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피플 #25] 박자를 맞추는 손이 곧 컨트롤러, 리듬+러닝 게임 '리듬러너'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중독성이 높은 음악을 듣거나, 뭔가 캐치한 멜로디가 들려올 때,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따라부른다든지, 발 아니면 손가락을 박자를 맞춰본 적 없으신가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박자를 맞추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노라면 리듬을 타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세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인디 개발팀 '타임'은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이 흥겨울 때 두드리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게임의 컨트롤러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죠. '리듬러너'라는 게임의 이름 그대로,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의 음악에 맞춰 스크린을 터치하거나 스와이프하며 앞으로 달려나가게 됩니다.

이번 2019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는 리듬러너를 개발한 타임의 프로그래머, 최진영 팀장을 만나, '리듬러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출시를 앞둔 게임을 만들고 있는 대학생의 고충(?)또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타임(Thyme) 최진영 팀장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개발팀 '타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 저희 타임(Thyme)은 대학생 세 명으로 구성된 인디 게임 개발팀입니다. 저는 지금 휴학 중인데, 학교를 다닐 때도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전공이 컴퓨터 공학과 쪽이기 때문에 혼자서 뭔가를 만들기는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게임을 만들려면 아트나, 사운드 등을 맡아줄 친구가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게임 제작 동아리를 가입해 지금 팀원들을 만나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다들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그런 게 아니라, 말하자면 '헤딩'을 하면서 하나씩 만들었어요. 처음 개발을 시작한 게 6개월 전인데, 그동안 프로젝트도 많이 갈아엎었고, 의견 다툼도 있었죠. 그 결과가 지금 플레이엑스포에서 전시하고 있는 '리듬러너'입니다.

게임 제작 동아리에는 활동하는 것은 끝났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완성해서 출시하고 싶은 마음에 팀원들과 따로 만나면서 개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Q.팀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 저를 포함해서 프로그래머 두 명에 사운드를 담당하는 한 명, 총 세명으로 이뤄졌어요. 아트를 맡아줄 친구가 없어서 보이는 소스들은 대부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들입니다.


Q. '리듬러너'는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나요?

- 팀원 중에 음대생이 있다 보니, 게임의 테마 자체를 약간 리듬 게임 같이 음악적 요소를 섞는 것을 기초 토대로 잡았어요. 거기서부터 게임을 만들어나간 거죠. 팀원 구성도 많지 않고, 게임에 들어갈 그림을 입맛대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각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르를 찾아봤어요. 그리고 거기서 점점 아이디어가 발전했고요.




Q. 러닝 게임과 리듬 게임을 섞어보자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착안했는지 궁금합니다.

- 맨 처음 제가 만들어보겠다고 작성한 기획안은 3D 러닝 게임이 아니라, 예전 '놈' 시리즈 같은 2D 게임이었어요. 그런데, 2D 게임은 간단하게라도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겠더라고요. 저는 3D가 익숙하고, 또 3D같은 경우는 애니메이션만 접목시키면 어느정도 원하는 대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서, 중간에 개발 방향을 바꾸게 됐습니다.

리듬적인 요소는 말씀드렸던 대로 리듬을 섞는 게 기본 토대였고, 스테이지 형식으로 음악이 배치되었는데 대부분이 음대생 팀원의 자작곡이에요. 물론 많은 분들에게 익숙할 수 있도록 클래식 음악을 편곡한 노래도 삽입했습니다. 또, 음대생 팀원의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몇 곡을 더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렇다면, '리듬러너'만의 특장점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 흥얼거리듯 박자를 맞추는 게임? 사람이 음악을 들을 때,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 콧노래로 따라 부르거나,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박자를 맞추고는 하잖아요. '리듬러너'를 만들 때 저희의 가장 근본적인 생각은 바로 이런 느낌을 게임에서 최대한 구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Q.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 저는 휴학을 한 상태인데, 다른 팀원들은 계속 학교를 다녀야 하니까요. 아무래도 방학기간에는 모두 모여서 회의를 한다든지,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기가 쉬운 편이에요. 그런데, 학기가 시작하니까 휴학한 저는 목표한 작업량을 채울 수 있지만, 다른 팀원들은 사정 때문에 그럴 수 없어서 전체적인 개발 일정이 지연되는 부분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서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조율해 나가고 있어서 크게 다툼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Q. 여주인공이 기타로 몬스터를 때리는 것이 인상적인데, 배경 스토리가 있나요?

- 처음에는 배경 스토리도 생각해 봤어요. 전래동화를 약간 비트는 형식으로 '납치당한 왕자를 공주가 되찾는 스토리' 정도로 생각만 했는데, 아트나 기획 없이 어중간하게 넣었다가 괜히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방향성이 흐려질 것 같은 걱정이 됐죠. 현재는 코어 게임플레이만 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4컷에서 6컷 정도 되는 만화를 통해 튜토리얼 형식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는데, 역시 만화를 그릴 줄 아는 팀원이 없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물론 아트 팀원이 없어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만만 하면 나아질 것은 없잖아요. 지금은 저희 팀원 모두가 의견을 모으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이번 2019 플레이엑스포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나요?

- 페이스북이나 카페 같은 곳을 잘 보면 가끔 공고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인디터가 플레이엑스포에서 인디 오락실을 운영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저희 게임의 소개서와 플레이 영상, 그리고 앱을 보내 봤는데, 다행히 선정되어서 (인디오락실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Q. 플레이엑스포를 통해 다양한 게이머를 만났을 것 같아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 학생분들이 게임을 꽤 많이 플레이하고 가셨는데, 중고등학생 분들은 보통 게임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좀 부드럽게 이야기해주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생 분들은 다소 거칠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 주셔서 맞는 말인데도 가슴이 철렁하는 게 있었습니다(웃음).

이번에 보여드리는 게 정식 버전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고쳐야 할 부분이 있어요. 그중 하나가 캐릭터가 움직임을 입력받는 부분이 매끄럽지 않다는 건데요, 그래서 방문해주시는 분들에게 캐릭터의 동작을 미리 입력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분들은 게임을 하자마자 바로 "구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왔는데...

물론 정식 버전에서는 고쳐질 예정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출시 일정과 판매 방식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요?

- 이번 달 안으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기능은 완성됐기 때문에,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노래나 곡들의 전체적인 난이도 조정, 그리고 입력 지연과 같은 문제를 수정하고 출시할 계획입니다.

일단은 제가 맥이 없어서, 안드로이드 스토어로밖에 출시를 못할 것 같고요. 기본 게임은 무료로 출시하고 작게나마 세 곡 정도의 스테이지를 묶어서 DLC 형식으로 2,000원 정도에 판매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팀원들은 물론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수익이 생긴다면 그분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요.

게임을 만들면서 느낀 건데, 단순히 '게임을 완성시키자'라는 목표와 '돈을 받고 파는 게임을 만들자' 라는 목표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인 것 같더라고요. 전자는 그냥 게임을 완성하고 끝이지만, 후자로 넘어가면 유저들은 게임이 정말 재미있지 않으면 절대 안 사잖아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버그 하나라도 용납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사운드 팀원도 마찬가지로 유저들이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정도의 음악을 만들어야 하죠. 뭔가 전체적으로 한 단계 올라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저희가 만든 게임을 판매해보는, 그런 경험 자체가 미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출시를 앞둔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려주세요.

- 대학생 입장에서 뭔가를 만든다는 게 힘들기는 하더라고요. 제가 와우를 신화난이도 공대장까지 할 정도로 정말 많이 했는데, 그만큼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을)만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니까 게임할 시간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도 막상 만들어 보고, 목표했던 데로 게임이 돌아가는 걸 보니까 뿌듯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힘든 와중에 성취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가장 직면한 목표는 '리듬 러너'를 잘 출시하는 것이고, 만약 수익이 생긴다면 팀원들끼리 소소하게 회식을 해보는 것이 꿈이에요. 좀 더 넓게 보면 그동안 저희를 도와주신 분들, 이를테면 가족들부터 친구들까지 다 함께 모여 큰 회식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꿈인데, 그건 좀 더 높은 목표고요(웃음).


5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PlayX4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PlayX4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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