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S 섬머] 팀 리퀴드 '브록사'가 고난을 이겨내는 방식

인터뷰 | Lara Lunardi,석준규 기자 | 댓글: 11개 |



현재 LCS 준결승에 진출한 팀 리퀴드는 TSM과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결승과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 두 전통의 팀은, 승리 시 결승 무대에서 무서운 기세의 플라이퀘스트를 만날 예정이다. 도무지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시기에 놓인 것이다.

인벤 글로벌의 Lara Lunardi 기자는 팀 리퀴드의 정글러 '브록사'와 준결승전을 앞두고 짧은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느덧 북미행을 결정한 지도 반년이 훌쩍 넘었다. 초반 비자 문제, 바이러스 이슈로 그의 도전은 녹록지만은 않았을 터. 2020년 한 해를 돌아본 소감과 고난을 승화시키는 그만의 단단한 마인드, G2와 프나틱, 롤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나눠 보았다.

※ 본 인터뷰는 현지 시각 9월 3일 진행되어 영-한 번역되었습니다.




Q. 먼저 유럽을 떠난 뒤, 미국에서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듯하다. 비자도 그렇고,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렇고 말이다.

LCS에서의 시간이 약간 롤러코스터 같았던 것도 맞다. 첫 번째로, 비자 문제가 있어 연습을 제대로 못 해 스프링 시즌에 고생을 좀 했다. 문제가 반복되기도 해 플레이오프 경기를 놓치기도 했고,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도 등장했다.


Q. 고생이 상당했겠다. 그럼에도 미국행은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하나?


그렇다. 모든 것에 상관없이, 내가 내린 결정에 여전히 만족한다. 당연히 미국행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바이러스를 피하고, 비자 문제까지 처리하는 것은 꽤 어려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완전히 새로운 팀에 합류한다는 그 경험 자체가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나는 나의 '안전지대'를 스스로 벗어난 것이다. 북미에 오는 과정에서 겪은 고난이 내가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말이다.


Q. 스스로 성장을 위해 이러한 고난을 감내-혹은 환영하는 편인가?

(웃음) 고난을 환영한다곤 말하지 않겠다. 나는 내 커리어에서 어려운 일들을 겪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마다 항상 긍정적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인내하고 나아가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더 많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성장하고, 다음에 또 다른 어려움이 닥치면 더 나은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새롭게 닥쳐온 어려움이 이미 극복한 어려움에 비해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고 말이다.

물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고난은 피하고 싶지만(웃음), 그래도 일단 닥쳐온다면 그것을 통해 힘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Q. 매우 긍정적인 답변이다. 본인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딱히 어디에서 왔다곤 말하기 어렵다. 내 커리어에 대해선, 어떤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볼 수 있도록 의욕을 불태웠고 경쟁적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나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것들을 결합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했다.


Q. 그러한 규율 같은 것에 익숙해 보인다.

그렇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러한 것에 익숙했다. 조별 과제를 할 때, 나는 그룹에 참여하는 것을 참 좋아했지만, 때론 짜증 나는 타입이기도 했을 것이다. 다른 조들이 느릿느릿하게 놀거나 게임을 하는 동안, 난 내 그룹이 나와 함께 열심히 일하도록 강요하는 타입이었다. 배우고 싶었고,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강요하곤 했다.


Q. 팀 리퀴드에도 그러한 감정을 가져왔나?

(웃음) 내가 팀에 가져다주는 가치 중 일부는 게임과 관련한 것들이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내가 사람으로서 가져오는 것들이다. 규율, 배우고자 하는 의지, 긍정 같은 것들. 아주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선수를 만들기 위해선 모든 것들이 잘 혼합되어야 한다. 내가 완벽한 선수라는 말은 아니다. 완벽한 팀원은 게임 내에서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겠지만, 게임 밖에서도 가치를 가져야 한다.


Q. 팀 리퀴드엔 그러한 이상적인 팀원이 있었나?

팀 리퀴드 팀원들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들 모두는 나처럼 자신을 증명하는 것과 최고가 되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보고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기에 팀원 중 누구에게나 가서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고, 그것엔 어떠한 어려운 감정도 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꽤 운이 좋다. 내가 북미행에 만족하는 이유 일부이기도 하다. 우린 서로 돌보고, 돕고, 강점과 약점을 결합하여 진정한 팀이 되려고 노력한다.





Q. 프나틱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게 벌써 작년 올스타다. '뷔포'와 대화를 해보니 당신에 대해 아주 높게 평가했고, 당신이 그의 경력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더라. 북미에 오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며 지내나?

안타깝게도 한동안 그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정말 슬펐다. 나는 그와 노는 것도 좋아했고, 그는 훌륭한 팀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프나틱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로 인해 내가 슬픔에 잠겨 있으면 가장 먼저 와서 나를 지지해 준 사람이었다. 여전히 감사하다.


Q. SNS를 보니 여전히 프나틱에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같은데.

난 지금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여전히 LEC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주시하고 있다. LEC의 모든 팀, 모든 선수,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알고 있다. 그래서 LEC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Q. 어떤 점이 그렇게 흥미로운가? 혹은 롤드컵에서 만나게 될 적수라 견제를 하는 건가?

(웃음) 지난주에 팬들과 Q&A를 했다. 질문 중 하나는 롤드컵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상대가 G2인지 프나틱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두 팀과 모두 만나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로 흥미로웠다.

G2는 내가 프나틱에 합류했던 이후부터 분명한 라이벌이었다. 무려 3년 동안 말이다. 2017년 G2는 우리보다 더 잘했다. 2018년엔 우리가 기량을 발전시켜 5세트 경기를 두 번이나 했지만 둘 다 졌다. 꽤 우울했다. 그런 이유로 다시 G2를 만나는 것은 흥미로운 이벤트가 될 것이다.

프나틱과의 만남이 흥미로울 것은, 나의 예전 팀이기 때문이다. 예전 팀원들과 맞붙게 될 것이다.


Q. LCS는 다른 지역들로부터 게임의 이해도, 메타 등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제 LCS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 그러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LCS의 평균 레벨이 LEC의 레벨보다는 낮다고 말해도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롤드컵이 열리기 전에 리그의 우위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은 LEC가 더욱 먼 곳까지 진출할 것이고, 팀 리퀴드, TSM, 플라이퀘스트는 그룹 스테이지를 넘지 못할 것이다 생각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우리 팀을 믿는다. 우리가 모든 것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이번 롤드컵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우리 팀이 LEC에 맞서는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 많은 비관론자의 예측이 틀렸음을 증명할 팀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LCS 팀들이 롤드컵에서 정말 잘할 수 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팀원들은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팀에서 참 많은 것을 받았다. 받은 것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Q. 올해 롤드컵에선 어떤 팀이 가장 뛰어나 보이나?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다. 많은 사람은 LPL 팀들의 활약을 점치고 있다. 일부는 LCK의 DRX, 담원 게이밍을 주목하고 있다. LEC의 G2, 그리고 돌아온 프나틱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에는 롤드컵에서 누가 이길 것 같은지 얼추 알 수가 있었다. 특히 옛날엔 롤드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다들 한국 팀이 이길 것으로 예측하곤 했다. 정말 말 그대로였다. 2017년 나의 첫 번째 롤드컵에서도 모두 한국 팀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면에서 꽤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느낀다. 이젠 우승컵 소유권에 당당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몇몇 지역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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