 트위치 스트리머 겸 유튜버 '오킹'이다.


Q. 포트나이트 월드컵 프로암 매치에 참가하는 소감은?

'신우' : 솔로-듀오 모드에서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낙심한 와중에 프로암 매치에 초빙됐다. 삶의 새 활력소가 생긴 기분이며, 영광스런 맘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오킹' : 내게 포트나이트는 애증의 게임이다. 좋아해서 플레이하면 주변에서 너무 못한다고 타박하기 때문이다(웃음). 변변찮은 실력이지만, 큰 대회에 참가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지금 여기서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Q. 지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에서 획득한 기부금을 아주대학교 외상 센터에 기부하게 된 과정이 궁금한데.

'신우' : 이국종 교수님이 방송이나 기자회견, 국정감사 등에서 하는 말씀을 들으며 존경심을 갖게 됐다. 해당 대회 시작 전에 기부처를 정해야 했는데, 망설임 없이 아주대병원 외상 센터를 선정한 것이다. 기부금 전달을 위해 이국종 교수님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길 나눴는데,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일평생 보고 싶어 해도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분이지 않은가.

'오킹' : 맞다. 크게 다치지 않고서는 뵙기 어려운 분이다(웃음). 정말 신기했던 건 우리 둘이 우연히 같은 팀이 된 건데, 기부처가 똑같은 아주대학교 외상 센터였다는 것이다. 기부금 전달식을 마치고 이국종 교수님과 따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신우'가 정말 기특하다며 외상 센터 투어를 시켜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Q. 이번 프로암 매치의 기부처는 어디인가.

'신우' : 내 모교다. 비록 자퇴하긴 했지만 당시 담임 선생님이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에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며 학교생활에 소홀해졌고, 담임 선생님께서도 많이 걱정하셨다. 이에 내 실력과 비전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렸는데, 이야기를 들으신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믿고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대회가 있을 때면 출석인정결석이나 조퇴 처리를 해주고, 나를 위해 게임과 신설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담임 선생님께 대한 감사한 마음이 쌓여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오킹' : 난 원래 매년 기부 대장정을 떠났다. 이번엔 일본을 걸으며 조선인들의 코와 귀를 묻은 오사카성이나 조선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 등 일부 관광지에 대한 아픈 기억을 알리고, 모인 기부금을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을 찾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본 방문을 계획에서 지웠다.

마음이 편치 않던 와중에 자선 행사인 포트나이트 프로암 매치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기존 계획을 실천하지 못한 대신, 기부처를 나눔의 집과 독도 재단으로 정했다.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의미 있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다.

'신우' : 만약 모교에 기부가 불가능하다면 나도 '오킹'과 뜻을 함께 하겠다.




Q. ('신우'에게)일찍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나.

'신우' : 처음엔 학업 대신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게 마냥 좋았다. 그런데 이번 포트나이트 월드컵 솔로-듀오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니 스트레스가 크더라. 이후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떠들며 놀았는데, 그 시간도 나름 재밌었다. 내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프로게이머로서의 성적이나 친구들과 더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Q. ('오킹'에게)개인 방송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오킹' :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에서 '관종' 세리머니를 한 클립이 조회 수가 잘 나왔다. 이에 몇몇 해외 팬들이 내게 관심을 보였는데, 내 닉네임과 아이디가 전혀 다르다 보니 방송에까진 못 찾아오더라. 그런데 한 해외 팬이 한국어 방송 채널을 뒤져서 끝내 날 찾아냈다. 당시 해외 팬들이 몰려와서 잠깐 소통했던 기억이 있다.


Q.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 듀오 모드에서는 'Tfue'-'Kittyplays'에게 1위를 내줬다. 이번엔 1위에 오를 자신이 있나.

'신우' : 당시엔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해외 선수와의 벽이 있었다. 이후 프로게이머로서 꾸준히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우승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오킹' : 최근 연습을 하며 '신우'의 물자 보급과 백업을 담당하는 '보필 전략'을 갈고닦았다. '신우'의 플레이를 돋보이게 하는 인공 조미료 같은 느낌의 플레이를 선보이겠다.




Q. 이번 프로암 매치에도 다양한 분야의 셀러브리티가 참가한다. 경기 양상을 어떻게 예측하나.

'신우' : 예상컨대 프로게이머끼리 1:1로 싸우고, 셀러브리티는 숨어 있을 것이다(웃음), 어느 쪽 프로게이머가 이기느냐가 승패를 가리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2:2 도중 셀러브리티가 먼저 죽는 쪽이 질 것이다. 팀원이 기절하면 필연적으로 마음이 급해지기 때문이다.


Q. '오킹'은 각종 이벤트 매치마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프로암 매치도 자신 있나.

'오킹' : 내 닉네임 '오킹'의 뜻은 사실 '오 킹메이커'다(웃음). 방송 경력이 긴 건 아니지만, 이벤트 매치에서 성적이 나빴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앞서 밝혔듯이 '신우'를 이벤트 매치의 왕으로 만들 것이다. '신우' 왕의 영의정으로서 끈질기게 생존하며 활약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신우' :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T1의 많은 지원이 있었다. 포트나이트에서도 세계 최고가 될 T1에게 팬분들의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으로 팀과 팬분들께 보답하겠다.

'오킹' : 먼저 포트나이트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게 해준 에픽게임즈와 T1, '신우'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분들 덕분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시청자분들께서 내게 주신 가치를 더 큰 가치로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이번 프로암 매치에서도 국제적 '관종'의 힘을 제대로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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