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샌드박스로 거듭난 세이비어스 박인수-김승태-유창현

인터뷰 | 김홍제, 남기백 기자 |




올해 초 열린 2019 카트라이더 시즌1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작년 말부터 소위 '역주행'을 시작하더니 문호준, 유영혁, 박인수 등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한 2019 카트라이더 시즌1을 계기로 '빵'하고 터졌다. 리그가 열리는 날이면 넥슨 아레나 주변은 이를 관람하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게임의 인기가 올랐다는 걸 누구나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리그 내 스토리도 짜릿했다. 그동안 양대 산맥으로 불리던 문호준-유영혁 체재에서 작년 말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인수라는 새로운 강자의 대결 구도, 거기에 개인전마저 이재혁, 송용준, 유창현 등 선수들 비교적 신인 선수들이 만개했다. 10년 만에 야외로 나가 치러진 결승전도 대단했다. 문호준과 박인수의 라이벌 구도, 개인전은 문호준, 팀전은 박인수의 세이비어스가 우승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리고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관심을 받고, 자신감 넘치는 입담, 그 입담을 뒷받침하는 박인수의 세이비어스는 시즌2를 앞두고 샌드박스과 손을 잡고 정식 프로팀으로 거듭났다. 샌드박스와 세이비어스의 만남, 그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강남 인근 카페에서 샌드박스 카트라이더팀을 만났다.

Q. 시즌1 팀전 우승을 차지하고 약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박인수 : 시즌1이 끝나고 원래는 휴식도 취하고 시간이 꽤 널널한 편인데, 이번에는 중간중간 WEC나 온라인 대회 등 일정이 있어 바쁘게 보낸 것 같다. 그 외에도 팀 스폰서 작업을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다니느라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김승태 : 대회가 끝난 뒤 한 달 정도는 그동안 가지지 못했던 자유 시간을 보냈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친구들이랑 놀러도 다니고, 카트라이더 외에 배틀 그라운드나 서든 어택을 좋아해서 그 게임들을 많이 했다.

유창현 : 나도 승태형과 비슷하게 집에서 쉬면서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냈다.





Q.지난 카트 시즌1이 정말 대박났다. 거기서 우승을 차지한 팀인데, 이후 뭔가 달라진 점이 있는지?

김승태 : 개인적으로는 아직 큰 실감을 느끼진 못했다. 다만, 시즌2에 앞서 그동안 네이밍 스폰으로 이뤄지던 팀들 중 네 팀이나 정식으로 창단한 걸 보니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체감된다.

박인수 : 얼마 전에 아프리카tv에서 카트라이더 멸망전 결승전이 있었다. 거기서 우승을 하고, 오후에 샌드박스 LoL 팀 경기가 있어서 응원차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우리를 알아봐 주는 팬들이 있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사실 그동안은 피시방에서만 알아보는 팬들이 있었다. 그리고 피시방에서도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확실히 많아졌음을 느낀다.

유창현 : 팬들이 주는 선물의 양이 늘었다(웃음). 먹을 것들이나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용품들을 주신다.


Q.시즌2가 너무 늦게 열리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선수, 팬들이 많다.

박인수 : 아쉽긴 한데, 시즌1이 흥행한 것처럼, 시즌2도 막상 열리면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실 거라고 믿는다.

김승태 :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 기간 동안 리그가 더 체계적으로 바뀌고, 팀들도 창단하는 등 기대하는 부분이 더 크다.





Q.샌드박스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어떻게 창단하게 됐나?

박인수 : 시즌2에 출전할 때는 팀을 꼭 창단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막하긴 하더라.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시장인 LoL, LCK에 있는 팀들 대부분에 우리들의 프로필, 창단을 희망하는 내용들을 적어서 메일을 보냈다.

여기에 응답해준 팀들도 있고, 읽고 아예 답장이 없던 팀들도 있고, 아예 읽지도 않는 팀들도 있다. 거기서 우리의 메일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준 팀이 두 팀 정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샌드박스였고, 만나서 얘기하는 과정에서 정말 우리를 위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샌드박스 측에서 원래 시즌1부터 카트라이더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당시 상황에 LoL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보류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시즌1 우승을 차지한 우리가 먼저 연락을 해주니 팀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서로 잘 맞았다.

김승태 : 수 년간 카트라이더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런 대우와 정식 팀 창단은 처음이라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진 않는다. 이제야 좀 프로게이머가 된 느낌이다.

유창현 : 매우 좋았다. 대우도 나쁘지 않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생겼다. 숙소도 너무 좋다. 위례에 있는 아파트인데 평수도 넓다(웃음).


Q.샌드박스로 창단하면서 팀원도 한 명 변화가 생겼다. 박현수라는 선수인데, 간단히 소개해달라.

박인수 : 시즌1이 끝난 후에도 세이비어스 팀 그대로 가려 했다. 그런데 한승철 선수랑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달라서 합의하에 헤어졌다. 새로 합류한 박현수 선수 같은 경우, 연습할 때 두각을 보이던 선수다. 아이템 실력도 수준급이다. 경험이 부족하긴 하지만 우리와 합을 맞추면서 자연스레 극복될 부분이다. 그리고 박현수 선수도 우리의 러브콜을 기다렸다. 이전에 다른 팀들에게도 러브콜이 왔었는데, 우리도 러브콜을 보낼 것 같아 계속 거절했다고 하더라.


Q.시즌2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경계되는 팀은?

박인수 : 그리핀이야 워낙 대선수인 문호준 선수가 있어 당연히 경계되고, 락스 게이밍도 스피드전이 굉장히 강한 편이다. 이재혁과 송용준이 핵심 선수다. 특히 송용준의 폼이 요즘 좋은 것 같다. 대회 경험이 별로 없을 때는 '내가 실력은 최고인데, 왜 대회에선 안 풀릴까'라고 생각했는데, 경험 많은 선수들이 대회에서 왜 자신감이 생기는지 이제야 좀 알겠다. 문호준 선수가 왜 잘하고 대단한 선수인지 알 것 같다.





Q.카트라이더는 재능과 노력, 어떤 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나?

박인수 : 재능, 마인드, 노력 3박자가 골고루 맞아야 한다고 본다. 재능은 곧 피지컬인데, 이건 모든 이가 공감하는 부분이겠고, 마인드 같은 경우는 카드도 팀 게임을 하다 보니 소위 남탓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는 팀워크를 망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카트라이더 선수들은 LoL처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환경에서 연습하고, 다듬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주입받은 게 아닌, 기본적인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승태 : 동의한다.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노력과 재능도 5:5라고 보는데, 확실히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이 간혹 있다. 하루 종일 연습해도 3~4시간 연습하는 선수를 뛰어넘지 못하는 선수들을 정말 많이 봤다. 그런 면에서 창현이는 재능형 게이머다. 전체 판에서 보면 이재혁 선수가 NO.1 재능러라고 생각한다. 이재혁 선수가 정말 미친듯이 연습량을 늘리면 문호준, 박인수를 위협하는 레벨이 될 거다.


Q.선수마다 선호하는 트랙 스타일이 다 다를 것 같다. 본인들은 어떤가?

박인수 : 차선이 넓은 운동장형 트랙을 선호하지 않는다. 막거나 돌파하는 짜릿함이 덜하다.

김승태 : 나는 인수와 반대다. 길이 좁은 트랙들은 사고가 나면 복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운동장형 트랙을 선호한다.

유창현 : 변수가 많거나 넓은 맵은 추월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서 별로다. 넓은 맵들은 최적의 코스를 타도 그렇지 않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Q.마지막으로 시즌2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인터뷰를 마치겠다.

박인수 : 샌드박스에서 우리를 믿고 창단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시즌2에서도 꼭 우승해서 샌드박스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김승태 :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부탁드린다.

유창현 : 시즌1 때부터 팬들의 선물을 많이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아! 참고로 저는 빵종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팬분들이 주시는 건 감사히 먹지만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음식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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